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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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최근연재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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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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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4화

DUMMY

24화 목적지로 향하기 시작해버렸다.





“난리 났군.”


유노는 내뱉었다. 달에서의 일 말고도 그것들은 거대한 사건을 또 일으켰다. 괴담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정보조차 요구하던 상황이 도래했다. 흐릿한 빛과 저 너머에 있는 어둠이, 언제나 보는 그 광경이 너무나 우스웠다. 정말로 아는 것 이상을 알아낸다는 것은 지독히도 힘든 일이다.


잠시간의 잡상을 버리고 지구에서 온 자료를 본다. 디스플레이에 뜬 파일들의 제목에 첨언된 대략적인 설명들은 이랬다. ‘외계인들 지구를 침공하다.’, ‘UFO는 실재했다.’, ‘현재 약 400명 실종, 납치된 것으로 추정.’ 대부분 지구에서 나온 방송을 스크랩해 온 것이다.


“정말로 큰일이군.”


하지만 달에서의 연락만으로 이미 놀라기에는 충분했기에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에 맞는 감정은 따라오지 않는다. 물론 아스라의, 시공항행선이 관리 외 세계인 지구 측에 확실하게 목격된 일이나 대규모의 납치 건에 상층부에서는 대단히 소란스러운 회의를 시작했지만.


“음.”


유노는 잠시 파일들의 제목을 바라보다 파일 하나를 재생시켰다.


누군가가 카메라를 들고 공중을 바라본다. 주변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푸른 하늘에 있는 거대한 우주선의 외견이 그대로 보인다. 확실히 시공항행선, 아스라다.


가능한 가까이로 움직이는 것 같다. 카메라의 주인은 피사체를 잡아내는 능력이 제법 뛰어나다. 옆에서 떠드는 소리를 봐서는 주변은 패닉 상태일 테도 이 정도로 뚜렷하다면.


그리고 그 문제의 생명체가 보였다. 얼굴 부분이 마치 문어처럼 생기고 6개의 촉수를 한 그것이. 잠시 제대로 잡아내던 화상이 흐릿해진다. 주변에서 아우성이 일어났다. 그리고 잠잠해졌다. 카메라가 떨어진 듯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화면이 흐릿해지고 노이즈가 발생한다.


노이즈 속에 사람의 대화소리는 없다. 하지만 카메라의 주인의 것으로 들리는 발소리는 포착된다. 그리고 여러 명의 다리가 문제의 생명체가 있던 방향으로 힘없이 움직인다. 그리고 계속 변함없는 영상이 이어져간다.


유노는 한숨을 쉬고는 영상을 멈췄다.


“진짜로 괴담이 현실에 나타나버렸나.”


여러 개의 추가 자료들과 발생한 상황-특히 달에서의 자폭-에 의해 다소 의문시하고는 있었지만 동시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넘어가던 것들이 사실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달로 갔던 함선 중 활동에 지장이 없는 것은 최후방에 있던 레티 제독의 것뿐.


당시 발생한 재밍과 동력원의 순간적인 정지에 의해 달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벌어진 대량의 납치 사건을 알아채지 못한 그들은 그 괴생명체들의 행방도 파악하지 못했다. 유노는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채널을 열었다. 샤멀의 모습이 앞에 나타났다.


“무, 무슨 일인가요?”


“상황이 다급한 만큼 인사치레는 서로 넘어갔으면 합니다.”


샤멀의 표정이 엄숙해진다.


“용건을 말하겠습니다.”


“아, 네.”


“클라르빈트에 분명히 하나의 신호가 왔을 겁니다. 주의깊이 따로 검색을 하지 않는 한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것이.”


샤멀은 의아해한다.


“사건 발생 직후를 조사해 주세요.”


“아, 알겠어요.”


클라르빈트는 분명히 통신기능이 뛰어난 디바이스다. 단독으로도 여러 차원의 인물들과 동시에 통신을 할 수 있는. 게다가 기본적으로 무기의 기능을 수행하는 면이 있는 볼켄리터의 디바이스인 만큼 안전성도 뛰어나다. 만약 여기서 찾지 못한다면 정말로 단서는 없다.


“화,확실히 기계어로 길게 나열된 게 하나 전달되었네요.”


놀란 눈초리다.


“어떻게 알아차린 거죠?”


유노는 약간의 희망이 손에 들어왔다는 것에 속으로 기뻐하면서 말했다.


“간단한 겁니다.”


어휘를 잠시 고르며 말을 마저 꺼낸다.


