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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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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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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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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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45화

DUMMY

45화 잠깐의 소강 시간은 더 끔직한 일을 준비하기 위한 폭풍 전의 고요라는 것을 뼈저리게 알아버렸다.





노회한 일리시드의 파라곤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금속질로 된 벽들. 수일 전까지 있던 배와 유사한 내부. 그것은 시공관리국이라고 자칭하던 곳의 전함 중 한 척에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


수많은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허무함까지 느낄 정도로 너무나 간단히 침입할 수 있었다.


-뭔가 이상한데.-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신파를 뿌리며 파라곤은 조용히 움직였다. 처음에 손쉽게 넣은 아스라라는 배도 이 정도로 쉽지는 않았다. 그쪽은 잠입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들어간 거니 다르긴 하지만.


처음에 침입할 때부터 반드시 검문이라거나 뭔가 이상하다 해서 달려와야 할 ‘도구’들이 하나도 없다.


-설마 함정인가?-


아니, 그건 아니다. 덫을 놓아두려면 모든 배에다 해야 한다. 어떻게 생각해도 수십 척의 배에다 함정을 깔아놓을 바에는 아예 들어올 여지를 막는 쪽이 낫다. 무리의 지도자가 미쳤다거나 독단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그런 계획을 시도할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파라곤은 그래도 좀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신파를 뿌리는 것도 중단했다. 물론 배의 존재들은 약해빠졌지만 일부러 귀찮은 일을 만들 수는 없다. 철저한 단독행동 중이기에 매사에 신중해야 한다. 어지간해서는 피해를 입을 일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파라곤은 조용히 움직였다. 매우 신중한 사람이 어지간히 운이 좋지 않은 이상 발견하지 못할 고요함을 유지한다. 배 내부의 그림자와 건물의 꺾어진 곳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며 아스라의 내부의 구조를 회상, 그에 맞게 이동을 개시했다.


제압은 빨리 해야 한다. 외부에 연락이 가지 않도록. 아마 다른 배들이 알아차린다면 이 배들을 포획할 기회는 앞으로 거의 없을 것이다. 전투에서 강력한 것이 목적을 수행하는 것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그 이상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료한 현상.


은밀하게 지휘통제실 앞에 도착했다. 통상의 여닫이 문이나 미닫이 문이라면 손이나 촉수의 움직임을 제어해 감지되지 않을 정도의 소리를 내게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자동식 문은 그게 무리다. 파라곤은 조금 기다렸다.


지나가던 ‘도구’를 세뇌해 앞에 보낸다. 문이 열린다. ‘도구’가 들어간다. ‘도구’의 체격은 이미 훑어보았고 몸을 살짝 움츠려 드러나지 않게 침입한다. 그리고 정신파를 날린다. 통상이라면 이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이미 정체가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으니까. 반항할 여지는 줄 필요가 없다.


‘도구’들이 다소 뻣뻣해진다. 문은 닫혔다. 앞을 가리게 한 ‘도구’를 그냥 아무 자리에 앉게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디스플레이들이 켜져 있다. 파라곤은 천천히 바라봤다.


지겨워진 항해 중에 심심풀이로 조작법을 익혔다. 배의 구조나 항해에 적용되는 이론들을 익히지는 않았지만 탁월한 지능을 가진 동족 중에서도 완벽한 지성의 소유자인 그는 단순한 현 상태의 파악이나 평범한 오퍼레이터가 사용할 정도의 조작법은 갖추고 있었다. 이론은 아직 알지 못하지만.


파라곤은 디스플레이를 보고 또 보았다. 세뇌시킨 이들도 보았다.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파라곤은 무의식적으로 정신파를 날렸다.


-이거 진짜 귀찮게 되었군.-


파라곤은 오퍼레이터들을 기절시킨 다음 인터페이스를 잡았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 최대한 빨리 손을 써두도록 하자. 모든 것은 빛나는 미래를 위해서니까.





