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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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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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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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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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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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37화

DUMMY

37화 답을 알고도 다른 선택을 할 만한 이유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잘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현실을 알아버렸다.





병사들의 형식적이고 간략한 검사가 끝났다.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귀족이 다섯이니 증명 불가인 두 명에게 딱히 의심을 품는다거나 추가로 검사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카서스는 느긋하게 일행을 따라 응접실로 들어갔다. 스스로를 웨일즈라고 칭한 금발의 청년이 있었다.


루이즈와 웨일즈 황태자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루이즈가 편지를 건네받는 것을 보았다. 게르마니아의 황제와 트리스테인의 황녀가 일단 약혼한 것은 사실이니까 만약을 대비해 돌려준다는 식의 대화였다. 자, 이제 자신이 약속했던 3가지 도움은 모두 완수했다. 도움을 받은 당사자가 모른다고 해도 상관은 없다. 이제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도록 하자. 카서스는 방에서 나왔다. 게르마니아 출신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퀴르케가 이미 나와서 다른 곳으로 지나쳐가는 것을 보았다.


“내 방은 어디지?”


웨일즈가 있는 응접실의 앞에 있는 병사에게 물었다. 이 알비온에서 매듭을 지어야 할 일이 생겼지만 하루 정도는 휴식을 취하자. 작은 규모의 일은 아니니까 단번에 해치울 수는 없다. 검토하고 있는 계획은 여러 개. 동시에 전부를 진행할 수는 없기에 선택이라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걸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병사를 따라 귀빈용 침실에 들어갔다. 당연히 귀빈용이라는 말처럼 1인실. 병사가 간단히 인사를 하고 나가자마자 침대에 누웠다. 후환은 미리 없애야한다. 어차피 이 세계에서 볼만한 것은 사실상 없다. 알비온이 떠있는 이유도 처음 생각한 것과 그렇게 차이나지 않을 것 같으며 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갈려면 무수히 많은 귀찮은 일들과 상대해야 한다.


귀찮다라…… 그렇군. 확실히 지금의 자신이 그 사건 전처럼의 활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몇 번 다시 회복하려고 해봤지만 곧 권태의 늪에 빠져들었을 뿐이다. 네서릴의 몰락으로부터 흘러간 시간이 얼마 안 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시간이라. 그래. 조금이라도 우위를 위해 움직여보자. 처음부터 선택하기 위해서 들어왔지만 어느새 기회를 날려버리려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카서스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몇 마디를 읊조렸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이 펼쳐졌고 막혔다.


“휴우. 생각한대로기는 하지만.”


카서스는 인상을 썼다. 이곳에 먼저 온 그 마법사의 요새는 강력하다. 그래. 아마도.


“만드는데 백년이 아니라 수백 년은 걸렸겠지. 저 요새.”


이래서야 요새의 근방으로 직접 이동해야 한다. 알비온에 있는데도 탐지의 마법이 막힌다. 정말 강고하게도 만드셨군. 못 뚫을 것도 없긴 하지만 그거야말로 저쪽이 원하는 것이다. 힘을 상당히 많이 소모할 테니까. 역으로 공격당할 가능성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매사에 조심하고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용할 만한 플랜은 얼마 없다. 하지만 유효한 수단이다. 말은 넉넉하다. 해야 할 것은 사고의 허점을 찌르는 것. 그 마법사가 요새에서 나온다고 해도 단순한 방법으로의 처리는 더 귀찮은 사태를 만든다. 클론 수십이 동시에 공격해오면 마법 물품의 가호를 받지 못하는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상대하기 어렵다.


요새 안에 들어가는 것은 더더욱 바보짓. 마법사의 던젼이나 연구실이 아니라 일반인의 것이라면 오히려 그들의 기지에 들어가 적절한 마법으로 의사소통을 혼란시키거나 약간의 정신 조작을 가한다거나 하는 온갖 방법이 있지만 비전 지식의 탐구자들의 연구실이나 요새, 즉 위저드의 것이라면 소용없다고 봐야겠지.


