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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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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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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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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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5)

DUMMY

* * *



공항에 얼굴을 가린 채로 빠르게 도망치듯이 떠나는 어머니와 아들이 보였다.


끌려가는 아들 쪽은 표정이 굳은 채로 뿌리치려고 했지만, 어머니는 다그치며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어머니!”

“입 다물고 지금은 조용히 떠나있어.”

“싫어요! 어머니도 할아버지한테 말하면 해결해 준다면서요!”

“그게···.”


차마 아들에게 말할 수 없는 진실이 있었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시기 직전이고 날 가장 싫어하는 동생이 대신하고 있다.


살려달라고 말했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며 가져가서 쓴 돈이나 돌려달라고 말했다.


“내가 그딴 돈···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


사업이 당연히 될 줄 알고 전 남친에게 쏟아부은 돈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사기꾼인 줄은 몰랐는데, 돈을 들고 다른 년이랑 잘사는 꼴을 봤을 땐 울분이 차올랐다.


‘그 남자만 나랑 잘됐어도!’


그때 아버지가 결혼이라도 하라며 밀어붙인 결혼에 생각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지고지순하니 내겐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다.


여자를 떼어내는 것이 힘겨웠을 뿐.


돈도 차곡차곡 빼돌릴 수 있게 준비도 느슨하게 된다며 늦장 부리지 말았어야 했다.


“그땐 가만히 있어 놓고 끝난 거 아니까 바로 내놓으라고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냐?!”


치아가 부딪치고 으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옆에서 아들은 여전히 툴툴대며 배부른 소리만 하는데, 우린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고 할 수가 없다.


그나마 받은 해외로 뜰 돈만 빌린 건데, 그것마저도 한 명이었다.


승민을 보내고 그 뒤에 따로 자기가 떠날 생각을 하며 억지로 넣으려는데, 내 마음도 모르고 싫다고 온갖 생떼를 다 쓴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떠나야 하냐고요! 나 영어 못하는데!!”

“후계자로 경영 배울 때 뭐 했어?!”

“엄마가 돈 다 대준다고 해서 성적 위조하고 대학도 특혜로 입학한 거 누가 몰라요?!”

“너, 너!! 입 다물고 빨리 타!”


그나마 둘째 아들은 열등감이 넘쳐서 그렇지.


성적으로 따지면 돈을 굳이 안 먹여도 중간은 갔는데, 형이라고 낳은 아들은 정말 답도 없는 자식이었다.


“출국 정지 신청이 되어있는데···.”

“예? 그럴 리가요! 저희 애가 무, 무슨.”

“살인자가 해외로 도주하려고 한다는 신고가 있어서 왔습니다. 혹시 견승민, 채서련 씨 맞습니까?”

“X발···.”

“아악!”


그제야 견승민은 무엇인가 잘못되었단 사실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욕을 지껄이며 도망가는데, 그것마저도 자신의 어머니를 경찰들에게 밀고 도망쳤다.


“아이고!”


밀쳐져 어떤 경찰 한 명이 잡아줘 겨우 머리 박치기는 면했지만, 바닥에 주저앉아 도망가는 아들을 보고 있었다.


“이런, 잡아!!”

“어떻게··· 어떻게 엄마한테 이래!!”


어떻게 널 키웠는데··· 그 많은 선택 중에 선택한 것이 고작 이거란 말인가.


모자란 놈은 둘이 도망칠 생각보다 낳아준 어머니를 버리는 선택을 했다.


“널 먹고 미역국을 먹은 내가 멍청했지!! 어떻게 그렇게 천박한 여자가 낳은 애가 제일 나은 거냐고!!”


억울해 미칠 것 같았다.


곱게 키운 내 아들 둘보다 못 먹고 사랑도 못 받은 천박한 피가 더 낫다는 사실을 믿기 싫었다.


하지만 밀고 간 아들이 괘씸했다.


“진짜아악!!! 짜증 나!!!”


관리해서 유지한 나의 피부와 몸매, 사치로 채운 나의 옷장이 헛수고가 되는 순간이었다.


감옥 가면 이걸 어떻게 관리를 할까.


피부는 특히나 매달 병원을 가야 하는데!


“잡았습니다.”


도망도 제대로 못 치는 저질 체력 견승민이 엄마인 자길 노려보고 있었다.


엄마 때문이라며 고래고래 소리치는 꼴을 보니 없던 고혈압이 오는 기분이다.