“레이징 하트는 절대로 만만하지 않으니까요.”


자랑스럽다는 듯이.





카서스는 밤하늘을 보았다. 두 개의 달이 유난히 밝다. 평소에 비해 조명을 켜둔 곳이 적어서인가. 그러고 보면 이제 5일째로군. 이 세계에 온 지도. 곧 6일 째가 시작되겠지만.


하늘을 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중앙에 도착했다. 본탑이 있던 곳. 이제는 건축 자재였던 쓰레기들만 가득한 곳이지만. 올드 오스만이 서 있다.


“과거라도 회상하는 건가?”


잠시 침묵하던 오스만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내일 재시공을 시작하기에는 어렵다고 보이는데?”


“물론이지.”


“결국은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행사라는 거군.”


오스만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럼 이만.”


카서스는 몸을 돌렸다. 단지 5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자신은 다소 기력이 없는 수준으로 일어서 있다. 계속해서 걷는다. 수백 년의 시간은 어쩌면 인간성이라는 것의 대부분을 지워버린 걸지도 모른다.


아니 그건 아닌가. 이런 일에 신경을 쓰며 벌써 죄책감을 넘어서버렸다는 것에 또 다른 죄책감을 느끼는 게 아직은 가능하니까. 밤바람이 다가온다. 다소 차가운, 하지만 그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팔을 벌려 공기를 깊이 들이마신다. 어렴풋이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공허를 더더욱 크게 만든다. 그래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태연히 걸었다. 강한 것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게 아니다. 모든 것을 느끼며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거에 가깝다. 물론 이것 역시 절대적이라는 말이 붙으면 부정할 수밖에 없지만.


현재 하고자 하는 일은 두 개. 아무거나 사실상 별 상관없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정신을 조작하는 것은 너무나 쉬우며 그 생과 사조차 간단히 잡을 수 있다. 그것에 두려움을 겪던 기억도 이제는 그저 추억에 불과하다. 기억을 재생할 때 어렴풋이 떠오르는 감정은 지금 서 있는 자신의 움직임을 촉구하기에는 너무나 미미하다.


지독할 정도의 강함이라는 것이 고독을 주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법칙에 가까울 정도의 유사성이 있음을 알고 있다. 수천 년의 시간을 살아온 위대한 대마법사 이올라움의 마법을 그 10분의 1도 안 걸리는 시간으로 따라잡았을 때 세상은 놀랐다. 단지 28세에 공중을 떠도는 하나의 도시를 창조했을 때보다도.


천년 이상의 살아온 자들이 천재라고 불렀다. 수많은 이들이 감탄하며 말했다. 이올라움을 넘어설 네서릴 최고의 대마법사라고.


“그래봤자.”


카서스는 씁쓸하게 웃었다. 일부러 이렇게 회상하지 않으면 정말로 모든 것을 어렵지 않게 넘기고 말 것 같다. 매순간순간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끼고 싶다고 갈망해도 만사가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 누구보다 뛰어난 자는 지금 모든 것을 잃었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에 대한 감정도 이제는 웃어넘길 수준이다.


일부러 상처를 찌르며 자책하는 것이 별로 안 좋다는 것은 알지만 이것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하다싶은 속도다. 모든 것을 다 잃었음에도 벌써 심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니. 만약 자신이 피해자 측이었다면……


“죽이려들었겠지.”


이제 고향에는 돌아가지 않는다. 사과해야하고 지원해야하는 이들은 모두 다 없을 테니. 그저 신들의 희생양이 될 뿐인 결과는 사양한다.


지금껏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지식을 쫓도록 하자. 미지를 밝혀내자. 흥미가 이끄는 대로 지성의 잔재들을 쫓아 달려 나가도록 하자. 이제 와서 무언가를 하기에는 늙고 지쳤다. 시간은 많지만 의욕은 없다. 그저 생애 속에 새겨진 것들을 따라 본능화한 행동을 하며 걸어가자.


언젠가 다시 한 번 마음속에서 불꽃이 타오르기를 기다리며.





아침이 왔다. 창문 너머로 황량한 폐허가 보인다. 봄의 싱그러움을 뽐내는 식물들과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광경이다. 옆에서 기쉬가 막 일어난다.


“잘 잤는가?”


“아, 안녕하세요. 아, 아니 어째서!”


여기 있는가, 라고 묻는 거겠지만.


“잠이 덜 깼나보군.”


기쉬는 눈을 비비며 말한다.


“그, 그랬지요. 본탑이 붕괴했지요.”