하지만 그런 것을 무시할 방법은 생각했다. 그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별로 사용하고 싶지 않다. 정확하게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자체가 들지 않기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그런가.”


카서스는 중얼거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정 못 할 것도 없지만 그렇기에 인정해서는 안 되는 것. 수백 년간의 시간을 살아온 세계 자체가 멸망하고 그것이 자신의 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자가 무기력하기는 하지만 수일 만에 죄책감을 날려버린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잠시 사고를 중단하자.


그것을 사용할 것인가 아닌가는 준비해야 할 것을 다룰 때까지 보류하도록 하자.


그는 생각을 중단했다.


“일단 지금은 쉬자. 해야 할 일은 많으니까.”


본격적인 행동은 내일부터 하기로 했으니까. 이곳을 떠나서 알비온 전역을 돌아다니면 정보를 모아야 한다. 특히 그 요새의 근방에서. 자신의 길을 막는 걸림돌이라면 돌아가면 되지만 그 정도의 능력자는 걸림돌 이상이기에 돌아가려는 것조차 못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반드시 부서뜨려주겠다. 그 마법사를.





“이상하군.”


병사는 중얼거렸다. 현재 왕당파의 본부인 뉴캐슬에서는 신속히 정보를 전달할 수단이 있다. 다만 그런 종류의 수단은 어디까지나 도시와 도시 사이에서나 통용되는 것. 보통의 마을들에는 직접 알리려 병사들이 파견된다. 다소 큰 마을이거나 유력가가 있다면 메이지인 귀족이 움직이기도 하지만. 소규모인 데니까.


어둠이 자욱하게 깔려있기에 거리에 사람이 드물거나 없는 것은 이상하지 않지만 인기척이 아예 없지는 않아야 한다. 인기척이 느껴져야 하는데. 마치 전쟁 중에 생긴 폐허를 돌아다니는 것 같다. 부서진 곳 같은 데는 없지만. 병사는 횃불을 조금 움직였다. 열기가 잠깐 얼굴을 지나간다. 아, 실수할 뻔했군. 화상 입을지도 몰랐다고.


병사는 그치지 않고 중얼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임무에 지원 안 하는 건데. 자꾸 주변이 신경 쓰인다. 횃불 속에 보이는 건물에는 이상함이 없다. 전쟁의 재액이 미치지 않은 곳. 즉 침략 받지 않은 곳이다. 역시 낮에 올 걸 그랬나? 그는 다시 한 번 후회했다. 역시 한 번 일하는 척하고 휴식을 누리려고 꾀부린 게 잘못이었나? 갖은 생각을 하면서 발을 옮겼다.


“그, 그래도 딱히 아무 일도 없잖아.”


아무 일도 안 생긴 게 이상한 거라는 상념을 애써 무시한다. 그는 눈을 깜빡였다. 그래. 자신은 말할 수 있다.


“아무도 없나!”


목청껏 외쳤다.


“야심한 밤에 미안하지만 아무도 없는가!”


메아리가 울려 퍼진다. 갈수록 작아지는 자신의 목소리에 왠지 한기를 느낀다. 별 수 없군. 그는 근처의 집의 문을 열었다. 잠겨있지 않았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은 부정확한 정보라도 말하자. 흥미를 끌만한 내용이라면 나올지도 모른다.


“어이. 전쟁이 끝났다고!”


답변이 없다. 혹시 단체로 피난이라도 간 건가. 여기는 뉴캐슬과 멀지 않은 곳이다.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 봉변당하기 전에 이동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횃불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사람이 방금 전에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피난을 간다면 금품이 되거나 일정한 정도의 식량이나 옷가지를 들고 가야 하는데. 병사는 집에서 나와 다른 집으로 갔다.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다. 중간 중간에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별 일이 다 있군.”


단체로 피난한다면 챙기다 말고 가야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의아스럽기는 하지만 넘어갔겠지. 그런데 전부 다 얼마 전까지 생활을 하던 흔적이 있다. 짐을 챙기거나 하지도 않고. 마치 사라지게 될 때까지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한 것처럼.


