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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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최근연재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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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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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1부 최종화

DUMMY

최종화 이 글에는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렸다.





대지가 흔들린다. 땅에는 무수한 균열이 생기고 산에 있던 나무들은 죄다 쓰러진다. 동물들이 어둠 속에서 불길한 눈빛을 번뜩이며 뛰어다닌다. 죽은 자들조차 당황하며 해골과 썩은 살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절대적인 힘이 거대한 부유섬을 휩쓸기 시작한다. 광풍이 주변을 휩쓴다. 눈에 보일 정도의 토네이도가 형성되어 근처에 있던 생명체들을 날려버린다. 무수한 균열들이 합쳐져 가일층 큰 규모가 된다.


타이탄은 주변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거인들을 보다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인물에게 한 마디 던졌다.


“이봐! 진짜로 하는 거냐!”


이 거대한 힘의 흐름을 막을 방법은 자신에게 없다. 그리고 이 힘이 이룰 일은 명백하다. 순수할 정도의 파괴. 이대로 가만히 있는 다면 휩쓸려 죽겠지.


복수는 달콤하지만 살아있어야 할 수 있다. 타이탄은 게이트를 열었다. 자신의 몸 앞에 드러난 다른 세계로, 고향의 차원으로 몸을 던졌다. 잠시 후 거대한 부유섬이 쪼개지기 시작했다. 그걸 향해 무수한 청백색의 빛이 쏟아져 내렸다.





레티는 쓰러지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눌렀다.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영상에 모두의 움직임이 멈췄다. 이런 상황에서 뭘 한단 말인가?


거대한 부유섬이 폭발에 가깝게 찢어진다. 그리고 그걸 향해 25척의 전함이 알칸쉘을 날렸다. 청백색의 빛이 부유섬을 두들긴다. 조금만 더 크면 대륙이라고 불릴지도 모르는, 현지인들도 대륙이라 불리는 곳을. 쓸 수 있는 최대한의 마력을 동원해서. 방어막을 유지하지도 못할 정도로.


“그런데 어째서 한 군데에다 집중한 거지?”


차라리 구역을 나눠서 공격했다면 다음에 생길 일은 없을 텐데. 레티가 잠시 투덜거린 후 참사가 일어났다. 부유섬의 중앙부분은 말 그대로 사라졌지만 그 주변 부분은 계속 붕괴되어 수많은 파편으로 쪼개졌다. 그 파편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그 방향에는 전함들도 있다. 방어막조차 잠깐 동안 사용할 수 없는 그 전함들이.


파편들이라도 해도 각각이 직경 수 미터가 넘는 강력한 질량병기들에 전함들이 가격 당한다. 부딪친 부위가 함몰되고 구멍이 뚫리고 폭발이 일어나 추락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도와주고 싶어도 무수한 파편들이 날아다니는 와중에 무슨 구조를 한단 말인가?


게다가 아직 끝이 아니다.


파편들의 움직임은 전함을 넘어 바다를 넘어 대륙으로 날아가고 있다. 갈수록 가속해가면서. 파괴의 시작지이며 동시에 알칸쉘이 집중되었을 위치에는 왠지 전혀 손상이 없는 하나의 도시 크기의 건조물이 보인다.


“이거…… 아마겟돈?”


어느 인물의 중얼거림이 모든 것의 답을 말하는 것 같았다.





할라스터는 곤혹스러웠다. 자신이 하고자 한 것은 알비온과 거기 사는 이들의 몰락이다. 저 스펠잼머쉽과 유사한 우주 항해가 가능한 배들과 하르케기니아 대륙이 아니다.


만약 저 배들이 공격을 하지 않았다면, 아니 정확하게는 자신의 요새에 집중해서 공격하지 않았다면 제어는 완벽하게 되어 파편들은 훨씬 잘게 되었을 것이며 그 이동경로도 전부 바다로만 국한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저 배들도 부서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르케기니아 대륙의 암묵적인 지배자가 되어 보급을 원활히 하려 했지, 하르케기니아를 파탄으로 몰아넣을 생각 같은 것은 없었다. 덤으로 저 배들도 포획한다거나 직접 부순다거나 등의 실험을 할 생각이었다.


