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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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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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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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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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디트리히 본회퍼

DUMMY

토마스는 자전거를 타고 허둥지둥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새끼 어디갔어!!!'


한편 헤르만과 페터는 디트리히 본회퍼가 외출한 틈을 타고 디트리히 본회퍼의 하숙집으로 침투하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빨래가 든 바구니를 들고 있는 하숙집 1층의 아주머니에게 헤르만이 말했다.


"제 친구 디트리히의 초대를 받고 왔습니다! 신학 관련 토의를 할 것이 있어서..."


참고로 헤르만과 페터 둘다 신학자처럼 보이게끔 기독교 신학책과 논문을 옆에 끼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말했다.


"203호 사시는 본회퍼씨라면 외출가셨는데요."


"언제쯤 옵니까?"


"오후 5시는 되어야 올거에요."


페터는 불쌍한척 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바깥에서 기다려야겠네요. 엣취!"


헤르만이 페터에게 말했다.


"자네 감기 기운 있는데 괜찮겠나?"


"지금 방에 없다는데 어쩔 수 없지 않겠나."


아주머니가 말했다.


"2층 복도 끝 우측에 빈 방이 있으니 거기서 기다리세요."


헤르만과 페터는 2층 계단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헤르만은 복도 끝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발자국 소리를 내는 동안, 페터는 구부러진 바늘을 이용하여 문을 열기 시작했다.


'빨리!! 빨리!!'


그 때, 1층에서 아주머니가 계단 쪽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헤르만은 식은 땀이 줄울 흐르기 시작했다.


'좆됐다!!!'


딸깍!


문이 열렸고 헤르만과 페터는 방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조용히 닫았다.


끼익 탁


저벅 저벅 저벅


아주머니가 3층으로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고, 그 틈을 타서 헤르만과 페터는 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일단 금속 탐지기부터 써보자."


그렇게 페터와 헤르만은 금속 탐지기를 이용하여 방 구석구석을 훑었다. 하지만 시계가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금속 탐지기는 전혀 발응하지 않았다. 시계를 조심스럽게 열어보았으나 이 안에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방 수색의 기본은 서로 방수색을 할 섹터를 나누는 것 이다. 헤르만이 말했다.


"내가 아래부터 수색할게. 자네는 천장부터."


페터가 말했다.


"내가 바닥부터 수색하면 안되냐?"


"알았어. 자네가 바닥부터."


"아니 내가 천장 수색할래. 천장이 수색할게 적을 것 같아."


"아 시발 빨리 좀!"


헤르만은 카페트를 들춰내보았다. 카페트 밑에는 좀벌레들이 가득했고 카페트가 깔려있는 곳에만 먼지가 없었다.


"청소 상태가 엉망이군..."


페터는 창문 틀을 조심스럽게 만져본 다음 천천히 창문을 열었다. 그 다음에 팔을 뻗어 창틀 바깥쪽을 훑어보았다. 스파이들은 이렇게 창틀 바깥쪽에 작은 마이크로필름을 부착해두기도 한다. 하지만 페터의 손에 남은건 시커먼 먼지일 뿐이었다.


"이런 젠장!"


페터는 자신의 손에 묻은 시커먼 먼지를 바라보았다.


'이건 그냥 먼지가 아니라 뭔가 불태운 재 같은데...'


헤르만은 옷장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특별히 이상한건 없는거 같고...'


그리고 옷장을 천천히 열어본 다음 모든 옷의 옷깃 안쪽을 확인했다.


"신학자라 그런지 옷은 몇 벌 없군..."


그런데 두꺼운 겨울용 코트 소매에 흙이 조금 묻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거 수상한데? 왜 흙이 묻어있지?"


"어디 나무라도 심나?"


"이 친구 술도 안 먹는거 같은데?"


"하긴 무슨 돈이 있겠어?"


"첩보원이면 임금 받을텐데 이렇게 청소도 안하는 곳에서 산다고?"


아무래도 허탕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르만이 말했다.


"내가 화장실 확인할게."


"이 양반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우는군."


"신학자시다 그건가?"


원래 방 수색은 엄청나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인데 생각보다 일찍 끝날 것 같았다. 헤르만은 화장실에 가서 약병, 치약의 라벨을 때어보고 냄새를 맡아 보고, 뚜껑을 확인해보았다. 헤르만은 콧털 가위를 확인했다.


'이런걸로 옷깃의 실밥을 잘라서 그 안에 마이크로필름을 넣을수도!'


하지만 콧털 가위에는 콧털로 보이는 것 밖에는 안 묻어 있었다. 헤르만은 질색하며 콧털 가위를 내려놓았다.


'으으...'


페터가 말했다.


"바꾸자. 내가 화장실 수색할게."


헤르만이 짜증을 냈다.


"대체 왜?"


"이 책을 언제 다 뒤져?"