울리사리드 소서러는 여전히 투명화가 풀리지 않은 채 스펙터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우왕좌왕하는 일리시드들에 골치를 썩이면서.


대치상황이 된 것을 보고는 잠시 휴식을 취하려던 소서러는 뒤에서 뭔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지팡이를 들고 있던 ‘먹이’였다. 아니 지금은 그냥 ‘폐기물’이다.


지팡이관련 문제로 싸움이라도 일으켜 추락이라도 한 걸까? 약간의 의문을 가지고 다가갔다. 혹시나 지팡이를 갖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폐기물’의 손에는 지팡이가 없었다. 역시 힘에 대한 갈망으로 뒤에서 공격이라도 당하고 지팡이는 빼앗긴 건가. 아니,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자가 보호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통상의 상황이라면 위로 올라가 지팡이를 손에 넣겠지만 그런 게 아니니. 소서러는 근처를 걸었다. 지팡이가 있었다. 반사적으로 주웠다. 여전히 지팡이에는 힘이 남아 있었다.


‘폐기물’을 주시했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을 것이다. 아마도 그 이해할 수 없는 자는 스펙터를 없앨 생각은 있는 것 같다. 혼란을 계속 부추기고는 있지만 자신을 죽일 생각은 없을 것이다. 아직 살아있는 걸로 봐서.


스펙터들을 박살내며 소서러는 움직였다. 전투, 아니 학살을 지속하며 이동하다 성벽의 잔해들이 쌓여 그 위의 높이가 상당한 곳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알아챘다. 그 수가 천이 넘는 몬스터 무리의 행군을.


소서러는 멍하니 앞을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뒤로 빠질 것을. 어차피 저것들은 스펙터가 아니다. 그러니까 나약한 동족들을 학살하게 놔두도록 하자. 그리고 뇌를 모아 새로운 엘더브레인의 탄생을 축복하자.


그렇다고 그냥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는 없다. 완벽하게 일리시드들의 사체가 소거된다거나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시라도 내릴 수 있다면 모르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무리. 어딘가 적당한 곳이 없을까?


소서러는 잠시 고민한 후 조용히 중앙탑으로 움직였다.





레티는 이마의 혈관을 눌렀다. 이건 확실히 이상하다.


“함대와의 연락은?”


“되지 않습니다.”


앞에는 다급하게 손을 움직이는 오퍼레이터들의 모습.


“하아.”


입에서는 요새 지나칠 정도로 늘어난 한숨이 새어나온다.


“그래. 처음에는 7척이었지? 아니, 5척이었지?”


대답은 없다. 딱히 대답을 기대한 것도 아니지만.


“따라가겠습니까?”


“아니.”


저 배들을 따라 비행하는 섬 쪽으로 가면 또 그 지긋지긋한 위험에 처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 그것은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지만 일어나버린다면 배 한 척의 인력으로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그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 부디 순수하게 자신들을 열외로 둔 상황이라면 좋을 텐데. 낙관적인 예측에 불과하지만.


레티는 잠시 여기까지 온 과정을 생각했다. 타카마치 시로의 불길한 말인지 아니면 세뇌의 후유증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듣고 이곳에 왔다. 처음에 불려왔을 때는 시로의 말 때문에 생성된 불길한 상상 탓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왠지 그것이 구체화되어가고 있다는 염려가 든다. 만에 하나니 어쩌니 하며 그 미약한 가능성을 부정하려 하고 있지만. 어쨌든 여기서 어떤 일이 터진다면 그걸 막아낼 힘은 없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예방을 하는 것. 옳은 선택을 하는 것뿐.


“지시를 내리겠어. 아니, 부탁을 하나 하겠어.”


인터페이스를 두들기는 소리가 가라앉았다.


“함대의 시스템을 해킹해줘.”


승무원들이 가만히 있었다.


“책임은 내가 진다.”


