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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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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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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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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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검권천하] 제14화 -비적단의 소굴(1)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14화


자연만한 천혜의 요새는 없다고 했던가, 비적단의 소굴이 딱 그랬다. 인위적으로 만든 산채가 몇몇 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높디높은 나무 위에 넝쿨을 엮어서 만든 감시 초소, 멀리서 본다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나무같아 보이는 기다란 목조 건물, 무엇보다 절벽을 깎아서 만든 본거지는 보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자연 그 자체 같아 보였다.


이곳에 비적단의 소굴이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어도 찾지 못할 정도로 잘 숨겨져 있었다. 한영의 입에서도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모니터로 보던 것과 두 눈으로 보는 것은 역시나 달랐다.


“역시 진용이 작품이라 그런지 장난 아니네!”


줄곧 천진난만하게 주변을 감상하던 한영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윤진용이 생각나자 곧바로 의문으로 이어졌다.


왜 진용이가 유엔더블유에 있는 걸까······. 의형제를 의심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의심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이 의심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두 주먹을 꽉 움쳐지며 본격적으로 비적단 소통을 하려는 순간, 화살 하나가 한영을 꿰뚫어버릴 만큼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방심한 사이에 허용한 공격이었기에 치명타가 적용되었다.


PLAYER38769155 ( 368/ 422)


“헙!”


게임 캐릭터가 공격을 당했다고 해도, 캐릭터를 움직인 플레이어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당연한 말이다. 마우스와 키보드로 캐릭터를 조종하는 실제 사람들이 캐릭터의 아픔을 공유한다면 누가 게임을 하겠는가!


그러나 지금의 한영에게는 달랐다. 한영은 검권천하의 캐릭터 자체였고, 그랬기에 통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심장에 화살이 박혀있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급사하고도 남아야 했다. 하지만 게임 속이었기에 그저 치명타 데미지만 들어왔다. 그런데도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프긴 진짜 아팠다.


한영은 심장에 박힌 화살을 뽑아냈다. 일반적으로 화살은 맞을 때보다 뽑아낼 때가 더 아픈 법이다. 그러나 게임 효과로 화살을 뽑을 때는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다. 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찰나, 또 하나의 화살이 한영을 향해 날아왔다.


이번에는 피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공격은 방심 때문에 허용했었다면, 지금은 철저히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곧바로 세 번째, 네 번째 화살도 날아왔지만, 어렵지 않게 피했다. 요리조리 피해 다니던 한영은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을 역으로 추적했다.


돌과 나무 뒤에서 은밀하게 화살을 쏘는 비적단 경비병들, 한영의 몸놀림은 빨랐고 경비병들을 쓰러뜨리는 속도는 더 빨랐다.


‘퍽’, 곧이어 ‘퍽, 퍼벅!’


공력을 개방한 상태로 질주를 사용하자 몸놀림은 더욱 빨라졌다. 주먹을 휘두르는 속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적단 경비병들은 순식간에 경험치가 되어 돌아왔다.


-경험치 98를 획득하였습니다.

-경험치 98를 획득하였습니다.

-경험치 98를 획득하였습니다.

-운 효과가 적용되어 추가 경험치 49를 획득하였습니다.


몇몇은 제압했지만, 화살은 여전히 날아오고 있었다. 날아오는 화살의 방향으로 숨어 있는 적의 위치를 역추적하는 건 가능하더라도, 빗발치는 화살을 뚫고 궁수들에게 일일이 돌격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그러는 사이, 하나의 화살이 한영의 다리에 박혔다.


PLAYER38769155 ( 341/ 422)


치명타는 아니었다. 그러나 패널티가 적용되는 공격이었다. 알림 메시지가 떴다.


-다리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속박 효과로 이동속도가 감소됩니다.

-속박 효과는 체력을 모두 회복하거나 약초로 제거하기 전까지 지속됩니다.


다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경비병들의 수는 여전히 많았고, 거기에 이동속도 감소까지 적용을 받은 상황! 한영의 입에서 한탄이 흘러나왔다.


“원거리 공격술을 하나라도 익히고 오는 거였는데······. 가만!”


좋은 수가 떠올랐다. 한영은 금시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금시조가 한영의 손등 위에 앉았다.


한영은 투창을 던지듯이 경비병들을 향해 금시조를 날렸다. 빠른 비행속도, 거기에 한영의 근력까지 더해지자 금시조는 화살처럼 빠르게 적들을 향해 날아갔다.


직선상으로 날아간 금시조는 조금씩 방향을 틀어서 뒤에 있는 다른 경비병들까지 연속적으로 꿰뚫었다. 말 그대로 최강의 팀 워크였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긴장을 풀어도 된다는 기분 좋은 알림 메시지가 나타났다.


-경보가 울리기 전에 모든 경비병을 제압했습니다.

-업적 효과로 ‘비적단의 소굴’에서 ‘은밀함’의 적용을 받습니다.


원거리 몬스터를 사냥할 때는 각개격파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한영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바로, ‘은밀함’ 효과를 얻기 위해서였다.