“애석하게도 후케라는 강력한 스퀘어의 메이지가 트리스테인에 억하심정이 생겨 바퀴벌레형 키메라를 이끌고 국가의 명예를 훼손한 사건이라던가.”


현상 수배를 위해서 적힌 종이에는 분명 그렇게 적혀있었다. 뭐 설마 그런 상태인데 후케라고 칭하며 돌아다니지는 않겠지. 물론 스퀘어라고 우겨서 이득을 얻는 게 생기지 않는다면. 물론 그 악명을 이용해 일을 꾸밀 수도 있겠지만.


“그럼 다시 한 번 잠깐 동안은 잘 부탁한다고 말하기로 하지.”


“오늘 재건축을 위한 행사가 벌어진다고 했었죠?”


네가 말하지 않았나?


“그래.”


“그럼 빨리 원상복귀가 되겠군요.”


그럴까?


“행사는 언제 시작하지?”


“지금 아침이니까 곧 시작하겠네요.”


어차피 할 것도 없다. 구경이나 나가자. 보고 실망할 가능성이 크니 처음부터 기대는 하지 말고 멀찍한데서 보자. 카서스는 밖으로 나갔다. 정문 앞에 벌써부터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성벽 위로 올라가 혼잡함의 중심과 좀 떨어진 위치에 서서 기다렸다.


슬슬 지루해져서 바닥을 내려다본다. 회백색의 바닥을 보자 골렘을 만들어 볼까하는 기분이 들지만 자제하자. 조금 더 기다리자 함성이 들린다. 다시 고개를 들자 마차가 하나 오고 있었다. 주변에 경호를 위해 몇 기의 기수가 화려한 복장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마차가 오는 길 좌우로 밀집해 있고 그 앞으로 대충 마련된 연단 위에 교사들과 오스만이 기다리고 있다. 더 앞에는 무너진 본탑이 있다. 돌로 된 벽들과 진흙의 무더기들이.


마차에서 시녀 한 명이 내리고 그 시녀의 손을 잡고 보랏빛 화려한 차림의 여자가 내려온다. 아마도 저게 그 앙리엣타 왕녀겠지. 학생들이 환성한다. 앞에 선 교사들과 오스만이 다가오는 그 왕녀와 수행인들에게 무릎을 꿇으며 환영의 말을 건넨다. 그리고 몇 가지 대화를 나눈 후 왕녀가 급조한 연단에 서서 본탑의 폐허를 보다 연설을 시작한다. 역시나 후케에 대한 비난과 앞으로 국가의 위신과 미래에 대한 말을 기조로 한 내용이었다.


카서스는 몸을 돌린 채 다시 방으로 움직였다. 애초에 지루한 내용이니까. 자신은 이 국가의 주민이 아니니. 지루함을 달래려 와서 지루함에 쌓이는 악순환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하나의 느낌이 들었다.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려 왕녀를 쳐다보았다. 오랜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이것을 기점으로 잠깐 정체되던 무언가가 터져 나올 것을.


현재 시점으로서는 불명확한 것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어떤 것은 일반적인 인간이 보는 즉시 미쳐버릴 것들과 듣는 즉시 자살을 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것들이. 천천히 웃었다. 재미있는 게 생길 것 같다. 이 확실하지 않은 세상에서 더더욱 확실하지 않은 움직임들이 오고 있다. 자신처럼 저편에서 이곳이 아닌 곳에서 무언가가, 아니 무언가들이 오고 있다.


어제 밤부터 조금씩 느껴지던 감각은 커져간다. 알비온에서의 시선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 거겠지. 그것은 적일까, 아군일까. 그것은 현재로서는 미지. 그렇기에 더더욱 앞으로의 즐거움을 만끽할 준비를 시작하자. 이제 시작될 것이다. 진짜 축제가. 카서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루이즈는 밤중에 떠들다가 갑작스런 노크소리에 당황했다. 내용만 들어보면 확실히 말싸움이라고 여길 내용의 대화를 나누던 퀴르케가 문을 열었다. 타바사의 바람 마법에 찌그러져 있던 사이토도 시선을 움직였다. 후드가 달린 망토를 입은 여자가 재빨리 들어왔다가 놀란 듯 잠시 가만히 있었다.


“당신 누구야? 이런 시간에.”


솔직히 4명이 묵게 되면서 이런 시간이 되어봤자 의미가 없게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말은 해본다. 여자는 잠시 수저하다 말한다.


“오랜만이야. 루이즈 프랑소와즈.”