저 배들의 공격마법에 의해 원래 사용될 효과가 약해져버렸다. 저 배들의 사령관이 지시했건 아니면 다른 이가 지시를 했건 정말로 바보짓을 하는군. 일종의 삽질이라고 해야 하나?


할라스터는 왠지 자신의 강력한 예지 속에 누군가가 ‘어라? 또 삽질한 건가?’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광기에 의한 건지 아니면 위저드로서의 감각이 알려준 건지 알 수가 없지만.


할라스터는 파편들의 크기를 대강 측정했다. 하르케기니아의 인류가 전멸하지는 않겠지만 도시 하나 소멸한 걸로 자신의 계약자가 키워온 무리가 해산된 걸로 봐서는 모든 국가가 무너지겠지. 무정부 상태는 당연한 것이고 보급을 위한 루트는 이제 만들 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자신이 힘으로 국가를 만든다거나 하면 어려울 것도 없지만 그건 귀찮다.


아무튼 슬슬 적은 이곳으로 침입해 들어올 것이다. 자신이 아예 적에게 공격할 수단이 없어지지 않는 한 적은 반드시 손을 쓰러할 것이고 지금 발생한 혼란마저 가라앉는다면 적은 자신을 공격할 수단이 없다.


누군가가 요새의 방어를 뚫고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클론들을 깨우고 자신과 같은 힘을 지닌 환영들을 먼저 보냈다. 적은 강력한 힘을 흩뿌리며 클론들과 상대하기 시작했다.


적의 마법은 압도적이다. 클론들이 죽어간다. 그래도 이 안에 있는 한 자신의 승리는 확실하다. 감지 마법으로 클론들과 환영의 시선을 공유한 할라스터는 조용히 전술을 사용해간다.


적과 가까운 비밀통로를 통해 클론 몇을 이동시켜 기습하게 한다. 주변의 골렘들과 움직이는 갑옷들로 적의 시선을 가린다. 그 다음 직접 움직였다.


적은 지쳐있다. 광범위한 파괴의 힘은 그만큼 틈을 보인다. 그리고 클론들이 약한 것도 아니다. 장비를 제외하고는 그 힘은 본체인 자신과 동일하다. 지팡이를 겨뤘다. 지팡이가 불타버렸다. 던져버린 다음 지시를 내리기로 했다.


적이 진실의 시야조차 통하지 않는 절대적인 투명을 사용하려 했지만 클론 몇에게 지시를 내려 시도를 차단했다. 아무리 강해도 물량의 차이가 절대적이다.


“할 말은 없나?”


적이 웃었다. 자신을 향해 방어마법을 파괴하는 주문을 날렸다. 자신을 평소 수호하던 물품들의 힘도 지워져버렸다. 그래봤자 뭘 하겠는가? 웃으며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적의 육신에서 생명이 사라졌다. 이제 적은 죽었다? 적의 시체가 흐릿해졌다. 하나의 지팡이만이 시체 대신에 있었고 그 지팡이도 부서졌다. 그리고 녹색의 빛이 자신에게 향했다.


방어마법은 파괴되었고 저항하지도 못한 채 빛에 휩싸였다. 그러나 몸에 이상은 없다.


“편재인가……”


지팡이에 마법을 담아 그 지속시간을 어마어마하게 늘렸군. 할라스터는 냉정하게 파악했다. 확실히 처음에 파악한 것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면 통상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물론 강력한 주문을 사용한다면 딱히 보조 도구가 없어도 되지만 그랬다면 진작 파악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생각하는 데도 이상은 없다. 적은 다른 데 있겠지. 그럼 적을 추격하자. 그래. 적을 추격하자.


할라스터는 적을 추격하려고 마음먹었다. 분명히 마음을 먹었다.


“적이 누구였지?”


할라스터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기억이 나지 않았다. 방금까지 확실히 알고 있었던 적이. 동시에 경고가 들렸다. 요새를 공중에 뜨게 했던 에너지원이 박살났다는 내용의.





