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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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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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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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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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기사(2)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443화.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속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속성인 물과 불로 시작해


그중에서도 가장 파괴적이며 쾌속한 속성.


선택받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번개의 속성이 지금 눈앞에서 기이한 현상을 일으키고 있었다.


“············왜?”


“네놈············무슨 짓이냐?!!!”


가슴에 주먹 하나는 거뜬히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뚫린 최후의 기사들.


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도 버럭버럭 소리쳤다.


저런 상처로도 그들을 제지할 순 없는 걸까?


“신께서 가만히 있지 않으실 거다!! 천벌이 두렵지 않으냐?!”


거리를 벌린 아레스의 최후의 기사가 떨리는 두 손으로 칼을 부여잡았다.


사람 크기의 대검이 묵직한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주인의 상태를 보면 분위기고 나발이고 전부 상관없어 보였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고 몸 전체가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다.


아무리 신이 가진 최종병기라고 해도 생물의 한계를 뛰어넘진 못한 모양이다.


하긴 저토록 큰 상처는 그 누구라 할지라도 죽음에 내몰겠지.


척.


“설마 네놈?!”


“그게 제우스 신의 뜻이라는 건가?!”


아무 말 없이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는 내 앞에 섰다.


훤히 보이는 등.


적에게 경계 하나 없이 무방비 상태의 등을 내보이다니.


내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 해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괜찮아요?!!”


멀리서 유나가 뛰어왔다.


잠깐, 남은 최후의 기사 둘은 어떻게 된 거지?


유나가 상대하고 있었는데.


“무·········슨···············일이······벌어진······”


젠장.


목소리가 원만하게 나오지 않는다.


쇠 긁는 소리와 함께 의도와 달리 더듬거리며 입 밖으로 생각한 내용이 나왔다.


알아들을 수가 없겠는걸.


“알아요. 저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저 사람만큼은 저희의 편인 것 같아요.”


·········알아들었다고?


내 생각을 잘 읽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새삼 대단하다.


“제가 상대하고 있었던 두 명의 최후의 기사도 저자와 함께 물리쳤어요.”


유나의 빛이 내 몸을 맴돌았다.


넝마가 되어버린 몸체가 성녀의 빛을 머금자 서서히 회복되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속도가 무척 더디지만, 이만한 상처들을 회복시킬 수 있다니.


회복되어가는 몸을 유나에게 맡긴 채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그자는 후에 천계를 멸망시킬 존재다!! 알고 있는가?!”


“그자를 여기서 죽이지 않는다면 죽는 건 우리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저건 무슨 말이지?


내가 천계를 멸망시킬 존재라고?


잠시 한눈팔았다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번개의 신의 심복이여. 지금이라도 그자를 죽여라.”


“그자를 죽인다면 우리를 공격한 것과 2명의 최후의 기사를 죽인 것은 신께서 용서해주시겠지.”


지직.


아르테미스의 최후의 기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번개가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의 검에 깃들었다.


아득한 격을 담은 번개.


다른 최후의 기사를 능멸할 정도의 격이 검에 깃들자 나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설마 저 말을 듣고 나를 죽이려 들진 않겠지?’


절망 속에서 찾아온 희망.


결코 좋은 희망은 아니었다.


다른 이에겐 몰라도 우리에겐 그저 썩은 동아줄일 뿐이었다.


저 동아줄을 잡는 순간 돌이킬 수 없이 무언가를 향해 올라가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래도 잡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잡는 것이 잡지 않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으니까.


아니, 애당초 잡지 않는다는 선택권은 내게 없었다.


이미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는 내가 무엇 하나 바꿀 능력이 없다.


지켜보고 납득하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거다.


만약 제우스의 기사가 나를 베어 죽여버린다고 해도 강제로 받아들여야 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수밖에 없겠지.


“움직여라!! 번개의 심복이여!!”


“당장 저놈을 죽이란 말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침묵만을 지키고 있는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


침묵뿐만 아니라 자리까지 움직이지 않은 채 굳건히 검을 치켜들고만 있었다.


기사가 바라봐야 할 최종 형태는 이런 걸까?


묵묵히 주인을 지키고 주인의 의지를 따른다.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는 자신이 아닌 오직 주인의 의지만을 위해 움직이는 기사였다.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 의지를 감추는 존재.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닌 감정을 죽이는 존재가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놀랍네요. 그토록 냉정했던 그들이 저렇게까지 언성을 높이다니.”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회복된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거겠지.”


저들은 지금 상황으로는 절대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를 이길 수 없다.


