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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일
작품등록일 :
2021.12.17 08:56
최근연재일 :
2022.01.28 20:00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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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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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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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화 부모님을 뵙다.

DUMMY

어느덧 주말이 찾아왔고, 경희와 함께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찾아갔다. 대문을 열자마자 작은 마당에서 빗자루질을 하고 계신 어머니와 마주쳤다.


“어이구! 어서와라! 체감상 몇 년만에 보는 것 같다? 아들얼굴 보기가 왜이리 힘드니. 근데 오늘따라 참 되게 말끔해 보인다!? 우리 아들이 원래 이랬나?”


두손 들고 환영하는 엄마는 내 말끔한 복장에 낯설어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니까요. 엄마 이쪽은 김 경희라고 제 여자친구에요.”


그런 엄마에게 내 뒤편에 있는 경희를 소개했다. 경희는 깔끔한 정장스타일로 입고 왔고, 여느 회사원같은 그런 차림이었다. 쑥스러운 듯, 수줍은 듯, 그런 목소리로 깍듯이 엄마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처음뵙겠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그녀를 썩 반기는 표정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이유가 뭘까.


“아, 그래요 반가워요. 어서와요. 그럼 집안으로 들어가자.”


집에 들어가자 아버지가 거실에 앉아계셨고, 마찬가지로 인사를 드렸다.


“아버지 저 왔어요. 자기야 인사드려.”


“안녕하세요 아버님. 처음뵙겠습니다. 김 경 희 라고 합니다.”


“어 그래. 오니라 고생했다. 이 아가씨구나?”


어머니와는 달리 환한 표정으로 반기는 아버지였다. 원래 아버지는 좀 근엄하고 무뚝뚝한 스타일이신데 오늘처럼 환한 표정은 정말 오랜만에 뵌 것 같았다.


그렇게 어색한 분위기속에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엄마가 나를 불렀다.


“아들 잠깐만. 부엌으로 좀 와줘.”


“어 알았어. 이야기 하고 있어. 잠깐 갔다올게.”


“응. 알았어.”


내가 자리를 비우자 몹시 불안하고 불편한 듯한 그녀였지만, 어쩌겠는가 적응해야지..


“어 엄마. 무슨 일인데? 뭐 도와줘?”


그러자 갑자기 엄마가 목소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아니 그것보다.. 어디서 저런 아가씰 데리고 온거야? 혹시 술집여자니? 아니.. 목소리도 영 여시같은게.. 난 좀.. 그렇다?”


“하핫. 아니야 엄마.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 마. 헬스 트레이너라고 사람들 운동하는 거 가르쳐주는 일 하는 사람이고. 그거 다 말할려고 오늘 온건 데. 그게 그렇게나 신경이 쓰였어?”


“그럼..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데리고 온 여잔데 이왕이면 참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엄마 마음 아니겠니. 어쨌든 그런 건 아니라고? 흠.. 근데 난 좀 그렇다.. 같은 여자로써 딱 보면.. 왠지 좀 그래. 자고로 얼굴이 너무 이쁘면 남자문제가 많은 법이란다.”


“하하핫. 아니야~ 그런거. 엄마가 도대체 뭘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니까. 걱정 말라구. 경희는 정말 진짜 좋은 여자야. 마음씨가 고와. 아빠는 맘에 들어하시는 것 같은데. 엄마는 좀 신경 쓰이나보구나?”


“아이고.. 이쁘니까 저 봐라. 저 저 영감탱이가 헤벌쭉 하는거. 쯧쯧.. 그저 이쁘면 좋은지.. 근데 뭐가 아니라는건데? 내가 뭘 생각했는줄 알고 그러니?”


“알았으니까 나와 봐. 다 이야기 해줄게.”


애써 엄마의 마음을 달래고 거실로 모여 다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두가지 말씀 드릴려고 오늘 이렇게 찾아왔어요.”


“음? 두 가지? 하나는 대충 알겠는데 나머지 하나는 뭔데?”