다시 인터페이스를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약삭빠르군. 그러나 저렇기에 안심이 든다. 이제 와서 항목이 하나 늘어봐야 자신의 처분의 변경은 없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을 해놓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고 말 것 같으니까.


레티는 디스플레이를, 정확히는 알비온을 향한 26척의 함대 전체를 보며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천이 넘는 괴물들이 어둠 속을 전진한다. 자신의 영혼을 잃은 채 괴기하게 변형된 육체로 타인의 영혼을 주식으로 하는 마물들과 본래의 뛰어난 지성도 감정도 모두 잃은 채 지시만을 따르는 강력했던 거인의 움직이는 해골들과 수많은 하이에나 머리에 인간의 몸과 유사한 육신을 가진 생명체들과 호랑이 머리를 가진 유사인간들과 그 외에도 수많은 괴물들이.


괴물들의 무리 앞에 선 자 중 하나인 8미터 가량의 신장을 가진 타이탄(Titan)은 증오서린 눈으로 뒤를 잠깐 돌아보다 다시 행군을 계속했다. 몸에 기어스가 걸려 있기에 지시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 사용할 수 있는 마법무효의 힘은 기어스에는 통용되지 않는다.


할 수 없는가. 어차피 싸우는 것은 좋아한다.


타이탄은 느리게 따라오는 자들에게 증오와 한을 풀어버리고자 하는 충동을 억눌렀다. 그래. 일단 내려진 지시를 따르면 자신을 제압하는 것은 없다. 그 다음 어떻게든 고향으로 돌아가면 된다. 혼자서는 그 마법사를 쓰러뜨릴 능력이 없다. 하지만 고향에서 아는 인맥을 총동원한다면 반드시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타이탄은 자신의 거대한 전투망치를 만지작거렸다. 발을 움직일 때마다 근처에 있는 조금 작은 부하들이 요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거인들이라고 불리는, 그러나 자신의 기준으로 작은 자들.


불쾌한 언데드들은 행렬의 뒷부분에 있다. 영혼을 먹어치우는 놈들은 제일 뒤고. 그러나 예상 외로 할라스터에게 사로잡힌 이들 중 가장 강력한 자는 여기에 없다. 몇 마리의 유폐된 드래곤 중 단 하나도 이 행렬에는 없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놈들 중에는 와이번과 유사한 이곳 특유의 드래곤이라 칭해지는 것은 있다만. 그게 드래곤일리 없지.


그 미친 마법사는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아예 다른 차원들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출신 세계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기 위해 다른 세계에 근거지를 찾았고 이 떠다니는 섬을 근거지로 삼았다.


아마도 이 나름대로 큰 섬에 뭔가 연구할 게 있었던 사실도 그런 결정에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리고 주변에서 제한하는 이들이 없었기에 수많은 자들을 불러내거나 잡아들여 실험을 하거나 수집을 하거나 정신을 박살내거나. 운이 좋은 경우에는 납치당한 채 몇 가지 룰만 지키면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하는가?


타이탄은 자신의 갑옷을 만져보았다. 마법의 힘의 수호는 강력하나 그 마법사의 앞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일이 끝나면 사실상 자유라고 해도, 인맥을 동원해 복수할 생각을 하고 있다 해도 울분이 치밀어 오른다. 그렇다고 다른 타이탄들처럼 감정에 날뛸 수는 없다. 목숨이 관계된 문제다.


타이탄은 무리를 이끌고 행군했다. 성이 보인다. 외벽이 죄다 날아갔기에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없을 걸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이. 그 안에서 스펙터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불우한 자들이 무너져가고 있다.


같은 곳에 갇혀있던 자로서의 미약한 동질감인가. 타이탄은 무리들을 모았다. 일단 전체의 지휘관이나 다름없는 자신이지만 언데드들과 호랑이인간 즉 락샤샤나 약하고 비열한 고블린 무리들은 자신이 책임지고 있지 않다. 거인이라 불리는 자들과 소수의 무리들의 연합은 자신을 리더로서 의지하고 있지만 바랐기에 얻은 것도 아닌 헛된 것이다.


