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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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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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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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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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31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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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36화

DUMMY

36화 수습할 수 없는 사태는 보통 그 사태 후 거대한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레티는 한숨을 쉬었다. 신앙이라도 하나 가져볼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디스플레이를 보았다. 그러고 다시 한숨을 쉬고는 파일을 재생했다. 현재 본함의 소프트웨어의 한계 탓에 흐릿한 화면이 눈에 거슬리지만 참는다.


소규모의 폭발이 일어나던 아스라가 사람들의 주거지에 충돌한다. 공중에 뜬 섬의 표면이 일어나 주변의 시야를 흐리기 시작한다. 정지 버튼을 눌렀다. 아스라가 순간 우그러졌다. 재생 버튼을 눌렀다. 약간의 틈을 두고 거대한 섬광이 발생한다. 열풍에 대기가 뒤흔들리고 위쪽의 구름이 흩어진다.


“이래서야……”


그나마 날아간 것은 저 도시 주변이라는 게 다행이긴 한데. 뭐 피해는 안 발생했어도 피해지 근방은 지진과 유사한-공중에 떠 있는 곳이니 지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흔들림을 느꼈을 지도 모르겠군. 그로 인한 피해도 있을 테고.


생긴 일에 비해서는 적은 피해다. 같은 크기의 운석이 떨어졌다면 피해가 훨씬 컸겠지만 아스라가 추락하기 시작한 위치는 우주를 누비는 배치고는 높지 않은 위치였기에 떨어질 때의 속력이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또한 마력으로 움직이는 전함이므로 폭발에 의해 방사능이 누출된다거나 하는 식의 추가피해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넘기려 들어도 저 도시는 이미 멸망했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저래서야 생존자는 없을 것이다. 옆을 보았다. 승무원들의 얼굴이 굳어있다. 자신도 비슷하겠지. 아스라의 추락 및 유폭이 있고나서 날짜가 바뀐 것도 아니다.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그래.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 게 당연하다면 이제부터 벌어질 일들에 대한 예상은 맞아떨어지고 말겠지.


아스라의 승무원들은 처음에 문어머리 외계인들의 먹이가 된 몇몇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구조했다. 그건 뛰어난 성과다. 그래봤자 그들을 구조한 구조대 중 대다수가 아스라의 추락과 동시에 사망했다는 크나큰 문제 앞에서는 아무런 빛도 발하지 못하지만.


“너무 피해가 크군.”


메인 오더 룸, 그러니까 지휘통제실의 보조역 겸인 인물이 다수였고 했고 정규 멤버도 포함된 기술반은 전멸. 게다가 정규 멤버도 반 정도는 사망. 이 배를 운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수준은 극단적으로 낮다.


아스라의 메인 스텝 중 몇 명의 디바이스에서 약간의 프로그램 개선을 할 수는 있었지만 현 상황을 타파할 정도의 수준이 들어있지는 않았다. 하긴 전함을 움직이기 위한 것이 디바이스에 다 들어갈 리는 없는 법이다. 하긴 처음에 백업용이니 뭐니 해도 추락을 면하게 하기 위한 정도로서만 말한 것이었고.


가장 큰 문제는 지구에서 납치된 인질들을 단 한 명도 구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정신이 온전치 않아 서로 식인 행위를 하고 있었기에 제압하는 데도 오래 걸렸고 연속되는 상황의 악화에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배치했던 구조대를 아스라의 지휘통제실로 이동시켜야 했고 마지막으로 그들을 구조하기 위한 순서가 되었을 때 아스라가 추락하고 유폭을 일으킨 것 때문이지만.


레티는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부족한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시간을 들이면 본국과 연락이 되기는 할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생각지도 않았던 사태가 벌어진 것에 추궁이 들어올 것이다. 더 작은 규모의 일이었다면 어떻게든 지위를 보전한다거나 책임을 줄일 방법을 생각해보았겠지만 줄여봤자 의미가 없다. 좌천과 감봉 정도는 이미 각오했다. 그 이상조차.


