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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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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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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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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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VS 준호(2)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435화.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 좀 말해!”


“일주일. 딱 일주일만 유나에게 힘을 빌려줘.”


“알았다니깐!!”


설득하는 데 걸린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두 시간 정도?


“어떻게 사람이 두 시간 동안 같은 말만 계속할 수 있지·········? 지겹지도 않나?”


중얼거리는 유나가 질색하며 나와 거리를 벌렸다.


투덜 대면서도 은근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인격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관념 자체가 아예 달라진 건 아닌 듯하다.


······즐기고 있는 게 맞겠지.


“계약 조건은 이 정도면 만족하지?”


“어. 충분해. 근데 이것도 10번은 넘게 말하지 않았나?”


“착각이겠지.”


“좀 맞을래?”


두 시간 동안 나는 성녀의 두 번째 인격과 계약을 체결했다.


일주일 동안 유나의 힘을 제공하는 대신 그 이후 자유 기간을 기꺼이 내어주었다.


자유 기간이 이틀로 그동안 뭘 하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인격이 바뀌어 있는 동안 또 다른 인격이 아예 의식을 잃고 있는 게 아니다.


허튼짓하면 내면에 잠들어 있는 유나가 반응할 수 있다는 소리다.


그래도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말했다. 남한테 조금이라도 피해가 생기면 찾아가서 또 쥐어팰 거야?”


“·········이년의 기억 속에선 너의 이런 모습이 있을지 모르겠네.”


“난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잘해줘.”


“·········알았어.”


전투의 영향인지 고집부리지 않고 조용히 꼬리를 내렸다.


원래부터 피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는지, 아니면 그런 생각이 있었다가 없어졌는지.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에 묻어 나오는 표정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목적을 잃고 멍청하게 뚫어져라, 보고만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지금도 그러고 있나?


“크흡. 아무튼 오늘부터 일주일이야.”


“그래. 일주일 뒤에 다시 보자고.”


“볼 수 있으면 좋겠네.”


“볼 수 있을 거야.”


“음?”


“그럼 나중에 봐.”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사라진 두 번째 인격.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신경 써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근 들어 의문점이 생기는 문제점들을 깊이 고민하지 않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정신력을 보존하기 위해서인지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전투에 사용되는 정신력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몇 배는 상승한 까닭이겠지.


태초를 상대로 유일하게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부분인 집중력.


집중력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안배라고 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후에 잘 대처하면 되겠지.


“왔어?”


“준호 씨도 참 애꿎은 사람이긴 하네요.”


“말로 잘 설득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은 무슨·········바뀌자마자 공격했으면서.”


새하얀 머릿결이 없어지고 요염했던 그녀의 표정과 몸짓이 다시 숙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흑색 머리카락이 내게는 익숙해 유난히 긴장하고 있던 마음이 쓸려 내려갔다.


새하얀 색도 좋긴 했는데 아무래도 본연의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청순미랄까?


관능미보단 나는 청순파인 듯하다.


“이게 훨씬 괜찮은데······”


“네?”


“아니! 아니야.”


“흠·········준호 씨도 하얀색이 좋나 보죠? 이참에 염색이나 할까요?”


“아니라니까! 아무튼 지금은 그 힘을 잘 다스리는 것부터 해보자고!”


“말 돌리시긴·········”


화재를 빠르게 넘겼다.


나한테 이런 주제에 관해 대화하는 건 재주가 없다.


더듬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싫고.


전문분야인 전투로 바로 넘어가 말을 이어나갔다.


“빛의 공격. 필시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너도 느꼈듯이 직선적인 공격이 대부분이야.”


유나에게 두 번째 인격과 전투에서 느낀 점을 말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든, 땅에서 솟아 나오든, 속도가 빠르든 전부 상관없어. 직선적인 공격은 예측 범위 안에 들어가기 딱 좋은 소재일 뿐이거든. 나 봤지?”


“공격이 맞질 않더군요.”


물론 예측만으로 성녀의 빛을 전부 피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나는 초집중과 그녀의 조급함을 이용해 공격 경로를 한정하고 일부는 검기로 지워내며 싸웠다.


빛의 총량이 워낙 거대한 탓에 방대하게 퍼지는 빛을 전부 막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총량이 많다고 해서 낭비가 심해져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 직선적인 공격부터 어떻게 고쳐야 해. 스킬의 방향 정도는 기술로 어떻게 무마할 수 있으니까 이 부분은 내가 잘 알려줄 수 있을 거야.”


“네.”


이 게임의 스킬은 다른 게임과는 차이점이 많았다.


그 차이점 중에서 가장 많은 두각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임의로 스킬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스킬을 이해하고 완벽히 숙지한다면, 그리고 바쳐줄 실력과 기술, 격이 있다면 누구든 스킬의 경로, 발동 키워드 등 많은 걸 다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


동작으로 발동되는 스킬을 그때마다 바꾸는 기술은 전투에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된다.


동작의 제한이 없어지면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니까.


“나, 피라젤, 인, 반, 전설급 NPC들 등등 많이 사용하고 있기도 한 이 기술은 유나도 잘 익혀둬야 할 거야. 앞으로의 전력에서 유나는 절대 빠지면 안 되니까.”


