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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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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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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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2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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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2)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440화.










한때 나는 신들의 기사단장이었다.


보이는 겉모습에 속아 그들의 속셈에 놀아났고 이를 자각하지 못한 채 열심히 그들의 명령을 따랐다.


사실 다른 기사단장과 비교했을 땐 자유로운 편에 속했지만, 이는 아테나 신의 의사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천계의 신들은 검성의 힘을 기대했다.


신이 인간에게 무언갈 기대한다는 건 이 세계의 법칙상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런 마음을 직접적으로 여러 번 표출했을 정도였다.


시련이라는 이름을 통해 강해질 계기를 만들어준다거나 세상의 흐름을 나 중심으로 흐르게 만드는 방식으로 개입했다.


이번에도 당시의 나는 그들이 그러고 있는 줄 몰랐다.


단순한 호의라고 생각했었으니까.


가능성을 가진 인간을 손수 키우는 게 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들의 모습은 그렇게밖에 보일 수 없었기도 했으니.


그랬던 기억이 있기에 더더욱 나는 분노했다.


“당장 꺼져.”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섭섭하군요.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까?“


”나보고 또 네놈들의 노리개가 되라고? 미치지 않고서야 절대 그럴 일 없을 거다.“


[노리개라뇨. 저희는 그대를 도와주고 싶었던 것뿐입니다.]


”헛소리 지껄이지 말고 빨리 용건만 말하고 꺼지라고. 나한테 온 이유가 고작 그것뿐이진 않을 거 아니야?“


청룡의 힘이 약화하여 인계의 방호벽이 약해진 탓에 아테나가 내게 전음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아테나가 사용하는 영향력은 짐작하지 못할 정도로 클 것이다.


사신수의 한 축이 잠시 주춤거리고 있다고는 한들 나머지 3명의 신수가 열심히 보좌하고 있으니까.


즉 지금 아테나는 무리하고 있다는 거다.


주작의 전음을 밀어내고 나한테 말을 걸 정도의 안건이 있으니까 무리를 감행하는 거였고.


[성격이 검성과 비슷해졌군요.]


”잔말 말고. 더 시간 끌면 링크를 끊어버리겠다.“


초집중의 권능을 사용해 나와 아테나를 연결해주고 있는 힘을 살짝 건드렸다.


[알겠습니다. 알겠다고요. 성질이 참 급해졌어요.]


결국 아테나는 내게 영향력을 사용하고 있는 꼴이다.


나의 반항이 거세지면 거세질수록 사용해야 할 영향력이 더 증가한다는 거다.


초집중의 편린을 느꼈는지 꼬리를 내리며 아테나가 드디어 자신이 온 이유를 읊었다.


[천계의 전쟁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천계의 전쟁?“


휴전 상태였던 천계의 전쟁이 하필 지금 다시 개전하였다고?


왜?


[제우스, 포세이돈을 중심으로 거칠어지는 전쟁이 모든 신의 기사단과 보좌 세력을 강제로 전장에 내모는 꼴이 되어버렸죠. 당신도 봤지 않습니까? 피폐해져 죽어가는 기사들을.]


아무래도 전쟁의 불씨를 다시 짚인 건 제우스와 포세이돈인 듯하다.


천계의 신 중에서 가장 입지가 강하며 최강의 자리를 논할 수 있는 존재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천계는 판국이 되어 있겠지.


다른 신들의 진영이 파괴되어 폐허가 되어 있는 상태가 그려졌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고?


”그래서 뭐? 도와달라는 거냐?“


[솔직히 그래 줬으면 좋겠지만, 마음이 없지 않습니까?]


천계의 일은 천계의 일이다.


하물며 그들을 적으로 돌린 나한테 이런 정보를 주는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의 계획을 알고 있는 게 아닌 건가?


‘역시. 젠장.’


상상했던 최악의 경우가 현실로 다가왔음이 더 실감 된다.


[그대들이 어떤 일을 저지르려고 하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신이 인계에 병력을 투입한 거였고요.]


