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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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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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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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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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39화

DUMMY

39화 지옥이 이 세상에 강림하는 건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해버렸다.





웨일즈는 잠시 고민했다. 말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저것들은 유령. 마법은 통하는 것 같지만 수가 많다. 자신이 데리고 온 병사들은 기병. 말에서 내려서 싸울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달한 지시를 병사들이 수행하는 동안에 적들은 다가온다. 사람들이 저것들을 보고 패닉을 안 일으킨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다. 당장 생각나는 공격수단은 말에 탄 채로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뿐.


그건 무리다. 반역자 무리들에 의해 쫓기곤 쫓겨 뉴캐슬에 남은 수백 명은 죽음이 목전에 왔어도 남을 만큼의 충의를 가진 자들로 상당수가 귀족, 즉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메이지이고 여기 있는 기병들 역시 메이지인 경우가 많다. 황태자 즉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니까. 그냥 평민 무리라면 마법을 사용해 기세를 죽이고 일일이 격파하는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무리. 한 가지의 방법 밖에 없겠군.


떨고 있는 부하들이 보인다. 그래도 달아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과연 정예.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이런 곳에서 희생시킬 수는 없다.


“마법으로 견제 후 뉴캐슬까지 후퇴한다!”


주문을 읊조리는 소리들. 웅얼거리는 말에 지팡이에 힘이 모인다.


“전원 조준!”


난사해봤자 앞의 몇몇만 쓰러질 것이다. 그리고 이쪽에 도달하는 무리들이 있을 것이고. 마법이 통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 견제고 뭐고 다 불가능하기에 바로 달아나야했겠지만.


“발사!”


사물을 태워버릴 화염과 스치는 것만으로 주위에 서리가 끼칠 한기, 그리고 강력한 뇌전들이 쏟아졌다. 선두에 오던 유령들 상당수가 소멸했다. 어디까지나 선두에 있던 것들 중 어느 정도만.


“후퇴한다!”


고삐를 잡았다. 도망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는지 평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말이 움직인다. 마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만 지금의 병력으로는 천 마리 가량 되는 유령 중 수십을 쓰러뜨리고 전멸할 뿐이다.


뒤따라오는 말 특유의 달리는 소리. 조금 더 달리다가 앞에 장애물이 없는 것을 확인 후 고개를 돌렸다. 유령들은 계속 따라온다. 그들 특유의 희미한 빛 때문에 밤중임에도 간단히 눈치 챌 수 있다. 게다가 간격이 좁아지고 있다. 게다가 공중을 날아다니고 있다. 길을 따라가야 하는 말에 비해. 저것들은 속도도 빠르고 경로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다는 거다.


“이런!”


신분상 딱히 욕설을 배우거나 들은 게 없었기에 나오는 말을 지껄였지만 여전히 마음은 불쾌하다. 방금 전과 같은 말로는 가슴에 차오르는 짜증과 한탄이 지워지지 않는다. 간신히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목숨을 걸 각오는 허무하게 날아갔지만 그래도 기뻤는데. 희망이 있을 줄 알았는데.


“되는 일이 없어. 진짜로.”


앞으로 달린다. 제일 뒤쪽에 있는 병사들 중 몇이 쓰러졌다.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 이런 데서 죽을 수는 없다.


말의 힘줄이 돋아나있다. 최대한 힘을 내주고 있는 거겠지. 그래도 간격은 좁아지고 있다. 다시 뒤를 보았다. 왈드 자작이 말에서 내려서 그리폰에 올라타고 있다. 아, 그렇군. 그의 직책이 떠올랐다. 반란자들의 패거리의 비밀공작으로 판단했을 때 그들의 꼬투리를 잡기 위해 은밀 행동을 할 필요가 있었다. 정찰병 몇을 선행시키고 본대를 이끄는 식으로 움직이기로 했고 그리폰은 눈에 뛰기에 그 역시 말을 타고 왔었다.


미스 발리에르가 그리폰에 올라탄다. 평민 사역마가 따라 타려하나 미스 발리에르의 발에 걷어차인 채 굴러 떨어진다. 사역마를 저렇게 다뤄서는 안 되지 않나? 제3자가 간섭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도 저건 아니다.


