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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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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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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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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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인간(2)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455화.










아폴론은 태어날 때부터 신이었다.


그렇기에 ‘약(弱)’을 알지 못했다.


전지전능은 생물이 가진 당연한 특성이라고 믿어왔으니까.


주변 다른 이들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신이었으니까.


그래서 차이를 원했다.


평범을 논하기 싫었다.


무언가 다른 ‘유일’을 원했다.


갈구하고 쫓아가고 탐했으며 노력했다.


그러자 ‘유일’이라는 이상은 그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태양의 힘.


그 어떤 누구도 얻지 못한 태양의 힘을 얻자 비로소 아폴론은 자신이 그려왔던 이상을 이루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이상을 손에 얻은 건 자신뿐만이 아니라는 걸 알아버린 거다.


누구는 번개를, 누구는 바다를, 또 다른 누구는 죽음을 손에 얻었으며.


전쟁, 승리, 미모, 정보, 달 등등 모두 자신이 추구하던 ‘유일(이상)’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렇다.


태양의 힘은 유일하지만, 자신이 얻은 유일은 유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폴론은 다음으로 ‘절대’를 쫓게 되었다.


유일을 뭉개버릴 수 있는 절대적 강함.


절대에서 우러나오는 절대적 차이를 원했다.


그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얻고 싶었다.


치밀하게 계획을 구성했으며, 신의 긍지를 버리면서까지 조잡하게 움직였다.


한데 처절한 외침으로 손을 뻗는 자신을 비웃는 듯 절대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유일을 손에 얻었던 그때와는 달리 절대는 보이지도 않았단 말이다.


원하는 걸 쥐어 잡는 감각은 생소한 것으로 전락했고.


원하면 바로바로 얻으면서 느꼈던 익숙한 감각을 쫓는 것이 아닌 전혀 알 수 없는 미지를 향해 종착점 없는 해안가를 하염없이 걷는 감각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움직이고 또 움직였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희망, 가능성은 일절 없었다.


그렇다.


매번 뒤따라왔던 ‘가능’은 이미 ‘불가능’으로 변해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네놈을 고평가하는 것이다.”


영향력의 손실로 힘을 대거 잃은 아폴론이 지긋지긋한 태양을 품으며 말한다.


“너는 우리와 다르게 한계를 뛰어넘은 존재였으니. 우리가 하지 못한 초월을 인간인 네놈이 해낸 것이다.”


신으로 태어나 신으로 살아간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살아간다.


지극히 당연한 법칙이었지만, 당연했기에 평범했고 평범했기에 ‘약(弱)’이었다.


자신도 이 법칙 안에 조속 된 세계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아폴론은 자신이 ‘약(弱)’에 속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가치관으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었지만.


아폴론은 자신이 세운 가치관에 따라 신을 이렇게 평가했다.


신은 ‘약(弱)’을 대표하는 존재들이라고.


“네놈은 ‘약(弱)’이 아니다. 우리와는 다른 ‘강(强)’이었지.”


신들이 자신보다 약한 검성을 그토록 원하고 바라는 이유.


검성이야말로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감옥과도 같은 ‘약(弱)’의 굴레에서 꺼내줄 존재라고 인식했다.


그토록 원했던 ‘절대’ 즉 ‘강(强)’으로 인도해줄 존재라고 말이다.


한데,


“그와 동일한 느낌을 저놈에게도 받았다.”


그러한 존재가 하나가 아니었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


인간의 한계를, 세계가 정해준 한계를 뛰어넘은 존재.


생명을 초월한 존재라고.


신인 자신조차 도달하지 못한 ‘강(强)’의 일원에 내가 속해 있다고 말한 거다.


“네놈은 무리겠지만, 저놈은 손에 넣겠다.”


절대를 제외한 모든 것을 손에 얻었던 아폴론이 재차 선언했다.


신언(神言)이 발동하며 절대력이 결계 내부를 눌렀고.


범람하는 검기와 떠오른 태양이 서로를 바라봤다.


그 모든 대화와 감정을 느낀 유나가 입을 떨면서 열었다.


“풀 죽어 있는 건 기만이었어요?”


“······나도 몰라.”


아폴론이 저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


방금까지 피라젤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던 내가 받아야 할 찬사가 아니다.


적에게 인정받는다.


오묘한 감각에 사로잡혀 느끼해진 분위기가 몸을 훑는다.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군.”


“너까지 그러지 마. 괜스레 씁쓸해지니까,”


“·········?”


유나뿐만 아니라 피라젤까지 거들었다.


아폴론이 대놓고 나와 검성을 같은 선상에 두는 발언을 해버린 탓이다.


왜 저런 쓸데없는 말을 해서.


좋긴 하지만.


“내 후예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군?”


“저놈이 막힌 미래를 밝혀줄 재료가 되어줄 거다.”


“막힌 미래는 네놈에 한에서지. 인류의 미래는 저들로 인해 터무니없이 찬란하다. 고작 네놈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그를 희생시킬 수는 없다.”


“인간과 신.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신이지 않나?”