딱히 지휘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그냥 돌격하라고 할 수도 없다. 따로 생각한 전술도 없다. 각종 잡다한 무리들이 섞였고 그들의 신장이나 특기들도 다 다르기에 일반적인 전술을 사용할 수도 없다. 처음부터 갑작스런 출진이었다. 아니, 기어스만 아니었다면 진작 도망쳤겠지. 저기 다수인 무리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이 아직 할라스터의 근거지에 있고 소수이며 강한 자들은 기어스나 세뇌에 걸려있다. 소수이며 약한 자들은 의지할 만한 곳이 없기에 지금까지 할라스터의 근거지에서 쌓아온 사회적 지위에 기대려 들고 있다.


이 기어스만 풀린다면.


타이탄은 바닥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자신이 알고 있고 이 세계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글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타이탄은 그 글을 읽었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 짓고는 거인들을 이끌고 무리의 뒤로 향했다. 곧 호랑이 머리의 인간들, 락샤사가 선두에 서기 시작했다.


타이탄은 잠시 무리의 진군을 멈추고 손을 몇 차례 흔들었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았다. 그걸 이루어준 존재는 할라스터보다 더더욱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는 있다. 그래도 복수할 수 있다는 것은 달콤하다. 기회를 놓칠 생각은 없다.





젊은 일리시드의 파라곤은 요새의 통로를 걸었다. 인간의 외견을 하고 있는 레드 드래곤의 그레이트 웜은 길을 잘 알고 있었다. 할라스터의 가장 중요한 연구가 진행되는 곳을 제외한다면.


-그런데 할라스터는 뭘 하기 위해서 여기에 있는 겁니까?-


할라스터 블랙클록의 악명은 어떤 의미로는 네서릴의 가장 강력한 자들보다 위협적이다. 그 미치광이의 과감하고 변덕스러우며 자신 이외의 다른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성격은 그보다 약한 자들에게 공포를 제외하고는 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네서릴의 마법사들은 할라스터의 움직임에 견제를 한 것 같다네.”


그것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하나도 없다.


“그 자의 실험은 마법 만능주의에 빠진 네서릴의 이들도 고개를 저을 것이었으니까.”


현재 이 세계에 와있는 카서스라는 자는 실제로 타인을 리치로 만들어주다 그 타인이 둘이 된 일도 있었다고 하던가.


“그리고 신들에 의해 금지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 마법도 있었고.”


-크로노맨시(chronomancy)를 연구했단 말입니까?-


그것은 시간조차 넘나드는 가장 위험한 마도. 그 비전은 여전히 네서릴에 전해지고 있지만 그걸 사용한 자는 어김없이 살해되었다고 알려진다. 혹시 소수는 살아남았을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아닐 걸세. 확증은 없지만. 그보다 그건 노렸던 건…… 그래. 이 부유섬은 약 6천년 전부터 비행하고 있었다고 하더군.”


6천년 전이면 네서릴이 세워지기 이전이지 않은가?


“이곳의 마법은 형편없네. 할라스터 역시 그걸 알아차렸을 거야. 다만 그는 이 부유섬을 띄울 정도의 거대한 에너지원에는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


그레이트 웜은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보다 다른 길로 이동했다. 파라곤은 정확히 그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이올라움이 제작한 미살라는 마법사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마법의 힘을 영속적으로 부여해주는 강력한 도구네.”


그런 물품이 만들어진 바람에 인간의 시대가 와버렸지만, 그레이트 웜의 말에는 조금씩 분노가 섞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미살라에 비해 효율이라고는 정말로 없지만 어떻게든 강력한 힘을 내뿜는 뭔가를 찾았던 것 같네.”