칭호를 얻은 파천림과 회색 초원에서는 크게 의심을 하지 않았었다. 그저, 어쩌다가 어그로가 끌려서 모든 몬스터가 자신에게 다가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로운 섬에서 그게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


아무리 어그로가 끌렸더라도 섬 반대편에 있는 몬스터까지 끌 수는 없었다. 나중에 능력치가 아주 많이 높아지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겠지만, 지금의 레벨로는 가능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검권천하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한영조차도 무한정하게 어그로를 끄는 능력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이유에서 비적단 소굴 소탕은 한영에게 중요했다. 어그로 수치를 최소화시켜주는 보물급 장비의 획득!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일렀다. 만약 장비를 손에 넣더라도 몬스터들에게 어그로가 끌린다면?


실험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무리하더라도 '은밀함' 효과를 얻고자 한 것이었다. 은밀함이라는 버프를 받음으로서 어그로 수치가 줄어드는지, 아니면 소용이 없는지 확인해야 했다.


서브 퀘스트인 '비적단 소탕'은 결코 낮은 난이도가 아니었다. 한 부대씩 각개 격파 한다면 가까스로 퀘스트를 완료할 수는 있겠지만, 어그로 수치가 감소되지 않아 모든 몬스터가 일제히 달려든다면 결과는 정 반대일 것이다!


도박이었다. 만약 체력이 0이 된다면 나는 실제로도 죽게 되는 걸까?


비적단의 소굴 내부로 들어갈지, 말지를 아주 잠시 고민했지만 결정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도박! 많이 거는 만큼, 많이 얻거나 많이 잃는다! 지금 한영이 걸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었다.


한영은 도박장에서 “올인!”을 외치는 각오로 비적단의 소굴에 진입했다.


*


동굴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했다. 그러나 길이 어렵지는 않았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순서가 정해져 있었다. 특정 몬스터를 잡으면 막혔던 길이 열리는 방식이었다.


한영은 동굴 입구에서 잠시 기다렸다. 타자와 1루수 정도의 거리였다. 자신들의 병장기를 정비하고 있는 비적단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과연 은밀함 효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어그로가 끌릴 것인가?


제법 기다린 것 같았지만 먼저 다가오는 몬스터는 없었다. 한영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것으로 모든 몬스터를 한꺼번에 상대해야하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셈이었다.


그럼 하나하나 각개격파 해볼까! 심호흡을 깊게 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초등학교 운동장 정도의 홀에 수많은 비적단원들이 모여 있었다.


한영을 발견한 비적단 척후병이 경보를 울리려고 했다. 경보가 울리면 홀의 모든 몬스터를 한꺼번에 상대해야 한다! 공력 개방과 질주를 동시에 사용해서 빠르게 달려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가속도를 이용해서 뛰었다. 그 상태로 척후병의 얼굴에 냅다 주먹을 꽂았다.


공격이 먹히자 주변에 있던 비적단원들이 일제히 한영을 향해 다가왔다. 약 30명! 반면, 가깝지 않은 곳에 있던 몬스터들에게는 어그로가 끌리지 않았다. 어렵긴 하겠지만, 30명이면 상대할 정도는 되었다.


한영은 뒷걸음질을 치며 슬슬 뒤로 빠졌다. 혹시라도 현재보다 더 많은 몬스터들에게 어그로가 끌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소굴 입구까지 30여 몬스터를 끌고 와서 본격적으로 사냥을 시작했다.


궁수, 창병, 한손 검 또는 양손 검을 사용하는 검투사, 한영처럼 맨주먹을 쓰는 권법가, 암기를 던지는 암살자가 섞여 있었다. 창병, 검투사, 권법가는 근접 거리에서 병장기를 휘둘렀고, 궁수와 암살자는 원거리에서 공격을 했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엄연한 몬스터였다. 두들겨 패도 양심의 가치를 느낄 필요가 없었다. 플레이어의 경험치가 되는 게 비적단원들의 존재 목적이지 않은가!


한영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창병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원, 투, 쓰리, 포, 거기에 마지막은 하이킥!


연속 공격을 허용한 창병이 땅바닥에 철퍼덕 쓰러졌다. 한영은 창병의 머리를 발로 차서 막타를 날렸다.


-경험치 107을 획득하였습니다.


그 다음 타겟은 권법가였다. 주먹을 뻗으려는 찰나, 날카로운 표창 하나가 한영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언제든지 화살과 암기가 날아올 수 있는 상황, 대비는 했다지만 피하는 건 역시나 만만치가 않았다. 가까스로 피한 한영은 뒤로 물러서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민첩을 더 올렸어야 했나······, 원거리들이 상당히 거슬리네.”


궁수와 암살자를 먼저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앞을 막고 있는 근거리 비적단원들은 비킬 생각이 없어보였다. 이 상태로는 많이 불리한데······.


한영의 생각을 읽은 것일까, 갑자기 금시조가 궁수에게 번개처럼 돌격했다. 현재 금시조의 레벨은 10! 원채 기본 능력치가 좋은 소환수였기에 레벨 11인 한영만큼이나 강했다.


