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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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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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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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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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33화

DUMMY

33화 큰 위험이 지나갔다고 방심했다가 다시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 버렸다.





연속적인 위기는 그 전에 위기를 극복했어야만 되는 것이다. 처음에 무너진다면 연속적이라는 단어는 사용되지 않는다. 즉 연속적인 위기라는 말은 곧 그 상황이 벌어지는 동시에 연속적인 구원의 손길이 주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구원의 손길이 주어져야 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패닉에 빠져버린 승무원들 중 하나가 말을 걸었다.


“저, 저기.”


조용한 말이었지만 불안감이 가득한 말들을 내뱉기 시작하던 사람들 속에서는 확실히 구별되는 것이었다.


“현재 마력으로 움직이는 기기들이 죄다 고장 난 상황이지요?”


그래. 레티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드웨어 자체는 그냥 기계부품인 컴퓨터는 프로그램은 날아갔어도 작동은 하고 있고 그리고 마력으로 움직이는 것 중 가장 중요한 엔진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 레티는 깨달았다. 고개를 돌려보자 린디도 뭔가를 깨달은 눈치였다.


“즉 이 방의 밖의 물건이라면 제대로 돌아가고 있을 확률이 있습니다!”


그, 그렇군.


“저는 디바이스를 조정실에다 맡겨놓았습니다. 거기에는 프로그램도 있고요.”


기회가 생겼다는 소리인가.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아.


“단지 문제는.”


““““문제는?””””


메인 오더 룸의 대부분의 사람이 따라 말한다.


“버전이 너무 낮아요. 기껏해야 간단한 비행하고 통신 정……”


“당장 가져와! 어서!”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승무원이 당혹해하다가 뛰어나간다. 확실히 평상시라면 쓸모없는 걸로 판정했겠지만 당면한 추락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상관없다. 그렇다고 왠지 희망이 생긴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시그넘은 자신의 옆에 있는 주군을, 야가미 하야테를 바라보았다. 그녀, 야가미 하야테는 아스라의 위에 올라온 순간부터 굳어버렸다. 손으로 어깨를 잡아본다. 얼굴을 떨면서, 잔 경련을 일으키면서 자신을 바라본다.


“괜찮습니까?”


“아, 아. 괘, 괜찮아.”


척 보기에도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발록 같은 괴물을 가볍게 갖고 놀면서 하늘을 부유하는 칠흑빛 비늘로 무장한 드래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저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시 한 번 하야테를 바라보았다.


“힘드시다면 저것은 저희들이 맡겠습니다.”


말하면서도 빈말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만다. 저 드래곤은 자신이 상대해 온 종류와는 차원이 다르다.


“아, 아니야. 난 이래도 야천의 왕인걸.”


짐짓 허세를 부리지만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상당기간 그녀의 옆에 있었기에 알고 있다. 그녀가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은 입에 익었다기보다는 스스로의 개성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행동이다. 그녀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으며 그녀 자신도 공식석상에서는 표준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 지금 그녀는 정말로 힘겹게 마주보고 있는 것이다. 저 괴물들을.


시그넘은 다시 주변을 보았다. 아스라의 상부를 덮는 장갑들 다수가 박살나 보호받을 공간이 다 드러나 있다. 예컨대 아스라 내의 복도 등이 바로 보인다. 이래서야 차원공간이나 우주로의 이동은 어려울……아, 그건 아니군. 방화벽으로 막은 뒤 대기와의 마찰이 생기지 않는 차원공간을 통한 이동이라면 상관없겠군. 그래. 분명히 자신들이 돌입할 때는 아스라의 외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결국 이 파괴를 일으킨 것은 저 드래곤일 것이다.


드래곤이 팔을 움직인다. 발록 같은 것이 힘겹게 칼로 막는다. 죽 밀려난다. 터무니없는 속도다. 수십 미터가 넘는 거리에 있기에 보이는 거다.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보이는 거다. 바로 앞에 선다면 반응이나 할 수 있을까. 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동안이라도 그것을 상대하고 있는 저 발록 같은 것 역시 절대로 경시할 수 없다.