“말이 통하질 않는군.”


인간이 낳은 절대자와 어떤 생물보다 우월한 존재인 신이 나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


얼마나 중요한 존재가 되었는지 좀 알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런 걸 제쳐두고 중요한 건.


“내 의사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네.”


“힘 있는 자의 권리랄까요?”


“왜 저기에 동조하는 건데······”


“인제 그만 허튼소리 그만하고 집중해라. 곧 시작한다.”


피라젤의 중재로 대화가 무산되었다.


솔직히 영양가 없는 대화이기도 했고 아폴론을 눈앞에 두고 할 이야기가 아니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곧 전투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으니까.


“잘해보자고.”


“너나 잘해라.”


“꼭 말을 그렇게 더럽게 해요.”


“더럽다?”


“아닙니다.”


“후훗······”


흔한 친구끼리의 대화가 마무리되자 머리 위에서 거센 격이 충돌했다.


일대를 날려버리는 충격파와 함께 장난 섞인 표정, 몸짓이 전부 없어졌고.


착실하게 세워둔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처음 세웠던 계획과는 지나치게 많이 달라졌지만.


아폴론의 최후를 맞이할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


검성도, 나도, 유나도, 피라젤도, 무의 수호자도 전부 건재하니까.


“결계는 내게 맡겨라!!”


검성이 등장한 순간부터 잠깐 넋을 잃었던 걸 제외하면 쉬지 않고 결계를 부수고 있는 무의 수호자.


저저적!!


은색 신성력으로 덮여 있는 하늘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무의 수호자가 일을 잘 수행하고 있던 거였다.


“우리만 잘하면 돼.”


긴장감이 몰려오긴 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


고양되는 마음이 전투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동료가 몇 명 늘었다는 이유로 상황 자체를 인식하는 방향이 아예 달라졌다.


참으로 우습지.


항상 혼자서 움직여 왔던 내가 동료를 의지하게 되었다는 게.


그래도 이 기분을 나는 거부하지 않고 만끽하기로 했다.


“가자고!!”


성녀의 빛, 무신의 기운이 내 품으로 들어온다.


회복된 검기가 기뻐하는 듯 세차게 울며 신성력을 갈랐고.


초집중이 검성과 아폴론의 혈투를 냉정히,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인간은 신이 만든 도구에 불과하다. 네놈들은 내 아들들이라는 뜻이 온대 어째서 아버지를 멸하려 드는가?!”


“아들을 도구라 칭하는 개새끼도 있군.”


검성의 검기와 태양이 격돌할 때마다 자연이 뒤바뀐다.


뜨거웠던 바닥은 순식간에 날카롭게 벼려지고 다시 뜨거워지는 걸 반복했다.


급변하는 자연 탓에 신화의 육체를 가진 나조차도 적응력이 부족했다.


몸에는 땀이 폭포수처럼 흐르고 있고 발은 이미 걸레짝이 되어 넝마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패배라는 단어가 떠오르질 않았다.


나와 유나 둘이서 아폴론을 마주했을 땐 그 패배의 단어 때문에 정신적으로 몰렸었다.


이번에는 그런 정신적 방해 또한 없다.


“하핫!!”


태초를 눈앞에 두고 이런 감각은 신기했다.


급기야 멀리서 보이는 환각이 눈을 장악했다.


그 환각 속에서는.


푸른 하늘 아래 푸른 바다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 안에 승리라는 단어가 그려져 있었다.


“먼저 가지.”


여기도, 저기도 다 푸른색으로 뒤덮여 있는 기분.


앞서 나가는 피라젤도 그 푸른 풍경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3가지 권능을 연달아 발동하며 아폴론이 깔아둔 태양을 전부 지우면서 전진하는 그는 마치 바다의 재앙, 쓰나미를 연상케 했다.


쓰나미에 태양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는 광경.


참으로 이질적인 모습이었지만,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뒤는 맡길게요.”


일대에 깔린 태양이 전부 저물자 새로운 빛이 태어났다.


저 멀리 떠 있는 붉은 태양이 저물고 새로운 흰색 태양이 떠올랐다.


빛의 기둥이 사방팔방 떨어지며 찬란하게 빛나던 보석 같은 바다를 더 밝게 빛냈다.


그 바다 아래 검성의 검기가 헤엄치며 저물고 있는 태양을 베고 또 베었다.


“지금이다!!”


검성의 목소리.


아폴론을 대량의 검기로 억압해둔 그가 소리쳤다.


반의 그림자 술을 떠올리게 하는 검기의 활용법.


터무니없이 방대한 검기가 아폴론을 완벽히 묶어두고 있었다.


“신기하네.”


이글이글 끓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아폴론.


잃은 영향력의 탓인지 권능만을 사용하며 저항해보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


항상 우리를 깔보던 신을 이렇게 내려보고 있다.


더 아득히 먼 미래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현실로 일어나 있단 말이다.


흥분되지 않을 수가 없지.


“고작! 이것으로 나를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였는가!!”