‘어떤 일’이라.


아무래도 정확한 사실은 모르는 것 같았다.


정보가 새어 나갈 구멍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 사실이라 증명되는 듯 반전은 없었다.


이 부분은 긍정적인 부분이긴 한데.


”됐고.“


신의 도시를 정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는 건 확정 났다.


아테나가 모른다면 다른 신들도 확신이 없는 상황이겠지.


우리의 계획이 들키지 않은 건 100%라고 봐도 괜찮겠다.


그렇다면.


인제 그만 뜸 들이고 나도 본론을 말해도 상관없겠지.


”유나를 어쩔 속셈이지?“


내가 생각한 최악의 경우.


인류의 빛인 성녀의 탄생을 경계하고 있는 계층은 마계뿐만 아니다.


신과 성녀는 같은 신성력을 사용하고 있긴 하나 아예 결이 다른 신성력이다.


천계만의 유일한 힘으로 치부되어야만 하는 신성력이 이젠 인간의 손에 의해 무한히 퍼지게 된다는 뜻은 인계에서 신을 추앙하는 세력이 극단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을 논할 수 있다.


느끼는 신성함이 나와 같은 인간의 손에서 발생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앙심을 잃어버리게끔 만드니까.


신성함을 느낌으로써 기적을 선사 받고 있다는 특별한 감정이 없어지면 인류가 신을 등지게 되는 건 시간 문제의 일이다.


마계는 직접적인 피해의 문제였다면, 천계는 간접적인 입지의 문제였다.


그래서 더더욱 그녀를 죽이고 싶겠지.


[············알고 계셨습니까?]


아테나는 내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부정해줬으면 좋았는데 말이다.


”네가 나한테 붙어 시선을 끌고 있는 이유가 고작 이런 것 때문이었냐?“


[아뇨. 성녀 살해 계획에 참전하지 않았습니다. 당신과 척지고 싶을 마음이 없어서 말이에요.]


”참여하든 안 하든 네놈들은 전부 나한텐 똑같이 보일 뿐이야. 이런다고 해서 내가 바뀔 거 같아?“


[도전하지 않는 자는 성공도 실패도 없습니다. 인간에게 이 말을 전해주는 제가 도전하지 않고 있을 수 없죠.]


”·········건방진 오만이네.“


시간 끌기가 아니라면 아테나가 내게 온 이유는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건데.


말을 하려 하지 않아서 답답할 따름이다.


일단 중요한 게 그게 아니니까 빨리 움직이자.


”이야기는 유나의 구출부터다. 애당초 나는 네놈의 얘기를 들을 필요를 못 느끼고 있긴 하지만.“


[알겠습니다.]


마기의 존재에겐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빛은 천계의 존재에게는 어떻게 작용할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천계의 병력이 얼마나 투입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런 일을 저지르는 거다.


성녀의 힘에 대한 정보가 없길 바라야 할 텐데.


”유나는 안전한 겁니까?“


내 안에서 전음을 유지 중인 아테나를 무시한 채 초집중을 사용해 끊어진 불의 힘을 주작의 검에 귀속시켰다.


검을 매개체로 다시 전음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주작이 입을 열었다.


[알 수 없는 결계로 인해 시야가 차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안에서 아직 그녀의 기운이 느껴지기에 목숨이 끊어지진 않았을 겁니다.]


”불행 중 다행인 소식이군요.“


죽진 않았다니.


아무래도 빛의 힘을 풀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좋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일주일이라고는 하나 지금 유나가 가진 힘은 실질적으로 나보다 더 방대하다.


힘의 사용 방법만 익숙해지면 그 어떤 누구보다 큰 전력으로 변할 수 있다.


훈련의 성과가 얼마나 나오고 있을지가 관건이겠는데.


투자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걱정만 앞선다.