후드를 벗은 앙리엣타가 말했다. 주변의 다른 세 명은 놀랐다.


“공주 전하!”


루이즈 역시 다소 당황했다. 앙리엣타는 쓴웃음을 짓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만나지 못해서 미안했다.’라던가 ‘그건 당연한 일이에요.’라던가 식으로 인사말을 하다 어느새 옛 추억을 나누며 두 사람만의 과거의 기억에 의해 생성된 세계가 펼쳐졌다.


“저, 저기. 왕녀시군요.”


곧 퀴르케에 의해 무너지기는 했지만.


“아아!”


앙리엣타는 당황했다.


“무슨 일로 오신건가요?”


“그, 그러니 루이즈에게 부탁이……아, 아니에요. 그냥 옛 친구를 본 게 기뻐서.”


“부탁이라니요! 뭐든지 이야기해주세요!”


앙리엣타의 표정이 곤혹스러워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마도 루이즈 자신에게만 이야기하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실수했구나. 찾아주신 게 기뻐서. 조용히 묻어뒀어야 하는데 이제 다른 인물들도 자신에게 부탁하러 왔다는 것을 알게 되어버렸다. 정말 실수했다.


“그, 그게.”


루이즈는 입을 닫았다. 어쩌지?


“저기 타바사, 그러니까 파란 머리 여자애는 보시다시피 입이 무겁고 저와 루이즈는 깊은 비밀을 공유한 사이랍니다.”


퀴르케의 눈이 반짝거린다.


“하, 하지만 저 남자분은.”


“그는 루이즈의 사역마예요. 당연히 비밀은 보장되지요. 게다가 루이즈. 너와 나는 매우 큰 비밀을 갖고 있는 거 너도 인정하지?”


탑에 구멍을 뚫은 일은 교사들에 의해 묵인되었다. 아니, 다들 신경을 쓸 여유가 없을 정도의 일이 일어나서 묻혀버린 것 같지만. 부정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친구 분들이구나.”


좋은 친구는 무슨. 하지만 왕녀님께 불안을 끼칠 수는 없다. 안 그래도 힘드실 텐데.


“게다가 믿을만한 사람들인 것 같아.”


“그건 그렇습니다.”


앞의 ‘좋은’ 이라는 단어에는 긍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믿을만하다는 것은 긍정할 수밖에 없다. 하나는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는 계속 함께인 사역마-물론 한 명은 뭘 한 건지 모르지만 그걸 끊어냈지만-와 비밀을 공유한 퀴르케와 과묵하며 친구한테는 잘 대해주는 걸로 보이는 타바사. 분명 신뢰할 수 있다. 사귄 시간은 길지 않지만. 별로 마음에 안 든다해도 그건 확실한 거니까.


앙리엣타 왕녀는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차피 수업도 한동안 거의 건성으로 진행될 것이고 실제로 교사들도 본탑 재건이 신경을 쓰고 있으며 학원장에게도 말할 예정이기에 학점에도 문제가 없다. 물론 학점이 걸려도 그 부탁을 들어줄 자신이지만. 그리고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하고는 헤어졌다.


“시조 브리밀이시여. 부디.”


한 마디가 나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럼 모두 알비온으로 내일 출발하는 거네?”


어째서?


“무슨 소리냐는 표정인데. 이런 것 들고 가만히 있다가는 나중에 의심 살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도 외국인인데. 게다가 요즘 수업도 부실할 것 같고.”


“위, 위험할지도 몰라.”


“밀담을 들은 시점에서 안 가는 게 더 위험해. 그 왕녀님 사람이 좋은 건지 아니면 정반대인 건지 모르겠다니까.”


루이즈는 머리를 싸맸다. 그리고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된 이상 같이 가야겠지. 확실히 나름대로 전력은 되고 이 상황에서 말려봤자 따라올 테니.


“그럼 일찍 자자.”


“확실히 수면 필요.”


루이즈는 퀴르케와 타바사의 말에 풀어지려는 표정을 간신히 잡고는 침대에 누웠다. 내일을 위해.





카서스는 밤늦게 교무실로 왔다. 정확하게는 호출을 받고 찾아왔다. 교사들이 아무도 없고 오스만만이 앉아 있었다.


“용건은 결국 소환자의 뒷바라지라는 건가?”


“아아, 원래는 섬광의 왈드가 하기로 되어있었다네. 원래 본탑 붕괴만 있지 않았다면 며칠 뒤에 있을 사역마 품평회 에 말을 꺼내시기로 왕녀님은 계획하셨지만. 왈드 자작도 현재 수행하고 있는 일을 마치면 가능한 빨리 합류하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그분께서는 염려가 되셔서 말이네.”


