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102,621
추천수 :
2,572
글자수 :
797,504

작성
20.11.19 23:00
조회
1,344
추천
34
글자
12쪽

[1부 검권천하] 제7화 -천지림(2)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7화


별다를 게 없는 그런저런 기사였다. 조회수도 높지 않았고, 댓글 반응을 봤을 때 끝까지 읽은 독자는 없다고 보는 편이 나았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기업이 크나큰 포부를 가지고 창업을 했고, 또 얼마나 많이 그저 꿈인 채로 폐업을 했겠는가!


‘리얼리티 인사이드’ 역시 별다를 게 없는 포부만 큰 기업처럼 보였다.


그러나! 투자를 약속한 기업이 그저 큰 기업이라고 명시된 게 아니라 ‘유엔더블유’였다고 확실히 밝혔다면 사람들의 반응이 냉랭했을까? 정인의 생각은 ‘아니오’였다.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


선배의 목소리는 당황스러움, 어쩌면 숨겨야 할 것을 들킨 사람처럼 당혹스러움이었다. 정인이 되물었다.


“유엔더블유에서 시켰어요? 기사 내리라고? 기사에 그저 큰 기업이라고 적은 이유도 유엔더블유가 그렇게 하라고 그랬어요? 말해요, 당장!”

“정인아, 지금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오해 안 하게 똑바로 말해요!”

“하아······.”


정인은 선배가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들려오는 건 한숨 소리뿐, 정인이 다시 물었다.


“유엔더블유가 리얼리티 인사이드에 투자하기로 해놓고, 갑자기 발 뺀 거 맞죠? 그래서 리얼리티 인사이드가 파산했고, 그래서 검권천하 소유권이 유엔더블유로 넘어갔고!”

“정인아, 세상에는 몰라도 되는 게 있어. 알아서 독이 되는 게 있다고.”

“그니까! 나는 지금 알아야 하는 걸 묻고 있잖아! 빨리 대답해! 선배, 아니 오빠가 나한테 독이 되는 사람인지 알아야겠다고!”

“너 정말 말 그렇게 할래?”

“내가 왜 기자가 됐는지 오빠가 더 잘 알잖아! 오빠 따라 대학교도 갔고, 오빠 따라 기자도 됐어. 그런데 오빠 고작 이런 사람이었어? 진실만 전하는 기자라면서! 오빠는 진실만 전하는 기자라면서!”


다시금 들려오는 거센 한숨 소리, 정인은 자신의 우려가 사실임을 느낄 수 있었다.


“뒷돈 받았니? 그래서 일부러 사람들이 관심 가지지 않게 기사 쓴 거야? 쓰긴 써야 하는 기사, 대신 사람들이 최대한 안 보게 썼구나?”

“야! 최정인!”

“맞구나······. 설마 했는데 진짜였구나······.”

“정인아, 유엔더블유 절대 못 이겨. 우리 결혼도 해야 하잖아. 어쩔 수 없어. 알면서 왜 그래?”

정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단순히 큰 기업의 뻔히 보이는 속셈 때문이 아니었다. 가장 진실되고, 가장 기자답다고 생각했던 선배의 진짜 모습에 정인은 뼛속까지 배신감이 들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랑 결혼하려고 했다니······, 배신감은 더욱 컸다.


“그래 못 이겨. 근데 오빠도 나 못 이겨. 아니, 말 다시 할게요, 선배. 선배도 저 못 이겨요.”

“정인아, 왜 그래애······.”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선배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기 전에 선배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서. 어디 가서 기자라고 말하지 마. 쪽팔리니까!”

“야! 넌 왜 내 생각은 안 하는데!”

“그럼 선배는 내 생각했어? 그딴 기사 적을 바엔 처음부터 쓰지 말았어야지! 선배는 내 우상이었는데 이젠 아니야. 목소리 듣는 것도 싫다.”

“정인아, 최정인, 최정인!”


‘뚜, 뚜, 뚜, 뚜-’


“하아, 진짜 미쳐버리겠네!”


이제는 정인의 전 약혼남이 되어버린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곧바로 편집국장에게 갔다.


“국장님, 검권천하 말인데요, 정인이가 뒷조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뭐? 아, 미치겠네. 갑자기 왜?”

“저도 그것까지는······.”

“말 안 했어? 거기 건들면 안 되는 데라고?”

“말하긴 했는데 정인이가 말 들을 사람인가요······.”

“아, 진짜! 장 기자가 잘 타일러봐. 나 진짜 최 기자 놓치기 싫어서 하는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런데요, 편집장님. 만약 정인이가 계속 하면요?”

“어쩔 수 없잖아. 유엔더블유랑 사이 틀어지면 우리 회사도 끝이야, 알면서 물어?”


*


술이 땡긴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친구의 전혀 다른 모습에 정인은 혼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터벅터벅 걸어갔다. 발걸음이 닿은 곳은 편의점이었다.


데킬라가 섞여 있는 캔맥주를 하나 사서 밖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탁, 트흐흐흐-’


오늘따라 캔 따는 소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아무 생각 없이 캔맥주를 입에 가져가려던 정인의 눈에 특이한 몰골의 한 남자가 들어왔다.