“어쩌시겠습니까?”


하야테를 바라보았다. 손에 힘을 주며 힘겹게 몸을 움직이는 모습에 말리고 싶은 느낌까지 들지만 야단만 맞겠지. 저 드래곤이 내뿜는 기운만으로도 일반적인 사람은 공포에 질리고 말겠지만. 하야테는 미소 짓는다. 평소처럼 기운이 넘치지는 않은 미소지만 그것만으로 안심이 된다. 그녀의 몸에서 일어나던 떨림이 멎은 걸 알 수 있으니까.


“좀 많이 어렵겠는디.”


“그러게 말입니다.”


웃으며 말했다. 하야테도 웃었다.


“뭐 그래도 단순히 상대가 센 건 뿐이니 그 때보다는 낫데이.”


어둠의 서 사건 말인가.


-샤멀, 비타, 자피라.-


전원에게 하야테가 염화를 날린다.


-지금부터 작전에 들어간데이. 바짝 긴장타라이.-


하야테가 다른 이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을 듣는 것과 동시에 계속 괴물들의 일전을 보았다. 발록 같은 것이 벌어진 거리를 좁혀오는 드래곤을 계속 바라본다. 그 옆에서 하나의 마법진이 나타났다. 그리고 공간에 틈새가 생기더니 또 하나의 발록 같은 괴물이 튀어나왔다.


-음-


하야테가 고민한다. 이제 어쩔까. 아직 전황의 우세가 바뀐 것 같지는 않다만. 그리고 시그넘은 알아챘다. 어느새 9 마리의 드래곤들이 있다는 것을.


“어, 어.”


잠시 당혹해하던 시그넘은 곧 어느 정도의 부자연스러움을 보았다. 드래곤의 앞에서 상대하고 있는 괴물들은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예를 들어 왠지 발이 해부학적으로 따질 경우 있을 수 없는 동작으로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거나 한 드래곤의 꼬리 사이에 다른 드래곤의 발이 들어가 있다거나. 확실히 구경꾼의 입장이기에 알아차릴 여유가 있는 것이겠지만. 그리고 저 드래곤들 역시 계속 움직이고 있기에 별 소용도 없지만.


발록 같은 괴물 중 하나가 손을 내민다. 9마리였던 드래곤들 중 하나를 제외하고 사라진다. 역시 환영계의 주문이었나. 시그넘은 숨을 들이쉬었다. 긴장이 조금 풀어졌다. 하지만 대체 뭘 했기에 환상이 사라진 거지? 현재 관리국에서는 환상을 하나하나 공격하거나 아니면 대량일 경우 그 환상을 분석해 방해파를 내보내 없애는 게 고작인데.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겠네.”


옆에서 하야테가 상황을 살피며 새로운 작전을 구상하는 것을 스쳐보곤 감상을 내뱉었다. 미지란 것에 공포를 느끼지는 않지만. 알지 못하고 대비되지 않는 무수한 일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시그넘.”


하야테가 말을 건다.


“우째 생각하노?”


아마도 의견을 묻는 것 같다. 그것에 관해 생각하면서도 시선은 계속 전투 쪽으로 향한다. 2:1 상황인데도 드래곤이 우세하다. 저들은 둘 다 적. 보통의 경우라면 둘 다 제압하겠지만 그랬다가는 당하는 건 이쪽. 가장 좋은 건 저 두 개의 세력 둘 다 괴멸하는 것. 아니면 남은 한 쪽이 전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대로 되지는 않겠지.


“역시 저 발록 같은 걸 돕는 게?”


“저들이 아까 네 명의 정신을 조작했습니다.”


하야테가 고민한다. 드래곤측을 도와봤자 배가 추락할 위험만 높아진다.