”그건 그렇고 결계가 생성될 수 있었던 겁니까?“


[그만큼 방대한 영향력을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성녀를 죽이는 것만 완수한다면 그 어떤 손해도 감수하겠다는 말이겠죠. 그녀가 가진 특수함은 천계 전체를 위협하니까 이런 선택을 내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성녀의 존재가 이토록 중요하다.


분명 내가 모르는 무언가도 존재하겠지.


[전투 중인 건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성녀를 잃게 된다면 저희 측에서도 피해가 막심할 겁니다.]


”저도 잘 압니다. 그래서 쓸데없는 들러리가 붙어 있는 데도 그냥 달리는 것 아닙니까?“


[들러리라뇨. 저도 명색의 신입니다만?]


”넌 좀 가만히 있어라. 방치해주는 것도 감사히 여기고. 그리고 다음부턴 허락 맡고 말해라?“


[취급이 상당히 거칠 긴 하네요. 이런 저라도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는 게 아니랍니다?]


이 여신 놈과 대화하다간 내 정신부터 돌아갈 거 같다.


무시하자.


”후·········“


진정하고 상황부터 정리하자.


정신없이 움직이기만 한다면 될 것도 안 된다.


침착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자.


재빨리 인벤토리를 통해 지도를 공중에 펼친 후 검기로 고정했다.


펼쳐진 지도가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초집중을 사용, 시간을 멈추게 하였고.


나와 유나의 거리를 계산했다.


6분.


아무리 빨리 달려도 6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계산이 끝나자 다시 시간이 흘렀고 지도는 인벤토리 안으로 들어왔다.


두 명의 신이 조잘조잘 내 행동에 감탄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마찬가지로 무시했다.


남아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다음 수를 생각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은?’


고개를 돌려 대화창을 확인했다.


수십, 수백 개가 쌓인 메시지 목록 중 필요한 내용만 쏙쏙 골라 읽었다.


[지안: 나랑 민아 그리고 조력자까지 포함해 헤파이스토스 도시 침공 개시했음. 그리고 다음부턴 나한테 책임자 같은 직책 맡기지 마라.]


[반: 스승님과 함께 아르테미스 도시 침공을 시작했다. 상당한 병력이 주둔 중이라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소모될 듯 보인다.]


[시우: 약속된 장소에서 민우랑 합류했음. 스승님의 설득에 성공하긴 했지만, 헤르메스 도시와의 거리가 좀 남아 있음. 조력자와 함께 침공이 시작될 때까진 약 2시간 정도 시간이 필요해 보임.]


[찬식: 스승의 설득은 잘 마무리되었다. 말했던 검성의 다섯, 여섯 번째 스승과 함께 지금부터 아레스 도시를 정벌하겠다.]


[성호: 보내준 조력자와 합류했음. 현 시간부로 아테나 도시의 침공을 개시하겠음.]


[피라젤: 무의 수호자와 함께 아폴론 도시에 도착했다. 지금부터 침공을 시작하겠다.]


[인: 부탁하셨던 안건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든든한 조력자와 함께 포세이돈 도시를 쳐들어가겠습니다~]


[거인족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내용을 읽습니다. ‘우리 일족은 데메테르 도시를 정벌하겠다.’]


············


헤파이스토스, 아르테미스, 헤르메스, 아레스, 아테나, 아폴론, 포세이돈, 데메테르까지.


총 8개의 도시의 침공이 시작되었다.


계획대로라면 이 8개의 도시는 괴멸 직전의 피해를 볼 것이다.


그 정도는 가뿐히 해낼 수 있게 인원을 배분했으니까.


문제는 다른 4개의 도시인데.


4개의 도시는 나와 유나, 그리고 구했어야 할 조력자의 역할이었지만, 틀어지게 된 건 어쩔 수 없겠지.


동료들의 침공이 시작되었다는 건 본격적인 인계와 천계의 전쟁이 개시되었다는 소리다.


아테나도 아마 자신의 도시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거다.


그런데도 나한테 남아 있는 이유는 자신의 심복들을 믿고 있다거나 도시를 버릴 정도로 중요한 안건이었다거나 일 거다.


