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레스의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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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avin
작품등록일 :
2009.04.08 21:55
최근연재일 :
2009.04.0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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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1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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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레스의 총사(106)

DUMMY

두 남녀는 해가 질 때까지 미로정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까트린에게 그 밀회는 고통과 쾌락의 연속이었다. 벨린 데 란테가 숲을 파고들 때의 그 아픔은 총상만큼이나 끔찍한 것이었다. 허나 그녀는 기꺼이 두 다리를 총사의 어깨 위로 받쳤고,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벨린 데 란테에게 가슴뭉클한 위안을 얻었다.

사냥꾼을 받아들인 까트린 데 세비아노가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

"나를 어떻게 여자로 볼 수 있었던 거야?"

"보석은 갈고 닦아야 빛을 발한다는 걸 아무도 몰랐던 거지."

벨린 데 란테가 속삭였다. 그가 까트린 데 세비아노의 두 손을 잡고 자유로이 움직였다. 두 남녀의 배꼽이 서로를 포갰다. 그의 상징이 그녀의 상징을 깊이 찔렀다.

까트린이 헐떡이며 뭐라 내뱉으려 했지만 벨린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쾌락을 얻는 것과 상대에게 쾌락을 주는데 온 정신을 집중했다. 까트린도 곧 그것에 빠져들었다. 그의 고개가 까닥거렸고, 까트린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와 때를 같이 하여 절정이 도래했다. 그들은 한참동안 몸을 움직이며 숨을 몰아쉬었고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그럼에도 아무도 그 행위를 멈추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진 까트린은 기진맥진하여 실신할 지경이었다. 그런 식으로 고통을 잠재우고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쾌락이 밀려들었다. 허나 총사대 대위가 집요하게도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벨린 데 란테는 상대를 쾌락으로 정복하지 않으면 절대 놓지 않을 태세었다.

벨린이 까트린에게 몸을 숙여 입을 탐했다. 이제는 그녀도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녀의 몸은 갈색머리 총사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고, 그녀가 완전히 받아들일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사위가 어두워졌다.

벨린은 알몸이 된 채 잠에 빠져든 까트린 데 세비아노를 내려보았다. 잔디 위였음에도 그녀는 극도의 피곤함에 실신하여 깨어날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벨린 데 란테는 길들이기의 끝이 짐작했음을 느꼈다. 그는 무도회장의 시종들을 불러 그녀를 지정된 침실로 데려가도록 했다. 그들은 20페소만 쥐어주면 어떤 일도 뒷처리를 해주는 이들이었다. 더구나 무도회가 열릴 때면 미로정원에서 정사를 벌이던 귀족들의 뒷처리를 맡아서 이런 일에 매우 능숙했다.

벨린 데 란테는 시종들의 뒤처리가 끝날 때까지 가만히 서 있있다. 그리고는 정복당한 그녀에게서 일련의 긴장과 흥분을 느끼며 자리를 떴다.


17장 - 마법사 자코모 다빈치


벨린 데 란테는 황궁 위병소에 맡겨뒀던 강선파인 바인베스 머스킷총을 매고 아스티아노의 시내로 향했다. 그는 어깨에 총을 매고 무표정한 얼굴 속에 성취감과 정복감에 젖은 기분을 숨긴 채 그 유명한 아스티아노의 드라고니스 여관으로 갔다. 그날도 여관은 불을 환히 밝힌 채 손님들이 떠드는 소리, 악단의 음악소리로 떠들썩했다.

벨린은 바에 앉에 값비싼 발렌시아산 와인과 셰리주를 수십잔 마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취한 상태가 되었다. 묵묵히, 혼자서 술을 마시는 것이 그의 취향이었으므로 바텐더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가 만취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무렵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한 중년 부인이 다가와 앉았다. 드라고니스 여관의 포주였다.

"오랜만이군요, 세뇨르 데 란테."

벨린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뚜쟁이 부인이 반가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요즘은 도통 찾아오지 않아 의아해하던 참이었어요. 우리 계집애들이 당신이 오질 않는다고 성화를 부리더군요. 그나저나 오늘 기분이 좋아보이네요. 당신이 웃는 것을 처음 보거든요."