“일주일 가지고 가능할까요?”


“일주일은 무슨. 유나의 센스라면 이틀이면 충분하지.”


성녀의 빛이 고결한 건 맞으나 그게 성녀 본인에게도 억제제가 되는 건 아닐 거다.


성녀의 빛이 검성의 검기처럼 까다로운 성격이었다면 말이 다르긴 하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


악을 멸하는 빛이 절대선을 거부할 리 없으니까.


유나가 의지만 있다면 가뿐히 가능할 거다.


“그럼 이제 나는············”


오늘부터 일주일.


이틀 정도 훈련에 매진하는 유나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도 된다.


하지만 그건 손해가 너무 막심하다.


일부 요령만 알려줘도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태여 봐줄 필요는 없는 거겠지.


“다른 애들은 얼마나 걸릴 거 같아?”


“빠른 사람은 오늘 안에 설득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하는데, 일부는 꽉 막힌 스승을 만나서 그런지 잘 해결되고 있진 않나 봐요.”


“수룡에게 부탁해봐야 하나············”


“그래도 나흘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나흘이라.


좀 촉박하다.


일주일 안에 유나의 힘을 이용해 신의 도시를 전부 철거해야 한다.


유나가 성녀의 힘을 100% 사용하고 있을 때가 가장 좋은 기회인데.


그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앞으로의 여정이 더 힘들어질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유나의 말대로 동료들이 설득에 나흘이 걸린다고 가정해볼 때 우리는 3일 만에 모든 신의 도시를 부숴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가능할까?


“턱없이 부족할 거 같긴 하네.”


“·········그러게요.”


인력 문제부터 시작해서 시간적 거리 요소까지.


또한 부수는 데 얼마나 걸릴지도 아직 미지수며 애당초 부술 수 있을지도 확신이 잘 서질 않는다.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일단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방안을 생각해보죠.”


“인력 문제부터 해결할까······”


유나가 훈련에 매진하고 있을 사이 우선 더 많은 동료를 포섭해야겠다.


절대자가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자에게도 한 번 찾아가 보고 싶기도 하고.


현자가 발 벗고 나서준다면 인력 문제는 물론이며 모든 문제점이 해결될 텐데.


그가 아직도 드래곤에 목메고 있을 수도 있다.


벽창호가 따로 없는 그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올 자신감은 내게 없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도 없을 거다.


“생각나는 사람은 있어요?”


“몇몇 있긴 하지.”


떠오르는 몇몇 사람들.


전부 강한 건 맞으나 성격이 괴랄한 사람들 뿐이었다.


왜 강한 놈일수록 정신이 이상한 거야.


“시도는 해볼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처음은 좀 봐주고 갈 테니까. 모르는 부분이나 잘 안되는 부분은 바로바로 물어봐. 많이 있을 순 없어.”


“알겠어요.”


대화를 끝낸 유나는 내가 알려준 대로 훈련을 시작했다.


팁을 알려주긴 했지만, 나의 팁이 도움이 되진 않을 거다.


내가 설명도 원활하게 못 했을뿐더러 감각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정석을 추구하는 그녀는 잘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 하는 느낌일 거다.


해줄 수 있는 건 초집중이 말해주는 정보들을 말해주는 것과 인위적으로 공격의 경로를 비틀어 그녀의 느낌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 주는 것 정도였다.


“이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 그건.”


그래도 유나는 나를 의지해줬다.


설명이 개 같아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그녀는 눈에 띄게 기술이 향상되어 갔다.


3시간쯤 지났을 땐 이미 내 도움이 필요 없어질 레벨까지 상승했다.


대단하다.


빛이 아무리 친화력이 좋다고는 하나 속도가 장난 아니게 빨랐다.


예상했던 것보다 족히 몇 배는 빠른 속도였다.


“그럼 난 간다!”


“네. 다녀오세요!!”


거친 숨과 땀을 흘리는 그녀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고 생기가 활발히 돋고 있었다.


성장하는 자신을 느끼는 게 기분 좋은 거겠지.


점점 늘고 있다는 감각은 굉장한 쾌락을 쥐여준다.


그리고 그 쾌락에 빠져드는 건 절대 나쁜 일이 아니었다.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매진하게 된다.


집중이 오직 그곳에만 향해 느는 속도가 올라가고 잡념이 없어져 쾌적한 상태가 되어 상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나쁘지 않네.”


그 쾌락에 젖어 들고 있는 그녀를 보며 등을 돌렸다.


저런 모습을 보니 약간 남아있던 걱정이 싹 사라졌다.


“이젠 내가 해줘야 할 차례겠지.”


천보를 활용하며 이동속도를 빠르게 높였다.


땅을 박찰 때마다 신속히 나아가는 몸은 열차의 속도를 가볍게 돌파했고 생기는 바람이 주변의 자연을 흩뿌렸다.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검기를 조금 방출해 바람막이 역할을 내어주며 내달렸다.


