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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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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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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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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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인간(3)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456화.








“약해진 상태였다.”


“그런 것 같더군요.”


몸 전체가 반으로 갈려 천천히 잿빛으로 산화 중인 아폴론.


마지막 일격을 저항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신의 모습이었다.


검성은 그런 아폴론의 죽는 모습 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많이 가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팔이었다.


“이미 1차 천계 전쟁에서 큰 피해를 본 놈 중 한 명이었지.”


“태초치고는 영향력이 지독히도 없었으니까요.”


만났을 때부터 외팔이었던 아폴론.


태초의 힘을 가진 그가 팔 한 짝이 없다는 건 너무나도 이상했다.


제아무리 검성에게 잘렸다고 해도 회복할 수 있었을 텐데.


죽은 자도 부활시키는 권능을 논하고 있는 놈들이 태초라는 족속들이다.


그런데 팔 하나를 재생시키지 못해 그 상태를 유지하고 다닌다고?


완벽, 절대를 추구하는 놈들이 가질 마인드가 아니다.


즉 회복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못했다’겠지.


그 이유는 너무나도 쉽게 추측해볼 수 있다.


“1차 천계 전쟁 때의 피해와 무리한 대규모 퀘스트의 발행, 그리고 이미 천계 내부에서도 입지가 낮아져 영향력 수급이 어려워졌던 거였군요.”


“그렇다.”


전쟁의 피해가 얼마나 컸을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전쟁의 피해가 생긴 이유는 바로 내 눈앞에 있는 사내 때문이라는 거다.


아폴론은 검성에게 큰 적대심을 품었었지.


신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그가 인간에게 대놓고 적의를 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호기심이나 위험인물이라 생각하고 있는 신들은 많았지만.


만나자마자 권위를 떨어뜨리는 언행을 했던 걸 생각하면.


그 정도로 검성에게 얻은 피해가 수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막심했던 거겠지.


1차 천계 전쟁은 검성에 의해 구도가 뒤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했던 전쟁이니까.


“검성의 대단함이 이렇게까지 굴러갈 줄은 몰랐네요.”


“나도 그렇다.”


“검성도 내심 구출만 생각하고 오셨나 봐요?”


“지금껏 태초는 영원의 삶을 살아온 존재들이다. 패배의 경험을 가장 하지 않은 놈들이라는 거지. 업적도, 세계도 전부 그들의 승리만을 기억하고 있는데 어찌 내가 패배를 예측할 수 있겠느냐.”


그런 것 치고는 막무가내로 돌진하던데.


현자가 절대자의 반열에 올라가서 질투심에 그랬던 게 아니었나?


모르겠다.


저런 태평한 표정으로 말하니까 진짜 같기도 하고.


찌릿찌릿!!


검성과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초집중이 울어댔다.


“왔군요.”


당황하지는 않았다.


예견한 일이었으니까.


정확히는 유도했던 일이기도 하다.


“보고 있냐?”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놈들한테.


“너희도 곧 이렇게 될 거야.”


거의 시체나 다름없는 형태로 변해버린 아폴론.


이제 곧 이놈은 죽는다.


몸을 움찔움찔 떨면서 경련을 일으키며 생명 활동이 서서히 정지되고 있다.


아마 아폴론이 죽음과 동시에 천계의 일각이 사라지며.


세계가 격렬하게 외쳐대겠지.


인간의 손에 신이 죽었다고.


그 영향력은 아폴론이 아닌 다른 신에게 피해가 갈 거다.


이번 계기로 신의 권위가 상실될 거니까.


“그래. 봐. 보라고.”


아직 아폴론을 처리하지 않은 이유.


태양의 결계를 구태여 없앤 이유.


전부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이게 인류의 시작이다.”


푹.


무한참의 잔여 검기를 담은 주작의 검이 죽어가는 아폴론의 심장을 찔렀다.


찔린 아폴론은 완전히 잿빛으로 산화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띠링!!! 띠링!!!


그러자 귀를 따갑게 하는 시스템 메시지가 연달아 울려댔고.


하늘 높이 솟아오른 월드 메시지가 우리의 승리를 축복했다.


[태양이 인간의 손에 의해 저물었습니다.]


떠오른 월드 메시지를 보며 우리는 잠시나마 희열을 만끽했다.



***



“이제 좀 가라.”


시간이 잠시 지나고.


아폴론의 천계가 사라진 그곳에 검성이 검기를 활용해 쉴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검기로 이런 것까지 가능하다.


모두 지친 몸을 풀어두면서 상태를 정비하고 있다.


오랜 여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일까?


어느 휴식보다 더욱 편안했고 즐거웠으며 진심으로 행복했다.


귀찮게 구는 이놈들만 없었으면.


“아 좀! 그만 가라고!”


[전쟁의 신이 당신의 검을 바라봅니다. 자신과 검을 맞댈 것을 기대합니다.]


[지혜의 신이 당신의 과거를 읊으며 회상을 시작합니다. ‘저의 밑에 있던 시절······’]


[번개의 신이 당신의 강함에 찬사를 보냅니다. 기대했던 그 모습에 열광하며 번개를 만지작거립니다.]