회복 불가능한 상처는 여전히 그들의 몸을 옥죄이고 있었고 하물며 신이 내어준 마지막 수단도 잃어버린 상태다.


그에 반해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는 몸 어디에도 상처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만전의 상태.


아마 유나의 빛으로 나의 싸움에 끼어들기 전 치유를 받은 거겠지.


유나가 그를 치유해줬다는 것도 믿기 힘든 사실이긴 하나 아마 그녀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거다.


선택권의 부재.


그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최선을 다한 것뿐인 거다.


“무슨 일이 벌어지려 하는 걸까요?”


“그건 모르겠지만, 알 수 있는 건 우리는 살았다는 거지.”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아니면············”


“절대 다행은 아니야. 절대로.”


제우스에게 도움을 받은 현 상황.


다행일 리가 없다.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순간을 겪은 순간 놀아날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다.


젠장.


이런 일을 피하고 싶어서 힘을 기른 건데.


또 제우스의 의도대로 우리가 움직이려 하고 있다.


막아야 한다.


기필코 막아야 한다.


제우스의 의도대로 움직였다간 절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에선 게임 전체가 망해버릴 거다.


자신의 흥미를 위해서라면 전쟁도 아무렇지 않게 일으킬 수 있는 절대자.


인간의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신들의 사고.


제우스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뒤틀려 있는 놈이다.


정상적으로 끝나는 결과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지?’


제우스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건 그의 영향력이 내게 침투할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정확히 말하면 최후의 기사가 계약을 내걸며 신의 영향력이 어디에서든지 내게 간섭할 수 있게 만들려고 할 거다.


그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대로 천계에 잡아가려고 하거나 죽이려 들겠지.


성녀의 빛으로 몸을 회복하고는 있다고 하나 온전한 상태에서도 과연 내가 저놈을 이길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상대했던 아르테미스, 아레스의 최후의 기사 두 명을 합친 것보다 저놈이 더 강해 보인다.


3 주신을 섬기는, 천계의 절대자를 섬기는 최종병기답게 어마어마한 격을 풍기고 있다.


인계에서 저자를 이길 수 있는 초월자는 아마 검성과 현자가 유일하지 않을까?


내가 그들과 같은 선상에 서기 전까진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를 이길 수 없을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강제로 걸리는 계약을 피하고 유나의 구출과 더불어 나도 안전한 장소로 피신할 방법.


그런 방법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고민이 두통을 만들어내고 있을 때 마침내 신의 최후의 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죽더라도 신의 의지는 실현한다.”


“그대의 만행은 기필코 우리의 신이 알아볼 것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걸 알자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아레스의 승리의 검기가 일대에 퍼짐과 동시에 아르테미스의 신속의 활로가 여기저기 길을 만들어댔다.


신이 만든 걸작과 걸작의 승부.


범람하는 격이 서로를 마주 보며 흉흉한 살기를 내뿜었다.


그리고 부딪혔다.


쾅!!!


번개와 검기가 부딪히자 아르테미스의 최후의 기사의 신형이 사라졌다.


초집중을 활용하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속도.


어느새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 측면에 도달해 단검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녀의 단검에는 달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달 모양의 기운이 넓게 분포되며 제우스의 번개를 흡수해 단검에 막중한 힘을 주입하고 있었다.


‘칫.’


나도 저 기술에 몇 번이고 베였다.


흡수한 힘이 내가 느끼는 나의 힘과 완전히 똑같아 감지 능력으로 분간하기 힘들다.


눈으로 보고 반응하는 수밖에 없는데 눈앞에 이미 아레스의 검이 떨어지고 있는데 시야를 어떻게 돌리겠는가.


온몸을 검기로 덮어 방어하려 해도 일부분을 흡수해 틈을 만들어 비집고 들어오는 단검은 평범한 방법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었다.


“네놈의 기만을 이번에야말로 꺾어주겠다!!”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한다!!”


아레스의 검기와 아르테미스의 신속이 만나 완벽에 가까운 협동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제우스의 번개의 기운이 점차 흔들리는 게 느껴지고 있을 정도다.


그뿐이었다.


‘상대를 너무 잘못 만났어.’


쾅!


“큭!!!”


“커헉!!”


하나의 벼락이 떨어졌고.


아르테미스의 달과 아레스의 검기는 무참히 찢겼다.


어떻게든 두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있던 두 명의 최후의 기사는 힘없이 쓰러졌다.


단 한 번의 공격.