“일단 지켜보도록 합시다. 저들은 지금 팀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1:1에서 밀리면 그냥 당하고 있다고 봐야겠지만 상대가 여럿이라면 작전 같은 것을 짜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적은 가능성이지만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그라믄 일단 대기.”


지시가 내려졌기에 전투 자세를 취하면서도 상황을 본다. 발록 같은 것 중 하나가 공간도약으로 드래곤의 뒤로 간다. 드래곤이 재빨리 꼬리를 휘두른다. 발록 같은 게 날아서 피하나 드래곤이 꼬리를 휘두름과 동시에 몸을 돌렸다. 돌리는 와중에 발록 같은 게 드래곤의 날개에 맞고 조금 날아간다. 날아가는 걸 드래곤이 앞발로 움켜잡고 그 날카로운 이로 씹으려든다.


“아무래도……”


저건 유인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당하고 있는 거다. 다른 한 마리가 대검을 휘둘려 드래곤의 팔을 치려고 한다. 민첩하게 뒤로 물러나며 손을 놓는다. 뒤로 물러나기 위해 순간적으로 비행을 포기하고 아스라의 몸체를 밟는 것에 기분이 나빠진다. 밟힌 부분이 부서지는 게 눈에 보이니까. 잠깐 든 생각을 접고 다시 보자 풀려진 발록 같은 게 뒤로 가서 다시 자세를 잡는다. 왠지 작은 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불에 휩싸여 입기에 알기 어려운데도. 드래곤이 뜨거운 듯이 앞발- 아니 저 정도라면 손이라고 하는 게 어울리지도-을 흔들어댄다.


날렵하고 마른 허리. 대충 보아도 전신이 완벽할 정도의 근육질이라는 게 보인다. 환영마법을 사용한 걸로 봐서 지능도 평범한 인간을 넘어섰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덩치에 비해 이상할 정도로 민활한 동작. 볼켄리터 자신들은 애초에 병기로서 만들어졌기에 아무렇지 않지만 보통의 인간은 보는 즉시 겁에 질리고 말 존재감.


발록 같은 것 중 하나가 드래곤의 주위를 끌고 다른 하나가 부서진 내부 장갑 안으로 들어간다. 하야테가 비타에게 추적 지시를 내린다. 샤멀이 비타의 좌표를 계산한다. 여차할 때 전송 주문으로 바로 이동하기 위해. 자피라가 샤멀의 보호를 위해 주문을 전개할 준비를 한다. 드래곤이 다시 날개를 저어 움직인다. 분명히 저건 순수하게 근력만으로 날아다니는 것이다. 저런 거체를. 아무런 마력의 소모 없이.


드래곤과 상대한 적은 제법 있다. 어둠의 서 시절 링커코어 수집 당시에도 싸워보았다. 그 때는 그냥 마력만 강하고 덩치만 커서 상대하기 좋은, 그러나 링커코어의 질은 나쁜 생물이었다만. 저것은 다르다. 정말로.


-이, 이봐!-


비타의 소리다. 위치를 탐지한다.


-위험하다고!-


무슨 소리인 거냐! 드래곤을 슬쩍 쳐다보았다. 그건 여전히 놀고 있는 것처럼 여유 있게 느긋이 발록 같은 것을 공격한다.


-나노하들이!-


다른 하나의 발록 같은 것이 아스라에서 위로 날아온다.


-비타 빨리 설명을!-


비타의 위치를, 그녀의 마력을 느끼면서 몸을 옮기려 했다. 그 순간 그녀들이 나왔다. 마법으로 제압되어 있을 그녀들이. 나노하, 페이트, 크로노 그리고 시로가. 다른 셋은 공중에 떠 있지만 시로는 아스라의 상부 장갑 위에 멍하니 서 있다. 그녀들 세 명이 드래곤에게 공격을 시도한다.


-이런!-


시그넘은 몸을 움직였다. 다른 이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작전을 생각할 시간은 없다.