그래도 원인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 앞으로 시작될 무수한 공격의 근거가 되겠지만 안 쓸 수도 없는 보고서를 위해서도. 자, 생각해보자. 일단 그 문어머리 외계인들이 계략을 꾸며 알칸쉘이 발동되고 아스라와 본함이 충돌할 뻔했다. 알칸쉘이 이해할 수 없는 원인으로 무효화되고 중간에 이해할 수 없는 능력의 소유자 두 명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스라의 침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그 악마와 같은 외견의 괴물들과 드래곤이다. 드래곤에 의해 내던져진 악마와 같은 괴물이 어째선지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해버렸고 그 때 아마도 아스라의 지휘통제실이 쑥대밭이 되거나 기능이 악화된 게 아닌가 싶다.


“결국 드래곤 탓인가.”


잠시 중얼거렸다. 처음에 무시해버렸던 생물 탓이라. 의문이 드는 게 너무 많다. 난입자 두 명과 알칸쉘의 공격이 사라진 것. 그리고 제일 궁금한 것이고 알아야 할 것은 역시.


“그 빌어먹을 문어머리 외계인의 행방인가.”


아스라는 도시와 함께 폭발해 버렸고 폭발하지 않았다한들 현재 본함의 능력상 제대로 된 조사는 불가능하다. 그들이 세운 계획으로 봐서는 폭발에 휘말렸다고 생각할 수 없다. 처음부터 작은 것 하나와 큰 것 둘은 아스라의 밖에 나가 있었고. 병력이 줄어든 것을 노리고 작전을 개시했으니까. 그러나 결과는 이 모양이다.


잠시 정리해 보자. 그래. 이 사건은 우선 아스라가 나포된 걸로 시작되었다. 그 다음 며칠 후에 연락이 왔고 달에서 교섭하러 간 집무관은 사망하고 근처에 있던 함대들은 고장이 나 그나마 최후방에 있어 긴급하게 수리를 할 수 있던 자신들이 이 차원으로 이동했다. 교섭을 한다고 준비하는 동안 수백 명의 지구인들이 납치되었고 아스라는 지구 전체에서 거대한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그래. 관리외세계에 대한 방침을 지키는 게 불가능해졌다. 배를 뺏긴 것부터가 시공관리국의 존속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차원에 와서는, 하아. 레티는 이마를 잡았다.


차라리 관리가 안 된 상황에서 차원이 날아간다거나 하는 일이면 모를까 개입 중이었는데도 이 정도의 실패라. 10여년전 린디의 남편이 죽었을 때의 ‘어둠의 서’건도 큰 문제였다만 나름대로 성공적인 대처를 했다고 할 수는 있다. ‘어둠의 서’, 지금은 ‘야천의 서’의 폭주가 커지기 전에 어떻게든 제압했으니까. 이거는 일만 커졌을 뿐이다.


“그러니까 역시 그렇게 되는 건가.”


어떻게든 수습해야 하는 일이다. 원인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니까. 관리국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지금까지의 자료를 봐서는 시공항행선 한 대로는 어렵다고 판단하겠지. 그러니까 관리국의 힘 상당수가 이곳으로 올 것이다. 그래. 전쟁을 일으키고도 남을 힘이.





울리사리드의 소서러는 방에 있었다. 열린 창문 사이로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밤의 축복이 세상에 펼쳐지려는 것이다. 알비온의 산간 마을의 인가 중 하나에서 소서러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노회한 완벽한 자는 적이며 반드시 처단해야 할 대상이었기에 배와 함께 가라앉혔다. 젊은 완벽한 자는 현재로서는 찾을 수가 없다. 찾아도 그 자 역시 처단해야 할 존재일 확률은 매우 높다. 노회한 완벽한 자한테서 얻은 정보는 노회한 완벽한 자가 엘더브레인을 죽였다는 것을 확증해주었지만 그 이상의 내용은 알 수 없었다.


완벽한 자와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일이다.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고 기습한다면 이기는 분명히 자신이다. 기습을 하지 않아도 준비가 되어 있다면 자신이 승리한다. 하지만 기습당하면 죽는 건 자신 쪽이다. 그들의 신체능력은 터무니없으니까.


소서러는 문어와도 유사한 머리에 손을 갖다 대었다. 긴 촉수 두 개와 짧은 네 개의 촉수를 흔들었다. 뭐 아무튼 좋다. 기본적으로 자신은 배반자들을 죽이기 위해 쳐들어가는 쪽이었지 반대의 경우가 아니었다. 터득한 힘 역시 그런 부류를 상대하기 위한 것.