다른 물건은 없었지만 책장에 책과 논문은 상당히 많았던 것 이다. 책장에는 영국의 신문, 잡지, 심지어 유머책과 최근 개봉한 영화에 대한 잡지, 크리켓(영국에서 인기 있는 구기 스포츠) 잡지, 여행 가이드, 예의범절에 대한 책자, 관광 지도까지 있었다. 페터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신학자치고는 상당히 세속적이군."


헤르만이 말했다.


"세속적인게 아닐세. 원래 첩보전을 하려면 완벽하게 그 국가의 문화를 알고 있어야 하거든. 그래서 최신 유행하는 농담에 대해서도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하네. 그리고 이런 여행 가이드에 있는 관광 지도는 군사적으로도 쓸 수 있다고."


페터가 책상 위에 놓여있는 노트를 집어들려는 순간, 헤르만이 페터의 머리를 때렸다.


퍽!


"악!!"


"이런 병신 새끼! 위치를 먼저 측정해둬야지!"


헤르만은 종이를 꺼내어 노트가 놓은 곳으로부터 책상 가로까지의 거리, 책상 세로까지의 거리를 측정했다. 그 다음 노트를 조심스럽게 펼쳐보았다. 그냥 신학에 대한 내용만 가득했다. 그리고 헤르만은 종이에 표시해둔 거리를 이용하여 노트를 정확히 원래 자리에 두었다.


모든 책을 꺼내어 뒤졌지만 마우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제 서랍만 확인하면 끝나지?"


헤르만은 서랍 바깥쪽을 조심스럽게 손으로 훑어보고 천천히 서랍을 열어보았다. 페터가 서랍 안을 들여다보았다. 영국의 동향에 대한 보고서가 있었다.


"이걸 봐!! 역시 놈은 스파이야!"


헤르만이 한심하단 표정으로 말했다.


"이 녀석은 공식적으로 아프베어 소속으로 여기 파견온거고 영국 동향에 대해 아프베어에 보고서를 작성하는게 놈 임무잖아."


"그...그러네. 그럼 우리 편 아냐?"


"이 등신아! 이 새끼가 알고보니 이중스파이였단 증거를 밝혀내는게 우리 임무잖아!"


"아! 그니까 공식적으론 우리 쪽 스파이인데 알고보니 영국 편을 드는 이중스파이라는 증거를 발견하면 되는거군!"


페터가 눈에 불을 켜고 수색하다가 외쳤다.


"여기 독일 우표가 있군! 이 필기구도 독일산일세! 역시 수상해!"


"독일 출신이니 독일 우표가 있는게 당연하지!"


헤르만이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멍청한 녀석과 같이 첩보전을 해야한다니!!'


끝까지 열어보고 나서 서랍의 크기랑 비교해보니 서랍 내부에 남는 공간은 없는 것 같았다. 헤르만은 서랍장을 완전히 꺼내고는 서랍 안쪽으로 손을 넣어서 혹시 마이크로 필름 같은게 붙어있는게 아닌지 확인했다. 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없었다.


'묵주, 성경, 펜, 성냥...그 외에 아무것도 없구먼...'


맨 아래 서랍에는 커다란 종이 봉투가 수십개 들어있었다.


"이 봉투는 어따 쓰는걸까?"


"논문이나 저작물 보낼때 쓰는거겠지?"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반이었다.


"슬슬 갈까?"


방에 체취를 남기면 안되기 때문에 방 수색하기 24시간 전부터 담배를 한번도 못피웠고, 페터는 담배를 피고 싶어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담배 피고 싶다...'


페터는 금속 탐지기를 들었다. 그 때 시계가 있는 곳에서 금속 탐지기가 삑삑 올리기 시작했다.


"아줌마 오기 전에 빨리 가자."


그 때, 헤르만이 말했다.


"잠깐만!"


헤르만은 조심스럽게 시계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말했다.


"다시 금속탐지기 이 벽에다 대봐."


페터는 벽 쪽에 금속탐지기를 갖다대보았다.


삑 삑


'!!!'


헤르만은 조심스럽게 벽을 두드려보았다.


탁 탁 탁 텅!


무언가 비어있는 곳이 있었다. 헤르만은 방 내부에 패널(건축용 널빤지)을 조심스럽게 때어내보았다.


'!!!'


그 안에 비밀 공간에는 암호화된 문서와 함께 암호를 푸는 코드가 적혀 있었다.


"송신기는 없어."


"일단 찍어!!"


페터는 서둘러 이 문서와 암호 해독 코드의 사진을 모조리 촬영했다.


"이따가 덥칠까?"


"아니, 이걸론 부족해! 카나리스에게 놈은 끄나풀일 뿐이야!"


헤르만은 잠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했다. 참고로 헤르만은 영국식 발음이 완벽했지만, 페터 녀석은 독일식 억양이 섞여있었다. 그래서 같이 술집에 가면 사람들에 페터보고는 독일 출신이냐고 묻곤 했다. 헤르만이 페터에게 말했다.


