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262
현재 시험비행장에는 빌헬름 황제, 히틀러 총리, 괴링, 그 외 수 많은 사람들이 최초의 제트 전투기 Me 262 슈발베 일명 제비의 첫 시험 비행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한스는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과..과연 이게 새로운 기술의 진보가 될 것 인가? 아니면!!'
다른 모든 무기 중에서도 신 항공기 시연이 가장 흥미를 끌었던 것이, 신 항공기는 설계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조종사가 사망하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기대에 부푼 심정으로 과연 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항공기가 제대로 비행에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조종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것인지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한스는 히틀러 총리를 슬쩍 보았다. 히틀러는 빌헬름 황제와 조용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현재 루프트바페의 에이스 파일럿들은 이 신기술에 대해 무척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스가 듣기로 히틀러는 제트 전투기에 무척 회의적이었다. 히틀러는 제트 전투기가 급선회를 하면 조종사는 블랙아웃 상태에 빠질거라는 주치의의 말을 맹신하고 있었던 것 이다.
저 앞에는 두 대의 제트 전투기 Me 262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 영광의 제트 전투기 조종은 현재 독일 최고의 에이스 파일럿, 아돌프 갈란트가 하게 되었다. 아돌프 갈란트가 Me262에 탑승했고, 엔진에 시동이 걸렸다. 그 때 한쪽 엔진에 불이 붙고 말았다. 사람들의 입에서 충격적인 탄성이 흘러나왔다.
"저..저런!!!"
아돌프 갈란트는 여태까지 전투기 조종에서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다는 듯 아주 능숙하게 탈출했다.
"저럴 수가!!"
여전히 엔진 한 개는 불타오르고 있었다. 한스 또한 손에서 식은 땀이 줄줄 흐르며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히틀러와 황제, 황태자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취..취소되는건가?'
놀랍게도 한 대의 엔진이 불타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아돌프 갈란트는 다른 한 대의 Me 262에 탑승했다. 한스는 여태까지 다른 항공기들과 달리 프로펠러가 없는 이 멋진 Me 262를 바라보았다.
"시동!!!"
놀랍게도 두 대의 엔진 모두 멀쩡히 시동이 걸렸다. 그리고 다른 항공기들과는 달리 시끄러운 프로펠러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제트 엔진에서 나오는 특유의 공기를 찢어 발기는 소리와 함께 Me 262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이럴 수가!!!'
프로펠러가 없는 제트 전투기 Me 262는 서서히 랜딩기어가 땅과 거리를 두며 비행하기 시작했다. 한스는 여태까지 많은 전투기들이 이륙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대단한 Bf-109도 렉걸린 듯한 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조금씩 불안정하게 이륙한다.
하지만 제트 전투기 Me 262는 마치 어떠한 힘에 의해서 깃털이 지상에서 부양하듯, 자석 N극이 N극 밑에서 밀어내는 힘에 의해 부양하듯 매우 안정적으로 대기로부터 부양하고 있었다. 아돌프 갈란트가 Me 262를 타면 마치 천사가 등을 밀어주는 느낌이라고 했던 것처럼, 그렇게 신기술은 인류를 중력으로부터 보다 자유롭게 만들었다.
트으으으으 트으으으으 구오오오오오
제트 전투기의 공기를 찢어발기는듯한 굉음은 과장 섞여서 설명하자면 대기와 땅을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 한스는 머리가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구오오오오오 트으으으으으으
그야말로 엄청난 소리였다. 아돌프 갈란트는 마치 곡예라도 하듯 이 새로운 신형 전투기를 화려하게 조종했다. 이 Me 262는 대기를 향해 도전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Me 262를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Me 262가 멀어지고 가까워질 때마다 전달되는 대기층의 진동에 머리카락이 쭈뼛거리는 것 같았다. Me 262가 다시 이 쪽을 향해 비행해오고 있었다. 한스는 순간적으로 두개골이 갈려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으으으으 트으으으으으
만약 기술이 더 발달하여 엔진 출력이 상승하고 이 제트 전투기들이 편대를 이루어 비행한다면, 대기의 진동이 땅까지 울릴 것이 분명했다.
시범 비행은 엄청난 호응을 받으며 끝났다. 한스가 생각했다.