저놈들은 할 일도 없나?


아폴론이 죽은 지 30분이 흐른 지금.


시스템이 너무나 방대한 보상을 정산하지 못해 끙끙대고 있을 때.


저 신이라는 놈들은 쉬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다.


근데 신이라는 직책을 가진 놈들이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도 되는 건가?


“저한테도 몇몇 신이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어요.”


“나도다.”


유나와 피라젤도 나와 다를 바 없었다.


내게는 아레스, 아테나, 제우스가.


유나에게는 아프로디테와 헤르메스. 헤스티아, 헤라가.


피라젤에게는 포세이돈, 아르테미스, 헤파이스토스가 연신 스팸을 날려대고 있었다.


30분이나 신의 메시지를 받으니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가는 상황이었다.


“차단 기능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네요.”


“그러게. 저것들도 이런 우리의 반응이 좋아서 이러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인 씨라도 있으면 결계라도 칠 텐데요.”


초집중을 이용해서 메시지를 보내오는 선을 차단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 항상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가장 확실한 해결 방법은 천계를 나가는 것이긴 하다.


인계로 가면 신들의 영향력이 우리에게까지 도달할 수가 없으니까 아주 좋은 해결법이긴 한데.


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애들 생각하면 천계에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피라젤이 살아있었던 것처럼 아마 납치된 다른 동료들도 살아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


몇 번이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용 가치가 뛰어난 사람들이니 죽일 수 없는 거다.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선 천계 밖을 나가선 안 되는데.


“구출하는 것도 고역인데 신들은 저러고 있으니까 더 짜증 나네.”


신들의 철장 안에 갇혀 있는 동료를 구하는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신들이 계속 신경을 긁으니까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하나 있었다.


“야. 너는 어떻게 빠져나왔냐?”


피라젤과 무의 수호자는 분명 우리의 도움 없이 이미 자유의 몸이 되어 있었다.


제아무리 영향력을 대거 잃은 아폴론이었다고는 하나.


패배한 인간을 붙잡아둘 정도의 힘이 없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렇다는 건 아폴론의 힘 부족이 아닌 피라젤과 무의 수호자가 무언가 수를 사용해서 빠져나왔다는 건데.


신의 구속을 풀 정도로 굉장한 수가 있을 수가 있나?


“우리의 구속을 풀어준 기사가 있었다.”


그런데 피라젤의 말은 내 상상을 아득히 초월한 내용을 품고 있었다.


“기사라고?”


“그래. 분명 기사였다.”


이 세계의 기사라면.


그리고 천계에 있는 기사라면.


떠오르는 건 신의 심복들밖에 없었다.


그럼 신의 기사가 피라젤과 무의 수호자를 풀어줬다고?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그 사람이 누군지는 알았어? 아니, 사람이 아닌가? 아무튼!”


“모르겠다. 다만 은색 갑옷과 익숙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예전에 많이 느껴본 기운이었지.”


은색 갑옷을 입고 있었으면 무조건 신의 기사인 건 틀림없고.


익숙한 기운이라.


피라젤에게 익숙한 기운이면 떠오르는 신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신은 두 번의 도움은 없을 거라고 분명 말했었는데?


그리고 만약 그 신이었다면 익숙한 기운이라고 불투명하게 말하지도 않았을 거다.


기운을 착각할 만큼 피라젤이 어리숙하지 않으니까.


“제우스는 무조건 아니겠네.”


“그렇다.”


이 대화를 듣고 있을 신 중 누군가.


우리를 도와준 신이 존재한다.


어째서 우리를 도와줬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희망적인 관측이 가능해졌다는 게 중요했다.


-다른 애들도 그렇게 풀려났을 수도 있는 건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말이 아닌 메시지로 소통했다.


이제부터 할 이야기가 신들의 귀에 들어가서 좋을 게 하나 없으니까.


검성과 무의 수호자는 듣지 못하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됐을 때 말해주면 되겠지.


-그럼 각자 천계에서 방황하고 있을 수도 있는 거겠네?


-아니, 주어진 시련을 통과하고 있을 수도 있다.


주어진 시련?


그건 또 뭔데?


-신의 감옥에서 나오기 위해선 최소한의 자격이 필요했다. 나의 경우 아폴론의 태양을 부숴버리는 것이었지.


신의 감옥.


피라젤이 갇혀 있었던, 그리고 다른 동료들이 갇혀 있을 감옥이다.


타르타로스처럼 대량의 죄인을 가두기 위해 만들어진 감옥이 아닌 신이 직접 잡아 온 죄수만 가두는 감옥.


신의 영향력이 첨가되어 있어 누군가가 풀어주지 않는 한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감옥이라고 한다.


이번 경우는 그 누군가가 은색 기사가 되어주었던 거고.


하지만 그래도 명색의 신의 감옥인데 풀어준다고 해서 탈옥 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신을 상징하는 무언가를 부숴야만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였다.


아폴론 같은 경우는 태양.


즉 피라젤은 아폴론의 상징물인 태양을 부쉈기에 나올 수 있었다는 소리다.


