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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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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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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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치려면 언질이라도 주고 쳤어야지.....!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1992년 4월29일 오후 1시20분.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Simi Valley).

영화배우로 활동하다가 대통령까지 역임했던 로널드 레이건의 고향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곳 지방법원에서 1년여 동안 끌어온 로드니 킹 사건 심의가 벌어졌다.

백인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서, 백인 배심원이 대부분인 법정에서, 문제의 로드니 킹 사건 법정공방의 종지부를 찍는 재판이 열렸다.

백인 10명, 히스패닉계와 아시아계가 각각 1명으로 구성된 배심원은 로드니 킹을 직접 구타한 4명 중 3명에게는 무죄를 평결하고, 나머지 1명에게는 재심사를 결정했다.

오후 3시 20분 쯤 내려진 무죄 평결 소식은 TV와 라디오를 통해 즉시 발표됐다.

LA의 분위기는 흉흉했다.

특히 흑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들이.

브래들리 LA시장은 믿을 수 없는 평결이라며 보좌관들에게 화를 냈다.

그것으로 끝이다.

판결이 몰고 올 여파에 대한 어떤 지시나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로드니 킹 판결에 분노한 빈민가 흑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달리는 트럭에서 백인 운전사를 끌어내려 구타했다.

백인 너희도 한 번 똑같이 당해보라는 듯이.

그 모습이 그대로 TV뉴스로 나갔다.

용산기지에서 뉴스를 접한 류지호는 기어코 욕설을 토해냈다.


“X발!”


이미 예상했다.

1년 전부터 나름 준비도 해왔다.

그렇다고 해도 실제로 일이 벌어지자 류지호로서 허탈하기만 했다.

대비를 해놓았던 것들이 잘 작동될지 우려스러웠다.

의미 없는 몸부림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미국 현지 시각은 수요일 오후 3시 40분, 서울 시각은 목요일 오전 8시다.

아쉽게도 AFKN에선 하루 종일 LA폭동 뉴스를 방영해주진 않았다.

그나마 미국 본부에서 송출한 CNN뉴스를 하루 종일 볼 수 있었다.

류지호는 일과 내내 미국의 TV뉴스를 확인했다.

LA폭동에 온 정신이 팔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빨리 일과가 끝나, 외출시간이 오기만 바랄 뿐.


- 맨체스터와 플로렌스 인근에 대규모 군중이 집결하고 있습니다.


데본 테럴은 Pinkerton Corp. LA 사무실에서 비상근무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보스가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야 말았으니까.

속보로 전해지는 TV뉴스를 확인하고, LA 곳곳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직원들로부터 실시간 상황을 전달받았다.


“LAPD 대응은 어때?”

- 외곽으로 저지선을 치려는 모양인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 곳에 모인 군중이 가장 많아?”

-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꽝!


직원 앨런 베이커가 비상상황실 역할을 하는 사무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


“뭐야!”


앨런 베이커는 데본 테럴의 짜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TV 채널을 돌렸다.

KABC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CNN이 뜨기 전까지 뉴스로 미국에서 가장 최고로 치는 방송사가 ABC다.

ABC뉴스의 시청률은 다른 방송사를 압도했다.

몇 년 후 LOG 컴퍼니에 인수합병 되고 CNN 뉴스에 밀리긴 하지만, 미국인들이 많이 보는 뉴스가 ABC뉴스다.

그런 ABC 방송의 LA를 권역으로 하는 계열 방송사가가 KABC다.

뉴스룸 앵커 배경 화면이 어딘지 데본 테럴에게 낯이 익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에서 단편 드라마 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류지호의 <Life Goes On>의 장면들을 짜깁기 한 영상이다.


“뒤에 배경화면을 잘 보세요. 빅보스 영화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이런 개자식들이!“


수뇌부들의 입에서 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Life Goes On>의 장면 중에서 흑인과 한인들이 갈등하는, 또는 흑인들이 한심하고 비루하게 비춰질 수 있는 장면만을 교묘하게 편집해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영화 속에서 한국인 상점주인 부부가 흑인들을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비춰졌다.

게다가 스튜디오에서 앵커와 함께 대담을 진행하는 패널의 태도 또한 가관이다.