카서스는 조용히 할라스터의 던전을 빠져나와 공중에 떠 있었다. 이미 레드 드래곤과 일리시드를 추적해 그들의 사고를 읽어 탈출로는 알아뒀다.


처음의 계획은 간단했다. 일단 두 개의 지팡이로 할라스터의 시선을 끄는 것이었다. 하나의 지팡이는 힘이 있는 환영의 지속을 길게 하기 위해서였다. 영구적으로 지속시킬 방법은 많지만 그 정도의 힘을 사용하면 상대는 바로 알아챌 테니까.


다른 하나의 지팡이는 타인에게 넘겨줘 혼란을 부추긴다. 환영 역시 그걸 거들게 한다. 그리고 자신은 우주 항해가 가능한 배들을 세뇌시켜 비상시를 대비한다.


혼란이 생기면 할라스터는 분명 손을 써올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는 배에서의 일전에서 깨달았을 테니까. 직접 나온다면 가장 좋다. 어차피 끝난 알비온이고 그걸 막을 생각도 없으니 할라스터가 밖에 나와 방어력이 떨어진 그의 요새라면 배들의 공격만으로도 거대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잘하면 요새 자체를 부서 버릴 수도 있다.


자신이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주문을 사용하면 바로 걸린다. 위저드는 지식을 탐구하고 머리를 사용하는 자. 마법은 분명 강대한 힘이지만 순수하게 그것만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면 그는 위저드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이겠지.


일단 세뇌를 시키면서 할라스터의 요새를 정확하게 공격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 지시가 끝나거나 할 수 없게 되면 풀리도록 조정도 해뒀다. 배를 이동하면서 본 적이 있는 이들에게는 손을 쓰지 않았다. 전에 배가 추락할 때의 멤버들이라는 것 정도는 간단히 알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할라스터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의 병사들이 쏟아져 나왔고 역으로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면 걸린다. 한 번에 할라스터가 보유했을 클론들과 환영들을 혼자서 상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죽여 봐야 클론이 여럿 있다면 바로 부활할 뿐이다. 설사 클론을 다 죽이고 살해해도 약간의 실수로 언데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아니면 지인을 통해 되살아날 수도 있고.


레드 드래곤과 일리시드를 따라다니며 할라스터의 정신을 다른 데 쏟게 만들 수 있는 게 없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딱히 알아낼 수는 없었다.


할라스터가 알비온 자체를 붕괴시킬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알비온이 추락한다면 하르케기니아의 생명체는 전멸한다는 것을 깨닫고 세뇌시킨 배들에게 전력을 다해 공격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잠시 후 깨달았다. 아예 좀 더 빨리 공격을 시켰다면 알비온만 사라졌을 것을, 아니 좀 더 늦게 공격을 시켰어도 알비온만 사라졌을 것을. 어설프게 붕괴된 시점에서 공격하게 돼서 이도저도 안 되게 된 것을.


그때는 한 번 중얼거리고 말았었다. 이런 말을.


“어라? 또 삽질한 건가?”라고.


어쨌든 그런 힘을 사용했으니 이 요새의 에너지원이 뭔지 파악하는 것은 간단했고 환영을 요새에 침입시켜 할라스터의 정신을 끄는 동안 파괴에 성공했다.


환영이 마지막 공격을 성공하지 못했다면 직접 나서야 했겠지만 뭐 상관없을 것이다. 괜히 힘겹게 죽여서 언제 되살아날지 고민한다거나 할 바에는 자신을 망각하게 만드는 게 편하다. 그래. 역시 자신의 최선은 가능한 피해를 입지 않으며 타인을 부려먹는 데에 있는 것이다. 위험에 처하면서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게 아니다.


카서스는 조용히 밑을 바라봤다. 가능한 대륙과 멀리 떨어진 위치에 알비온이 있었기에 알칸쉘 자체가 대륙을 덮치지는 않았다. 그리고 공격을 집중시켰기에 알비온 말고는 바다의 물이 좀 많이 함몰되었을 뿐이다. 뭐 천년에 한 번 정도 나타나는 정도의 대해일은 나타날까 싶지만.


