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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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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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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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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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446화.









마계 전쟁에서 활약하고 있어야 할 검성이 아폴론의 도시에 찾아왔다.


처음에는 내가 보고 있는 게 현실인가, 아니면 그을린 마음에서 나오는 환각인가 분간이 잘 가질 않아 몇 번이고 눈을 비비고 두 눈을 의심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나의 의심은 유나로 인해 사라졌었다.


환각이었다면 유나는 보이지 않았을 테니까.


머쓱한 표정으로 수줍게 인사하는 유나는 어찌할 바 모르고 조마조마하고 있던 게 아직도 생각난다.


사람 대하는 법을 잘 알고 있는 그녀가 그토록 어물쩍대는 모습은 새로워서 재밌었다.


가 아니라.


미친, 여기는 왜 온 거야?


애당초 올 수는 있는 거였어?


유나의 모습을 보는 것에 정신 팔려서 근본적인 질문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니, 본능이 질문을 피하려 했던 것일 수도 있다.


검성은 절대 마계에서 나오지 못한다고 확정 짓고 있었기 때문일까?


나만의 확신이 부서지는 꼴을 무의식 속에서 보기 싫었던 모양이다.


참으로 유치한데, 항상 나는 정신적으로 매우 덜 성숙한 것 같다.


툭하면 치밀어 오르는 감정도 그렇고, 생각이 잣대 없이 흔들리는 것도 그렇고.


봐봐. 지금도 검성 이야기하다가 또 삼천포로 빠지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조심해야지, 조심해야지.’ 맨날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질 못한다.


무언가 계기가 있으면 좋겠는데······


후두둑!!


삐걱대는 몸을 일으켜 먼지와 돌덩이들을 털어냈다.


얼마나 멀리 날아온 건지 옷에 묻은 쓰레기들이 잘 털어지지 않았다.


“진짜 너무 세게 때린 거 아니냐고······”


막상 일어나 정신 차려보니 뒤통수가 거하게 아프다.


그냥 아픈 정도가 아니라 어지럼증을 유발할 정도로 지끈거린다.


검성이 나를 보면서 얼마나 답답해서 그랬던 걸까.


예전과는 다르게 사제 관계가 많이 발전해서 훈련할 때를 제외하면 이토록 강하게 때린 적이 없었는데.


“더럽게 머네.”


뛰어가면 금방 도착할 거리이긴 하나 뭔가 허겁지겁 갈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보는 거라서············어색한가?


그래도 종종걸음으로 가니 2분쯤 지나 도착할 수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많이 성장했구나.”


“아직 부족하지만요.”


나를 때린 기억이 벌써 삭제되었는지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눴다.


따질 생각은 없었지만, 너무 태연해 보여서 맞은 게 당연하다고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할 뻔했다.


······당연한가?


“검기가 드디어 그대를 인정했구나.”


“고생했죠. 검성과 성격도 똑 닮아서 쉽게 다가오질 않았거든요.”


“육체의 격도, 권능도 많이 올랐어. 역시 그대는 내 예상을 가볍게 초월하는구나.”


“다 부질없었지만요.”


검성의 칭찬은 매우 고맙고 좋았다.


인계의 절대자 중 한 축을 담당하는 그가 이토록 진심으로 칭찬해주는 거다.


좋지 않을 수가 없겠지.


그래도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큰 발전을 이룬 후 내가 해낸 일이라곤 검성의 스승들을 설득한 것밖에 없으니까.


궁기와의 전투에서도, 최후의 기사와의 전투에서 전부 나는 패배의 쓴맛을 봐야만 했다.


발전하고 또 발전해도 힘이 부족하다는 증거들이 계속해서 튀어나오고 있는 현재.


그의 칭찬은 포근하게 안아주긴커녕 가시로 찌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강해졌음에도 그 정도밖에 해내지 못 했냐고’ 닦달하면서 말이다.


“낙심하고 있을 틈이 없다. 비상 상태이니.”


“검성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는 겁니까?”


“사신수가 비상 요청을 보내왔다. 나뿐만 아니라 인계의 절대자 전원에게 그대들의 구조를 요청했지. 그리고 사신수가 구조 요청을 보낼 경우는 하나밖에 없다.”


“태초들의 침략······”


인계의 절대자.


현자와 검성을 비롯해 인계에서 제일 강한 초월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용족도 아마 이곳에 포함되어 있겠지.


내가 모르는 절대자가 있을 순 있겠지만, 아마 다른 신의 도시에는 용족이 출동했을 거다.


근데 하나 의문점이 존재했다.


“어떻게 신의 도시 내부 상황을 알아내신 겁니까?”


“현자가 말해주었다.”


“현자가?”


“포세이돈이 직접 신의 도시에 강림했었으니까.”


“············예?”


“현자와 포세이돈의 격돌의 여파로 신의 도시를 감싸고 있던 결계가 부서져 사신수의 시야가 확립되었었다.”