넘어진 사역마가 등에 맨 장검을 휘두른다. 유령 중 하나가 그냥 다가오다 칼에 상처를 입고 뒤로 물러선다. 마법이 걸린 검인가? 분명히 낡은 검이었는데? 아, 이런 거 볼 때가 아니지. 웨일즈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여전히 장애물이 없는 넓은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확인 후 신경이 쓰여 사역마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유령들이 주저하고 있었다. 시간을 벌어줘서 고맙군. 유령 중 한 무리가 사역마가 있는 쪽이 아닌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공중에 떠서 오는 것도 있었다.


말은 아직도 달려주고 있다. 병사들은 이미 산개했다.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은 없지만. 어찌되건 자신은 살아남아야 한다. 현재 실질적으로 집권자인 자신이 사망하면 이제 알비온은 일어설 수 없게 되니까.


재갈과 연결된 고삐를 흔들어 말을 몸을 후려친다. 말의 속도가 일순 오른다. 감각이 날카롭고 목이 탄다. 긴장감에 갈증이 생기고 짜증의 정도는 일직선으로 상승해간다.


잠깐 뒤를 돌아본다. 유령의 분포를 일순간 읽고 고삐를 틀어 말의 이동 경로를 바꾼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는 몸을 묶는 것 같은 스산함을 지워주지 않는다. 아니, 갈수록 커져갈 뿐이다.


어느새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유령 하나. 말의 경로를 수정한다 해도 회피는 불가. 지팡이를 잡고 말에서 뛰어내렸다. 간단한 바람 주문으로 떨어질 때의 충격을 줄인다. 그래도 구르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흙과 충돌한 뒤 시야에 땅과 하늘이 오고가는 걸 몇 번. 이를 악물고 일어선다.


온몸이 쑤신다. 지팡이는 놓지 않았다. 앞으로 달려간 말은 비실거리면서 쓰러졌다. 견제를 위해 바람의 칼날을 날렸다. 유령이 가볍게 피하나 덕분에 거리는 조금 벌었다.


“으갸아아아아!”


잠깐 고개를 뒤로 돌려버렸다. 빛나는 검. 틈을 보였다! 놀라서 바로 원상 복구시켰다. 유령이 돌격해오고 있다. 정신을 집중해 날아오는 방향으로 바람의 구체를 날리고 옆으로 뛰었다.


“오오. 파트너! 강한 감정이야말로 내 진짜 힘을 깨우는 수단이라고! 뭐 말하기 전에 풀어냈으니 의미는 없나?”


처음 듣는 목소리가 커진다. 커지고 있다?


유령에게 견제 주문을 날리고 뒤를 확인. 확인……


“이봐! 적 좀 끌고 오지 말라고!”


소리쳐버렸다. 빛나는 검을 든 채 유령들에게 쫓기는 아까의 평민 사역마를 보고.


“시끄러! 이 바보 황태자! 난 죽기 싫다고!”


“맞아! 파트너! 그래야 전설의 사역마지.”


태도를 정정해주고 싶은 의욕이 솟아오르지만 그럴 여유는 없다. 아니, 그보다 목소리가 두 개네? 들려오는 방향을 추측하면 저 평민 사역마의 위치인데.


“인격이 부여된 검인가.”


낡은 검 대신 괜찮아 보이는 검을 들고 있다. 쫓기는 와중에 다른 사람의 것을 들 수도 없고 힘을 개방한다니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이 추론이 맞겠지. 사역마가 옆에 왔다. 지쳐있는 것 같다.


“어이. 힘이 봉인된 검이면 개방됐으니 저거 없앤다고 할 수는 없나?”


“아, 그건 무리. 일일이 벨 수 있다면 되지만.”


검이 말하는 게 확실하다. 앞에 있던 유령이 간격을 벌렸다. 역시 지능이 있다. 아니, 좀비도 아니고 유령이니 지능이 있겠지만.