“유령이라도 떼거지로 나타난 저승으로 끌고 가기라도 한 건지.”


병사는 말을 해놓고도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리고 뉴캐슬로 향했다.





해가 막 뜨기 시작했다. 붉은 장막에 흐려진 듯이 새빨간 빛을 반사하는 성채를 잠깐 흘겨보던 기쉬는 어느새 발을 옮기는 카서스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어디 가시는 겁니까?”


“하기로 한 일은 끝나지 않았나? 그리고 예상하고 있던 적은 이미 없고.”


카서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여기 출신입니까?”


“여기는 내 고향이 아니네.”


“그럼 어디인가요?”


그가 잠깐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순간 모든 것이 부서져 버린 것 같은 공허가 느껴졌다. 지금까지 갖고 왔던 생각도 과거의 추억들이 파괴되어 버린 위태위태한 것이었다. 그런 것이 지켜보고 있다. 절망과 광기가 또렷하게 노려보고 있다. 파괴된 무언가가 무언가를 파괴하려 든다.


기쉬는 힘겹게 눈을 움직였다. 시선의 마주침이 중단되자 몸에서 힘이 빠졌다. 두려움이 계속 이어지는 와중에도 다시 눈길을 앞으로 향하자 평소처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눈을 한 카서스가 있었다.


“나에게는 이제 고향이 없다네.”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태연한 목소리다. 무슨 착각이라도 한 걸까. 아니 그건 아니다.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 감각이, 모골이 송연하던 기억이 존재한다. 다시 마음속에서 튀어나와 절규라도 하고 말 것 같은 감각이 솟아오르는 것을 억누른다.


“그럼 여기서 작별이네.”


“마법학원에는 오시지 않는 겁니까?”


“그곳에는 더 이상 볼 일이 없네.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이 생겼고 그 일이 끝나면 난 다른 곳으로 떠날 걸세.”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뭘 해야 할지는 알고 있다.


“짧은 만남이었군요.”


“마법학원에 소환된 것과 여기까지의 9일. 나름대로 재미있었다네.”


이미 고개를 돌린 그가 말한다. 왠지 그는 웃으며 말하고 있을 거라고 마음 속 어디선가에서 알려주고 있다.


“이제 자네와 내가 만날 일은 아마도 없을 걸세. 여기의 일행들과도.”


그래. 자신은 그의 설득에 이끌려 왔으니까 자신에게는 작별 인사를 하고 가는 것이겠지.


“안녕히 가시길.”


기쉬는 고개를 숙였다. 카서스가 계속 걸어갔다. 그러다 발을 멈췄다. 여전히 앞을 보는 채로 말을 한다.


“아. 마지막으로 충고를 하겠네. 이 충고는 다른 일행들에게도 말하는 게 좋을 걸세. 자네가 그들에게 원한을 갖고 있지 않다면. 뭐 나야 이제 상관없는 일이지만.”


기쉬는 귀를 기울였다. 그의 말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최대한 빨리 알비온을 떠나게. 자네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카서스는 뉴캐슬에서 떠났다.





루이즈는 일행들과 함께 다시 웨일즈를 만났다. 이번에는 방을 나간 퀴르케도 있었다. 카서스는 보이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부른 걸까? 아마도 앙리엣타 왕녀에게 새로운 편지라도 넘기려는 게 아닐까. 그렇게 간단하게 떠오른 생각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기에 어이없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 이 편지를 잘 부탁하지.”


웨일즈한테 받은 편지를 일단은 품에 갈무리했다. 왈드가 갑자기 질문을 했다.


“죄송하지만 현재 레콘키스타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웨일즈가 잠시 가만히 있다가 말한다.


“아아. 그 반역자들은 이제 무너진 것 같아. 너무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올리버 크롬웰이 괴사하고 항구가 소멸한 상황이니. 시조 브리밀의 가호가 알비온에 이른 건 같아. 그거 말고는 설명할 수가 없으니까.”