"말괄량이를 하나 길들이는데 성공했거든. 아주 맛있고 재밌었지."

벨린이 웃으며 말했다. 뚜쟁이 부인이 이해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말했다.

"요즘 나를 통해 당신을 찾으려는 사람이 많아요. 생전 처음 보는 자들인데 당신이 유명해져서 그런 거겠죠?"

"그들에게 내가 어디 있는지 말한 적 있나?"

"당신이 어디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시간이 늦었군."

벨린이 와인잔을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나 머스킷총을 잡았다. 뚜쟁이 부인이 재빨리 물었다.

"그나저나 그때 그 아리엘인가 하는 애 지금도 잘 지내고 있죠?"

"못본지 일주일이 다 됐군."

벨린이 술기운에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일하게 할 생각 없어요? 수입이 짭짤할 거예요. 그 아이 손님들이 좋아하는 취향이라서..."

"어림도 없지."

벨린이 술값을 내며 말했다.

"그 아이는 내 한쪽 복수심의 분신과 같아. 언젠가는 정말 되로 갚아줘야지. 나중에 때가 되면 그년을 위해 그 아이를 볼모로 사용할 거거든."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포주 부인은 만취한 사나이의 헛소리라 치부했는지 그를 떠나버렸다. 벨린 데 란테는 머스킷총을 어깨에 맨 채 손님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술집을 나서려고 했다. 제국의 여러 계층을 대표하는 그 손님들은 성전기사단의 음모니 그들이 제2황녀를 여제로 등극시키고 제1황녀를 내쫓을 거라느니 하며 다시금 오르기 시작한 물가와 연관하며 이사벨 황녀를 비난하던 참이었다.

벨린은 피식 웃으며 삼각모를 푹 눌러쓰고 여관을 빠져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석에서 셰리주를 마시던 세 사람도 같이 자리를 떴다.


술기운에 취한 벨린은 갈지자로 몸을 비틀거리며 천천히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여관을 벗어나 산 아우구스티노가의 으쓱한 빈민가로 나아갔다. 이곳은 가난한 빈민들이 모여사는 허름한 거리였다. 헌병군의 순찰도 적었고 치안력은 그에 따라 빈약했다. 곳곳에서 부랑자들이 모닥불을 피우며 불을 쬐고 있었다.

벨린 데 란테는 몸을 비틀면서 골목구석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갔다. 발걸음은 예측하기 힘들었고, 술기운은 절정에 다다른 듯했다.

어느 깊은 골목 구석의 벽 앞에서 벨린은 걸음을 멈췄다. 그가 정신을 차리려는 듯 머스킷총을 바닥에 댄 채 기대어 섰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은밀한 그림자들이 찬찬히 그의 등 뒤에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벨린 데 란테가 뒤를 돌아보았다.

삼각모를 쓴 낯선 세 사내들이 서 있었다. 그가 말했다.

"나한테 용무가 있나?"

"벨린 데 란테."

세 명 중 가운데 사내가 말했다. 세 명 가운데 대장인 모양이었다. 녹색 삼각모에 정장차림으로 허리에는 검을 차고 있었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와 간악한 인상이 역력한 사내였다.

그 사내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네가 장교이며 신사라고 들었다."

"전자는 맞지만 후자는 아냐."

벨린이 총으로 바닥을 짚은 채 응수했다. 사내가 대꾸했다.

"우리는 너를 잡을 뻔한 적 있지. 아쉽게도 그 멍청한 빌랜드인에게 너를 맡기는 실수만 저지르지 않았어도!"

"히스파니아 동방회사에서 오셨군."

벨린이 허리를 곶추세우고 사내에게 눈을 흘겼다. 더 이상은 그가 술에 취했는지 아니면 다른 것에 취했는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사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내뱉었다.

"너를 죽이려고 왔다."


--------


유격복귀했어요. 흠... 추천해주신 분 감사합니다. 글이 많이 부족한데도 일주일을 기다려주시는 분께도 감사드리구요.

그나저나 벨린의 위기일까요. 아니면 독자의 응징인 걸까요? 담화를 기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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