키가 190센티는 족히 될 것 같고, 살은 쪘지만 이목구비가 제법 뚜렷한, 그러나 일본 캐릭터가 그려진 기다란 쿠션을 꼭 끌어안은 남성이었다. 말로만 듣던 오타쿠인가?


손에 들린 캔맥주도 잊은 채 정인은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남성을 그저 쳐다봤다.


*****


-경험치 23을 획득하셨습니다.

-경험치 23을 획득하셨습니다.


같은 문구가 35번이나 연이어 한영의 눈에 보였다. 마지막 문구가 사라짐과 동시에 한영은 자신의 신체가 더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6

생명: 210/210

공력: 50(+8)

소속: 없음

칭호: 없음

--------

근력 20 (+0) 체력 15 (+0)

민첩 23 (+0) 재능 22 (+2)

운 30 (+0)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레벨이 상승했다는 기분 좋은 알림, 그보다 한영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드디어 운이 30에 달했다는 점이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한영이 수림조 한 마리를 인정사정없이 두들겼다.


-경험치 21을 획득하였습니다.

-운 효과가 발동되어 경험치 10을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운은 말 그대로 행운을 얻을 확률을 높여준다. 운 효과는 스탯이 30이 될 때부터 적용된다.


현재 운 스탯이 30, 레벨과의 차이는 24! 즉, 24%의 확률로 추가 경험치를 얻거나 유용한 아이템 획득이 가능해졌다.


레벨이 상승하여 수림조로부터 얻는 경험치는 줄었지만, 운으로 받은 경험치까지 따지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갑자기 알림 메시지가 울렸다.


-피로도가 높습니다. 피로도는 능력과 반비례합니다.

-운기조식 또는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아이템을 사용하여 피로도를 낮추십시오.


공력을 개방했기에 수림조를 사냥하는 데 걸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피로도는 빠르게 높아졌다.


역시, 피로도가 문제인 건가. 한영은 현재의 위치에서 스무 걸음 이상 뒤로 물러섰다. 자신이 사냥한 수림조의 리젠 위치에서 제법 멀어졌다고 생각한 한영은 가부좌를 틀어 운기조식을 운용했다.


“운기조식!”


몸이 붕 뜬 것처럼 차분해지는 기분, 운기조식의 효과는 나름 괜찮았다. 레벨이 낮은 만큼, 피로도가 쌓이는 속도는 빨랐지만 반대로 회복되는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부스럭, 부스럭’, ‘바스락, 바스락’, ‘파스락, 파스락’


[수련은 참 힘들어.]

[힘들고 싶지 않다. 그저 편안하고 싶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반복적인 목소리, 한영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신과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피로도 회복량은 100중에 10, 전투를 재개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는 수치였다.


한영의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다가오는 방향은 자신이었다.


“탈주 훈련병들이 왜 이쪽으로 오는 거지?”


현재 한영이 있는 곳은 수림조가 출몰하는 지역일 뿐, ‘도망친 수련제자’나 다른 동물형 몬스터가 존재하면 안 됐다. 그러나 몬스터들이 시스템적으로 설정된 장소를 벗어나 한영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또한, 리젠되어야 할 수림조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뭔가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 한영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가부좌를 틀던 한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수를 헤아렸다. 대략 30마리! 피로도 10, 현재의 레벨로는 상대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소지품!”


한영은 눈앞에 나타난 인벤토리에서 돌돌 말린 양피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특급 성장 비급(1시간)을 사용하시겠습니까?

[확인(F)], [아니오(ESC)]


“확인!”


-특급 성장(1시간)이 발동되었습니다.

-경험치 획득량이 두 배로 상승하였습니다.

-특급 성장 효과로 피로가 쌓이지 않습니다.


누적된 피로도가 제거되자 몸이 가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영은 공력을 개방하며 도망친 수련제자를 향해 달려나갔다.


*


“헉, 헉, 헉······, 아직 무공을 못 배워서 그런지 생각보다 힘드네.”


도망친 수련제자를 한 명 잡을 때마다 얻은 경험치는 28, 운 효과가 발동되면 42, 거기에 특급 성장 효과까지 중첩되어 30명을 모두 잡자 ‘1876’이라는 막대한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


한영은 내심 바랐다. 이미 특급 성장 비급을 써버린 이상,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사냥을 계속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었다.


이런 한영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인기척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뭇잎이 인위적으로 흔들리는 소리는 전방에서만 들려오는 게 아니었다. 앞, 뒤, 좌, 우 모든 방향에서 몬스터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도망친 수련제자, 다른 곳에 있던 수림조 및 거대 원숭이와 거대 개구리 등등.

자석에 끌리는 것처럼 천지림에 있는 모든 몬스터가 한영에게 다가왔다. 한영의 입에서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이거, 해도해도 너무 많잖아?”


그러나 겁나지는 않았다.


“나 인생 밑바닥까지 갔던 놈이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듣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모를 울분에 터져 나온 외침이었다. 한영은 도망친 수련제자 무리 속으로 달려들었다.