'부..분명 이 제트 전투기가 실전 배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전 유럽의 제공권은 독일의 것이 될 것 이다.'
하지만 현재 히틀러는 헬리콥터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다. Me 262 시범 비행이 끝나고, 여류 비행사 한나 라이치가 Fw-62 헬리콥터를 시범 조종하기 시작했다. 두 대의 거대한 프로펠러가 돌아가며 Fw-62는 천천히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벌새처럼 우아하게 비행하던 Fw-62 는 이리저리 선회 비행을 하는 것을 시연하고는 마침내 천천히 착륙했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헬리콥터가 실전에서 사용되려면 많은 부분이 개선되야겠군...'
수 많은 사람들은 이 멋진 신기술에 감동을 받았다. 히틀러 또한 이 Fw-62를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감상하고 있었다. 히틀러는 헬리콥터가 실전 배치되어 포병 관측, 기갑 부대 지원, 특수 부대 임무에 유용하게 쓰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특수 부대가 사용하기에 좋은 레펠링 도구가 개발 완료된 상태였다.
한스가 이렇게 신기술을 체험하고 있는 이 때, 슐레프 중대는 철로가 빨리 수리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에밀이 외쳤다.
"철도만 수리되면 식량 보급은 걱정 없겠지?"
마티아스 또한 기대감에 부풀어서 외쳤다.
"식량 보급 뿐이겠어? 편지도 받을 수 있을걸세!"
지금 슐레프 중대원들은 인근 숲에서 딴 열매들로 배를 채우고 있었던 것 이다. 그 때, 작은 레일카가 철로를 따라서 오고 있었다. 대여섯명 정도가 탑승할 수 있는 레일카는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이 레일카에서 총기로 무장한 철도 정비병들이 내린 다음 철도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오토 또한 이 모습을 구경했다.
"멀쩡해보이는데 뭐가 문제인가?"
철도 정비 장교가 외쳤다.
"저길 보게나!"
오토는 철도 정비 장교 녀석이 가리킨 곳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저..저건!"
멀쩡해보이는 철도였지만 자세히 보니까 철로가 아니라 썩은 통나무가 덧대여져 있었따. 철도 정비 장교가 말했다.
"이런건 항공 정찰로 보면 감쪽같지!"
파르티잔들은 이런 식으로 철로를 드러낸 다음, 멀쩡해보이도록 통나무 등을 이용해서 위장 철로를 설치하여, 열차를 탈선시키려는 속셈이었던 것 이다. 그렇기에 철도 정비병들은 레일카를 타고 다니면서 직접 철로를 점검해야 했다.
철도 정비병들은 위장 철로로 설치된 통나무를 제거하고 철도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철도가 정비되기만 한다면 이런 레일카만 있어도 유용하게 탄약, 식량 등을 보급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듣기로는 이런 레일카도 재고가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레일카에 탄 철도 정비병들은 철로 정비를 마치고 호위를 받으며 레일카를 타고 계속 철도를 살펴보았다.
"하!! 이 새끼들 봐라!!"
철도 정비 장교가 레일카를 멈춘 다음, 철로를 살폈다. 파르티잔들이 철로 레일 6개를 드러낸 곳을 발견한 것 이었다. 파르티잔 놈들은 이렇게 철로 여기저기서 레일을 조금씩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시발 놈의 새끼들..."
오토와 전차병들은 이 광경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철도 정비병들은 열심히 철로를 수리하고 있었지만 분명 파르티잔들은 또 숨어들어와서 철로에 테러를 할 것이 분명했다. 저 철도 정비병 녀석들은 계속해서 이 정비 작업을 해야 할 것 이다.
알프레트가 외쳤다.
"놈들이 야간에 철로 레일 몇 개만 드러내면 보급라인이 끊겨버리는데 이건 불공평합니다!"
파르티잔들은 사소한 노력으로도 독일군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었다. 전차병들은 모두 파르티잔에게 이를 갈았다. 비르타넨이 말했다.
"파르티잔은 모두 죽여야 합니다!"
오토 또한 파르티잔들의 철로 테러 때문에 식량 보급을 받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파르티잔들에게 이를 갈았다.
"파르티잔 포로는 없다! 알겠나!!"
"네!"