둘 중 뭐가 됐든 나한텐 좋다.


생각이 진전되자 시간이 또 4분 흘렀다.


젠장, 초집중을 활용하지 않으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았다.


신들이 만든 결계 안에 어떤 놈들이 있을지 몰라서 정신력을 아껴두고 있다.


방금처럼 아주 짧게 사용하는 건 괜찮아도 길게 사용하는 건 좋지 않은 선택이다.


얼마나 초집중에 의존하고 있었는지도 좀 알 거 같기도 하고.


[············침공이라. 그대의 일이라는 게 이런 걸 말하는 거였군요.]


”아씨. 조용히 좀 해봐.“


생각이 끝나자 아직도 말하고 있던 아테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은 시간은 2분.


이 정도라면······


”2분. 딱 2분 줄 테니까 말해봐.“


[예?]


”온 이유를 말해보라고.“


[알겠습니다. 저의 도시를 부수는 건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건 봐주겠습니다.]


2분 정도는 아테나의 용건을 들어보기로 했다.


본래 더 잡아두려고 했는데, 영향력이 점점 떨어지는 건지 연결된 끈의 힘이 느슨해지고 있었다.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어서 지금이라도 들어야만 했다.


안 듣고 넘어가긴 너무 귀한 정보일 것 같고.


[말하겠습니다.]


주작도 지금만큼은 가만히 나와 같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테나와 나 사이에 연결된 끈을 끊어버렸다.


”뭐라고?“


이미 끊어져 버린 연결로 전음은 발동하지 않고 있었고.


당연히 그 탓에 아테나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사실 대답을 바라고 되물은 게 아니다.


그냥 어이가 없어서 그랬던 거지.


아테나가 한 말은 짧지만 강렬했다.


꿀꺽.


침을 삼키며 다시 아테나의 말을 머릿속에서 재생시켰다.


[제우스 신이 휴전 상태를 깨부순 이유는 당신 때문입니다.]


급하게 움직이던 내가 잠시 멈출 정도로 강한 충격이 머리를 강타했다.


”미친?“


이 한 마디와 함께 나는 5초간 멍해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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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 대탈출(3) 22.05.18 75 1 12쪽
460 대탈출(2) 22.05.17 67 0 14쪽
459 대탈출(1) 22.05.15 83 0 13쪽
458 태양과 인간(5) 22.05.14 66 0 13쪽
457 태양과 인간(4) 22.05.13 77 0 13쪽
456 태양과 인간(3) 22.05.12 66 0 13쪽
455 태양과 인간(2) 22.05.10 69 0 12쪽
454 태양과 인간(1) 22.05.09 80 0 13쪽
453 아폴론과의 전투(4) 22.05.08 62 0 13쪽
452 아폴론과의 전투(3) 22.05.06 64 0 13쪽
451 아폴론과의 전투(2) 22.05.05 66 0 12쪽
450 아폴론과의 전투(1) 22.05.04 72 0 14쪽
449 아폴론의 천계(3) 22.05.03 70 0 13쪽
448 아폴론의 천계(2) 22.05.01 73 0 12쪽
447 아폴론의 천계(1) 22.04.30 79 0 13쪽
446 지원(3) 22.04.29 74 0 13쪽
445 지원(2) 22.04.28 76 0 14쪽
444 지원(1) 22.04.27 73 0 12쪽
443 최후의 기사(2) 22.04.26 72 0 12쪽
442 최후의 기사(1) 22.04.25 68 0 19쪽
441 격돌(3) 22.04.23 67 0 12쪽
» 격돌(2) 22.04.22 76 0 13쪽
439 격돌(1) 22.04.21 68 0 13쪽
438 조력자(3) 22.04.20 68 0 14쪽
437 조력자(2) 22.04.19 80 0 13쪽
436 조력자(1) 22.04.18 60 0 13쪽
435 성녀 VS 준호(2) 22.04.15 7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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