만약 제우스의 감옥에 수용된다면 번개를 소멸시켜야만 나올 수 있다는 거겠지.


-그래서 격이 올랐구나.


-맞다. 태양의 상징물을 부숴 그 일이 업적으로 인정받아 전설이 되었다.


피라젤의 격이 상승한 원인도 여기에 있었다.


하긴, 초월자의 신분으로 태초의 상징물을 부순 거다.


전설로 올라가기에는 충분히 남을 대단한 업적이지.


어떻게 부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아폴론이랑 1대1로 붙었을 때를 생각하면·········’


나보다 더 강한 면모를 보여줘 감탄을 자아냈던 피라젤.


그런 그가 고작 상징물 하나 부쉈다는 사실이 마냥 놀랍지만은 않았다.


방법을 논할 것이 아니라는 거다.


어찌 보면 당연하달까?


-이미 탈출한 동료가 있긴 하겠네.


-그럴 수도 있겠지.


검성의 스승들, 티탄족, 카산 협곡의 산주들, 살성을 더불어 오베론까지.


신의 상징물을 부술 정도의 동료는 분명히 있다.


은색 기사의 도움을 받았더라면 신들 몰래 감옥을 탈출해 구출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빠지겠네.


-어떻게 할 거지.


나뉘어서 가고 싶긴 하나.


여기는 천계다.


신들의 놀이터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따로 행동할 수가 없다는 거다.


-동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차근차근 구해낼 수밖에.


-그것도 은밀하게 해야 한다. 우리의 행동 방식이 들키기라도 한다면 기껏 탈출한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알고 있어.


아폴론의 천계는 대놓고 들어갔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목표가 다른 신들에게 피해가 가질 않았기 때문.


검성의 의지가 아폴론의 죽음만을 바라봤었기에 다른 신들이 나서지 않았었던 거다.


그런데 이 목표가 동료들의 구출로 바뀌게 된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구출의 의도를 알아차린다면 자신들이 납치해온, 이용할 생각으로 가져온 동료들을 더 지키려 들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동료들이나 탈출한 동료들에게 피해가 충분히 갈 수도 있다는 거다.


그러니 절대 이번에는 목적만큼은 들켜서는 안 된다.


근데.


-말이 쉽지. 가능할까?


-모르겠다.


천계에서 신들의 시선을 피하면서 활동한다?


신을 죽이는 것과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자랑할 거다.


결계를 만들어 순간적으로 피할 수는 있겠으나 광범위하게 움직이는 우리가 신들의 시선을 완전히 떨쳐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현자를 데려와도 안 된다는 소리다.


-방법이 없나?


-칫.


피라젤도 마땅히 생각나는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때 조용히 경청하고 있던 유나가 거들었다.


-은색 기사가 섬기고 있는 신을 찾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어?


듣고 보니 그러네.


그때.


유나의 말과 함께.


2가지의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하나는.


[보상이 정산되었습니다.]


아폴론을 잡아 얻은 보상 내역에 관한 내용이었고.


또 하나는.


[지혜의 신이 슬며시 미소를 띱니다.]


그 능구렁이 같은 여신의 반응이었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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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사자(死者)의 산맥(1) +1 22.06.22 93 1 13쪽
462 대탈출(4) +1 22.05.19 91 1 12쪽
461 대탈출(3) 22.05.18 75 1 12쪽
460 대탈출(2) 22.05.17 67 0 14쪽
459 대탈출(1) 22.05.15 83 0 13쪽
458 태양과 인간(5) 22.05.14 66 0 13쪽
457 태양과 인간(4) 22.05.13 77 0 13쪽
» 태양과 인간(3) 22.05.12 67 0 13쪽
455 태양과 인간(2) 22.05.10 69 0 12쪽
454 태양과 인간(1) 22.05.09 80 0 13쪽
453 아폴론과의 전투(4) 22.05.08 62 0 13쪽
452 아폴론과의 전투(3) 22.05.06 64 0 13쪽
451 아폴론과의 전투(2) 22.05.05 66 0 12쪽
450 아폴론과의 전투(1) 22.05.04 72 0 14쪽
449 아폴론의 천계(3) 22.05.03 70 0 13쪽
448 아폴론의 천계(2) 22.05.01 73 0 12쪽
447 아폴론의 천계(1) 22.04.30 79 0 13쪽
446 지원(3) 22.04.29 74 0 13쪽
445 지원(2) 22.04.28 76 0 14쪽
444 지원(1) 22.04.27 73 0 12쪽
443 최후의 기사(2) 22.04.26 72 0 12쪽
442 최후의 기사(1) 22.04.25 68 0 19쪽
441 격돌(3) 22.04.23 67 0 12쪽
440 격돌(2) 22.04.22 76 0 13쪽
439 격돌(1) 22.04.21 68 0 13쪽
438 조력자(3) 22.04.20 68 0 14쪽
437 조력자(2) 22.04.19 80 0 13쪽
436 조력자(1) 22.04.18 60 0 13쪽
435 성녀 VS 준호(2) 22.04.15 7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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