“호오. 그래?”


당장 거절할까?


“알비온까지의 도정은 힘겹겠지만 무사히 수행한다면 보상은 넉넉히 하겠네.”


알비온이라.


“어째서 이런 일을 나한테 말하지?”


이유는 안다.


“그걸 이미 추론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네.”


제법이로군. 뭐 좋아.


“그렇다면 받아들이도록 하지. 좋은 대답이었네.”


어차피 루이즈에게는 세 번 도와주기로 했고 아직 두 번이 남아있다. 게다가 오스만에게도 어느 정도 뭔가 해줘야겠다는 느낌은 있는데다 목적지는 알비온. 거절할 이유는 없다.


“아 그런데 짐꾼 한 명 데려가도 되나?”


자신은 이 세계의 주민이 아니다. 어느 정도 지식을 쌓아두기는 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게다가 뭔가를 해야 하는 건 귀찮다. 잡일꾼이 있는 게 낫다.


“믿을만한 자라면.”


“기준이 애매모호하지 않은가.”


오스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일종의 도전인 것 같다. 확실히 아직 학원에 온 지 6일밖에 안 된 자신에게 이런 말을 꺼내다니. 하지만 답은 간단하다.


“그럼. 내 방에 있는 녀석을 데리고 가도록 하지.”


“호오.”


맞장구를 치지만 눈빛이 수그러들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장단에 맞춰주기로 하지.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이유를 대도록 하지.”


오스만이 바라보았다.


“우선 그 녀석은 귀족으로서의 명예에 충실한 자지. 그러니 왕실에서 내려온 일이 주어진다면 귀찮아하지 않고 잘 받아들일 거야. 그리고 결투하고나서 다른 학생들을 말렸지. 동시에 결투로 앙금이 있던 사이토와 같은 방에서 치료를 받았는데도 큰 트러블이 발생하지 않았고 또 그 부친은 원수의 직위를 맡고 있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오스만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고 카서스는 교무실에서 나왔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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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91 키리샤
    작성일
    08.05.27 10:12
    No. 1

    킹왕짱 만세~ 냐핫... 잘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대행자
    작성일
    08.05.27 12:50
    No. 2

    건필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Artist
    작성일
    08.05.27 16:06
    No. 3

    건필요..큭큭큭 내일도 3연참 기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sydm
    작성일
    08.05.27 17:49
    No. 4

    건필 양이 맘에 듭니다 ㅋㅋ

    앞으로도 이렇게만 올려 주시면 헤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조수니
    작성일
    08.05.27 19:36
    No. 5

    잘 읽고 가요.. 빨리전역하고싶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바부
    작성일
    08.05.28 00:07
    No. 6

    카서스는 포스드래곤이나 프라즘메틱 드래곤보다 강한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빛의추적자
    작성일
    08.05.28 00:24
    No. 7

    비축분의 힘이지요.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바부님 그건 좀 애매합니다만 12레벨 스펠인 카서스의 아바타는
    그 주문의 힘으로 세계가 날아가고 그레이터 갓 즉 상급신을
    둘이나 죽었지요. 카서스라는 인물이나 네서릴 시대의 마법사들의
    능력은 현재 룰북상 제대로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포스 드래곤이나 프라즈매틱 드래곤은 하급신인 바하무트를
    못 이깁니다. 그레이트웜이라 해도요. 어드밴스드를 붙이면 모르겠습
    니다만.
    그렇다고 누가 반드시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카서스의 레벨 자체는 3.5로 48이라고는 하지만 붙여야 할
    보정이 너무 많아서 말입니다. 48짜리 마법사라고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카서스의 아바타는 현재 룰북상 에픽 스펠로 dc를
    무한대를 해도 재현 불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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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32화 08.05.30 336 2 18쪽
31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31화 08.05.30 318 2 18쪽
30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30화 +5 08.05.29 428 2 18쪽
29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9화 08.05.29 327 2 18쪽
28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8화 08.05.29 374 2 18쪽
27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7화 +7 08.05.28 493 3 18쪽
26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6화 08.05.28 382 2 18쪽
25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5화 08.05.28 426 2 18쪽
»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4화 +7 08.05.27 498 2 18쪽
23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3화 08.05.27 439 2 18쪽
22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2화 08.05.27 413 2 18쪽
21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1화 +6 08.05.26 484 2 18쪽
20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0화 08.05.26 444 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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