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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일
작품등록일 :
2021.12.17 08:56
최근연재일 :
2022.01.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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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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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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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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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40화 고상범

DUMMY

회장실에서 안경을 만지작 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흠.. 가만있자.. 지금 되돌리면.. 또 호텔이고. 또 그 이야길 할꺼고... 그 전엔 또..6시간을 기다려야 하잖아.. 아..참... 영 번거롭구만.. 그래도 어쩔수 있나 도와줄 땐 도와줘야지..”


[ 상황을 불러오시겠습니까? ]


“네! 근데.. 혹시 5시간 이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장시간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로 갈 수 있는지 물어보려 했지만, 어림없었다.


“로... 안되는구나. 하긴.. 기계랑 어떻게 말을 하냐..”


시간을 확인해보니 금요일 오후3시였다.


“6시간.. 아 진짜 뭐하지? 오랜만에 영화나 볼까...”


그렇게 시작된 영화감상의 시간. 겸사겸사 한혜빈 배우의 그간 출연작들을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흑..흑.. 안돼.. 너무 슬프잖아.. 돌아오라고!”


어느새 너무 감정이입해서 보고 있는 나였다.


“킁.. 훌쩍.. 영화 잘 만들었네.. 한혜빈씨는 예전보다 지금이 쪼금 더 이쁜 것도 같은 걸.. 그나저나 벌써 어두워졌네. 몇시지?”


벌써 8시 50분을 향하고 있었다. 영화를 몰아보다보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갔다.


“그래 이쯤 되서 그냥 저장한번 더 해야겠다. 갔다와서 더하든가. 6시간동안 기다리는것도 너무 지겹다..”


저장을 다시금 활성화 해놓고, 만날 장소가 적힌 문자가 도착했지만, 확인도 하지 않고, 호텔로 이동했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제가 많이 늦진 않았죠?”


“하하.. 그럼요. 저도 온지 얼마 안됐어요.”


“음? 그 웃음은 뭐죠?”


살짝 갈등이 되었다. 똑같은 상황으로 간 다음에 할까. 아니면, 단도직입적으로 할까..


‘음.. 아무래도 했던 이야기를 또 듣긴 해야하지만.. 그녀한테 나와의 유대감을 심어주는것도 필요하지...’


“생각한대로 제가 남자랑 단둘이 일반 식당이나 술집에 가면 한바탕 난리가 나거든요. 이 정돈 이해할수 있죠?”


“그럼요! 당연하죠!”


이윽고 같은 상황이 지속되다.


“그래요. 이제 좀 조금은 어색한게 없어진 것 같네요. 회장님은 어때요?”


“하핫.. 그러셨군요.”


하긴 이정도 이야길 나눴으면 어색한 관계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서서히 그 이야길 꺼내도 되겠다 싶었다.


“어쨋든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지만, 실은 한번 더 있었습니다.”


“네?”


“시간을 되돌린거라구요. 오늘의 혜빈씨를 한번 더 만나야 했으니까요. ”


“...혹시.. 아니야. 왜죠?”


내 이야기를 듣자마자 표정이 돌변하는 그녀였다. 의심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이렇게 만난 이후에. 저는 내일 여행을 떠나게 되요.”


“네 맞아요. 좀 전에 여행 간다고 말하셨죠. 근데 그게 왜요?”


“그리고 그곳에서 저녁을 먹을 때 쯤. 인터넷에서 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바로 혜빈씨가 촬영조명이 떨어지는 바람에 얼굴에 큰 상처가 생겼다는 소식을 말이죠. 얼마나 큰 상처인지는 저는 보진 못했지만, 쉽게 나을수 있는 상처는 분명 아니었기에 저에게 부탁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되돌리려고 이곳에 다시 와있는겁니다.”


“그 말.. 믿어도 되는거겠죠?”


“그럼요. 서로의 능력까지 안 마당에 제가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잖아요. 안 그래요?”


그녀는 잠시 동안 말을 멈춘 채 생각에 잠겼다.


“알겠어요. 내일 조명에 제가 다친다고 그랬죠?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시나요?”


“네 오후 4시 촬영때 다쳤다고 혜빈씨가 저에게 알려줬어요.”