뒤에 있던 유령들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포위를 시작한다. 피하기 위해 뛰다가 빈틈을 드러내 당할 가능성이 높기에 저지할 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사역마와 등을 맞대고 가능한 빈틈을 없앤다.


“별로 등을 맡기고 싶지 않은 경우인데 어쩔 수 없군.”


“오오, 이건 내 6000년의 기억에도 없던 위기! 파트너! 용감하게 싸워보자고.”


“시끄러. 델!”


멋대로 떠들고 있군. 딴 사람 이야기라 할 수도 없지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유령들이 작전을 짜고 있는 것 같다.


“준비하도록.”


“파트너. 힘내보라고.”


평민의 대답은 없다. 유령들이 간격을 좁힌다. 여기서 끝이려나. 웨일즈는 조용히 가장 강력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눈을 감도록.-


머릿속에 직접 전하는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왠지 모르게 적이 있는데도 눈꺼풀을 닫았다. 감은 눈에서도 느껴지는 강렬한 빛. 눈을 뜬 채로 봤다면 두 번 다시는 빛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 것 같은 빛이 뜨거운 열기와 함께 나타났다.


-그대들의 기지로 돌아가서 최대한 준비를 갖추도록 하라.-


머릿속을 헤집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고 눈을 떴다. 근처에 있던 유령들이 도망치고 있었다. 조금 뒤쪽에 있었던 유령들은 모두 증발해버렸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모르겠습니다. 웨일즈 황태자님.”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경어를 사용하고 있는 미스 발리에르의 사역마가 있었다. 이 사역마 역시 소리를 듣고 눈을 감은 것 같다. 실명하지 않았으니까. 뭐 좋다. 조금 전의 무례 정도는 참도록 하자. 지금 소재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이 인물밖에 없으니.


지금 중요한 것은 누가 준 기회인지는 모르지만 이 기회를 이용해 돌아가서 저것들을 대항할 수단을 찾아내야 한다. 웨일즈는 굳게 다짐했다. 그리고 뉴캐슬로 향했다. 마법이 깃든 검을 가진 평민 사역마와 함께.





스펙터는 고민했다. ‘괴물’의 던젼에서 빠져나와 현재 진행하는 모든 일의 주동자인 그것은 마을로 돌아왔다. 처음에 병사들이 왔을 때는 새로운 부하가 생기는 것이라고 여겼지만.


마법사의 비율이 너무 높았다. 자신이 죽기 전, 그래 수십 년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이왕 목격된 이상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마지막 방해에 의해 수백에 달하는 부하가 소멸했다. 그들은 태양빛을 잠깐 쐰다고 상처를 입지 않는다. 그 빛은 마치 ‘괴물’이 사용하는 힘 중에 하나와 매우 유사하다. 시체에서 영혼을 빼앗아 다른 이들의 영혼을 먹는 괴물로 만들어내기도 하던 그 ‘괴물’이 갑작스레-그러고 보면 ‘괴물’의 행동은 늘 갑작스러웠다.- 자신이 제작한 것들을 없애버릴 때 사용하건 것과.


설마 ‘괴물’이 등장한 건가? 아니다. ‘괴물’은 아니다. 육체조차 이 실체가 없는 음의 존재로 변질되었지만 아직 직감이란 것은 남아있다. 과신은 금물이지만 이 경우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 ‘괴물’이 이런 행동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다. ‘괴물’이 공격했다면 자신과 부하들은 단 하나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새로운 적이라는 소리다. 그러나 이미 다 드러난 이상 숨는다거나 하는 선택을 하지는 않겠다.


그래도 위기를 대비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상황. 우선 알비온의 국력은 강해진 것 같다. 수십 년간 전쟁은 없었던 것 같다. 뉴캐슬의 방비는 예상 이상으로 튼튼할 것이다. 의외로 수확이 많았기에 하루 정도만 더 부하를 불리고 공격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준비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까 참견한 존재는 건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그 존재 역시 아까의 그들을 구하기 위해 개입한 것 말고는 더 이상 공격하지 않으니까. 뉴캐슬의 침공이나 그 외의 것을 생각해서 움직였다면 지속적으로 공격을 퍼부었겠지. 그래. 우선 병력을 모으자. 지금까지의 페이스로 부하를 모으기는 이제 좀 어려울 것이다. 다소 모이는 속도가 늦어져도 3일 뒤라면 충분하겠지. 그리고 뉴캐슬을 함락시키자.