한인자율방범대가 그간 행한 범죄현장 신고 건수, 법정출두 증언 횟수, 그들의 신고로 유죄판결을 받은 흑인 청소년 통계자료들을 화면에 띄우고는 은근슬쩍 한인들 때문에 흑인 청소년들이 범법자 되고, 흑인 전과자가 대량 양산되고 있다는 투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다른 방송은?”

“거의 모든 채널에서 흑인 패널들의 격한 반응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KABC가 상당히 노골적입니다. 마치 흑인들더러 공격대상은 백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하는 뉘앙스를 교묘하게 풍기고 있습니다.”

“이 미친 새끼들!”


데본 테럴이 지금까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격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누구 담배 하나만 줘봐!”


직원 한 명이 재빨리 담배를 데본 테럴에게 건넸다.


칙!

후우.


니코틴이 폐 속으로 들어가고 깊은 한숨 같은 담배연기를 허공에 내뿜자, 비로소 데본 테럴의 머리가 차갑게 식는 것 같았다.


“파라맥스에 전화해서 원본 영화를 보도자료 첨부해서 A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에 보내라고 해. Don에게 조사팀을 풀가동해서 저 패널 자식들 오늘 아침 처먹은 햄버거 패티까지 낱낱이 조사해 두라고 하고. 뉴욕 본사에서 대기하고 있는 매튜 그레이엄에게 ABC와 LA 지역케이블 뉴스채널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전해. 보스의 자선재단 취재를 위해 나와 있는 ABC는 이제부터 보이콧한다. 그 개자식들에게는 어떤 소스도 주지 마.”

“시위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대기하고 있는 직원들 전부 무장하도록 하고, 한인타운 자율방범대 비상연락망 가동하라고 해. 보스가 전에 이야기 한 라디오 코리아 쪽에도 연락 해 놔.”


Pinkerton Corp. LA 소속 대원들이 사우스센트럴LA에서 한인타운으로 들어오는 세 개 블록의 도로를 각종 차량과 바리케이드로 막았다.

또한 대원들이 총기로 무장을 한 채 세 개 블록 옥상에서 경계근무에 들어갔다.

한인타운을 완전히 틀어막을 순 없다.

웨스턴애비뉴 혹은 아드모어 공원 우측의 도로로 폭도들이 진입한다면 Pinkerton Corp. LA 대원들로서도 도리가 없다.

데본 테럴이 KABC에 전화를 걸어 협박 섞인 항의를 전했다.


“Garam Invest 대주주의 영화를 악의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습니다. Garam Invest 오너가 한국인이라고 무시했던 모양인데, 어디 한 번 끝까지 가봅시다. 또 만약 당신들 선동으로 사우스센트럴 주민들이 폭도로 돌변해서 Garam계열 사업장과 임직원의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면 그것 또한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또한 시위대가 약탈자로 변해 한인상점을 집중 공격해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서도 잊지 마십시오. 수천 명의 집단 소송에서 당신네 회사가 버틸 수 있나 똑똑히 지켜보겠습니다!”

- 도대체 무엇 때문에 협박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지금 이 대화는 녹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마음대로 해. 나 역시 이 통화를 녹음하고 있고 이 통화내용을 NBC와 CBS 또 CNN에 보낼 것이니까. Garam Invest의 손해는 당신들이 그렇게 보호하고 싶어 하는 흰둥이 슈퍼리치들에게도 손해라는 것도 잊지 말고.”

-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건 잘나신 뉴욕 ABC 헤드쿼터 최고경영자에게 물어봐.”

- .....!

“닥치고 잘 들어. 당신네 전국 방송에 그레이엄 가문과 파커 가문의 기업광고가 꽤 많이 나가는 걸로 알고 있어. 기대해. 그 두 가문의 기업광고가 어떤 방송사로 옮겨가게 되는지.”


답은 바로 나와 있다.

NBC 아니면 CBS, 둘 중 한 곳이 될 것이다.


- 그레이엄? 파커? 이보시오. 그 가문은 갑자기 왜 등장....?


데본 테럴은 더는 들을 것이 없다는 듯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국의 보스와는 통화가 가능한가?”


용산 기지, AFKN본부.