세력이 필요하다. 필연적으로 생기고 말 틈을 메워줄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수단은 이미 있다. 소서러는 기절해 있는 인간, 즉 ‘먹이’를 바라보았다. 그 옆에 놓인 수조를 바라보았다. 올챙이 모양의 생명체들이 들어있다. 일리시드의 유생체다. 손을 넣어 하나를 꺼냈다. 팔딱팔딱 뛴다.


쓰러져 있는 ‘먹이’의 귀에 갖다 대었다. 유생체가 귀의 안쪽으로 파고 들어간다. 이제 저 안으로 들어가서 ‘먹이’의 뇌를 먹고 그걸 바탕으로 성장하며 ‘먹이’의 영혼을 없애버리겠지. 그리고 신체를 변질시킬 것이다. 그렇게 수일이 지나면 새로운 일리시드가 탄생할 것이다.


소서러는 일어섰다. 어차피 처음부터 이 날아다니는 섬을 지배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새로운 엘더브레인을 탄생시킬 필요도 있었다. 그렇기 위해서는 일리시드들의 생산이 필요하다. 일정한 수 이상의 대규모라고 말할 정도의.


대규모의 인원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교육시킬 능력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최소한 일정한 정도의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몇몇에게 베풀어야 하는데. 뭐 상관없다. 엘더브레인의 탄생을 위해서는 일리시드나 강력한 돌연변이인 울리사리드의 뇌가 필요하다. 엘더브레인이 있다면 따로 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


어차피 정복을 할 생각이다. 최고 권력자 쪽에 간 자는 아직은 젊은 완벽한 자다. 완벽한 자들끼리 친밀하다고는 볼 수 없었지만 이해의 일치가 제법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일부러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없다. 딱히 마음에 들지도 않으며 이제부터 탄생할 일리시드들에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들게 할 생각도 없다. 그래. 죽이자.


원래 유생체가 일리시드가 될 확률은 극소수. 대다수가 엘더브레인의 먹이로서 희생된다. 하지만 그것은 보다 강력한 일리시드의 탄생을 위한 것. 살아남은 유생체만이 진정한 일리시드가 될 자격을 갖는다. 지금 당장은 그런 검열수단이 없다.


일리시드들 중 약자를 없애야하며 일리시드들의 뇌가 필요하다. 이 날아다니는 섬을 정복할 생각도 갖고 있다. 결론은 명확하다.


소서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촌장의 집이었던가. 자세히 살펴보자 어설프게 그려진 지도가 보였다. 방어를 위한 목적도 있다. 그래. 여기가 좋겠군. 소서러는 뉴캐슬이라고 적힌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수조를 주시했다. 천이 넘는 수의 일리시드들의 유생체를. 그리고 결심했다.


자, 전쟁을 준비하자.





스펙터는 천천히 그늘에서 나왔다. 일종의 망령인 그것은 더 이상 인간에게 동정심을 갖지 않았다. 그저 죽이고 싶은 욕망만이 있었다. 조금 전에 일몰이 끝나고 어둠의 바다가 창공을 덮기 시작했다. 태양에 대한 공포가 가라앉았고 스펙터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움직였다. 조용해지기 시작한 마을로.


스펙터는 죽기 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상황을 파악할 지성과 인식도 여전히 갖고 있다. 반투명하고 희미하게 빛나는 몸이 공중에 뜬 채 날아간다. 일반인이 달리는 속도를 가볍게 뛰어넘는 속도로. 마을이 가까워진다.


동물들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아, 그렇군. 알아차릴 수 있었지. 시끄럽다고 외치며-그렇게 말하는 게 더 시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나?-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 그래. 사람들. 사냥감들. 자, 그대들도 죽어버리게나. 스펙터는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었다.


비명소리가 들린다. 기절해버리는 이들도 있다. 기절한 이를 만졌다. 기절한 이의 체온이 급격히 사라져간다. 수초도 안 되는 시간 만에 피부가 창백해진다. 스펙터는 기분이 좋았다. 자 더 죽여 볼까? 스펙터는 죽어버린 자를 뒤에 남겨두고 움직였다.