왈드가 땅바닥을 쳐다보고 있다. 임무 시작 후 처음에 봤을 때의 깃털 모자는 카서스와의 결투 이후 본 적이 없다. 그래선지 왠지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알겠습니다.”


기력이 없어 보이는 자신의 약혼자의 유약한 모습이 왠지 씁쓸하다. 이유를 모르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역시 자신은 그에게 진정한 의미로 도달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그저 그에 맞게 행동할 수도 없는 가문의 힘만이 여기 서 있게 하고 있는 걸까.


고귀한 핏줄을 타고 났기에 그에 맞게 행동하려 했지만 마법은 늘 실패고 그나마 나름대로 쓸 만한 사역마가 둘이란 게 위안이었는데. 그 중 하나는 변태에다 소극적인데다 일상적인 생활에서 너무나 덜떨어지기 때문에 평소에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나 사용할 만하다. 다른 하나는 뛰어났다. 그래. 지나칠 정도로 뛰어나서 오히려 자신을 갖고 놀고 있었다. 이제는 아예 사역마도 아니다.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수단으로 사역마의 낙인을 가볍게 소거해버린 것이다.


능력이 안 된다면 실적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밖에 없는데. 스스로가 가진 파괴의 힘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전쟁에 나갈 일도 없으니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남들을 위협하며 살아가는 것은 바라는 게 아니다.


“웨일즈 황태자 전하!”


누군가의 소리에 생각이 끊겼다. 무슨 일이야? 왈드가 갑자기 또렷하게 앞을 바라본다.


“서, 설마 반역자 무리들이 나타났는가?”


입수한 정보로 봐서는 그거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정보가 오는 경로에 따라 오류가 생기기도 하니. 정보 자체가 잘못 되었다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닙니다.”


왈드의 눈에서 다시 힘이 빠진다. 대체 왜 저러는 건지 이해를 못 하겠다. 보통은 저 반대가 아닐까. 아! 그래. 카서스한테 당한 게 한심하다고 생각해서 자신에게 멋진 모습이라도 보여줄 기회라도 찾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


“그럼 무슨 일이지?”


전령인지 병사인지 알기 어려운 남자가 잠시 주저하다 말한다.


“저, 그게……”


정정하자. 아직도 주저하는 중이다.


“빨리 말하게!”


“아. 네! 저 몇몇 마을에서 대량의 실종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웨일즈가 잠시 가만히 있다 말했다.


“반역자들의 지지 세력이라면 도망가서 사라졌는지도 모르지.”


병사가 우물쭈물하다 말한다. 아, 짜증나네.


“그게 아무 것도 챙기지 않고 사라진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아무 것도 안 가지고 갔다고?


“생필품도?”


병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역으로 공격당할 것을 우려해 도망쳤다면 당장에 써야 할 것 정도는 갖고 가는 게 일반적인데.”


병사가 부언한다.


“마을 전체의 인구가 통째로 사라진 경우도 있습니다.”


어이. 아무리 반역자들을 처단할 생각이라도 한 마을을 통째로 없애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그럼 남은 자들에게서 들은 내용은 있는가?”


병사가 한 장의 양피지를 웨일즈에게 건네주었다. 웨일즈가 묵독을 하다 황당한 기색으로 몇 마디를 뱉어낸다.


“유령이 나타났다?”


웨일즈가 눈을 여러 차례 깜박인다. 확실히 의심이 가는 내용인 것 같다.


“하아? 문어머리 악마가 있었다고?”


웨일즈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머리를 긁는다.


“반역자들의 잔당이 마지막으로 발버둥이라도 치기 위해 유언비어라도 퍼뜨리는 거 아닌가? 부왕께서는 뭐라고 하시는가?”


“폐하께서는 전부 웨일즈 전하께 위임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웨일즈가 혀를 차더니 양피지를 병사에게 넘겨주고는 말했다. 어쩌면 단순한 병사가 아닌지도 모르겠다.