울리사리드 소서러는 스펙터들이 도망치는 것을 보았다. 상식상으로는 저렇게까지 대규모의 스펙터가 출몰하는 일은 없지만. 나타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모든 환상을 비웃는 탐지의 주문을 사용해도 환상이 아니었다.


귀찮게 됐군. 소서러는 잠시 회상했다. 이상하게도 ‘먹이’들을 찾기가 곤란했다. 주변의 마을 상당수가 이미 비어져있었다. 피난 같은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사라져버린 것이다. 현재 변이 중인 일리시드의 개체는 300이 좀 넘는다. 처음 계획에서는 보호 중인 천이 좀 넘는 모든 유생체를 변이시켜 전장에 보내 상당수를 죽게 놔두고 그 뇌를 뽑아내 엘더브레인을 제작할 생각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먹이’들이 없는 환경이 아니었다면.


혼자서 교육을 시킬 숫자도 아니며 엘더브레인을 통한 검열도 없었기에 진정한 일리시드로서의 자격을 쟁취할 시험을 받지도 못한 무리들이기에. 대다수가 죽게 놔두는 데에는 딱히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애초에 자신 같은 울리사리드나 완벽한 자가 나올 가능성도 극히 드물다. 완벽한 자에 대한 증오 덕분에 다른 울리사리드보다 나약한 일리시드에 대한 경멸의 정도가 적지만 없는 것도 아니니까.


뭔가가 인간을 사냥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간단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경로도 파악했다. 정말로 귀찮게 되었다. 스펙터는 그렇게 강력한 존재는 아니지만 통상의 ‘먹이’들에 비해서는 절대적인 힘을 지니고 있기에 막 변이를 마친 어린 일리시드들에게 상대하게 하기는 버겁다. 단순히 버거운 정도라면 문제가 없다. 일부러 살해당하게 할 작정이었으니까.


가장 큰 문제는 하나다. 결론적으로 스펙터에게 살해된 존재는 스펙터가 된다. 살해한 스펙터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존재가 된다. 여기까지도 문제는 없다. 문제는 같은 유령이면서도 레이스와는 달리 육체까지 실체가 아닌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엘더브레인이 생기기 위해서는 일리시드나 울리사리드의 뇌가 필요하다. 즉 스펙터에게 살해당하는 것은 정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결국 소서러는 화려한 차림을 한 마법사와 우주선에서 본 차림과 유사한 특색을 지닌 복장의 마법 무기의 소유자를 도와줬다. 자신과 곧 나타날 부하들이 직접 싸우는 것은 손해. 그리고 그 두 ‘먹이’는 관찰한 결과 습격당한 걸로 보였고 스펙터에 대항할 수단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어딘가로, 아마도 그들의 기지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아마도 뉴캐슬이라는 곳이겠지. 거리상.


뉴캐슬을 습격할 계획 자체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들이 죽게 놔둬서는 스펙터들을 상대하는 게 귀찮아진다. 실질적으로 스펙터를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나 자신이 터득한 소서러의 힘은 강력하지만 그 용도가 제한되어있다. 위저드라면 전멸시키는 것이 가능……아, 위저드 역시 적이 뭔지를 모른 채 통상적인 준비를 하고 움직인다면 전멸을 시키기는 어렵다. 어지간히 강력하지 않다면. 아니면 위저드 중에서도 메모라이즈의 제약을 벗어난 멘탈리스트라면 모를까. 물론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멘탈리스트만큼 위험한 것도 없지만. 그런 존재는 네서릴에서도 가장 강력한 마법사들의 영역이다. 예컨대 네서릴 붕괴와 함께 죽었을 천재 카서스라던가하는 인물만이 도달한 영역. 뭐 잡생각은 그만하자. 울리사리드의 소서러는 다시 생각을 이었다.