금시조는 궁수와 암살자를 상대했고, 덕분에 한영은 근거리 몬스터인 창병, 검사, 권술사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


운기조식으로 피로도를 전부 회복한 한영은 다시금 사냥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몬스터를 사냥했던가! 30여 마리씩 무리를 지은 비적단원들을 벌써 20번이나 상대했다.


어느덧 금시조의 레벨은 한 차례 상승하여 11이 되었고, 한영은 12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홀에 남아 있는 몬스터를 전부 잡으면 레벨 업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한영은 조금 더 서둘러서 몬스터를 쓰러뜨렸다.


반복적인 사냥으로 노하우가 생겼다. 창병은 창을 앞으로 찌르는 순간을 노리면 손쉽게 제압이 가능했다. 권술사는 발차기할 때에 파고들면 치명타가 잘 터졌다.


양손 검사는 공격이 묵직해서 허점이 많았고, 한손 검사는 검을 주먹으로 받아치면서 상대하면 됐다.


금시조는 여전히 궁수와 암살자를 도맡았다. 레벨이 오른 덕분일까, 금시조가 원거리 몬스터들을 제압하는 시간은 이전보다 빨랐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알림 메시지가 울림과 동시에 한영은 몸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민첩이 올랐기에 더 쉽게 공격을 피했고, 근력이 올랐기에 더 많은 데미지를 입혔다.


기세를 몰아서 남아 있는 모든 몬스터를 경험치로 전환시켰다.


안쪽으로 진입하는 길은 두 개였다. 오른쪽 길은 막혀 있었다. 반면, 왼쪽 길은 활짝 열려있었다. 왼쪽의 길에 진입해서 세 번의 전투를 치르면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구조였다.


한영은 침을 꿀꺽 삼켰다. 걱정이었고, 긴장이었다.


왼쪽 길의 끝에는 중간 보스가 지키고 있었다. 지금까지 사냥했던 일반 몬스터와 보스급 몬스터의 차이는 천양지차!


얼마나 강력한지 한영이 제일 잘 알았다. 그래서 두려웠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반드시 이겨낸다! 한영은 왼쪽 길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수많은 몬스터가 득실거리고 있었다.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12

생명: 435/435(+50)

공력: 101(+15)

소속: 파천문 제13천인대 제6조원

칭호: 회색 평야의 포식자

--------

근력 30 (+5) 체력 23 (+5)

민첩 31 (+5) 재능 28 (+7)

운 36 (+5)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금시조 레벨 11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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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부 검권천하] 제24화 -유전마을 +3 20.12.04 900 24 12쪽
23 [1부 검권천하] 제23화 -의로운 섬(3) +2 20.12.03 945 24 12쪽
22 [1부 검권천하] 제22화 -의로운 섬(2) +1 20.12.02 967 25 12쪽
21 [1부 검권천하] 제21화 -비적단의 소굴(8) +1 20.12.01 945 25 12쪽
20 [1부 검권천하] 제20화 -비적단의 소굴(7) +1 20.11.30 985 26 12쪽
19 [1부 검권천하] 제19화 -비적단의 소굴(6) +1 20.11.29 963 26 12쪽
18 [1부 검권천하] 제18화 -비적단의 소굴(5) +2 20.11.28 1,018 28 12쪽
17 [1부 검권천하] 제17화 -비적단의 소굴(4) +2 20.11.27 1,081 29 12쪽
16 [1부 검권천하] 제16화 -비적단의 소굴(3) +3 20.11.26 1,047 30 12쪽
15 [1부 검권천하] 제15화 -비적단의 소굴(2) +2 20.11.25 1,123 30 12쪽
» [1부 검권천하] 제14화 -비적단의 소굴(1) +1 20.11.24 1,139 30 12쪽
13 [1부 검권천하] 제13화 -의로운 섬(1) +2 20.11.23 1,168 30 11쪽
12 [1부 검권천하] 제12화 -유전마을(2) +1 20.11.22 1,138 33 12쪽
11 [1부 검권천하] 제11화 -유전마을(1) +2 20.11.21 1,203 33 13쪽
10 [1부 검권천하] 제10화 -파천문 본원 +1 20.11.21 1,244 35 12쪽
9 [1부 검권천하] 제9화 -천지림(4) +3 20.11.20 1,260 34 12쪽
8 [1부 검권천하] 제8화 -천지림(3) +2 20.11.20 1,292 36 12쪽
7 [1부 검권천하] 제7화 -천지림(2) +1 20.11.19 1,344 34 12쪽
6 [1부 검권천하] 제6화 -천지림(1) +2 20.11.19 1,413 38 13쪽
5 [1부 검권천하] 제5화 -천구마을(2) +2 20.11.18 1,524 35 13쪽
4 [1부 검권천하] 제4화 -천구마을(1) +3 20.11.18 1,885 38 14쪽
3 [1부 검권천하] 제3화 -파천문 훈련장(2) +3 20.11.17 1,891 40 12쪽
2 [1부 검권천하] 제2화 -파천문 훈련장(1) +5 20.11.17 2,258 46 12쪽
1 [1부 검권천하] 제1화 - 대한민국 서울 +6 20.11.16 3,221 4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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