저 지독하게 단단한 결계가 고작 충돌의 충격으로 산산조각이 났다고?


그것보다 잠깐만.


현자와 포세이돈이 전투를 펼쳤다니.


포세이돈은 천계의 3명의 주신 중 하나다.


제우스와 버금가는 힘을 가진 존재 중 하나라는 뜻이 온대.


“현자는! 현자는 살아 있는 겁니까?”


제아무리 현자라고 해도 포세이돈과의 전투는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근처에 있는 인도.


“그 능구렁이 같은 놈이 죽었을 리가 없지. 신이 나타나도 피할 방법이 있으니까 도시에 들어갔던 걸 거다. 그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그리고?”


“지금 그놈은 빌어먹게도 나보다 강하니까.”


절대자의 격.


월드 메시지로 떠오른 절대자의 탄생은 현자를 뜻하는 것이었던 거다.


“······그렇습니까?”


“사신수가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아마 현자는 탑에서 새롭게 본 태초의 격이나 연구하고 있겠지. 지독한 놈.”


다행이다.


검성이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아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다.


그리고 내 생각엔 사신수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말해줬는데 듣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검성과 현자는 예로부터 라이벌 관계였으니까.


경쟁 상대가 앞서갔다는 게 치욕스러운 거겠지.


피라젤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가진 게 검성이라는 자다.


“다행이네요.”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니다. 나머지는 전부 천계로 끌려갔으니까.”


“죽진 않았습니까?”


“그래. 이용 가치가 뛰어난 존재들이다. 전쟁에서 이용한다든지, 얻기 힘든 인계의 영향력을 추출한다든지, 별의별 방법으로 개짓거리나 하려고 하겠지. 철저히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놈들. 생명에 대한 일반적인 가치 따위 개나 줘버린 놈들. 신들은 그런 놈들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다행입니다.”


신의 도시 정벌에 참여한 인원은 이러하다.


길드원 전원, 인류의 등불 전원, 카산 협곡의 산주들, 검성의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스승, 오베론, 무의 수호자, 살성, 현자, 거인족들까지.


인계 최고 정예로 어느 집단이라고 해도 꿇리지 않는 전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들 중 안전이 확인된 사람은 현자와 인밖에 없다.


그토록 고강했던 사람들인데, 신들의 등장 하나만으로 처참히 무너져내렸다.


젠장.


“신들이 등장할 정도로 도시가 중요했던 겁니까?”


미안한 감정, 억울한 감정이 남이 있다.


이 침공을 계획한 사람이 나였으니까.


책임이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고작 이런 도시 하나로 그토록 많은 영향력을 소비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푸념일 수도 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납득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의도로 말하고 있지 않다.


이젠 그런 소모만이 남은 생각은 지긋지긋하니까.


“아무리 인계의 전력을 약화하였다고 해도 그건 어떻게 계산해봐도 손해로 여겨질 뿐이에요. 자칫 잘못하면 신들이 쌓아온 입지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거였다고요.”


신의 도시.


천계라 봐도 무방한 구역이었긴 하나 결국 인계 안에 있다는 사실은 벗어날 수 없다.


세상의 끝이나 유나를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결계.


그런 경우로 취급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고 그렇다는 소리는 강림에 가히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영향력이 소모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게 많은 영향력을 낭비하면 정작 중요한 전쟁에서 패배할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천계 전쟁이 일어난 이유는 제우스가 나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성장할 때까지 안전한 상황을 만들려고 했던 거다.


적절한 위험으로 나를 강하게 만들면서.


그런데 이건 적절한 위험으로는 치부될 수가 없다.


무려 신의 강림이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소리다.


합리적인 판단하에 생긴 의문의 답에 대해 검성이 입을 열었다.


그 대답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자신감이 있던 거겠지.”


“네?”


“영향력. 그깟 자원 따위 필요 없다는 거다. 결국 힘을 구성하는 건 격의 역할이니까. 영향력은 격을 만드는 업적에서 나오는 부산물에 불과하다. 세계의 법칙에 간섭할 수 있다는 자원이어서 활용도가 높은 건 사실이나 결국 권능처럼 세계의 법칙을 창조하진 못한다.”


맞는 말이었다.


절대적 수치의 강함을 결정짓는 건 영향력의 양이 아닌 격의 높음이니까.


그리고 품은 격을 세상에 형상화하는 힘이 권능이었고 이 권능은 신화의 격을 넘어가게 된다면 정해진 세계의 법칙에 어긋나는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에 반해 영향력은 비트는 정도가 한계다.


알고 있다.


그래도 영향력이 중요하지 않다고?


“얕보이고 있군요.”


“그런 셈이지.”


굳이 우리를 견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거다.


그냥 직접 행차한 이유도 무슨 이유가 있어서가 아닌 벌레가 대들어대니까 잡으려고 나온 것뿐인 거고.


그동안 여러 생각을 해온 내가 부끄러워진다.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을 거 같네요.”