"아줌마 구워삶아야하는데 자네는 입 닥치고 있게."


헤르만은 페터와 함께 1층으로 내려와서 하숙집 아주머니에게 무어라무어라 이야기했다. 하숙집 아주머니가 말했다.


"저 놈이 독일 스파이라구요!"


페터는 위조한 MI6 신분증을 아주머니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쉿!"


헤르만이 말했다.


"놈을 잡는데 협조만 해주신다면 그에 따른 현금 보상은 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그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숙박업을 하며 산전수전을 겪은 아주머니는 뭔가 미심쩍어하는 눈치였다. 이렇게 저렴한 숙박업소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숙박하는데 디트리히 본회퍼는 월세도 밀리지 않고 규칙적으로 생활했기에 아주머니 입장에서 매우 편리했던 것 이다.


헤르만이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방에서 저희가 발견한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헤르만과 페터는 디트리히 본회퍼의 방에 있는 영국 동향에 관한 보고서를 아주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아주머니는 독일어로 쓰여진 그 보고서를 읽고 입을 크게 벌렸다.


"세상에! 얌전하고 착한 청년인줄 알았는데!!"


독일 우표와 영국 동향에 관하여 쓰여진 보고서. 이걸 보고 아주머니는 디트리히 본회퍼가 독일쪽 스파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페터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입을 열려고 하자 헤르만이 살짝 페터의 발을 밟고는 아주머니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참고로 전화기도 다 도청당하고 있을 수 있고 이 건물 어디에 크라우트 놈들의 도청기가 설치되어있는지 모릅니다. 남편분께도 이 이야기는 함구해주십시오."


아주머니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오전 10시 경, 토마스가 자전거로 미행하던 디트리히 본회퍼는 인근 숲의 묘비로 들어간 상황이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한 묘비 근처를 삽으로 파낸 다음, 그 곳에 있던 현금과 서류, 공작 장비, 송수신기를 꺼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서류를 갖고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하숙집에 도착하자 아주머니가 여느 때처럼 인사를 했다.


"왔수?"


디트리히 본회퍼는 고개를 끄덕했다. 아주머니가 말했다.


"혹시 청소 필요하면 내려와서 언제든지 말해요."


"괜찮습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뚜벅뚜벅 2층으로 올라간 다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노트의 각도, 위치 등을 확인했다. 모든 것은 완벽하게 아까와 똑같았다. 그리고 디트리히 본회퍼는 자기 자신이 받은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다음 접선 대상이군...'


서류에는 다른 아프베어 공작원에게 서류를 전할때 서류와 다음 접선 위치 등을 파묻어야 하는 새로운 위치가 나와 있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그걸 모조리 암기한 다음 성냥을 이용해서 이걸 모조리 태우고는 창문을 열고 바깥에 그 재를 뿌렸다. 그렇게 잠시 환기를 시키는데 하숙집 아주머니가 저녁 늦게 외출을 하다가 디트리히와 눈이 마주치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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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 외전)블랙호크다운3 +7 23.01.03 116 2 14쪽
851 외전)블랙호크다운 2 +4 23.01.02 117 3 13쪽
850 외전)블랙호크다운 +3 23.01.01 161 3 12쪽
849 세 개의 명령 +23 22.12.28 237 4 11쪽
848 케르베로스 +12 22.12.27 186 5 12쪽
847 재무장한 501 중전차 대대 +5 22.12.26 185 5 11쪽
846 처칠 +44 22.12.25 215 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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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 오늘도 평화로운 하와이 3 +31 22.12.23 183 5 13쪽
843 오늘도 평화로운 하와이 2 +27 22.12.22 175 5 12쪽
842 오늘도 평화로운 하와이 +35 22.12.21 219 5 11쪽
841 헤르체고비냐의 꽃 +18 22.12.20 200 5 11쪽
840 이의 있습니다 +24 22.12.19 207 4 15쪽
839 체포당한 한스 파이퍼 +29 22.12.18 210 5 12쪽
838 체포 +21 22.12.17 169 4 13쪽
837 천년 제국의 총리 +74 22.12.16 193 4 12쪽
836 SS 101 중전차 대대 +73 22.12.15 131 3 11쪽
835 영웅과 살인자 +15 22.12.14 119 4 12쪽
834 케르베로스의 승리 +3 22.12.13 109 3 12쪽
833 조국에 대한 배신 +4 22.12.12 131 3 12쪽
832 007 첩보작전 +21 22.12.11 119 3 12쪽
» 디트리히 본회퍼 +8 22.12.10 119 3 12쪽
830 첩보원 삼총사 +19 22.12.09 131 4 11쪽
829 우크라이나 합병 계획 +215 22.12.08 223 4 12쪽
828 반제 회의 +28 22.12.07 167 4 12쪽
827 배신자 +50 22.12.06 176 2 11쪽
826 독일군의 포로가 된 나타샤 +14 22.12.05 160 3 12쪽
825 처음으로 +11 22.12.05 138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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