그리고 이제 생겨날 해일이 저기 아직도 날아가는 파편들과 합쳐지면 문명이 그냥 뭐 원시시대 정도로 돌아가기는 하겠지만 인류가 전멸하지는 않을 것이다. 덤으로 25척의 배도 죄다 날아갔지만.


“뭐 알아서 하겠지.”


어차피 자신이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카서스는 몸을 돌리고 주문을 외웠다. 그 드래곤과 일리시드들이 향한 위치는 이미 파악했다. 그리고 그 곳이 자신이 바라던 기계문명이 있다는 것도 읽어냈다. 카서스는 사라졌다. 지구로.





할라스터는 요새의 정비를 포기했다. 더 이상의 보급을 구할 수도 없다. 거래할 상대도 없다. 파편들과 해일에 쓸려가고 있는 인간들과 생명체에는 한숨만이 나왔다. 처음에 여기를 요새로 삼으려 했던 목적도 이미 성취했다.


할라스터는 이미 사라진 배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요새를 삼을 곳을 찾았다.


“시공관리국이라.”


오만한 이름에 한 번 웃고는 자신의 클론들과 함께 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수백 년간의 시간을 존속한 요새는 지상으로 추락했다.





epilogue





레티 제독은 방에서 상장을 허무한 눈으로 바라봤다. 25척의 전함을 잃은 상황이라선지 불명예퇴직당해야 할 자신을 오히려 영웅으로 만들어버리는 본부였다. 안 그래도 심각한 인재난이 정말로 급격해졌고 결국 미드칠더 지상본부에서 주장하던 전투기인마저 도입이 되기로 했다.


그러고 보면 그 정체불명의 외계인에게 한 번 세뇌된 자들은 한 번씩 장기간의 검사를 받았다고 하던가. 오늘이 퇴원이라고 했는데. 레티는 방에서 나섰다. 아들이 공부하다 자고 있는 것을 따뜻하게 본 후 병원으로 향했다.





타카마치 쿄우야는 TV의 채널을 돌렸다. 중간에 문어머리 외계인과 붉은 드래곤이 목격되었다는 내용이 나왔지만 무시했다. 종말론적 신앙이 요새는 유행하고 있던가. 외계인도 입증되었고 마법은 물론 다른 차원의 존재마저 증명되어 세상은 현재 낙관론과 비관론의 홍수에 싸여 간다고 말해야 하는지도.


“쿄우야.”


타카마치 모모코. 아버지의 새 부인이지만 어머니라고 진심으로 여기고 있는 여자. 그러고 보면 시간이다.


아버지와 나노하를 데려올 시간이다.


나노하와 친한 인물 중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었던 인물은 유노와 하야테였고 유노한테서 가족의 근황을 알 수 있었다.


“자. 그럼 갈까?”


미유키마저 말하니 이제는 정말 나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게 싫은 건 아니지만. 집을 나서 공원에 도착하자 파란 개를 데리고 온 갈색 머리의 소녀가 있었다. 간단히 인사를 하자 마법진-지금은 나노하에 의해 익숙해진.-을 펼친다. 잠시 빛이 번쩍하자 금속질로 된 벽과 긴 복도가 보였다. 시공항행선이라고 칭해지는 배의 안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각국의 대통령이나 유명 인사들이 보였다. 하긴 아직 새로운 항구를 짓기는 이른 시기니 시공항행선에 탑승하는 수밖에 없지만. 주변에 서 있는 경호원들의 눈치가 불편했기에 하야테를 재촉했다.


곧 좌석들이 있는 곳으로 인도되었다. 따로 편의를 봐줄 수 없는 상황이라 알아서 빈자리에 앉아야 했다. 자신의 옆 좌석에는 이미 한 명의 남자가 있었다.


“그럼 곧 출발하니……”


승무원인지 스튜어디스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여자의 안내가 들렸다. 시공관리국 본국이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 쿄우야는 오랜만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울리사리드 소서러는 숲을 보았다. 역시 도시 쪽에서 마구잡이로 ‘먹이’를 잡아들이는 것은 귀찮음을 불러일으킨다. 나중에는 ‘도구’들을 움직여 집단을 하나 만들까도 하지만 지금은 조용히 살도록 하자. 여기는 ‘먹이’가 많아 좀 잡아도 티도 안 나니까.