"지호, 전화 받아. 미국이래.“


류지호는 자신을 콕 지목해 전화를 받으라는 상관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수화기를 집어 들자, 수화기 너머에서 데본 테럴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민간인이 함부로 캠프 사무실로 전화를 해도 됩니까?”

- 전에 일하던 곳이 어디였는지 잊었습니까?

“아, 그렇죠? 지금 그쪽 상황은 어때요?”


데본 테럴이 현재까지 진행된 LA폭동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KABC와 몇 개의 지역 방송에서 류지호의 영화를 악의적으로 사용한 것도 보고했다.


“뭐 이런 X같은 상황이 다 있지?”


고순희씨 사건을 막았다고 다소 안심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의 영화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니.

류지호는 어이가 없는 한편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 데본. KABC 책임자에게 분명히 전하세요. Garam Invest는 모든 역량과 인맥, 돈을 아끼지 않고 이번 일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또 그간 청소년 센터에서 거둔 성과를 정리해서 경쟁 방송사에 보내고, 폭동을 부추기며 한인타운 공격을 선동하는 패널로 참여한 흑인정치가들의 치부를 다 까발려 버리세요. 내가 가진 모든 인맥을 쓰겠습니다. 트라이-스텔라 메타보이와 통화하세요. 할리우드에 가지고 있는 인맥들을 이용해야겠습니다. 특별히 그들에게 부탁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사실만 전해주세요. 선의로 만든 영화를 그들이 악의적으로 폭동 선동에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할리우드의 의식 있는 인사들이 KABC를 엿 먹일 겁니다.“


류지호가 쉬지 않고, 거친 언사를 섞어 말을 토해냈다.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격정적이 모습이다.

사무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미군 간부들과 카투사 그리고 군무원들이 얼굴이 벌게져서 화를 내는 류지호를 보며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그 동안 자율방범대 활동과 관련해서 치안격려금으로 기부한 돈 받아먹은 월셔경찰서와 게토 인근 경찰서에 다 뱉어 내라고 하세요. 브래들리 시장에게는 1,500만 달러 장학재단 설립 취소하겠다고 전하고요. 캘리포니아주 한국전쟁 참전용사회에도 내 이름으로 전화해서 성명 하나 내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아마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해주실 겁니다. 필요하다면 Don을 경쟁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시키세요. 만약 방송국이든 경찰이든 정치인이든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미온적이거나 부정적인 인식을 한 톨이라도 드러낸다면 각오하라고 하십시오. Garam Invest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모조리 동부나 캐나다로 옮길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하고, 정치인은 다시는 캘리포니아에서 출마할 수 없도록 만들어 주겠다고 협박하세요.”

- 보스! 보스!


수화기 너머에서 데본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 진정하십시오. 보스는 지금 지나치게 흥분했습니다.

“X발! $@#% *UCK!"


시원하게 욕설을 토해내고 나서야 류지호가 감정을 수습했다.


후우.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

자신이 만든 영화가 언론사에 의해 폭동 선동 도구로 사용되었단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다.

설마 자신의 영화가 이런 식으로 교묘하게 이용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에필로그와 한 여사의 잡화상 장면을 빼버리고, 식료품점 한국인 에피소드를 부각하고, 게토 주민들이 한인들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장면만 놓고 보면 여느 블랙필름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시 당국과 경찰본부는 어떤 대응을 하겠답니까?”

- LA시장이나 경찰국장이나 지금 돌아가는 상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지사든 시장이든 경찰국장이든 언젠가 권력을 내려놓게 되어있습니다. 이번에 그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죠. 자본주의 나라 미국에서 자본을 가진 사람과 척을 지게 되면 어떻게 되는 지를요.”

- 보스, 혹시 파커와 그레이엄을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일은 이미 벌어졌어요. 그 분들이 무슨 도움을 줄 수 있겠어요.”

- KABC에 두 가문의 기업 광고를 뺄 수도 있다고 협박했습니다.

“....음.”

- 진짜 행동에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런 사인을 주는 것만으로도 KABC의 미친 짓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네요.”


두 가문에 부탁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 방법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기도 했고.

어둠이 내리면서 다운타운 LA경찰 본부 앞에서까지 불길이 올랐다.

폭동은 약탈·파괴·방화로 이어졌다.