주먹을 내질렀다. 원, 투, 쓰리, 포! 그리고 하나 더!


오른손 훅 다음에 곧바로 이어진 왼발 하이킥이 정확히 도망친 수련제자의 목 옆부분에 꽂혔다. 바닥에 철푸덕 쓰러진 도망친 수련제자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경험치 56(28*2)을 획득하였습니다.


도망친 수련제자의 체력은 총 184, 한영의 기본 공격 한 대당 데미지는 21이었다. 그럼에도 5번의 공격으로 도망친 수련제자를 쓰러뜨린 이유는 ‘치명타’였다.


이번에는 바로 옆에 있는 도망친 수련제자의 턱을 어퍼컷으로 올려 쳤다. 그러자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한영은 샌드백 두들기듯이 도망친 수련제자의 복부를 재빠르게 갈겼다.


공중 공격으로 추가 데미지가 들어갔다.


그렇게 한 명을 또 쓰러뜨린 한영은 앞으로 빠르게 달려가며 주먹에 가속도를 실었다.


이번에는 가속 공격으로 추가 데미지가 들어갔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한 마리 한 마리를 차례대로 쓰러뜨렸다.


한영을 둘러쌌던 100여 마리의 몬스터는 모두 경험치로 변환되었다. 그 와중에 레벨이 상승했다는 기분 좋은 알림 메시지도 두 번이나 울렸다.


100여 마리가 끝은 아니었다. 이후에도 천지림에 서식하는 모든 몬스터가 한영에게 다가왔다. 본의 아니게 한영은 특급 성장 비급의 효과를 100% 활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파천림 몬스터의 씨는 말라버렸고, 한영은 첫 번째 칭호를 획득하게 되었다.


-칭호 ‘천지림의 절대자’를 획득하셨습니다.

-칭호 효과로 근력과 민첩 능력치가 2씩 상승하였습니다.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8

생명: 38/242

공력: 62(+8)

소속: 파천문 수련제자

칭호: 천지림의 절대자

--------

근력 24 (+0) 체력 17 (+0)

민첩 27 (+0) 재능 24 (+2)

운 32 (+0)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1부 검권천하] 제26화 -당골고지(1) +1 20.12.06 844 21 12쪽
25 [1부 검권천하] 제25화 -파천문 본원 +3 20.12.05 878 23 12쪽
24 [1부 검권천하] 제24화 -유전마을 +3 20.12.04 900 24 12쪽
23 [1부 검권천하] 제23화 -의로운 섬(3) +2 20.12.03 945 24 12쪽
22 [1부 검권천하] 제22화 -의로운 섬(2) +1 20.12.02 967 25 12쪽
21 [1부 검권천하] 제21화 -비적단의 소굴(8) +1 20.12.01 945 25 12쪽
20 [1부 검권천하] 제20화 -비적단의 소굴(7) +1 20.11.30 985 26 12쪽
19 [1부 검권천하] 제19화 -비적단의 소굴(6) +1 20.11.29 963 26 12쪽
18 [1부 검권천하] 제18화 -비적단의 소굴(5) +2 20.11.28 1,018 28 12쪽
17 [1부 검권천하] 제17화 -비적단의 소굴(4) +2 20.11.27 1,081 29 12쪽
16 [1부 검권천하] 제16화 -비적단의 소굴(3) +3 20.11.26 1,047 30 12쪽
15 [1부 검권천하] 제15화 -비적단의 소굴(2) +2 20.11.25 1,123 30 12쪽
14 [1부 검권천하] 제14화 -비적단의 소굴(1) +1 20.11.24 1,139 30 12쪽
13 [1부 검권천하] 제13화 -의로운 섬(1) +2 20.11.23 1,168 30 11쪽
12 [1부 검권천하] 제12화 -유전마을(2) +1 20.11.22 1,138 33 12쪽
11 [1부 검권천하] 제11화 -유전마을(1) +2 20.11.21 1,203 33 13쪽
10 [1부 검권천하] 제10화 -파천문 본원 +1 20.11.21 1,244 35 12쪽
9 [1부 검권천하] 제9화 -천지림(4) +3 20.11.20 1,260 34 12쪽
8 [1부 검권천하] 제8화 -천지림(3) +2 20.11.20 1,292 36 12쪽
» [1부 검권천하] 제7화 -천지림(2) +1 20.11.19 1,345 34 12쪽
6 [1부 검권천하] 제6화 -천지림(1) +2 20.11.19 1,413 38 13쪽
5 [1부 검권천하] 제5화 -천구마을(2) +2 20.11.18 1,524 35 13쪽
4 [1부 검권천하] 제4화 -천구마을(1) +3 20.11.18 1,885 38 14쪽
3 [1부 검권천하] 제3화 -파천문 훈련장(2) +3 20.11.17 1,891 40 12쪽
2 [1부 검권천하] 제2화 -파천문 훈련장(1) +5 20.11.17 2,258 46 12쪽
1 [1부 검권천하] 제1화 - 대한민국 서울 +6 20.11.16 3,221 4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