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대로 회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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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일
작품등록일 :
2021.12.17 08:56
최근연재일 :
2022.01.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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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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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3화 딸을 구해라

DUMMY

부사장의 상태는 갈수록 더욱 안 좋아 보였기에, 옆에서 지켜보는 것 조차 너무 안쓰러울 정도였다. 아무래도 가족이 납치를 당했는데 마음이 얼마나 불편할까.


하지만, 나는 그의 마음이 불편한 것까지는 그다지 공감이 가질 않았다. 옆에서 안절부절해 하는 그와는 반대로 나는 너무나도 차분한 상태였다. 뭔가가 결여된 듯한 느낌이랄까.


‘내가 원래 이랬었나..? 경희를 구할때만 해도 안 그랬었는데.. 혹시 내가 조금 고장난건 아닐까.. 왠지 조금씩 마음이 이상해져 가는 것 같아. 뭐든지 별일 아닌 것 같이 느껴지잖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


이러다가 혹시 사이코패스라도 되는게 아닌가 조금 걱정은 들었지만, 역시나 기우였다는걸 오늘 알게 되었다.


어쨌든, 그를 조금 달랜 후에 나는 회사로 다시 복귀하여 어제 오전 10시로 온 상태였다.


“흠..그나저나 이제 뭐부터 하지?”


부사장의 딸을 구하기 위해 우선 어제로 돌아오긴 했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고3짜리 딸을 무작정 찾아서 스토킹이라도 해야하나..휴.. 도통 감이 안오는구만.’


우선 아침이었기에, 딸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찾아가서 학교에 있는지 없는지 파악하는게 먼저였다.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학교에 전화를 넣어봤다.


‘가만있자.. 민지가 2반이니까. 2반 담임 번호가...’


역시 이런 건 담임에게 물어보는 게 빠를 것이다.


“아 예. 수고하십니다. 그 3학년 2반에 이민지라는 학생. 지금 있나요?”


-혹시.. 누구신데요?


“삼촌인데요. 애가 부탁한 게 있어서 학교로 만나러 갈까 해서 말이죠.”


-아 그러시구나~ 민지는 지금 수업 잘 듣고 있습니다. 쉬는 시간 맞춰서 전화 한번 해보시지 그러셨어요.


“혹시나 해서요. 얘가 요즘 헛바람이 들었다고 해서 학교도 잘안나가는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아~ 그러셨구나. 하긴 요즘 민지가 수업태도가 안 좋다는 이야기가 들리긴 하지만, 그정도까진 아니더라구요. 어쨌든 이따 전화한번 해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래도 통화결과 수확은 있었다.


‘좋아.. 그렇다면 하교시간까지 시간이 비는구나. 그나저나 너무 피곤한데, 사우나라도 좀 갈까..’


요즘 들어 이따금씩 심각한 피로감이 엄습해왔다. 시간 이동으로 인한 탓일까. 아무튼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간이동을 한 뒤엔 마치 몇일씩 잠을 못잔 사람마냥 헤롱헤롱 할때가 종종 찾아왔다.


‘그나저나. 이런 건 나만이러나.. 여유시간때 혜빈씨한테 한번 물어나 봐야겠다.’


어쨌든, 오랜만에 대중 목욕탕에 들렸다. 마침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적당한 목욕탕이 있었다.


오전 11시의 목욕탕은 그야말로 한가로운 장소다. 점심 전부터 이곳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모처럼 나 혼자 이 모든 공간을 대여한 사람마냥 여유롭게 맨몸으로 탕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아... 노곤 노곤하니 좋구나.. 온도도 적당하고. 조금 있다가 한 두시간만 눈 좀 붙일까나..”


하지만 이 여유를 10분정도 느꼈을까. 문을 열고 다른 손님이 찾아왔다. 한 50대쯤 되보이는 그 남자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흠칫 놀라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삿대질까지 해가며 말이다.


“어..? 어? 맞죠? 그 옥상에서 돈 뿌린 사람!”


하지만 최근에 일로 유명세가 되어버린 탓일까. 조금 나이가 있는 사람에겐 내 신분이 쉽게 들통나버렸다.