저것들은 통제된 움직임을 보인다. 자신이 공격하기 전까지 확실히 조직적인 움직임까지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지휘하고 있는 존재가 있다. 조금 무리해서 여기 있는 녀석들을 모두 쓸어버린다고 해도 지휘부가 도망쳐서는 의미가 없다. 정말로 한 번에 모두 다 쓸어버리지 않는 이상 전멸은 힘들다.


스펙터들은 아마도 위험세력을 없애버리려 들 것이다. 저 정도로 대규모라면 그게 합리적이다. 그래도 뉴캐슬로 갔을 ‘먹이’들이 정보를 전할 것이고 그들은 대항을 하겠지. 얼마나 막아낼지는 모르지만. 그래봤자 어지간해서는 전멸할 것이다. 하지만 스펙터들은 모이고 말겠지. 성을 함락시키기 위해서. 지휘부는 따로 떨어졌을 확률이 있다. 어느 쪽이건 상관이 없다. 지휘부를 섬멸하는 것도 군집된 놈들을 없애버리는 것도.


소서러는 공간을 넘어 일리시드로 변이되는 무리가 있는 마을로 돌아갔다. 스펙터가 나타난 이상 변이가 끝날 때까지 300이 넘는 일리시드를 지키기 위해 계속 이 마을에 있어야할 것이다. 행동할 수 있는 건 변이가 완료될 3일 뒤인가. 그 시간이 되면 전쟁을 시작하자. 뉴캐슬을 함락시키고 일리시드를 계속 소모시키자. 그리고 엘더브레인이 탄생할 것이다.





카서스는 숲길을 거닐었다. 어둠 속에서 두 개의 달이 빛난다. 그 마법사의 던전의 입구는 이미 파악했다.


“도시 하나 사이즈가 넘는군.”


던전의 밖을 돌아다니다보니 명쾌하게 알게 된 사실이다. 그 외에도 알아차릴 수 있는 정보는 많았다.


“그 쪽에서는 손 쓸 생각이 없군.”


역시 자신이 어떻게든 힘을 사용해서 소모되거나 아니면 틈을 보이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쪽도 가만히 있는 수밖에 없다. 저 던전 안에는 수천이 넘는 괴물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악마들의 장군을 하고 있는 발러들이나 천상계의 존재들이 나타나도 신이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부술 수단은 정말로 많지만 힘의 소모를 피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준비가 필요하다.


던전의 방어를 뚫지 못할 것도 없지만 수백 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만들어진 것이라 역시 힘의 소모가 거대할 것이다. 유인해서 나와도 한 개체만 나타날 경우 죽여 봤자 즉시 영혼을 클론의 몸으로 이동시키고 다시 나타날 것이다. 그런 차륜전 역시 그 마법사가 생각할 만한 수단이며 그를 위한 조치도 취해났겠지.


던전 안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히 바보짓이고. 한 번에 그 마법사의 클론을 죄다 폐기시키거나 아니면 여력을 남기고 던전의 방어를 지워버릴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미 생각한 수단은 있다. 단지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문제.


사용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 하나의 사실을 인정하는 것 뿐.


그렇기에 주저하고 있다. 수백 년의 삶을 살아오면서 언젠가 그렇게 되고 말 것임을 알고 있었으며 네서릴의 붕괴와 함께 확정된 것이라 해도. 삽질이라거나 실수했다거나 말하면서도 당장이라도 바꿀 수 있는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었던 일들이 명백히 증명하고 있는데도.


일단은 지켜보도록 하자. 어차피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 혼란이 가중되어야 한다. 그때까지 약간의 마법물품을 만들도록 하자. 간단한 거를 만들기 위해 쓰는 시간 정도는 그 마법사의 공격을 막거나 대비할 여력이 있다. 자금도 어느 정도는 있다. 정말로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나 자금은 전혀 없지만. 이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도움이 된다.


계획이 시작되는 시간은 혼란이 가중되는 때. 역시……


“3일 뒤가 되겠군.”


카서스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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