엄마의 물음에 곧바로 답했다.


“하나는 짐작하시다시피 저 이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서 데려왔구요.”


그리고 경희에 대해 소개를 쭉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부모님이 안계신것과, 성형사실까지 말이다. 성형여부에 대해선 그녀와 미리 상의를 했으나 어차피 2세 나으면 다 알게 될테니 말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아.. 그랬구나.. 에구.. 부모 없이 자란다고 고생했겠네.. 그래 뭐.. 운동 가르쳐 주는 일한다고?”


“네 아버님. 트레이너로 지금 직장생활 하고 있습니다.”


“어~ 어쩐지. 참 몸이 탄탄한 게 보기 좋구나! 자고로 건강이 최고란다!”


성형이야기는 들었지만 여전히 아버지의 표정은 밝으셨고, 생각보다 아버지가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에 반면 엄마는 조금은 풀어진 표정이었지만 여전히 살짝 떨떠름한 표정이셨다.


“뭐 건강해 보이는 건 좋긴 하네... 그래도..좀.. 걱정되는게.. 이런 질문을 해도 되나 싶긴 하다만.. 경희 너.. 주위에 남자들이 막 꼬여서 힘들고 그러진 않니?”


“세상에 그 어떤 남자보다 저는 오빠가 제일 좋은걸요. 저한테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알려준 사람이에요.”


“흠.. 그래... 그렇다면 뭐 다행이긴 하구나.”


그렇게 한동안 경희와 우리 사이에 관한 이야기들이 계속 되었다.


“그래. 둘이 마음 맞고 그러면 결혼하는 것도 좋지. 근데 걱정이다. 애비가 못나서 많이는 못도와줄 것 같은데..”


“아니에요. 아버지 그래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릴게 남았지요.”


“그니까. 그게 뭔데? 혹시 벌써 사고쳤니? 애 가졌어?”


엄마의 걱정에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아니예요. 아직 애는 없구요. 제 직장에 대한 이야기에요.”


그제서야 회사일에 대한 걸 털어놓기 시작했다. 세세한 내용은 제외하고 표면적으로 보여질만한 것들로만 말이다. 어쩌다 투자를 하게 되었는데 큰돈을 만지게 되었고, 그 돈으로 작게 사업을 시작한 게 운이 따랐는지 어느덧 직원이 3천명 넘는 그런 기업의 회장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아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거 아니냐? 혹시 소설 쓰니?”


“흠흠.. 난 별말 안하마. 내가 너를 옆에서 쭉 봐온 건 아니지만.. 믿기가 어려운건 사실이구나.”


“그럴 줄 알고 조촐하게 준비했습니다. 여기 용돈이요.”


품에서 봉투 두 장을 꺼내서 각기 손에 쥐어드렸다.


“음? 뭐야? 뭐가 잡히긴 하는데. 통장..? 애는 왠 통장을 용돈으로 준대? 오늘은행 통장이라..? 우리 동네에도 오늘은행이 있었던가..? ”


손에 받아들자마자 괜시리 투덜거리시는 엄마였고, 옆에서 하지말라며 팔로 쿡쿡 찌르는 아버지의 모습이였다. 하지만 통장을 열어보시고선 짓는 부모님의 표정을 보는 내 마음은 정말이지 행복했다.


“여보.. 이거 0이 몇 개에요? 이런 건 본적이없는데...”


“금 100억원이라고.. 써있는데.. 100...억?!”


태어나서 이렇게 놀래는 표정의 부모님은 처음이었다.


“수표로 드릴까 하다가 10억짜리 수표도 생각보다 발행이 어렵드라구요. 그래서 통장에 넣어놨어요. 비밀번호는 두 분 생신으로 설정했구요.”


“너... 진짜였어? 거짓말아니고?”


“그러니까.. 이게.. 진짜.... 통장 맞는거지? 은행가서 진짜 돈 뽑을 수 있는 거 맞겠지?”