뒤에서 뜨거움이 느껴졌다. 마법인가. 옆의 건물의 벽을 통과해 피한다. 공격이 들어온 위치를 떠올리며 이동할 경로를 검토해본다. 아, 그럴 필요는 없나. 다시 벽을 통과해 밖으로 나온다. 중년의 마법사가 보였다. 시선을 떼지 않고 뒤로 몸을 날렸다. 마법사가 쫓아온다. 마법은 유령인 자신에게도 여전히 위험하다. 게다가 저 자는 처음 보는 현상에도 냉정하게 대치하고 있다. 그래도 무의미하다.


마법사가 희생자를 지나쳤다. 희생자가 일어서는 것을 보지 못한 채로. 그 자가 반투명해지고 있다는 것은 당연히 모른 채로. 마법사가 다시 주문을 사용했다. 이번에도 건물로 스며들었다가 빠져나왔다. 마법사의 뒤에서 희생자였던 새로운 스펙터가 공격을 했으니까. 마법사의 심장에 손을 박아 넣었으니까. 마법사가 쓰러진다.


자, 사냥을 계속하자. 어차피 마법사들의 마법 말고는 자신 같은 존재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마법사들이 있어도 상관없다. 십 여초 만에 일어선 마법사였던 스펙터를 바라보며 그것은 웃었다. 근방을 둘러보았다. 기억에 있다. 그래, 수십 년 전에, 그 ‘괴물’의 던젼에 가기 전에 들렀던 곳이군.


던젼에 들어가고 나서의 일이 일순간 지나쳤다. 무모한 짓거리였군. 그래. 안전한 게 좋지. 마법사들도 처리하도록 하자. 그래. 이 주변의 마을들을 덮쳐서 세력을 불리자. 며칠간 그렇게 돌아다닌 후 공격할 곳은 하나. 뉴캐슬이다.





카서스는 배에서 내려왔다. 앞에는 성벽이 보이고 곧 전장이 될 곳에서 근무하는 데도 왠지 긴장이 풀어진 걸로 보이는 병사들이 서있다. 선원들은 이곳이 뉴캐슬이라고 말했다. 원래 가고자 할 항구는 이미 사라졌고 배의 동력원인 풍석의 보유량이 별로 남지 않았기에 그나마 근처에 있는 이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하늘에는 드래곤을 가장한 와이번을 탄 기사들이 날아다닌다. 이미 해가 저문 지도 꽤 되었는데 수고들 하는군.


이제 자신이 하기로 한 일은 끝나가고 있다. 루이즈에게로 약속한-비록 본인은 모르지만- 3가지 도움. 그 중 두 가지가 이미 끝났다. 사이토의 일과, 배에서 발사된 포격을 막음으로서.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루이즈의 임무가 수행되기까지 돕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것도 끝난다. 한가하다면 타바사를 돕기로 했지만 이제부터는 한가할 것 같지 않다.


이 알비온에서 최소 백 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만든 강력한 요새를 소유한 일정 수준 이상의 마법사는 자신을 적으로 여기고 있으니까. 귀찮게 되었군.


“어이, 긴장이 풀렸다!”


중년과 노년의 사이에 접한 갑옷 입은 남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병사들 사이에서.


“하늘의 가호 탓에 우리가 승리했다고 봐도 되겠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단 말이다!”


왈드가 앞장서며 물었다.


“저, 저기 무슨 소리입니까? 승리라니요?”


얼핏 듣기로는 레콘키스타, 즉 알비온의 귀족파가 왕당파를 압도하고 있다고 했던가. 갑옷의 남자가 이유를 말한다.


“그 반역자들의 수괴 올리버 크롬웰이 죽었소!”


왈드가 눈에 띄게 당황한다. 그 이유는 이미 알아차렸지만 뭐 상관없겠지.


“그, 그건 유언비어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여러분들을 속이기 위해.”


정말로 그런 목적이라면 그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보지만.


“그럴 확률이 분명히 있지만 목격자가 많소. 이유도 알 수 없이 추락사한 것 같은 몰골이 된 일은 지금 알비온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지. 실제로 그들의 용기사 중 상당수가 투항해 왔소. 사실상 해체되기 시작했지.”