그리고 어느새 날이 저물고 어두컴컴한 밤이 되었다. 밤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었고, 선명한 보름달이 구석구석을 비추고 있었다. 17살의 옥사나, 에릭, 다닐라 세 명의 파르티잔들은 어둠 속에서 천천히 독일군이 이용하는 철로를 파괴하러 기어가기 시작했다. 저 앞에서 독일군 순찰대의 손전등에서 나오는 불빛이 철로 인근에 숲을 비추었다.
'멈춰!'
옥사나, 에릭, 다닐라 삼인방은 덤불 속에서 엎드린 채로 순찰대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MP40으로 무장한 독일군 순찰대원들이 독일어로 암호를 주고 받더니 잠시 뒤 손전등 불빛이 멀어졌다. 그리고 옥사나, 에릭, 다닐라는 다시 천천히 앞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 때, 에릭이 옥사나의 옷깃을 잡았다. 옥사나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왜 그래!!!'
에릭은 자신들을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옥사나는 식은 땀을 줄줄 흘렸다. 그 철조망에는 동전이 채워져있는 깡통이 매달려 있었다. 무심코 기어가다가 철조망을 건드렸다간 요란한 소리가 울렸을 것이 분명했다. 다닐라는 조심스럽게 커다란 가위를 꺼내서 철조망을 자르기 시작했다. 다닐라가 철조망을 자르는 동안 에릭과 옥사나는 철조망 자르는 소리가 최대한 나지 않도록 헝겊을 이용해서 철조망을 단단하게 잡고 있었다.
탁!
그렇게 철조망 절단이 끝나고, 삼인방은 빈틈을 통해 은밀하게 기어갔다. 그 때, 옥사나의 옷깃이 철조망 끝에 걸렸다.
딸그락!
동전이 들어가있는 깡통이 살짝 움직이며 동전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순간적으로 셋은 꼼짝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다.
'으아..으아아...'
그렇게 20초 정도를 가만히 있었고 삼인방은 바지와 치마에 똥오줌을 지린 상태였다. 하지만 이 근방에 독일군은 없었다. 옥사나는 철조망에 걸린 옷자락을 끄집어내고는 철조망 틈으로 기어들어갔다. 이제는 나무로 만든 커다란 바리케이트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태까지 쫄쫄 굶어서 체구가 작은 삼인방은 바리케이트 사이에 틈을 찾기 시작했다. 그 때, 삼인방은 땅에서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멈춰!!'
다닐라가 옥사나와 에릭을 붙잡았다. 잠시 뒤, 열차가 운행해오는 소리가 요란하고 규칙적인 소리가 들렸다.
트으으으 트드 트드 트드 트드 트으으으 트드 트드 트드 트드
다닐라, 옥사나, 에릭은 모두 철로에 설치된 바리케이트 가장자리에서 납작하게 엎드린 상태로 열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열차의 선두 칸에는 독일군들이 기관총, 소총 등으로 무장한 상태로 열차를 방어하고 있었다.
트으으으 트드 트드 트드 트드 트드트드
열차가 지나가는 동안 삼인방은 땅이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17살의 소녀 옥사나는 엎드린 상태로, 다닐라와 에릭을 따라나온 것을 후회했다.
'그냥 집에 있을걸!!'
옥사나는 자신의 친구 다닐라와 에릭과 함께 꼭 이번 임무를 하겠다고 자원했던 것 이다. 어느 새 열차 소리는 다시 멀어지기 시작했다.
트드 트드 트드 트드 트드 트드
열차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옥사나는 다시 기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그냥 돌아가자!!'
하지만 다닐라와 에릭은 목재 바리케이트 주변을 살피며 들어갈 틈이 있나 살피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으면 독일군 순찰대가 다시 이 쪽으로 올것이 분명했다. 결국 옥사나는 천천히 자신의 친구들을 따라서 기어갔다. 마침내 다닐라는 바리케이트 사이로 들어갈만한 작은 틈새를 찾아냈다.
'이 쪽이다!!'
그렇게 삼인방은 철로로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삼인방은 가방 속에서 폭발물을 꺼냈다.
'서둘러!! 좀 있으면 파시스트 놈들이 올거야!!'
다닐라는 손으로 철로 옆에 작은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폭발물을 묻어두었다. 옥사나도 땀에 흥건하게 젖은 손으로 자신의 가방 속에서 밧줄을 꺼냈다.
'어..어떻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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