-하지만 미살라를 사용하면 같은 현상을 나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이 섬은 효율적인 크기가 아닙니다.-


“분명히 정말로 비효율적이지만 일단 그 정도의 힘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


그레이트 웜은 어느새 앞에 있는 상자를 보다 파라곤을 쳐다보았다. 파라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가진 마법을 무효화시키는 힘을 사용했다. 상자를 열고 몇 개의 마법이 걸린 물품들을 아공간과 연결된 배낭에다 넣었다.


“어찌되건 부유섬을 뜨게 할 정도의 힘이라면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하겠지. 그 외에도 다른 이득이 있고 말이네…… 그래. 가장 먼저 세뇌당해 토목 공사를 하기 위해 힘을 쓴 나로서는 알고 있지.”


은근하던 분노가 이제는 뚜렷하다.


“그 자는 이 섬의 힘을 손에 넣는 수단을 만들어냈다네. 동시에 네서릴의 마법사들의 간섭을 피할 곳도 만들어냈고.”


-하지만 그 힘을 손에 넣었다면……-


“아, 그건 비유적인 의미지. 그래. 그 힘을 제어하고 있는 장치는 손에 넣는다면 바로 복수를 할 수 있지.”


말하는 와중에 한 마리의 오우거와 두 마리의 트롤이 달려왔다. 그레이트 웜이 다시 파라곤을 쳐다봤다. 파라곤이 정신파로 그 셋을 기절시켰다.


그레이트 웜의 힘은 할라스터에게 익숙해졌기 때문에 가장 위급할 때가 아니곤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할라스터는 다른 몬스터들이 나도는 것은 관심이 없어도 이 자만은 아닐 테니까.


“아쉽게도 난 그 장치가 있는 위치를 모르고 거기에 어떤 함정이 놓여 있을지는 알 수가 없네. 그 비밀장소를 탐지하기 위해 힘을 사용할 수도 없고.”


-그 위치는 아마도 방어마법이 형성되는 곳과 같습니까?-


“확신은 없지만 다를 걸세.”


그레이트 웜이 옆의 벽을 몇 번 살짝 두드렸다. 위장된 문이 열렸다. 재빨리 들어가 문을 닫았다. 앞에 워프를 위해 열려진 게이트가 있었다.


“할라스터가 포탈의 위치를 변경하지 않았다면 저곳을 통해 바로 나갈 수 있겠지만 그 변덕스러운 자가 그럴 리가 없겠지.”


악의가 너무 뚜렷하다. 선택된 단어나 말하고 있는 문장에는 보통과 다름없지만 조금씩 강력한 존재감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 자는 강력한 자지만 그와의 동맹은 옳은 선택일까. 하지만 혼자서 상대하기는 너무나도 위험한 존재들이 이곳에 있다.


“아무튼 여기서 빠져나간다면 어디로 가볼 건가?”


-평온하게 ‘먹이’를 구할 수 있으면서도 나름대로 발전한 문명이 있어 재미있게 살 수 있는 곳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런 데가 있는가?”


-지구라는 곳이 있더군요.-


“어떤 곳인가?”


-문명이 나름대로 발달한 곳과 미개한 곳이 혼잡해 있습니다. 하지만 발달한 곳도 네서릴 수준까지는 되지 못합니다.-


“강력한 자는 있는가?”


-현재까지 얻은 정보로는 없습니다.-


그레이트 웜이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하긴 나 역시 페이룬으로 돌아가 봐야 모아놓은 보물은 다 털렸을 거고. 나쁘지 않겠군. 적당히 협박만 하면 보물이 들어오려나. 아니면 조용하세 세뇌정도만 해도 되려나. 그러고 보면 요새 금화를 깔아놓은 침상이 그립네.”


그레이트 웜은 이것저것 중얼거리면서 하나의 문을 열었다. 파라곤은 통과하면서 문을 닫았다. 그레이트 웜이 잠시 서서 길을 고르고 있었다. 파라곤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 닫았던 문이 열려 있었다.















1부는 곧 끝나지만 2부가 시작할 겁니다. 1부의 결말이 좀 미적지근하겠지만 2부에서 기대해주세요.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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