소서러는 천천히 움직였다. 그 뒤를 따라 수십의 ‘먹이’들이 소서러를 따라 움직였다.





바이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군용막사 안이다. 그 대참사 이후 이곳에서 외계인들과 괴인은 나타나지 않았기에 시공관리국 측에서 구호활동을 하기 시작했다는 건 알지만 어째서 저격수인 자신이 이런 데에 있는 걸까?


이유는 알지만. 정말로 그 이유에 맞는 자가 있을까?


의문을 품으면서도 눈앞에 서 있는 지저분한 차림의 금발 소년의 질문에 답변을 했다.


“거기의 마법을 배운다면 더 강해질 수 있습니까?”


눈빛이 강하다. 하긴 그 대참사 이후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강할 수밖에 없지만.


“강해지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다양한 공격패턴을 얻을 수는 있어.”


구호활동을 하는 동시에 이곳에서 재능 있는 자들을 모아 인재난을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건 알지만.


“좋습니다.”


바이스는 잠시 얼굴을 찌푸리다가 말했다.


“그럼 이 용지에 서명해.”


소년이 종이를 받고 대강 기입해나간다.


“시공관리국에 온 걸 환영하네.”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명 란에는 기쉬 드 그라몬이라고 적혀 있었다.





세 개의 뇌가 각각 하나의 거대한 수조에 담겨진 채로 하나의 영상 정보를 받고 있었다.


“그렇다면 비적격자를 그쪽으로 이동시키란 말씀이십니까? 대체 무슨 이유로?”


“그것은 자네가 알 바 아니네.”


뇌 중 하나가 음성 장치로 말했다. 레지아스 중장은 뭔가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영상이 끝났다.


-호. 그건 어린 거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새 전투기인 중 비적격자를 본국에서도 가지고 가려고 하더군요.”


-뭐 나는 맛있는 뇌만 준다면 상관이 없네.-


노회한 일리시드 파라곤은 그렇게 말했다.





시공관리국 본국의 중진 중 하나가 다른 이에게 말했다.


“나는 절대로 그 결정에 찬성할 수 없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게다가 어차피 실험될 대로 된 게 다른 데에 사용되는 것뿐이네.”


반대하던 중진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중진이 방을 나서려다 쓰러졌다. 피부는 완벽하게 창백해져 있었다.


“그럼 줄 수 없단 말인가?”


낯선 목소리였다. 중진들이 당황했다.


“아, 아닙니다. 분명히 제 때에 전해드리겠습니다.”


“뭐 그렇다면 다른 이들은 넘어가도록 하지.”


할라스터 블랙클록은 갑작스레 나타난 것처럼 갑작스레 사라졌다.





쿄우야는 서서히 지루해졌다. 그렇다고 저기서 수다를 떠는 이들에게 참여하기는 그랬다. 자신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 아버지와 나노하의 검사 결과는 좋게 나왔다. 나노하의 지인들 역시.


아무튼 이제 악몽은 끝난 것이다.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쿄우야는 옆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말을 걸기로 했다. 스스로가 과묵한 성격임은 알지만 뭔가 해방된 기분에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기로 했다.


“안녕하십니까?”


남자가 쳐다보았다.


“그래. 안녕한가?”


“저는 타카마치 쿄우야라고 합니다.”


남자가 잠깐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 별로 사교성이 없는 인물인지도 모르겠다. 뭐 어차피 불안과 위협은 이제 없으니까 약간 의외의 일이 생기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남자가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카서스라고 한다네.”


















정말로 주의깊으신 분들이라면 에필로그를 제외한 1부 전체가

내용상 단 12일이라는 걸 알아내셨을 거라는 걸 믿고 있습니다.

이 글의 장르가 실제로는 판타지를 가장한 블랙코미디라는 것

역시.

2부는 1부에서 1년 뒤. 에필로그 시점에서는 6개월 뒤입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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