아스라의 메인 오더 룸에서 무기질적인 눈동자의 사람들이 키보드처럼 생긴 인터페이스들을 조작한다. 제일 앞에 보이는 커다란 화면과 각자의 앞에 뜨는 나름대로 소형인, 하지만 50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들을 번갈아보면서.


“기존 타겟 이외로 인해 진행 속도가 느려짐.”


“지금 플랜 3의 준비는 되었음.”


“플랜 2 발동 시간이 되었으나 플랜 3에 방해됨.”


“플랜 3이 실패 시 5분 뒤로 수정하라는 명령이 디바이스를 통해 도달.”


“플랜 3 발동 개시.”


“카운트는 5.”


“5.”


“4.”


“3.”


“2.”


“1.”


“목표는……”


그들 앞에, 메인 오더 룸의 가장 앞 측에 있는 초대형 디스플레이에 한 척의 배가 크게 잡혔다. 무방비 상태의 배가.





시그넘은 무기질적인 표정으로도 신체의 지침이 보이는 나노하의 측면에서 다가가 간단히 제압했다. 속으로 잘 사용하지 않던 비속어들을 힘겹게 떠올리면서.


“하아.”


나노하가 드래곤에게 엑셀 슈터를 날리는 걸 보았고 단 하나도 맞지 않고 드래곤의 근처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았을 때부터 한숨이 자꾸 나왔다. 결국 저것도 풀드라이브로만 공격이 통하려나. 바인드는 당연히 안 먹히겠고. 아니, 저 크기부터가 바인드로는 무리군.


타카마치 시로는 공중을 날지 못했기에 전처럼 바인드 한 번에 무너졌다. 크로노와 페이트를 제압하려고 했지만 접근전에 능한 그들은 드래곤 근처에서 돌아다니고 있었고 발록 같은 것들도 주변에 있기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신이 지배된 상태에서 문득문득 드래곤의 옆에서 벗어나려다 갑자기 다시 다가가는 행동이 보인다. 그것이 반복되었기에 지금은 그 틈을 노리고 있지만.


자신들 중에서 페이트의 바르딧슈 잔버 폼만은 드래곤도 경계는 하고 있는 것 같다. 강대한 마력을 쏟아 부으면서 공격해오는 것은 여전히 위압적이다. 단지 크로노의 공격은 사실상 통하지 않는다. 카트리지는 넉넉하지만 힘들군. 정말로.


바르딧슈의 잔버 폼도 마구잡이로 사용하지는 못하기에 드문드문 공격하고 있기에 현재로서는 발록 같은 것들만이 드래곤을 위협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저것이 정말로 드래곤이라면 어째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브레스를 사용하지 않고 있단 말인가?


의문이 든다. 그들이 위협이나 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생각해봤자 안 좋은 일이지만 어째선지 불길한 생각이 너무나 잘 들어맞아 떨어지고 있다.


“역시.”


그것은 위엄이 있고 듣는 것만으로도 경직할 것 같은 무겁고 차가운 음성이었다.


“이곳의 인간들은 재미가 없군.”


비웃음이 서린 드래곤의 목소리다. 그 존재감이 더더욱 짙어져간다. 드래곤이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 같은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도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다. 너무나도 당연히 받아들여진다.


“날파리들은 귀찮으니까 지금 죽이도록 하지.”


드래곤의 고개가 페이트 쪽으로 향한다. 마력을 최대한으로 넣고 최고속으로 비행한다. 몸이 찢어질 것 같지만 페이트를 밀쳐내는데는 성공했다. 드래곤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했다.


“네놈은 인간보다는 구조물에 가깝군. 뭐 상관없어.”


드래곤의 손이 정확하게 날아온다. 뒤로 피해도 옆으로 움직여도 아래로 하강해도 위로 상승해도 달아날 수 없다는 예감이 들었다. 고속이동에 들어가기 전에 끝날 것이다.


“음?”


드래곤이 손이 멈췄다. 고속이동으로 사정거리에서 벗어났지만 그것은 신경 쓰지 않고 아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따라서 밑을 보았다. 아스라의 진로가 변경되고 있었다.