정확한 시간까지 기사에서 본적은 없었다. 그 말인즉슨 보통 촬영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누가 어떻게 얼마나 다쳤는지를 주로 다루지, 몇시에 정확히 사고를 당했는지까지 안다면, 관계자거나 현장에 있었던 사람만 알 수 있었던 내용일 것이다.


“시간까지.. 좋아요. 믿을만 하겠네요. 알겠어요. 꼭 조심할께요. 그리고.. 부탁 들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혹시..?”


“네? 혹시 라니요?”


그렇게 반문하는 동시에 맥주캔을 들어 한 잔을 하려는데,


“음.. 아니예요. 어쨌든 잘모르는 저를 이렇게 두 번이나 도와주신 점. 깊이 감사드려요. 혹시나 제가 도울일이 있더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하핫. 아니예요. 오늘 이후로 우리사이가 좀 더 돈독해지길 바랄뿐입니다. 그렇기만 한다면, 우린 정말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되지 않을까요? 어떠한 사건 사고도 다 수습 가능한 최고의 파트너 말이죠!”


이 한마디에 침울했던 그녀의 표정이 밝아지며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이제야 좀 아시겠나요? 제가 반가워한 진짜 이유를?”


“아.... 그러신거구나.. 이런 것 까지 미리 생각을 해보셨구나.. 하핫. 전 진짜 얼마전에 깨달았거든요. 어쨌든 앞으로 잘해보자구요!”


“좋아요. 저도 이제 몇 달 뒤에는 촬영이 끝나니까. 그 시간 이후로는 여유로워서 연락도 잘 될 거에요. 물론 당분간은 잘 안될 수도 있지만요.”


“설마 이 몇 달안에 그렇게 큰일이 또 벌어지진 않겠죠! 하핫. 살면서 사고를 그렇게 자주 겪는건 아니니까요.”

“그렇길 바랄뿐이죠. 어쨌든 앞으로 잘 부탁드릴께요.”


“저도 마찬가집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서로간의 마음을 확인하는 날로써 마무리가 지어졌다. 다음날, 나한테는 몇일 지나지도 않았는데 똑같은 곳에 또 여행을 가려니 경희와 가는 여행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그런 내 앞에 화려한 옷을 입고 등장한 경희다.


“짠~ 오빠 나어때~? 괜찮아!?”


이번엔 그래도 최대한 기쁜 마음으로 그녀를 기분 좋게 해보자.


“우와~! 우리경희 완전 이쁘다! 연예인 뺨치겠는걸?!”


“정말? 그렇게나 이뻐보여?”


“그러엄~ 완전 이쁘지~ 정말 연예인만큼 이쁘다! 진짜야!”


“오빠도 진짜 그렇게 생각해? 왜냐면~”


경희는 핸드백에서 명함을 꺼내 나한테 보여줬다.


“어제 쇼핑한다고 돌아다니는데 나보고 연예인의 기운이 느껴진다면서 이거 주는거 있지?”


명함에 적혀있는 이름은 고상범이다.


‘맞다. 이 명함. 한번 물어나 봐야겠다. 이따 확인 전화할겸 해봐야지.’


“오~ 정말? 혹시 그 남자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안나?”


“그냥 남자였는데. 키는 보통 남자 키였고.. 체구도 그렇고. 말끔하게 차려입었다 정도? 별 특징이 없어서 말이야. 뭐라 말하기가 그렇네? 근데 그건 왜 궁금한데?”


“아냐~ 그냥~ 어쨌든 짐이 많네. 혼자 준비한다고 고생많았어! 고마워 자기야!”


“아니양 준비하는데도 기뻤징~ 오빠랑 놀러가는건데~”


확실히 처음보다 지금이 그녀의 표정이 더 밝아 보였다. 역시 좋은 표현이 그녀의 기분을 도와준 것 같았다.


도착한 펜션에선. 똑같이 산책하고, 똑같이 사진찍고.. 똑같이 밥을 해먹었다. 똑같은걸 반복하는 나였지만, 티를 안내기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녀는 모를거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그녀에게


“저녁에 너무 과식했나? 나 이 앞에서 조금 어슬렁 거리다 올게.”