데본 테럴의 협박이 먹혔는지 아니면 그나마 양심은 있는 것인지 LA지역 TV들은 더 이상 류지호의 <Life Goes On>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한흑갈등을 조장하는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한국인들에 대해 노골적인 적의를 토해냈던 모든 패널들이 TV 대담프로그램에서 사라졌다.

대신 모든 뉴스 채널에선 LA지역의 소요사태를 비교적 사실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 사실적이란 것이 문제다.

약탈과 폭력이 판치는 LA 사우스센트럴 지역은 마치 서부 무법지대 같다.

류지호는 데본 테럴과 통화를 마치자마자, 외출 신청을 했다.

LA에 살고 있는 가족이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동에 휘말렸다고 핑계를 댔다.

대기하고 있던 최 과장의 차량을 타고 나래안전시스템으로 이동했다.

도착하자마자, 맨해튼의 파커 저택으로 전화를 걸었다.


- 무슨 일 있는 게냐? 이렇게 갑자기 전화를 다 하고.

“할아버지......”


류지호는 뜸을 들였다.


“도와주세요.”

-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군대에서 문제라도 생긴 게냐?

“군 생활은 문제없어요. 지금 LA에서 폭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시죠?”

- 안타까운 일이지. 네 회사가 공격받기라도 했느냐?

“안전해요. 그런데 다른 곳들은 전쟁터나 마찬가지에요.

- 뉴욕에 있는 내가 무엇을 도울 수 있겠냐마는.....

“.......”

- 말해 봐라. 이 할아비가 뭘 해주길 바라느냐?

“주지사를 움직여.... 주방위군 투입을 건의해주실 순 없을까요?”

-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더냐?

“예.”

- 글쎄다. 할아비는 네가 진흙탕에 발을 들여놓는 게 썩 내키지 않는구나.

“지금 폭동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나 분노를 풀길이 없어 미쳐 날 뛰는 사람들... 그들 모두가 불쌍해요. 어떤 정치인도 공무원도 저들의 혼란을 방관하면서 끼어들고 싶지 않아 해요. 심지어 TV로 방영되고 있는 이 슬프고 화나는 현실을 마치 전쟁영화 감상하듯 미국 사람들이 지켜만 보고 있어요. 이건, 이건 아니지 않나요?”

“주 방위군이 투입된다면 쉽게 진압이 되겠느냐?”


전례를 보았을 때, 더 큰 유혈사태가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진압이 문제가 아니에요. 폭동이 전 LA로 확산되는 걸 막아야죠.”

- 경찰도 있지 않냐? 그들은 그저 손 놓고 있는 게냐?

“그들은 지금 베벌리힐스 같은 부자동네와 백인중산층 거주지역 중심으로 저지선을 치고 있어요. 심지어 빈민가에 샌드위치로 끼어있는 한인타운에서는 경찰병력이 계속해서 뒤로 후퇴하고 있고요. 이러다가 완전히 한인타운 방어를 포기할 것 같아요.”

- 허허. 와츠폭동의 재현인가?


와츠(Watts)폭동은 1965년 8월 11일 미국 LA 인근 흑인 거주지에서 일어난 폭동이다.

6일 동안 이어진 폭동에서 34명이 숨졌고 1,032명이 다쳤다.

주 방위군과 경찰에 체포된 흑인은 3,438명이었다.


“지금 분위기만 봐서는 그걸 훨씬 뛰어넘는 사태가 벌어질 것 같아요.”

- 지호야, 정치인에게 신세를 지는 건 쉽다. 나중에 어떤 식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단다. 그들에게 뭔가를 부탁하면 꼭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알고 있어요. 그렇게 해야 한다면 그걸 제가 짊어질게요.”

- 네 각오가 그렇다면.... 이 할아비가 한 번 나서는 보마.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거라.

“못난 손자의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할아버지....”

- 늙은이의 재미는 손자들이 장성하는 걸 지켜보는 거란다.


동부의 거물이 움직였다.

파거 가문은 한때 서부의 거물이기도 했다.

윌리엄 파커가 주방위군 투입을 망설이고 있던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전화를 시작으로 파커 가문과 연관된 캘리포니아 지역 유력인사들이 시청과 주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실제 역사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이 폭동진압에 투입될 수 있게 됐다.