“이게 어떻게 내 탓이야!!”

“엄마가 날 이렇게 키우셨잖아요!! 내 말대로 새하얀 먼저 없애는 것만 했어도···!”

“야!!!”

“왜!!! 엄마면 다야?! 엄마가 내 말만 들었어도 이런 일 없었어요!”


차라리 둘째 견승주를 더 애지중지하면서 키웠어야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 혼자라도 했다고! 두고 봐요, 절대 그 새X 편하게 못 보내니까!”


배은망덕한 첫째가 아니라 둘째가 훨씬 나은 걸 이제야 알았다.



* * *



그렇게 6월 초였다.


여름이 찾아오는 건지 더워졌지만, 이미 끝난 이야기를 계속해서 연락이 오는 견 회장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대화하고 싶지도 않았다.


새하얀에게 자꾸만 오는 문자는 상황을 알려주는 문자였고, 지금도 나오는 기사는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이름과 유골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이었다.


“··· 찾았대요?”

“어··· 찾았대.”


한수 형의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과 나는 마주 보았다.


그가 어쩔 줄 몰라 하는 건 이해가 되는 것이긴 했다.


지나치게 덤덤한 나는 아버지의 유골이 수습되고 나서야 어머니의 묘 옆에 자리를 마련해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빨리 해결될 수 있는 거였는데··· 빨리 모실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버지는 그렇게 야산에 묻혀 얼마나 고생했는데, 난 이제야 찾으러 왔다.


350번을 넘어서 이제야 제대로 모실 수 있다는 것이 미안했다.


손으로 묘비를 만지면서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


“아빠···.”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아빠를 담았다.


9살 이후로 본 적도 없는 아버지의 얼굴이 과거로 보아서 그럴까 선명한 것이 슬픈 감정들로 채워진다.


“··· 하얀아.”


아무도 없을 초라한 묘에 멤버들이 걸어온다.


그 뒤로 다가오는 이모가 보였다.


흐릿한 기억 속에 그나마 내게 도움을 줬던 사람이었다.


“이모.”

“··· 고생했다. 소식은 들었어.”

“감사··· 합니다.”


이렇게 짧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더는 할 이야기가 없는 건조한 사이였다.


그리고 묘를 떠나 돌아가는 길에 식당에 들러서 보이는 국밥을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청산 기업의 추악한 진실이 알려졌습니다. 야산에서 발견된 유골 중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발견되었습니다. 둘째 아들 견 모 씨가 첫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동창생 중 한 명이며, 자신의 과거가 밝혀질까 겁나 살해를 저질렀다고 자백했습니다.

-청산 기업의 첫째 아들 견 모 씨는 현재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사람을 죽였으며, 그중 아이돌 멤버의 부모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역시 어머니 채 모 씨는 발견 과정에 죽인 사람들이 있다는 증언에 따라 조사를···.


식당에서 들려오는 뉴스에 아나운서 말에 밥을 먹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싸하게 굳었다.


그러다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 입에서 욕들이 튀어 나간다.


“저런 씹어 먹어도 모자랄 새X가 다 있나!”

“쯔쯧, 돈 많게 낳아놨더니 몹쓸 짓을 하고 다녀?”

“어떻게 안 들켰대? 징허다~ 징해.”


보던 사람마저도 욕을 하게 만드는데, 새하얀만 조용히 있었다.


눈물도 나지 않는 듯 텅 비어버린 눈으로 본다.


한 숟가락도 들지 않는 것이 안쓰러웠는지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걸어온다.


“묘지에서 내려온 것 같은데, 밥은 그래도 먹어. 세상에 저런 악질 놈들도 사는데, 아직 어린 네가 죽음 쓰나.”


더 먹으라며 반찬을 꺼내주는 걸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수저를 떠서 입안에 밀어 넣었다.


분명 체할 거란 걸 알면서도 살기 위해 집어넣는 것과 다름없었다.


무의식에 눈물이 주르륵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다들 봤지만,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린다.


“천천히 먹어. 체해.”


그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 입안에 밀어 넣고 삼키는 하얀이었다.


나는 지금 이렇게 있기엔 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새하얀으로 남은 시간을 살아가야 하니까.


“이것도 먹고···.”


먹고 나온 식당에서 이모는 말없이 어깨를 토닥이며 떠난다.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눈을 감는데, 어디선가 날아오는 벽돌을 나도 모르게 잡는다.


“어라? 안 맞았네?”