“아..하하. 맞아요.”


“이야.. 회장님이란 사람도 이런델 다니시는구나. 막 그렇게 돈많은 사람들은 엄청 비싼 사우나 같은데 갈 줄 알았는데!”


그나저나 목욕탕에 단둘밖에 없긴 하지만, 원래 이렇게 막 이야기 하고 그러는 곳이던가 싶었다. 보통 목욕탕에선 조용조용하게 이야길 하지 않던가?


“뉴스 보고 깜짝 놀랬네요. 아니 어떻게 돈을 뿌려서 사람을 그렇게 구했대요? 세상에 이런 뉴스가 또 있을까!?”


그 이후로 10분정도 내리 말을 걸어오는데.. 정말 말이 참 많은 사람이었다. 어떻게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렇게 자기 할 말만 계속 할수 있단 말인가. 덕분에 잠이 조금씩 달아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에게 눈치를 주며 조금씩 자리를 옮겨갔지만, 그것 따윈 신경 쓰지않고 내 옆에 따라다니면서 수다를 떨어대는 그였다.


‘아.. 지친다 지쳐..’


그러던 그의 말이 갑자기 끊겼다.


‘휴.. 드디어 끝난건가?’


한귀로 듣고 흘린 탓에 전혀 귀담아 듣고 있질 않아서 그냥 말이 끊어진것에 기뻤다.


“아... 예.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전 그럼 이만..”


그냥 이제 물기나 닦고 수면실로 갈까 싶어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대꾸를 했지만. 떠나려는 나를 잡고 다시금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였다.


“아니 아니. 잠시만 있어봐요. 이건 진짜 중요한 이야기래니깐. 그나저나.. 그.. 음.. 이 얘길 해도 되나?..”


“보통 그런 종류의 이야기면 그냥 하지마세요. 그래봤자 별로 중요한건 없더라구요..”


“아! 잠시만, 잠시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 이야긴 좀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니까 저도 유통하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장거릴 뛰는 사람인데....”


가려는 어정쩡한 자세로 그의 이야길 듣고 있자니. 서론이 참 길었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이야길 하고 싶은 건데.. 이럴 거면 그냥 무시하고 갈걸 그랬나보다.


“그니까 어깨가 너무 뻐근하다 이겁니다. 그래서 고장났나 하고 병원에 갔더니.. x-ray를 으러 갔죠... 그런데 큰 병원에 가보라고....... 아! 시골에 있는 큰 병원에도 좀 비싼 1인실이 있다는 게 좀 놀랍긴 했죠........... 근데 그 병원에 계신분이 그 all물류 회장님 엄마 랬던가? 그런 이야기가 들리는 거 있죠!? 그게 맞나 어쩐지는 나야 모르지만. 내가 회장 엄마 얼굴을 내가 어떻게 알아? 안 그래요?”


여전히 그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하는 와중에 뜻밖의 단어에 깜짝 놀라 그대로 반문했다.


“뭐라구요? 제 엄마가 병원에요?!”


왜 여기서 갑자기 엄마 이야기가 나온단 말인가.


“에?! 몰랐어요? 왜 몰랐지? 사이가 안 좋으신가? 부모님하고 연락을 잘 안하시나 보구나?”


“그 이야길 어디서 들었는데요? 그 병원 어디냐니까요?!”


“XX병원이요. 맞나? XY병원이었나? 글쎄 내가 기억력이.......”


그냥 이럴거면 짧게 요약해서 한마디만 해도 될건데, 왜 굳이 저렇게 말을 해야 했을까 싶었다. 그래도 긴 시간동안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뜻밖의 정보를 얻게 된 것 아닌가.


서둘러 탕에서 나가자마자 곧장 엄마에게 전활 걸었다. 신호음은 가고 있지만, 전활 받지 않았다. 머리가 복잡해져 왔다.


‘심하게 다치셨나? 아니야. 심하게 다쳤다면. 아버지라도 나한테 연락을 했을텐데..? 그게 아니면 혹시.. 아버지도?’


갑자기 이런저런 걱정들이 마구마구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니야. 아닐거야..’