“알겠네. 어쨌든 지식이 부족한 평민들은 속아 넘어갈지도 몰라. 아마도 잔당들의 불온한 움직임일 걸세. 승리는 확정되었지만 평민들을 안정시켜야겠지.”


그가 큰 목소리로 선언한다.


“내가 직접 병력을 이끌고 움직이겠네! 장군들에게 그렇게 전하게나.”


황태자가 직접 나가는 것은 위험하지 않은가?


“저, 전하. 그래도 직접 나서시는 것은……”


“우리는 힘겹게 반역자들의 손아귀에서 살아남은 걸세. 위험이야 언제나 함께였지 않은가. 전쟁이 막 끝난 이 때 약한 기색을 보인다면 반역자들은 다시 작당을 할 걸세. 바로 이런 때야말로 직접 나서야 할 때네.”


왈드가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저도 그 팀에 참가하고 싶습니다.”


“““어째서?”””


여러 명이 동시에 물었다.


“이대로 돌아간다면 제가 이곳에 올 이유 자체가 없었던 게 되며 시조 브리밀의 뜻을 거스른 그들에게는 많은 용건이 있습니다.”


웨일즈가 팔을 벌리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확실히 그들은 우리들의 시조에 대한 불경을 저질렀네. 좋아. 환영하지.”


루이즈는 손을 들었다.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왈드가 손을 저었고 웨일즈가 곤란하다고 표정으로 말해왔다.


“이유가 뭔가?”


“저 역시 앙리엣타 왕녀님께 도움을 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것도 하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자네는 이제 내 편지를 전해줘야 할 임무가 있을 텐데?”


루이즈는 일행들을 둘러보았다.


“여기에 있는 저의 동료들은 믿을 만한 자들입니다. 이미 위기상황이 끝난 이상 그들의 손에 의해 전해도 될 것입니다.”


“어이, 이봐!”


마지막에 기쉬의 참견이 있었다.


“우리는 지금 돌아가야 한다고.”


“그러니까 나와 내 사역마와 왈드님은 남고 너희들끼리 돌아가면 되잖아.”


기쉬가 뭔가 말하려다 참았다.


“할 말이라도?”


“아. 있어.”


기쉬가 말을 잇는다.


“미스터 카서스가 빨리 돌아가라고 떠나면서 조언해주었어.”


카서스? 카서스라고! 웃기지 마라. 그 자는 모든 것 위에서 우리들이 하는 짓을 보고 놀고만 있었을 뿐이다. 자신이 하는 행동에 속으로 비웃고 있었을 것이다. 그 터무니없는 괴물은! 그런데 지금 그의 생각대로 움직여줄 것 같아?


“좋을 대로 하라고. 난 남겠어!”


“아니, 추가로 말한 게……”


하아. 짜증나게 하지 말라고!


“시끄럽게 하지 말고 당장 나가!”


품에 갈무리해뒀던 편지를 기쉬를 밀다시피하며 넘겼다. 기쉬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다 밖으로 나간다. 타바사가 퀴르케의 옷자락을 잡고 끌고 나간다. 왈드의 표정이 굳었다. 자신의 하나 남은 사역마도 밖으로 나가려 한다.


“넌 어딜 나가려는 거야!”


소리를 침과 동시에 지팡이를 휘둘렀다. 폭발과 함께 사역마, 그래 사이토가 기절했다. 실수한 건가. 아무래도 황태자 앞인데.


“평민을 다루는 데 능숙하군.”


웨일즈가 칭찬했다. 진심을 속이면서 하는 말임을 눈치 챘다. 그러나 반론하지는 말자. 저 사역마는 폭력으로 다뤄야 제대로 따라오니까.


“그럼 날 따라오게.”


웨일즈가 밖으로 나섰다. 왈드도 따라갔다.


“혹시 잘못 선택한 게 아닐까?”


루이즈는 갑자기 떠오르는 불안감을 고개를 저어 흩뜨린 다음 그들을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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