그 한 번의 공격으로 두 명의 최후의 기사가 최후를 맞이했다.


상처투성이였던 몸을 이끌고 싸움에 임했다고는 하나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미친?!”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번개가 잔재를 남기고 바닥에서 지직거렸다.


청룡의 청색 번개와는 달리 금색 번개는 그야말로 파괴만을 위해 태어난 힘처럼 보였다.


‘저런 걸 상대로 최고의 방법을 실현하라고?’


방금까지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었던 방법에 관한 생각이 순식간에 지워졌다.


뚜벅, 뚜벅.


걸어오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미칠 듯이 뛰는 심장.


새하얗게 된 머릿속.


식은땀이 흐르는 뺨과 내 안에 잠들어 있는 권능들이 떠는 게 느껴졌다.


척.


그리고 내 앞에 도달한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가 지금껏 단 한 번도 열지 않았던 입을 열었다.


“검성의 후예여. 아니, 인류의 희망이여. 지금부터 제우스 신의 말씀을 전하겠다.”


무거운 목소리.


상상했던 것보다 더 무거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나는 그저 듣고 있는 것이 최선이었다.


계약, 죽음, 희생, 등등 별의별 안 좋은 생각이 새하얗게 변한 사고를 망가뜨렸다.


한데 그런 망상과는 달리 전혀 다른 내용이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강해져라. 그리고 내게 도달해라. 지금부터 이것이 그대가 살아가는 이유이다.”


뭐라고?


지금 뭐라고 한 거야?


귀를 의심하는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내가 그대를 살려주겠다. 두 번은 없을 거니 힘을 충분히 길러두어라.”


“············”


“이번 전쟁을 계기로 강해지고 또 강해져라. 그럼 미래에 보도록 하지. 이상이다.”


그 말을 끝으로 결계가 걷혔고 제우스의 최후의 기사는 게이트를 통해 천계로 귀환했다.


복원된 자연을 우리를 품었지만, 나는 그 자연을 느낄 기력이 조금도 없었다.


남기고 떠난 말을 받아들이는 것도 어려웠으니까.


유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고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치유되었을 때.


“또라이 같은 새끼.”


걸쭉한 입과 함께 분노가 표출되었다.


제우스가 품은 의도를 알아버렸으니까.


장난감.


그놈이 우리를 생각하는 건 단순한 장난감에 불과했다.


가지고 놀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소품.


“그래. 찾아가 줄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지금은 닿지 않는 먼 하늘.


그곳에서 고고하게 앉아 있을 제우스를 생각하며 말했다.


“찾아가서 목을 베어준다고.”


그렇게 말하곤 몇 분이고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작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진 그대로 굳은 채 가만히 있었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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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대탈출(4) +1 22.05.19 91 1 12쪽
461 대탈출(3) 22.05.18 75 1 12쪽
460 대탈출(2) 22.05.17 67 0 14쪽
459 대탈출(1) 22.05.15 83 0 13쪽
458 태양과 인간(5) 22.05.14 66 0 13쪽
457 태양과 인간(4) 22.05.13 77 0 13쪽
456 태양과 인간(3) 22.05.12 67 0 13쪽
455 태양과 인간(2) 22.05.10 69 0 12쪽
454 태양과 인간(1) 22.05.09 80 0 13쪽
453 아폴론과의 전투(4) 22.05.08 62 0 13쪽
452 아폴론과의 전투(3) 22.05.06 64 0 13쪽
451 아폴론과의 전투(2) 22.05.05 66 0 12쪽
450 아폴론과의 전투(1) 22.05.04 72 0 14쪽
449 아폴론의 천계(3) 22.05.03 70 0 13쪽
448 아폴론의 천계(2) 22.05.01 73 0 12쪽
447 아폴론의 천계(1) 22.04.30 79 0 13쪽
446 지원(3) 22.04.29 74 0 13쪽
445 지원(2) 22.04.28 76 0 14쪽
444 지원(1) 22.04.27 73 0 12쪽
» 최후의 기사(2) 22.04.26 73 0 12쪽
442 최후의 기사(1) 22.04.25 68 0 19쪽
441 격돌(3) 22.04.23 67 0 12쪽
440 격돌(2) 22.04.22 76 0 13쪽
439 격돌(1) 22.04.21 68 0 13쪽
438 조력자(3) 22.04.20 68 0 14쪽
437 조력자(2) 22.04.19 80 0 13쪽
436 조력자(1) 22.04.18 60 0 13쪽
435 성녀 VS 준호(2) 22.04.15 7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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