피식 웃어버린 내 표정을 보고는 아폴론이 분노했다.


그는 나를 도구로 생각하고 있다.


한데 그 도구가 자신을 보며 비웃는다?


부처가 아닌 이상 화나지 않을 수가 없겠지.


“그래도 말이야. 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약해졌구나?”


힘을 전개한 아폴론은 여전히 검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검성의 검기 안에는 이미 증폭의 권능과 성녀의 빛이 깃들어 있었으니까.


완전무결의 힘이 그를 옥죄이고 있는 거다.


본래 힘을 잃은 아폴론이 아니었다면 우습다는 듯 벗어났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영향력을 얼마나 많이 사용한 거야?”


“하찮은!! 패배했던 네놈이 건방지게 입을 놀리는가?!”


“모르겠고. 한순간의 판단 실수로 너는 지금 그러고 있는 거다.”


검성이 오고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는데.


아폴론은 죽음 근처에 도달해 있다.


몸집을 부풀리며 자신을 과시하는 동물처럼 아폴론도 똑같이 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그가 할 수 있는 건 보여주기식의 힘과 말밖에 없었던 것 같다.


“죽음을 더 큰 죽음으로 만드는 것보다 삶을 억압하는 쪽이 좀 더 대량의 영향력을 손실하는 모양이구나?”


“큭!!”


강제력.


누군가의 삶을, 운명을 정하는 이 거대한 힘은 신이라 할지라도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다.


천계 전역에 깔린 영향력을 운용해 겨우겨우 만들 수 있는 수준.


그런 영향력조차 아주 천천히 몸에 스며들어야만 한다.


“나를 가지려 했던 게 너의 패인이다.”


상상하지 못한 영향력의 소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검성의 강함.


신화에 도달한 나의 거친 발악과.


절대 방패의 수식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무신의 등장.


변수의 변수가 작용해 아폴론의 계산을 아예 망가뜨려 버렸다.


와장창!!!


내가 검을 치켜들자 동시에 하늘을 장악하던 은색 결계가 형체를 잃었다.


무신의 수호자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마지막으로 내뱉은 주먹을 내려놓았다.


“이럴 수가······”


태양의 수식언을 가진 결계가 완전히 부서지는 걸 본 아폴론이 경악했다.


질렸다고는 말했지만, 아폴론 자신의 근원을 정해주던 것이 바로 태양이다.


“네가 말했듯 너는 절대적이지 않아. 하지만 절대를 쫓은 너였기에 자신을 절대적이라 생각했던 거지.”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 오만했고, 자만했어. 뭐 내가 말할 말은 아니지만.”


검에 검기가 주입됐다.


동시에 방금까지 보였던 바다가 갈라졌다.


갈라진 바다가 알려준 경로.


그에 따라 검이 움직였고.


나는 이때 알았다.


이게 나의 오리지널 검술이구나.


[오리지널 검술 ‘???’가 정체를 드러냅니다!!]


“무한참(無限斬).”


새로운 검술의 검기를 담은 검이 아폴론을 가르며.


이에 따라 이미 저버린 태양이 환각 속에서도 재차 갈라졌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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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사자(死者)의 산맥(1) +1 22.06.22 95 1 13쪽
462 대탈출(4) +1 22.05.19 91 1 12쪽
461 대탈출(3) 22.05.18 76 1 12쪽
460 대탈출(2) 22.05.17 67 0 14쪽
459 대탈출(1) 22.05.15 85 0 13쪽
458 태양과 인간(5) 22.05.14 66 0 13쪽
457 태양과 인간(4) 22.05.13 78 0 13쪽
456 태양과 인간(3) 22.05.12 68 0 13쪽
» 태양과 인간(2) 22.05.10 71 0 12쪽
454 태양과 인간(1) 22.05.09 82 0 13쪽
453 아폴론과의 전투(4) 22.05.08 62 0 13쪽
452 아폴론과의 전투(3) 22.05.06 64 0 13쪽
451 아폴론과의 전투(2) 22.05.05 66 0 12쪽
450 아폴론과의 전투(1) 22.05.04 74 0 14쪽
449 아폴론의 천계(3) 22.05.03 71 0 13쪽
448 아폴론의 천계(2) 22.05.01 73 0 12쪽
447 아폴론의 천계(1) 22.04.30 80 0 13쪽
446 지원(3) 22.04.29 76 0 13쪽
445 지원(2) 22.04.28 76 0 14쪽
444 지원(1) 22.04.27 74 0 12쪽
443 최후의 기사(2) 22.04.26 73 0 12쪽
442 최후의 기사(1) 22.04.25 70 0 19쪽
441 격돌(3) 22.04.23 67 0 12쪽
440 격돌(2) 22.04.22 77 0 13쪽
439 격돌(1) 22.04.21 68 0 13쪽
438 조력자(3) 22.04.20 68 0 14쪽
437 조력자(2) 22.04.19 83 0 13쪽
436 조력자(1) 22.04.18 60 0 13쪽
435 성녀 VS 준호(2) 22.04.15 7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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