“그렇다니까요. 거짓말도 아니고, 장난감도 아니에요. 아들 성공했으니까. 이제라도 그돈으로 편하게 사세요. 이왕이면 좋은데 이사 가서 사셔도 좋겠네요!”


그러자 이제야 조금 믿기시는지 멍한 표정으로 털썩 주저 앉는 엄마였고, 애써 평정심을 찾으려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허..참... 세상에나... 내가 자식 덕을 이렇게 볼줄이야.... 아들 고맙다.”


아버지한테 고맙다는 말을 듣다니. 뭔가 가슴 한켠이 메여왔다.


“이걸.. 근데 어디에 쓰지..? 하루에 100만원씩 펑펑써도 죽기전에 다쓰겠어요?”


“그러니까... 한번 잘.. 생각해봅시다. 어쨌든 이제 농사 그만둬도 되겠네. 안그런가? 임자?”


“그럽시다. 농사짓는다고 그동안 고생많았어요. 근데 아직도 영 실감이 안나네.. 이게 진짜가 맞나..싶네..”


두 분의 대화에 한마딜 보탰다.


“하하핫. 월요일 되자마자 은행가보세요. 좋은 경험 하시게 될겁니다.”


“어.. 그래. 어쨌든.. 고맙구나. 어이쿠야.. 경희 너. 우리 아들한테 정말 잘해야겠다. 그래줄 수 있겠지? 우리 대신 옆에서 잘 좀 챙겨다오.”


이제는 경희에게 좋은 눈길을 보내는 엄마였다.


“그럼요. 어머니 걱정마세요. 서로 잘 하고 있어요. 많이 사랑하구요.”


“응 그래 고맙다. 어쨌든 둘이 행복하게 사는게 중요하지. 돈이 많으면 좋기야하겠지만, 그렇다고 돈 때문에 둘이 싸우거나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구나.”


“당연하죠 엄마. 아직까지 그런 적 없었어요. 그래서 더 이 여자가 마음에 든거구요.”


“그럼..이제 잔치를 해야하나? 어쩌지? 자식을 결혼 시켜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아버지는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엄마를 쳐다봤고.


“어쩌긴 뭘 어째요. 그냥 우리끼리 밥이나 먹으면 됐지. 아가 밥먹자. 너 뭐 좋아하니? 우선 이것 저것 차리긴 했다만..”


엄마는 경희를 데리고 부엌으로 향하셨고, 아버지와 나도 뒤따라 부엌으로 향했다.


이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식사를 할수 있었고, 식사 후엔 차를 마시며 담소를 이었다.


그리곤 이제 돌아갈 때가 되어 대문밖에서 인사를 나누는데,


“그럼 저희 이제 가볼께요. 이사하시면 꼭 미리 알려주시고. 아시겠죠?”


“어 그러마. 걱정 말고 조심히 가그라. 근데 차도 좋네. 이게 그 고급 외제차구나. 세상에 참 성공하긴 했구나. 장하다! 별로 해준것도 없는데.. 알아서 잘 하니까 더 이상 소원이 없구나.”


다시 한번 뿌듯한 표정을 짓는 엄마다.


“뭘요.. 그럼 저희 이만 올라가 볼께요.”


“어머니, 아버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몸조리 잘하세요.”


“어이~ 그래. 아가도 조심히 올라가고~”


“네 아버님.”


“진짜 갈께요.”


“어 그래. 안전운전해라~ 도착해서 연락하고.”


“네~”


**


그렇게 우리가 떠난 뒤. 월요일 아침이 되었다. 진짠지 확인하고 싶으셨던 엄마는 통장을 손에 쥐고 은행으로 향했다. 도착한 오늘은행. 다행히도 사시는 동네에도 이 은행이 있었다.


“네 2번 고객님.”


2번을 부르자 엄마는 직원에게 다가갔다.


“여기 있는 통장이 우리 아들이 준건데. 이게 진짜 맞나..싶어서 와봤거든요?”


“아 그러십니까 고객님. 우선 통장하고 신분증 좀 줘 보시겠어요?”