- 보스, 오늘 밤 당장은 아닙니다.

“빨리 군대가 투입되어 초기 진압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주방위군 투입을 쌍수 들고 환영할 것 같았던 데본 테럴이 우려를 드러냈다.


- 시위 초반 폭동으로 확대되기 전에 경찰이 군중을 해산시켰으면 모를까. 이미 분노를 폭발시킨 사람들을 군대가 진압을 시작하면 더욱 큰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밤은 폭도들을 내버려 둬야 합니다. 피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밤 동안은 그들이 분노를 터트릴 수 있게 가만 놔둬야 할 것 같습니다.


잔인한 말이다.

하지만 냉정해야 한다.

한껏 분노지수가 올라간 폭도들과 경찰, 군대가 충돌하게 되면 엄청난 유혈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 보스가 할 일은 더 이상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Garam과 Pinkerton에게 맡기고 물러나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디 더 큰 피해 없이 조기에 사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LA경찰국은 폭동이 발생한 4월29일과 30일의 초기의 이틀 동안 한인타운을 방어하지 않고 철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 이틀 간 한인타운은 폭도들에게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

Pinkerton Corp. LA의 전 경호원들이 총기로 무장하고 사무실 주변 일대를 순찰 및 방어하기 시작하고, 200여명으로 늘어난 한인타운 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사전에 준비되었던 매뉴얼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LA 경찰이 한인타운 상인들의 구조요청을 묵살했다.

그로 인해 사우스센트럴LA에서 들고 일어난 폭도들이 Pinkerton Corp. LA가 친 저지선을 우회해서 한인타운으로 들어왔다.

폭도들이 약탈을 자행하자, 보다 못한 한인 남자들이 자경대원으로 자원하기 시작했다.

라디오 코리아 또한 큰일을 했다.

실시간 방송을 통해 폭도들의 공격대상 지역을 알려주고, 한인타운 자율방범대와 자경단이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소식을 전했다.

기존 자율방범대와 별도로 군대 경험이 있는 한인 남자들 수십 명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경단을 만들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다.

미국에서는 개인의 총기 소지가 합법이다.

반면에 한국은 총기 소지가 불법이다.

심지어 사냥용 엽총도 철저하게 관리한다.

한국인 DNA에는 역사적 전통이나 민족성에 비추어볼 때 의병이 일어섰던 경험이 박혀 있다.

외세로부터 침략을 받을 때마다 낫을 들고 전장으로 향했던 전통이 면면히 이어졌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남성이 총기 즉 살상무기를 들었다는 것은 바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인이 된다는 의미다.

이번에 한국인들이 총을 든 성격은 그것과 많이 달랐지만.

어쨌든 한국인들이 총을 들어 폭도들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가족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한국놈들이 총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총을 쏴!”


체계가 잘 잡혀 있는 자율방범대와 달리 급조된 자경단들은 이곳저곳에서 폭도들과 불필요한 충돌이 벌어졌다.

한인타운에서 완전히 철수한 LA경찰들은 삼일 째 되는 날 새벽에 웨스트 LA 지역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한인타운 뒤편에 방어선을 단단히 쳤다.

대놓고 한인타운을 버린 것이다.

사실 LA경찰국은 로드니 킹 사건 재판 결과에 대한 대응방안을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무죄평결과 유죄평결 두 가지 모두를 상정한 대응 전략이 이미 있었던 것.

참고로 수십 년이 흘러도 그때 작성되었던 대응방안은 공개되지 않는다.

밤새 시내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저질렀던 폭도들이 잠시 숨을 골랐다.

그 사이 LA경찰은 부촌인 베벌리힐즈 지역과 로스엔젤리스 뮤지움을 경계선으로 방어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LA경찰이 부촌과 백인 밀집지역에 방어를 충실히 쌓는 동안 LA 중앙을 가로지르는 산타모니카 프리웨이 남쪽 지역은 점점 무법지역으로 변해갔다.

만 명의 LAPD 가운데 한국계가 지휘하는 경찰 일부와 취재진을 보호하는 경찰을 제외하고, 한인타운에 남아있는 LAPD는 한 명도 없었다.