스스로 위로하며 아버지에게 전활 걸자. 다행히 전활 받으셨다.


-어. 어쩐 일이냐?


평소처럼 덤덤한 목소리다. 그럼 별일이 아닌가? 아님 혹시 저 사람이 나한테 뻥을 쳤나?


“혹시 엄마 병원에 입원해 계세요?”


하지만 이 물음에 당황하는 아버지였다.


-어? 어떻게 알았냐? 너한테 얘기해줄 사람이 없는 줄 알았는데.. 혹시 간호사가 알려주디?


“아니.. 그걸 왜.... 후..”


왜 말을 안했는지, 따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우선 어떻게 된 상황인지 차근차근 묻기 시작했다.


“아니.. 그걸 왜 말을 안 하시냐 구요! 혹시 많이 다치셨어요? 아님 혹시 큰 병이라도 걸리신 거에요?”


-어.. 그게 병은 아니고 조금 사고가 있었어. 그냥 작은 사고였지. 다행히도 괜찮아. 별일 아니야. 걱정되면 엄마 바꿔주랴?


“네! 바꿔주세요. 좀 전에 전화하니까 안 받으시더라구요.”


-어 잠시만.


-어 아들. 어떻게 알고 전활했대?


멀쩡한 엄마 목소리를 듣자 비로소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밀려오는 서운한 마음과 속상함이 올라왔다.


“아니..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왜 아들한테 그런 이야길 안해요? 많이 다치신거에요?”


-아니 뭐.. 걱정할까봐 그랬지.. 괜찮아. 심하게 다친거 아니야. 내일 퇴원할거야.


“도대체 무슨 일 인데요? 네?!”


엄마한테 듣게 된 소식은 이랬다. 은행 VIP가 된 이후로 이따금씩 기분전환겸 종종 은행에 들리게 되었는데. 하필..어제 돈 많은 사람인걸로 점찍어둔 날치기범이 은행에 나오는 엄마를 그대로 습격하고 소지품을 뺏어서 달아났다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살짝 몸싸움이 일어나 쓰러져서 혹시 몰라 병원에 왔지만, 입원해도 된다는 이야기에 입원했다는 것이었다.


“아니.. 그렇다고 입원까지 할 정도면 얼마나 심각한건데요?! 어디 다치신 건데요?”


- 괜찮다니까 그러네. 돈도 많이 뺏긴 것도 아니고.. 뭐 너가 괜히 걱정할까봐 그랬지. 니가 준 돈때문에 다쳤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마음 아플까 싶어서.. 어쨌든 난 괜찮으니까 굳이 여까지 안와도 된다~ 돈이나 많이 벌어 놔라~


“그나저나 얼마나 다쳤는지는 이야기 안하실거에요?”


-별거 아니래도 그러네~ 궁금하면 여기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봐라. 어쨌든 돈 있으니까 편하게 입원도 해보고 그러니 좋다야~


“에휴.. 알았어요. 말씀 안해주실거면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죠. 병원이름이 뭐라구요?”


-XZ병원이라고 그런 것 같던데.


“네. 내일 퇴원 하실거라구요?”


-어~ 한 이틀 병원에 누워있었더니 영 심심하다야. 그래서 내일 나가려구.


“진짜 그렇다고 퇴원해도 되는거에요?”


-그렇다니까. 어쨌든 너무 걱정말고~ 너 하는 일이나 열심히해라~ 저번에 준 용돈은 아직도 많이 있으니까 걱정말고~ 그럼 끊는다~


“알았어요.. 에휴...”


하지만 끝까지 얼마나 다치셨는지 말씀을 안해주셔서 결국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병원을 통해 알게 된 병명은 염좌였다. 아주 심한건 아니었지만, 연로하신 까닭에 휴식이 필요했고. 엄마가 집에 가봤자 집안일 하실게 분명하니 그냥 몇일 쉬게 하는 목적으로 아버지가 입원시키셨다는 내용이었다. 통화를 끝내자 아까의 감정은 이제 짜증으로 바뀌었다.


“아.. 진짜..”