듣고만 있던 유나도 거들었다.


그녀도 신들이 행동하는 방식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거겠지.


호기심 혹은 자신의 이익.


철저히 계산된 행위가 아닌 힘으로 짓밟으려는 괴팍한 사고방식.


신들은 위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는 대상에게 생각 자체를 투자하지 않고 있다.


우리도 이에 포함되고 있었고.


“절대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그들도 이젠 멍청하게 움직이진 않을 거다.”


“그러겠죠.”


“무언가 결단을 내린 듯하군.”


“이렇게 비참한 꼴을 맛보게 해줬는데. 저도 그에 합당한 반격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좋다.”


맞고만 있을 생각은 없다.


정리될 건 다 정리됐겠다.


혼잡한 마음과 복잡한 생각이 전부 없어졌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음부터 이런 경험은 다신 겪고 싶지도 않고.


“벌레한테 쏘이면 아프다는 걸 알려주러 가죠.”


“벌레라고 인정하진 마라.”


“······표현이 그렇다는 거죠.”


“후훗.”


농담 하나 받아주질 못하냐.


옆에서 웃는 유나 때문에 더 창피하다.


이런 경험도 다신 사절이겠는 걸.


“됐고.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유나가 내게 했던 질문을 나는 검성에게 던졌다.


나는 저 질문에 사고가 아예 굳어버렸었지.


신을 상대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한데 지금은 저 질문에 대한 답을 나도 대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검성도 마찬가지였고.


“당연한 걸 묻는구나.”


“그렇죠?”


왼쪽 입꼬리가 올라간 검성의 표정.


웃는 표정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한 가지는 읽어낼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신들을 족치러 간다.”


“동료들을 구출하러 갑시다.”


동시에 말한 나와 검성은 조금은 달랐지만, 같았다.


그놈들한테 당한 게 많아서 그런가?


의도하는 바는 일치하고 있었다.


“빅엿도 주는 사람한테는 사이다죠.”


어떻게 해서든 그 높디높은 콧대를 눌러주겠다.


그 하나만큼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마음을 공유하고 있었다.


내 말에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검성이 칼집에서 검을 빼 들었다.


“그럼 출발하겠다.”


콰좌좌좍!!


발검과 동시에 검이 내질러졌고 형용할 수 없는 검기가 방출되며 신의 도시를 감싸고 있던 결계가 파괴되었다.


압도적인 광경.


‘한참 멀었네.’


쾌쾌했던 은색 하늘이 아닌 밝은 하늘색 하늘과 새하얀 구름이 보였다.


그리고 저 높은 하늘에 포탈이 생성되었고.


본래는 절대 가지 않았을.


그리고 가더라도 죽음을 각오하고 갔을.


그런 장소를 향해 이젠 성공만을 생각하고 발을 움직였다.


후웅!!


사신수의 영향력이 풍부하게 담긴 포탈.


포탈이 새로운 계층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울려 퍼지는 시스템 메시지.


드디어 도달했다.


[천계에 입장합니다.]


천계에.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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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사자(死者)의 산맥(1) +1 22.06.22 93 1 13쪽
462 대탈출(4) +1 22.05.19 91 1 12쪽
461 대탈출(3) 22.05.18 75 1 12쪽
460 대탈출(2) 22.05.17 67 0 14쪽
459 대탈출(1) 22.05.15 83 0 13쪽
458 태양과 인간(5) 22.05.14 66 0 13쪽
457 태양과 인간(4) 22.05.13 77 0 13쪽
456 태양과 인간(3) 22.05.12 67 0 13쪽
455 태양과 인간(2) 22.05.10 69 0 12쪽
454 태양과 인간(1) 22.05.09 81 0 13쪽
453 아폴론과의 전투(4) 22.05.08 62 0 13쪽
452 아폴론과의 전투(3) 22.05.06 64 0 13쪽
451 아폴론과의 전투(2) 22.05.05 66 0 12쪽
450 아폴론과의 전투(1) 22.05.04 72 0 14쪽
449 아폴론의 천계(3) 22.05.03 70 0 13쪽
448 아폴론의 천계(2) 22.05.01 73 0 12쪽
447 아폴론의 천계(1) 22.04.30 80 0 13쪽
» 지원(3) 22.04.29 75 0 13쪽
445 지원(2) 22.04.28 76 0 14쪽
444 지원(1) 22.04.27 73 0 12쪽
443 최후의 기사(2) 22.04.26 73 0 12쪽
442 최후의 기사(1) 22.04.25 68 0 19쪽
441 격돌(3) 22.04.23 67 0 12쪽
440 격돌(2) 22.04.22 76 0 13쪽
439 격돌(1) 22.04.21 68 0 13쪽
438 조력자(3) 22.04.20 68 0 14쪽
437 조력자(2) 22.04.19 80 0 13쪽
436 조력자(1) 22.04.18 60 0 13쪽
435 성녀 VS 준호(2) 22.04.15 7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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