몸은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고 조금도 쉬지 않고 나아가고 있는 와중 시선과 집중은 다른 곳에 향하고 있었다.


[권능 ‘검성(劍聖)의 검기’가 ‘폭렬(爆裂)의 검기로’ 진화하였습니다!!]


성녀와의 전투에서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


‘폭렬의 검기라.’


드디어 얻은 나만의 검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성의 검기에서 진화해 폭발하는 검기로 바뀐 나의 검기.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내 안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검기가 뒤바뀌는 기분이 들었다.


좋지만은 않긴 했다.


오랜 친구를 떠나보내는 감각이었으니까.


새로운 인연도 물론 좋았지만, 그래도 오랜 친구를 냉담히 버릴 정도로 나는 매정하지 않다.


“그동안 고마웠어.”


쓸쓸히 검성의 검기를 떠나보내고 새롭게 얻은 검기를 들여다봤다.


『-폭렬(爆裂)의 검기


★플레이어 ‘박준호’의 힘으로 발현된 권능입니다.★


★신화 등급★


*기술의 극한이 발현되어 만들어진 권능입니다. 이 검기의 힘으로 기술의 영역에선 그 누구보다 뒤떨어지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검성의 검기에서 플레이어의 기술과 업적, 격으로 진화해 검기의 최종형태를 맞이했습니다. 폭발과 뜨거운 열을 방출하며 적을 맹렬히 불태우는 검기입니다. 폭발과 뜨거운 열이 검기의 힘을 극대화하며 적을 베어냅니다.


*검성의 검기에서 진화했기에 검성의 검기가 가진 특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읽어가며 바뀐 검기를 음미했다.


그리고 만족했다.


‘무조건의 수식언이 없지만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아.’


신화의 권능이 가진 ‘무조건’은 폭렬의 검기에는 없었다.


하지만 그게 권능의 힘이 약하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다른 방향으로 ‘무조건’이 실행되고 있다는 거였으니까.


초집중도 무조건의 단어가 설명에 빠졌지만, 무조건의 수식언이 권능 자체에서 사라진 건 아니었다.


정보의 획득과 시간의 밀도가 무조건 내게 복종했으니까.


폭렬의 검기도 마찬가지일 거다.


폭발과 열을 주로 이루는 검기.


급기야 검성의 검기가 가진 힘도 흡수한 이 검기가 어떤 힘을 보여줄지 벌써 흥분된다.


“알아가야 할 게 많겠네.”


떠오르는 검기의 활용 방법들.


하나하나 실험해보고 싶었지만, 시간상의 문제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머지않은 미래에 피 터지게 싸우고 있을 거니 그때 잘 활용해보면 되는 거였다.


“곧 도착한다.”


이동한 지 약 30분이 흘렀다.


처음으로 목표로 두었던 장소는.


거목이 줄을 지어 오랜 자연을 보전하고 있는 이곳.


엘포레스트였다.


“처음은 오베론과 거인족이다.”


동료들이 자신이 만난 스승을 설득하고 있다면 나는 이제부터 옛 인연을 설득해야 한다.


오베론과 거인족들은 내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여 주긴 할 거다.


다음 사람이 문제인 거지.


“검성의 네 번째 스승.”


엘포레스트 다음으로 갈 장소는 험악한 산지.


그 산지의 주인인 검성의 네 번째 스승의 설득이 아마 마주할 첫 번째 벽일 거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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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대탈출(4) +1 22.05.19 91 1 12쪽
461 대탈출(3) 22.05.18 75 1 12쪽
460 대탈출(2) 22.05.17 67 0 14쪽
459 대탈출(1) 22.05.15 83 0 13쪽
458 태양과 인간(5) 22.05.14 66 0 13쪽
457 태양과 인간(4) 22.05.13 77 0 13쪽
456 태양과 인간(3) 22.05.12 67 0 13쪽
455 태양과 인간(2) 22.05.10 69 0 12쪽
454 태양과 인간(1) 22.05.09 80 0 13쪽
453 아폴론과의 전투(4) 22.05.08 62 0 13쪽
452 아폴론과의 전투(3) 22.05.06 64 0 13쪽
451 아폴론과의 전투(2) 22.05.05 66 0 12쪽
450 아폴론과의 전투(1) 22.05.04 72 0 14쪽
449 아폴론의 천계(3) 22.05.03 70 0 13쪽
448 아폴론의 천계(2) 22.05.01 73 0 12쪽
447 아폴론의 천계(1) 22.04.30 79 0 13쪽
446 지원(3) 22.04.29 7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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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지원(1) 22.04.27 73 0 12쪽
443 최후의 기사(2) 22.04.26 72 0 12쪽
442 최후의 기사(1) 22.04.25 68 0 19쪽
441 격돌(3) 22.04.23 67 0 12쪽
440 격돌(2) 22.04.22 76 0 13쪽
439 격돌(1) 22.04.21 68 0 13쪽
438 조력자(3) 22.04.20 68 0 14쪽
437 조력자(2) 22.04.19 80 0 13쪽
436 조력자(1) 22.04.18 60 0 13쪽
» 성녀 VS 준호(2) 22.04.15 7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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