역시나 내가 준 돈이 화근이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아무래도 시골에 계속 계시다간 뭔가 또 사건에 휘말릴까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아..씨 어떡하냐. 이사시켜드려? 그건 싫어하실건데.. 그렇다고 집에 방범서비스를 한다고해도. 돌아다니시는 것 까지 지켜드리긴 곤란한데.. 그렇다고 경호원을 붙이자니 더 부담스러워하실거고.. 아오 진짜.. 답답하네..”


하지만 한편으론 큰 사고가 아니라 다행이란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이어 부사장의 사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가족이 다치기만 해도 이렇게 안절부절인데.. 딸이 납치를 당했으니.. 얼마나 좌불안석일까..’


다시금 부사장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아직 마음이 고장난게 아니란 것에 대한 안심도 들었다.


조금은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곳에서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좀전의 일로 잠이 싹 달아나버린 까닭에 이곳에 머물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아직 하교할 시간까진 대략 4시간 정도 남은 상황.


‘휴.. 참 시간이 어정쩡하네.. 푹 잘수도 없고 말이야. 그냥 먼저 학교로 도착해서 차에서 쉬고 있을까..’


그렇게 학교근처에 주차를 하고. 시트를 최대한 눞혀 편한 자세를 취해보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잠은 올 것 같진 않았다. 이상하게 피곤해 죽겠는데 잠은 안 오는 그런 상태다. 그렇게 뜬눈으로 얼마나 있었을까. 어느덧 교문에서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가만..민지가 어떻게 생겼더라..’


다시금 민지의 사진을 확인했고, 차에서 서둘러 내렸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 무리들 속에서 마침내 민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이제부터가 관건이었다. 앞으로 한 두시간 내에 민지가 납치당할 예정인데, 과연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렇기 위해선 옆에서 딱 붙어서 보호해 주는게 최선이지만, 민지한테선 나는 그냥 낯선 아저씨일 뿐이다. 그렇다고 아빠가 보냈다고 식으로 다가간다고 해도 그 말을 믿을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조심스레 그녀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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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자유연재로 해야겠습니다. +2 22.02.15 71 0 -
49 48화 납치사건의 마무리 22.01.28 84 3 13쪽
48 47화 짜릿한 맛을 선물해주자. 22.01.27 69 3 17쪽
47 46화 꼬이는 일들 22.01.26 77 3 14쪽
46 45화 고상범의 범행 22.01.25 75 3 17쪽
45 44화 딸을 구해라 22.01.24 85 3 11쪽
» 43화 딸을 구해라 22.01.22 95 4 13쪽
43 42화 딸을 찾아라 22.01.20 101 3 14쪽
42 41화 만년필. 22.01.19 102 3 13쪽
41 40화 고상범 22.01.18 98 5 13쪽
40 39화 최고의 파트너 22.01.17 104 4 13쪽
39 38화 일반인과 연예인 22.01.15 115 5 16쪽
38 37화 일반인과 연예인 22.01.14 134 4 15쪽
37 36화 그녀의 이야기 22.01.13 138 4 15쪽
36 35화 두번의 인터뷰 22.01.12 154 7 14쪽
35 34화 사고수습 22.01.11 148 7 15쪽
34 33화 인터뷰 그리고 사고 22.01.10 162 5 15쪽
33 32화 부모님을 뵙다. 22.01.09 180 9 12쪽
32 31화 공식적으로 회장이 될까? 22.01.09 174 6 16쪽
31 30화 투자의 신 +2 22.01.08 206 7 12쪽
30 29화 투자의 신 22.01.08 198 8 13쪽
29 28화 뜻밖의 사업 +1 22.01.07 184 10 14쪽
28 27화 뜻밖의 사업 +1 22.01.06 185 8 13쪽
27 26화 회사의 성장 +1 22.01.05 203 9 14쪽
26 25화 ALL물류의 등장 22.01.04 217 9 19쪽
25 24화 스토커 마무리. +2 22.01.03 228 9 15쪽
24 23화 고백 22.01.02 224 9 13쪽
23 22화 재회 +2 22.01.01 239 7 16쪽
22 21화 재회 21.12.31 243 8 16쪽
21 20화 그녀를 찾아서 21.12.30 25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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