킥킥 비웃으며 사라지는 고등학생들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어떻게 잡은 건지 모를 벽돌이 단단하니 맞으면 골로 가긴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기분도 알 수 없는 마당에 색다른 경험이었다.


대낮에 시비가 걸리는 상황은.


“야.”

“야?? 허, 너 지금 우리 숫자 안 보이냐?”

“사람에게 벽돌 던질 거면 CCTV 없는 데서 던져야지.”


손을 뻗어서 CCTV를 가리키자 침을 바닥에 뱉으며,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눈치를 본다.


자기네들 생각에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은지 수군거리는 걸 보며 피식 웃었다.


“이 정도로 가깝게 던지는 걸 보면 CCTV도 다 찍혔겠네.”

“아, 어차피 저희는 소년원 밖에 안 가요. 저희 나와서 보복할 거 생각하시고 봐주세요. 예?”


껄렁거리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새하얀이었다.


어째 협박 같은데.


“너 내가 방송 나가서 이 이야기 하면 어쩌려고 그래.”

“에르피아 멤버인 새하얀인 거 알아, 근데 저희가 끝이 아니거든? 조용히 넘어가지?”

“음, 글쎄. 별로··· 그러고 싶진 않은데.”


다가가는 하얀이 명찰을 보고 사진을 찍는다.


뭐하냐는 거냐며 쳐다보는 고등학생을 보며 스마트폰을 흔들거린다.


“뭐하냐?”

“아무리 봐도 네가 애들 끌고 다니는 것 같아서 찍어서 경찰한테 제출하려고.”

“헛수고라니까? 나는 애초에···.”

“나한테 변호사가 몇이나 붙을 것 같아? 기업과 개인이 붙으면 과연 누가 이길 것 같고?”


으스대는 고등학생에게 웃으며 지금 너 망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불안하게 흔들려야 할 고등학생의 표정이 자신감이 넘치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경찰서에 도착한 뒤로는 고개를 숙이고 들지 않았다.


“아씨, 그 아저씨가 지켜준다며!”

“조용히 해··· 연락을 안 받는다고!”

“뭘 자꾸 너희만 이야기해? 그러니까 갑자기 벽돌을 던졌고 맞을 뻔했다고요?”

“네.”


조서를 쓰는 경찰은 시끄럽게 속닥이는 고등학생에게 조용히 하라며 연신 말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떠드는 걸 보면 억울한 것이 좀 많은 것 같고.


“이게 실제로 피해를 보지 않아서 법적으로 어떻게 못 하는 건 아시고요?”

“네.”

“상대가 미성년자라···.”

“그 이야긴 저와 하시죠. 새하얀 씨 변호사 성지안입니다.”


왔냐며 웃는 새하얀과 지루한 얼굴로 옆에 있는 고등학생을 보는 지안이었다.


이왕 도와주기로 했으니 제대로 도와주는 덕에 편하게 경찰서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내 기분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지만.


“··· 새하얀.”


익숙한 목소리였다.


경찰서를 벗어나자 날 보며 서 있는 첸시의 눈가가 붉었다.


“첸시?”

“··· 기억이 났어. 내 세상에 기억이··· 돌아왔다고.”


주저앉는 첸시의 모습이 선우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금방이라도 꺼질 불씨처럼 휘청거리는 모습이 자꾸만 겹쳤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눈을 비빈다.


“내 이름도··· 다 기억이 났어.”

“···.”

“강오. 권강오!! 선현재에서 새하얀이더니. 이젠 권강오···.”


날 향해 외치는 그 소리에 눈을 감았다.


아무래도 연락이 안 되었던 이유엔 저것도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첸시는 일어나 나의 멱살을 잡았다.


“너··· 너!!!”


뺨을 타고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50번이나 회귀한 기억이 자꾸만 맴돌았다.


그리고 자꾸만 과거의 강오와 전혀 닮지 않은 새하얀의 얼굴을 보며 강오를 외쳤다.


왜 날 여기로 이끌었냐고 욕이라도 해주고 싶은 얼굴로.


“나쁜 새X가!! 너만 기억 못 하면 다야?! 나쁜 개자식아!!”


새하얀은 기억을 못 한다고 생각이라도 하는 건지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닦아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나쁜 놈이라며 욕하며 그에게 비난할 뿐이었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이게 과연 새하얀의 잘못인가 생각했다.


첸시는 관리자가 한 말이 전부 진실이라면 모든 것이 새하얀 때문에 여기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난 거기서 죽고··· 끝낼 수 있었어.”