통장을 신분증을 받아든 직원. 우선 신분증과 엄마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확인했다.


“고객님 성함이 김순이 님이 맞으시구요?”


“네 맞아요.”


“네 잠시만요...”


그리고 통장을 열어보는데, 100억이라는 단위에 직원도 조금은 놀란 표정이었다.


“이야.. 돈을 많이 모으셨나보네요. 개인 계좌에 100억이나 들어있는 건 저도 처음 보는데.. 어쨌든 이게 진짠지 확인하고 싶으시단 거죠?”


“네 맞습니다.”


100억이란 소리에 단번에 은행지점장이 그 직원의 곁으로 다가왔다.


“여기 고객님이 100억짜리 예금주란 이야기야?”


“네 지점장님. 그런거 같은데요.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으시다네요?”


“어~ 그래요. 하던 거 마저 해요.”


큰 액수라 지점장이 곧바로 관심을 보였다. 이정도 예치금을 이곳, 오늘은행에 예치한 사람이라면 그야말로 vip라는 이야기니까. 지점장은 그래서 직원 곁에서 일처리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럼 간단하게 제가 10원만 계좌이체를 해보고 확인해 봐도 될까요?”


“네 그래주세요.”


“잠시만요... 네. 확인 끝났습니다. 정상적으로 10원 입출금이 가능했구요. 잔액 변동까지 이상없으시네요. 네. 확실히 문제 없으십니다. 정상적인 예금 맞으세요.”


그 말에 곧바로 머리를 부여잡고 휘청하시는 엄마.


“.....! 아이구야....”


“고객님 괜찮으세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혹시나 하고.. 어쨌든 감사합니다.”


엄마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러자 지점장은 뒤편에서 나와 엄마에게로 달려갔고 깍듯이 인사를 건넸다.


“저 잠시만요. 사모님. 안녕하십니까. 전 여기 은행 지점장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잠시 저랑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에? 저 랑요? 왜요..?”


의아한 표정으로 지점장을 따라 갔고, 이 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vip대접을 받아본 엄마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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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꼬이는 일들 22.01.26 77 3 14쪽
46 45화 고상범의 범행 22.01.25 75 3 17쪽
45 44화 딸을 구해라 22.01.24 85 3 11쪽
44 43화 딸을 구해라 22.01.22 94 4 13쪽
43 42화 딸을 찾아라 22.01.20 99 3 14쪽
42 41화 만년필. 22.01.19 101 3 13쪽
41 40화 고상범 22.01.18 97 5 13쪽
40 39화 최고의 파트너 22.01.17 104 4 13쪽
39 38화 일반인과 연예인 22.01.15 115 5 16쪽
38 37화 일반인과 연예인 22.01.14 134 4 15쪽
37 36화 그녀의 이야기 22.01.13 138 4 15쪽
36 35화 두번의 인터뷰 22.01.12 154 7 14쪽
35 34화 사고수습 22.01.11 148 7 15쪽
34 33화 인터뷰 그리고 사고 22.01.10 162 5 15쪽
» 32화 부모님을 뵙다. 22.01.09 179 9 12쪽
32 31화 공식적으로 회장이 될까? 22.01.09 174 6 16쪽
31 30화 투자의 신 +2 22.01.08 206 7 12쪽
30 29화 투자의 신 22.01.08 198 8 13쪽
29 28화 뜻밖의 사업 +1 22.01.07 184 10 14쪽
28 27화 뜻밖의 사업 +1 22.01.06 184 8 13쪽
27 26화 회사의 성장 +1 22.01.05 203 9 14쪽
26 25화 ALL물류의 등장 22.01.04 216 9 19쪽
25 24화 스토커 마무리. +2 22.01.03 227 9 15쪽
24 23화 고백 22.01.02 223 9 13쪽
23 22화 재회 +2 22.01.01 239 7 16쪽
22 21화 재회 21.12.31 242 8 16쪽
21 20화 그녀를 찾아서 21.12.30 25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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