확실히 이렇게 불편한 세계라 해도 용기사-그 칭호를 생각하는데 왠지 짜증이 돋는 것을 참았다.-나 마법사들 사이에는 빠르게 정보 전달을 할 수단이 있기는 있을 것이다. 고위층만 사용할 수 있겠지만.


“비, 비록 레콘키스타의 지도자가 암, 암살됐다고 해도 그들이 해산하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소!”


왈드가 힘겹게 말한다.


“하늘의 가호지. 얼마 전에 그 반역자들에게 넘어간 항구가 오늘 소멸했소. 올리버 크롬웰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채 대중에게 죽어 있었지. 역시 그것도 오늘. 항구의 소멸과 크로웰의 죽음은 동시라고 해야 할 시간이었다고 하오. 이것은 시조 브리밀이 나섰다는 명백한 증거가 아니오?”


갑주의 사내는 말을 마치고 잠시 생각하는 자세를 취한다. 그가 실은 이미 할 말이 있고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을 간단히 파악할 수 있었다. 옆의 녀석들은 페이스에 넘어갔지만. 특히 왈드가.


“혹시 그 수괴의 죽음이 속임수일 것을 대비해 병사들에게 권고 정도는 하고 있지만 그 세력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고 있으니 사실로 봐야할 것이오. 애써 모은 세력을 일부러 분산시킬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이오? 작전을 위해서도 아니오. 그들은 정말로 온갖 곳으로 이동하고 있소.”


알비온 왕당파의 최후의 보루는 이 뉴캐슬이다. 마무리인 상황에서 수괴가 죽었다고 보도해서 사기를 낮출 필요는 없다. 암살되었다는 말도 없다. 비겁한 수단을 사용했다며 병사의 의분을 일으키기 위한 계책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왈드가 고개를 젓고는 힘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조적으로 루이즈들은 그 걸음 하나하나가 힘차다.


아아, 그랬지. 항구가 부서진 것은 다들 알고 있지만 부서지는 장면을 목격한 것은 배에서는 자신과 기쉬 두 명이다. 폭발하는 섬광 정도는 다른 이들도 눈치 챘겠지만 그냥 넘어간 것 같다. 만약 직접 목격했다면 저런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았겠지만.


“저, 일단 신분증명을……”


“동행이 알아서 해 줄 거라네.”


병사에게 말을 한 후 느긋이 먼저 움직인 일행들을 뒤따랐다. 그렇게 카서스는 뉴캐슬에 입성했다.





노회한 파라곤은 동굴의 어둠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했다. 누운 채 잠시 천장을 바라보던 그것은 옷의 주머니에서 작은 꾸러미를 꺼냈다. 꾸러미를 펼치고 물건들을 꺼냈다. 하나하나가 도저히 들어갈 수 있을 만한 사이즈가 아닌 물품들이었다.


그 이계의 ‘먹이’들은 어떻게든 자신들의 정신공격을 막거나 완화시킬 수단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현재 자신은 혼자. ‘먹이’들은 자신의 나약한 동포들에게조차 약해빠진 존재가 대다수라해도 불유쾌한 상황이며 소서러는 적이다. 소서러는 자신은 눈치 채지 못하고 있겠지만 자신과 같은 능력을 지닌 젊은 놈을 경계할 확률이 매우 높으며 그에 대한 방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알아챈 거와 별 다를 바가 없다.


역시 드래곤이 나타났을 때 확인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었는데.


짤막한 후회가 사고의 흐름 속에 불현듯이 튀어나왔다. 적당한 때가 아니라고 가볍게 추측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어쨌든 이제 선택지는 얼마 없다. 수하들은 없다. 실제로 젊은 놈과 합류해도 그 배에서 부하를 다 잃은 자신이 권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그럼 다른 것을 노려보자.


이번에는 전력으로 움직이자. 파라곤은 자신의 물품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한 보호의 힘이 있는 액세서리와 강력한 힘을 더더욱 강하게 하는 장갑과 은밀 행동에 더더욱 힘을 실어주는 망토 등등을. 마지막으로 배에서 획득한 디바이스라는 통신기를.


이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침몰한 배의 전 주인들이 수색하러 올 것은 확실하다. 보통은 안 쓰는 물품들이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쓰도록 하자. 기습을 한 무리들에게 역으로 기습을 하는 것은 정말로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이 글은 1부가 47화고 그 뒤로 2부 시작합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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