레티는 디스플레이를 보았다.


“휴우.”


한숨을 내쉬는 승무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디스플레이에는 간단하게 문자와 화상이 잡힌다.


“이 상태로는 배리어 전개라거나 공격은 생각도 못하겠네.”


무심결에 나온 불만이었다. 린디가 반론한다.


“추락은 어떻게든 넘겼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방금 전까지는 추락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정상적인 기동이 불가능한 현재의 상황에서 만족할 수는 없다.


“현재 할 수 있는 게 간단한 비행과 평소보다 제한된 통신이라는 건가.”


“아스라와의 거리를 봐서는 현재 연락할 수 있는 쪽은 디바이스 서너 개 정도가 고작이라.”


전에 조난당했다고 하는 시공항행선도 이보다는 사정이 좋지 않았던가? 레티는 과거의 자료들을 떠올려보았다.


“일단 통신 능력의 저하로 인한 관제의 영역은 매우 좁아졌어.”


때문에 세밀한 작전이 필요해진다. 긴급 상황인 지금 통신을 통한 정보의 파악이 극단적으로 줄어진 것은 치명적이다.


“우선 지금쯤이면 아스라의 메인 오더 룸을 제압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알칸쉘 발동이 시작됐을 무렵부터 상황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유능하고 믿을만한 부하들이니까.”


린디의 대답에 미소를 지었다. 주변에서 놀란다. 아, 이런 것에 일일이 반응하지 말라고.


“그래. 그들은 어떤 위험이라도 극복해낼 정말로 강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과 기사들이니까.”


자신과 그녀의 부하들에게 칭찬을 퍼붓는다.


-EMERGENCY-


화면에 저 글자가 떴다. 메인 오더 룸의 가장 앞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쉬지를 못하게 하는군.”


“아 또 뭐야.”


“진짜 누가 저주라도 한 거냐?”


보통 때라면 철저히 추궁해 군기를 잡았을 불평들이 승무원들에게서 터져 나왔지만 말리지 않았다. 가담하고 싶은 충동으로 가득해지고 있으니까.


“무슨 상황이지?”


“그, 그게.”


아직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메인 오퍼레이터가 말했다. 평소에는 분명히 잘 기억이 났는데.


“알칸쉘은 이런 단시간에 연속으로 사용하지 못해.”


그건 확실하다. 솔직히 연발이 가능했다면 탑재함이 정말로 적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위험 병기를 함부로 배치시킬 수는 없으니까. 시공관리국이 허술한 데가 있음에는 부정할 수 없지만 본부에서의 허가를 받고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내버려두기에는 불안요소가 너무 크다.


“아무튼 위급상황입니다.”


오퍼레이터의 말은 뭔가 황당하다는 느낌마저 있었다.


“그 위급상황이라는 것을 어서 설명해봐. 궁금하게 해서 관객의 반응을 크게 할 요령을 부리는 것을 용납할 정도의 국면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텐데?”


오퍼레이터가 뭔가 말하려다 입을 다문다. 어휘를 고르는 것이겠지. 지금 따져봐야 파악만 늦어지니까 기다려주자.


“그러니까 그, 그게.”


어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아스라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게 뭐 어쨌다고, 라고 말하려 했다.


“경로를 봐서는 본함입니다.”


하아. 아까부터 석연치 않더니.


“그 말은 즉.”


린디가 오퍼레이터의 말뜻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답을 알고 있는 입장이니까 어서 명령을 내리자.


“지금 낼 수 있는 전속력을 낼 준비를 하도록.”


린디가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는 것을 보았다. 방심했구나. 지금은 여전히 작전 상황이다. 방금 전에도 그런 위험에 있었는데도. 하긴 그런 게 보통의 경우기는 하지만.


“아스라가 돌격해온다는 뜻이지?”


그래.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는……전함끼리 충돌해서 서로 폭발해버린다는 소리다.














여담이지만 1부는 47화에서 끝나고 2부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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