한인타운이 약탈당하고 불에 타는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경찰 누군가가 자조적으로 말했다.


“베트남 전쟁보다 상황은 더 최악이다. 베트남에서는 적어도 응사라도 할 수 있었으니까.... 제길!”


- 데릴 게이츠 LA경찰청장 브리핑 이후 곧바로 본부를 떠나다. 왜 그리고 어디로?

- 게이츠 경찰청장, 소요 사태 발생 직후 정치자금 모금 대회 참석.

- 소요사태가 한창일 시간 경찰기금 모금 디너파티 참석한 게이츠 경찰청장.


도널드 제이콥의 지휘 하에 Pinkerton Corp. LA소속 탐정들이 촬영한 경찰청장 파티 참석 영상과 사진이 ABC의 경쟁 방송사와 신문사로 보내졌다.

ABC는 LA폭동에서 특종 하나를 경쟁사에 빼앗긴 셈이다.

그 외에 LA타임스 같이 평소에도 한흑갈등을 부추기는 기사나 칼럼을 집중적으로 내보냈던 신문사 역시 따끈따끈한 특종을 번번이 놓쳤다.

게다가 더러운 언론플레이를 일삼았던 방송사와 신문사 리스트가 할리우드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그로인해 해당 언론사에 대한 할리우드의 보이콧 루머가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인종차별을 조장하고 폭동을 부추겼다는 의심을 받는 언론사가 모두 망라되었다.

경찰청에서 폭동에 대한 대책 마련과 폭동 진압 지휘를 해도 모자랄 판에 파티에 참석해서 환하게 웃음을 보인 LA경찰국장의 얼굴은 미국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

거기에 LA지역 최고 신문이라고 자부하던 LA타임스가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나쁜 신문으로 전국적으로 찍힐 위기에 처했다.

류지호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데본 테럴은 이번 사태에서 Garam Invest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총동원했다.

마치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 작정하고 실험을 해본 인상마저 들었다.


- 그 정도 하면 됐다.

“할아버지......”

- 이미 벌어진 일. 나중에 미국으로 돌아와서 네가 이번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 치유와 두 인종이 서로 화합하는 일에 지원을 더 크게 하면 되지 않겠냐?


윌리엄 파커는 류지호가 더는 LA폭동에 연루되지 말 것을 충고했다.

ABC나 LA타임스 같은 언론과 끝까지 가보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류지호가 그런 마음을 먹었던 것은 삼일 째 한인타운에서 벌어진 일 때문이다.

LAPD들이 한인들로 구성된 자경단을 체포하기 시작했다.

총기로 무장을 걸고 넘어졌다.

자율방범대는 월셔경찰서와 유사시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

따라서 체포되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총기 사용에 대해 심사숙고하라는 경고를 들었다.

그 외에 급조된 한인 자경단 일부가 불법총기 소지혐의로 체포가 됐다.

상가를 약탈하고 무차별 총질하던 폭도들에 대해서 방관만 하던 경찰들의 행동치고는 어이가 없는 짓거리였다.

류지호는 그 보고를 듣고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류지호가 그럴 정도인데, 밤새 불타고 있는 건물을 지켜보며 공포와 탄식의 눈물을 흘리던 한인들은 오죽했을까.


- 왜 대답이 없어?

“알겠어요.”


결국 류지호는 LA폭동 문제에서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뒷일은 데본 테럴에게 맡겼다.

Pinkerton Corp. LA 대원들은 LA경찰국의 행태에 대해 사소한 것, LA폭동 한복판의 생생한 모습, 자율방범대의 활약상 등을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해 A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에 제보했다.

한인타운을 책임지는 월셔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자율방범대가 갖가지 꾀를 내어 폭도들을 쫒아내는 모습에 탄복했다.

때문에 총기 사용을 모른 척 하기도 했다.

심지어 한인들에 대해 그 용감함을 칭찬하며 나중에 표창을 해야한다고까지 하는 경찰관까지 있을 정도다.

그렇게 한인들이 똘똘 뭉쳐서 자신의 가게를 지키기 위해 단합하자, 다른 인종 상점주인들도 속속 자경단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Pinkerton Corp. LA가 보호하는 지역은 이른 시간에 안정을 찾았다.