알아듣지 못할 새하얀에게 쏟아붓는 첸시의 얼굴은 음울한 얼굴이 아니었다.


그저 51회차의 정선우였다.


“내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짓밟고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그 모든 것이 헛수고였던 거냐며 울분을 터트리는 첸시를 보는 새하얀의 얼굴이 굳었다.


그가 하는 말이 다 무슨 말인지 알았다.


이 모든 건 내 욕심이었던 거다.


다음엔 살릴 수 있을 거라고 그러니까 다음으로 넘어가서 해보자고.


“정선우로 끝내게 해줬어야지···. 다음 생에 내가 행복한 아이돌로 태어날 수 있게 했어야지! 하다못해 돌아갈 수라도 있게 해줬어야지!!”

“첸시···.”

“난 빙의자고, 내 이름은 정선우라고!!”


눈이 충혈되어 실핏줄까지 세워진 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잘못 알고 있었다.


그는 빙의자가 아니라.


“여기서 태어난 거잖아··· 살아왔고.”


그저 이 세상에 태어난 거였다.


내 욕심이라고 해도 막기 위해 시스템이 강제로 등장인물로 쓴 거라고 해도.


그는 분명 이곳에 태어난 사람이었다.


“아, 아···.”


첸시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어린 시절 분명히 눈을 떴을 때 모르는 부모님을 보았고 강제로 이름이 첸시가 되었다.


그것도 비슷한 이름이었으니 이걸 책 빙의라고 생각했던 거였다.


근데 빙의가 아니라니?


“난, 난··· 빙의했어. 원래 세상에서 목을 매자마자··· 여기로.”

“··· 확실해?”

“헛소리를···!”


울렁이는 속과 일렁이는 텅 빈 공간이 채워지지 않았다.


무언가 떠올리려고 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눈뜨기 전의 과거였다.


그걸 어떻게 빙의가 아니라고 할 수가 있을까.


“난 기억이 없고 눈을 떴을 때 여기였어.”


그때 그 형체가 흐릿한 평범한 얼굴인 관리자가 내게 말했던 걸 기억한다.


-난 소설의 작가 정체를 알려줄 수 있는데.


그렇게 말했으니 당연히 이 세상은 책 속이고 나는 당연히 빙의일 수밖에 없다.


소설의 작가는 선현재이자 새하얀.


나는 그로 인해 기억을 얻었다.


온전한 정선우의 기억을.


-저런, 기억이 없다니. 당신은 50번만 회귀한 것이 아닌데, 어리석어라.


내가 죽은 회차와 회귀한 회차를 보여주며 웃는 그가 생각난다.


아주 즐겁다며 웃는 그 모습과 이번 회차는 350번째라는 사실에 넋을 놓았다.


눈을 떴을 땐 이미 새하얀이 마치 하늘로 솟은 것처럼 사라진 세상이었다.


그러다 나타난 새하얀의 소식에도 차마 가지 못했다.


-새하얀 때문에 널 회귀 시키고 있어.


바로 회귀할까 두려움 때문이었는데, 6월이 되었어도 회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건이 온전히 해결된 뒤에 나타나는 것이 적기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보자마자 울분이 터진 것뿐이었는데.


“내가 여기로 끌어놓은 건 정말 미안해··· 난 그냥 모두를 살리고 싶었던 것 같다.”


새하얀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마치 모든 걸 기억하는 사람처럼.


“네가 죽어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잖아. 이젠···.”


그리고 내게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재판장처럼.


“··· 아냐.”


하얀의 말에 일렁이는 기억의 파편이 보인다.


기억하지 못했던 이곳의 첸시의 기억이 흐릿하게 이곳의 부모님을 부르며 사랑을 받은 기억을.


“아냐, 난 분명 빙의를···.”


했다고.


그렇게 말하려는 첸시의 기억 속에 분명히 어린 시절에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왜 부모님이 날 그렇게 불렀고 날 왜 병원에 데려가야만 했는지.


“돌아··· 갈 수도 없구나.”


난 너무 많은 피를 묻혔다.


이곳이 그저 소설인 줄만 알고 방법만 찾아서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이 잘못되었던 것임을.


“너무 늦게 알았잖아···.”


난 너무나도 많이 망가져 있었다.


그리고 본 새하얀도 역시 무너져 내린 모습이라서 그대로 주저앉아 울었다.


빌어먹을 이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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