“어~ 알았어 오빠. 멀리 가지마~”


“응~”


밖으로 나온 나는 핸드폰을 들어 혜빈씨 에게 전활 걸었다.


-여보세요?


“오! 통화 되세요?”


-그럼요. 지금은 다행히 쉬는 시간이라 가능하죠. 그나저나 역시나였어요. 정말로 조명이 떨어지는데,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했다니까요.


“다행입니다. 도움이 됬다니 더 기쁘구요. 그런데. 그런 사고가 종종 일어나나요?”


-아니요. 저도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 업계에선 영화 촬영중에 이런 의문의 사고가 일어나거나, 귀신같은걸 보면 대박난다고 그런 썰이 있긴하지만.. 그래도 좀 찝찝하다랄까요. 마치 노리고 그런 것처럼..


“흠.. 그렇군요.. 어쨌든 더 조심하셔야겠어요.”


-네. 그래야죠. 그나저나 걱정되서 전화주신거에요?


“그럼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했죠. 그리고 물어볼 것도 있구요.”


-어떤거요?


“혜빈씨 소속사가 C&C 엔터 맞죠?”


-네 그런데요?


“혹시 같이 내려온 회사 사람중에 고상범이라는 사람 있어요?”


-아니요? 제 매니저말고 여기에 내려온 회사사람이 없는걸로 아는데. 고상범이라.. 전 모르겠는데 한번 회사에 물어볼께요. 잠시만요.



아마 매니저를 불러서 물어보고 있는 모양이다.


-여보세요?


“네.”


-물어봤는데. 매니저도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봤다는데요?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근데 그건 왜요?


“아~ 제 여자친구한테 고상범이란 이사람이 명함을 줬더라구요. 연락한번 달라면서요. 그냥 사기꾼인가보죠 뭐.”


-음~ 그런게 있군요? 어? 지금? 알았어. 어쨌든 또 연락해요! 이제 전 다시 촬영 들어가봐야 할 것 같네요!


“네~ 수고하세요~ 조심하시구요!”


-네~ 고마워요~


통화가 끝나고 뒤를 돌아보자 경희가 막 문을열고 나오고 있었다.


“어? 자기도 좀 걷게?”


“응~ 같이 산책하면 좋잖아~ 그나저나 좀 전에 누구랑 전화했어~?”


“어~ 그 자기 명함받은거 있지 그거 물어볼라고 업계에 있는 사람한테 연락했지. 왠지 좀 찜찜해서 말이야.”


“어? 그래? 그 사람이 뭐래? 종종 그렇게 거리에서 캐스팅하고 그런대?”


“아니~ 이런 사람 없대. 아무래도 사기꾼 같아. 조심해~”


“진짜야? 전혀 그렇게 안생겼던데..”


“아니 누가 사기꾼이 이마에 사기꾼이라고 쓰고 다니니? 당연히 아닌척하고 돌아다녀야 속지. 안그래?”


“근데 너무 그럴싸 하게 느껴졌는데...”


“으이그.. 어쨌든 조심해. 이 사람한테 두 번다시 연락할 생각말고..”


“알았어~ 혹시나 하고 또 내 걱정해서 알아봐준거구나~? 역시 오빠밖에 없다니깐~”


그와 동시에 내 팔에 착 달라붙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하는 그녀였다.


***


“네 C&C 엔터 고상범 실장 입니다. 아! 네. 기억나죠! 그럼요~ 언제 시간 되신다구요? 내일? 좋아요. 그럼 주소하나 찍어줄테니까 거기서 내일 뵙죠.”


툭. 의자에 앉아있던 슈트차림의 남자가 전화기를 내려놓자 옆에 있던 덩치의 남자가 엄지를 들어올리며 그를 치켜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크! 역시 우리 형님. 머리가 좋다니까. 벌써 몇 명째에요? 4명짼가? 와.. 왜 이런 생각을 진작 못했지?”


“자고로 사람은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다 이 말이야.”


“그니까요 형님. 형님 계획대로 하니까 외모, 몸매 다 죽여주는 애들로 싹 마련되니까 이거이거. 그야말로 와따 아닙니까 형님!”


남자의 계속되는 칭찬에 갑자기 돌연 표정이 변하는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


“야. 너 혹시 또 상품에 손댄거 아니지? 이빨이 긴거 보니까 좀 불안하다?”