대원들이 폭도들을 제압하고 압수한 총기만 40여 정에 이르렀다.

폭도와 총기를 경찰에 넘겨줄 때 비디오로 촬영한 테이프를 함께 제출해 혹시나 발생할 법적문제까지 원천 차단했다.

류지호는 미국의 언론매체에서 공권력의 소극적인 대처를 비판하길 기대했다.

폭도들을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해주길 바랐다.

순진한 생각이요 바람이었다.

방송사들은 경쟁적으로 헬기까지 띄워가며 스포츠 중계처럼 폭동을 보도했다.

LA폭동은 한 편의 거대한 폭동 쇼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마치 걸프전이 전쟁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비춰졌던 것처럼.

류지호는 그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함을 느꼈다.

본인 역시 그 거대한 쇼 무대의 연약한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으니까.

윌리엄 파커와 가문의 인맥들이 움직여서 일까.

본래 역사보다 하루 앞서 주방위군 육군 병력 6,000명, 다수의 험비, 장갑차가 LA 시내로 들어왔다.

주방위군은 가장 먼저 한인타운의 Pinkerton Corp. LA 지점으로 이동해 작전을 시작했다.

폭동 한 복판에서 그나마 가장 안정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주방위군이 진압작전을 시작하자, 경찰들도 지원에 나섰다.

주방위군 투입 다음날에는 연방 육군 제7보병사단 2,000명과 미합중국 제1해병사단 병력 1,500명과 제1경기갑 정찰대대, LAV-25 수륙양용 장갑차, 제 40사단 헌병중대가 진압에 투입되었다.

군대가 투입되면서 LAPD도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폭동 4일째가 되면서 한인타운 전 지역의 치안이 안정 되었다.

이후 이틀 간 군대가 사우스 센트럴 LA지역으로 내려가 폭동을 안정시켰다.


“......허무하네.”


류지호가 LA에서 날아온 팩스를 들춰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대단한 일을 처리한 것 같다.

그런데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정확하진 않지만 이전 삶보다 조금 일찍 폭동이 진압된 것 같다.

따라서 이전 삶보다 분명 피해규모가 줄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잠정 집계된 피해는 만만치 않았다.

재산상 피해는 당장 파악이 불가능해서 차치하더라도 사망자 공식 집계는 21명(55명), 부상자 최소 961명(2383명), 체포된 사람만 7910명(13,779명)이 넘었다.

데본 테럴은 사우스센트럴LA 전역이 사실상 소요지역이었음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한 것이라고 위로했다.

경찰과 행정당국이 저질렀던 만행을 생각해 보면 분명 피해를 엄청 줄인 것은 맞았다.

주방위군이 최초 투입된 지역이 한인타운이어서 그나마 피해를 조금 더 줄일 수 있었다.

한인 점포 5000여개 중 한인타운에 자리하고 있는 점포는 3000여개 일뿐.

남은 2000여개는 LA전역에 존재하고 있다.

폭동 초기 공권력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사우스센트럴 LA 지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 상점들은 회생불능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너스 넉넉하게 푸세요. 그리고 부상당한 직원들 치료비도 전액 회사에서 부담하고요.”

-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수고했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데본.”

- 별말씀을. 이번 사건으로 Pinkerton Corp.이 돈 한 푼 안들이고 전국적으로 광고가 되었습니다. 어제부터 전국 각 지사별로 상담과 의뢰가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고생한 것에 보상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축하할 일이네요.”


Pinkerton Corp.은 이번 LA폭동에서 TV뉴스와 신문 사진에서 자주 등장했다.

그 활약에 힘입어 이미지 세탁을 확실하게 했다.

여전히 미국의 노년층과 노조관계자들에게 Pinkerton은 노조탄압으로 악명이 높았고, 탐정업이 주요 사업이다 보니 악감정을 갖은 이들도 상당했다.

이번 폭동에서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모습과 한인타운 고객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부각되면서 과거의 오명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킬 수가 있게 됐다.


“뒷수습과 마무리까지 잘 부탁해요 데본.”

“맡겨주세요.”


류지호는 비상체제에 들어갔던 Garam계열 전 회사들이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까지 확인하고, 폭동에 대한 관심을 거둬들였다.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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