“아닙니다 형님.”


“진짜야? 내 눈 똑바로 보고 말해. 솔직하게 말하면 한번은 봐줄게.”


그 말에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며 조심스레 입을 여는 남자.


“그.. 너무 몰려서 그만.. 한번씩밖에 안했슴다 형님.”


“......그럼 4번 했다는 거네?”


“네 형님... 죄송합니다.”


짝-


그러자 의자에 있던 남자는 전력을 다해 그 남자의 뺨을 후려갈겼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 대 갈겼을 뿐이었지만, 그 한방으로 이미 새빨갛게 부풀어올라 있었다.


“형님! 한번은 봐 주신댔잖습니까.”


“4번했다며. 그 중 한번만 봐주는거지. 두 대 더 쳐 맞아라.”


짝 짝-


고작 3번의 뺨이었지만, 남자의 힘은 강했던 모양인지 뺨에선 생채기가 생기기까지 했다.

뺨을 맞은 남자는 얼굴을 감싸 쥐며 연신 사과를 거듭하고 있었다.


“죄..죄송합니다. 형님!”


그러자 남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타이르듯 말을 건넸다.


“내 물건에 손댈 땐. 허락 맡고 하라고 몇 번을 이야기 하냐. 나한테 이야길 하라고. 어? 내가 하지 말라고 하겠니? 조심 좀 하자? 어?”


“네..! 형님.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형님!”


“한번만 더 그러면.. 진짜.. 가만안둔다..”


남자의 눈빛은 정말 매서웠다. 살기를 뿜어대는 남자의 눈빛에 잔뜩 위축되었다.


“ㄴ..네!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마지막으로 가볍게 얼굴을 손으로 툭툭 치곤


“가봐.”


그 한마디를 기다렸다는 듯이 문밖으로 나가는 부하였다. 다시 고상범 혼자 방안에 남아있자. 의자에 깊이 앉아 책상에 있는 만년필을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아..씨발.. 물건에 손 좀 대지 말라는게 그렇게 어렵나? 그러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면 정말 곤란하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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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화 납치사건의 마무리 22.01.28 84 3 13쪽
48 47화 짜릿한 맛을 선물해주자. 22.01.27 69 3 17쪽
47 46화 꼬이는 일들 22.01.26 77 3 14쪽
46 45화 고상범의 범행 22.01.25 75 3 17쪽
45 44화 딸을 구해라 22.01.24 85 3 11쪽
44 43화 딸을 구해라 22.01.22 95 4 13쪽
43 42화 딸을 찾아라 22.01.20 101 3 14쪽
42 41화 만년필. 22.01.19 102 3 13쪽
» 40화 고상범 22.01.18 99 5 13쪽
40 39화 최고의 파트너 22.01.17 104 4 13쪽
39 38화 일반인과 연예인 22.01.15 115 5 16쪽
38 37화 일반인과 연예인 22.01.14 134 4 15쪽
37 36화 그녀의 이야기 22.01.13 138 4 15쪽
36 35화 두번의 인터뷰 22.01.12 154 7 14쪽
35 34화 사고수습 22.01.11 148 7 15쪽
34 33화 인터뷰 그리고 사고 22.01.10 162 5 15쪽
33 32화 부모님을 뵙다. 22.01.09 180 9 12쪽
32 31화 공식적으로 회장이 될까? 22.01.09 174 6 16쪽
31 30화 투자의 신 +2 22.01.08 206 7 12쪽
30 29화 투자의 신 22.01.08 198 8 13쪽
29 28화 뜻밖의 사업 +1 22.01.07 184 10 14쪽
28 27화 뜻밖의 사업 +1 22.01.06 185 8 13쪽
27 26화 회사의 성장 +1 22.01.05 203 9 14쪽
26 25화 ALL물류의 등장 22.01.04 217 9 19쪽
25 24화 스토커 마무리. +2 22.01.03 228 9 15쪽
24 23화 고백 22.01.02 224 9 13쪽
23 22화 재회 +2 22.01.01 239 7 16쪽
22 21화 재회 21.12.31 243 8 16쪽
21 20화 그녀를 찾아서 21.12.30 25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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