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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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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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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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법칙.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방위병 생활을 하는 주제에 하루가 멀다 하고 위수지역을 이탈하는 황재정이다.

오늘은 정장까지 차려입고 김포공항에 나와 있다.

입국장을 서성거리던 황재정의 표정이 환해졌다.


“어서 오세요. 제이콥씨, 그레이스양!”

“미스터 황, 오랜만이야.”

“반가워요. 재정.”


서른을 코앞에 두고 더욱 미모가 물이 오르는 제나 그레이스.

대학교수 같은 외모의 도널드 제이콥.

황재정이 두 사람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저를 따라오세요.”


황재정이 두 사람을 공항 밖으로 이끌었다.


“보스는 부대에 있어?”

“내일 부대 밖으로 나오실 겁니다. 휴일인데 업무를 보게 해서 미안해하고 계십니다.”

“보스가 군에 있는 동안 업무량이 줄어서 편했어.”

“호호호. 연봉 받기가 죄송했어.”


황재정이 두 비서를 여의도호텔로 에스코트했다.

한국과 미국의 비서실장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할리우드 사업 부문에 관해서는 도널드가, 뉴욕 투자사업 부문에 관해서는 제나가, 한국의 사업부문에서는 황재정이 비서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황재정은 미국에서 날아온 두 비서에게 저녁을 대접하며 혹시 놓치고 있는 사안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황재정이 제나 그레이스에게 물었다.


“캐롤코의 자회사 LIVE Home Video가 홈비디오 회사를 최근 인수·합병했다면서요?”

“홈비디오 업체 Vestron이라고.... 2,730만 달러에 인수작업을 완료했어.”


캐롤코 픽처스는 91년 파산신청을 한 바 있는 미국의 홈비디오 업체 Vestron Inc를 얼마 전에 인수합병한 후 상장폐지 시켰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는 LIVE Home Video라는 제법 규모가 큰 홈비디오 업체를 얻은 김에 좀 더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수금액이 상당하군요?”

“홈비디오 업계의 선구자 중에 한 곳이니까.”

“자산이 많습니까?”

“영화가 160편, TV시리즈와 기타 라이브러리 포함해서 3,000개가 넘었던 것 같아.”


1981년에 설립된 업체답게 보유하고 있는 비디오판권 숫자가 상당했다.

때문에 회사 자체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지만, 라이브러리 보유 자산으로 인해 인수금액이 컸던 것.


“그 Vestron을 인수한 LIVE Home Video는 Garam Invest가 관리하고 있던가요?”

“일단은 그 사안도 이번에 보스의 지침을 받아야 할 것 같아.”


Vestron Inc를 인수함으로써 류지호가 소유한 할리우드 영화사 가운데 LIVE Home Video가 규모가 가장 큰 홈비디오 회사가 되었다.

트라이-스텔라, 오라이언, 파라맥스 등의 자회사로 분리되어 있는 고만고만한 홈비디오 회사를 LIVE Home Video로 통합할 것인지, 기존대로 운영할 것인지 이사회의장이자 오너인 류지호의 결단이 필요했다.


“아직도 동부의 인디영화 감독들의 스크립트가 Garam Invest로도 들어오던가요?”

“이젠 모두가 파라맥스 뉴욕 지사로 가. 뉴욕 사무실은 투자 업무만 집중할 수 있게 됐지.”

“다행이군요.”


황재정은 근엄하게 식사에 집중하는 도널드에게 말을 걸기가 불편했다.

따라서 주로 제나와 대화를 나눴다.

세 사람 모두 류지호의 비서다.

실질적인 비서실장은 도널드 제이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제나 그레이스는 뉴욕의 Garam Invest CEO 매튜 그레이엄의 비서를 겸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달랐다.

황재정은 두 비서가 류지호를 만나 브리핑을 하기 전까지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저녁만 먹고 헤어졌다.

여의도호텔에서 장거리 여행의 여독을 푼 비서들이 여의도 가온GP투자신탁의 류지호 집무실에 모였다.


“잘 왔어요. 환영합니다.”

“건강해 보이시는 군요.”

“보고 싶었어요. 보스.”


류지호는 오랜만에 재회한 도널드, 제나와 차례로 뜨거운 포옹으로 인사를 나눴다.

한 동안 서로의 안부와 근황을 물으며 차담을 나눴다.


“시작하겠습니다. 보스.”


팩스와 전화 통화로 틈틈이 미국의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럼에도 1년 치 종합보고는 한 시간으로는 턱 없이 모자랐다.

올해 영화사 2개가 더 늘었고, 새롭게 인수·합병한 회사들도 있어서 다시 한 번 확인해봐야 할 것들이 꽤 있었다.

신경 쓰지 않아도 사업들이 잘 돌아가서 기분이 좋다가도, 너무 잘 돌아가서 류지호는 겁이 나기도 했다.

자기들끼리 자꾸 새끼(자회사)를 쳐서 그렇다.


“잠깐 쉬었다 합시다.”


한 시간 동안 보고 받은 내용을 정리할 겸 류지호는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다.

지난 일 년 간 트라이-스텔라와 파라맥스 두 영화사는 전년도 수익기록을 갱신했다.

박스오피스 10위 권 안에 다섯 작품을 랭크 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11월, 12월에 개봉한 <미세스 다웃파이어>와 <필라델피아>는 한창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어 최종 박스오피스는 내년 5월에나 집계가 될 것이지만.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5위 톰 메이포더 주연의 <야망의 함정>, 7위 <클리프행어>, 8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9위 <필라델피아>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 밖에도 리젠시 엔터프라이즈의 <서머스비>, <메이드 인 아메리카>, <프리 윌리>가 각각 1.4억 달러, 1억 달러, 1.5억 달러, 락캐슬 픽처스의 <사선에서>가 1.7억 달러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헤이우드 앨런 감독의 영화부터 시작해 야구영화 <루디>까지 완전 망한 영화는 한 편도 없었다.

파라맥스는 한국영화 포함 23편을 제작·배급했는데, 큰 수익을 본 것도 크게 손해 본 것도 없었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의 2년 연속 눈부신 성적에 할리우드가 난리도 날 법했지만, 세계 영화계의 시선은 글로벌박스오피스 매출 10억 달러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세운 <쥬라기 공원>에게 쏠렸다.

류지호는 <쥬라기 공원>에 숟가락을 얹지 못했다.

이미 스티븐 아들러가 출판도 되기 한참 전에 유니벌스 픽처스를 통해서 150만 달러를 주고 영화판권을 구입해 두었기 때문이다.

류지호는 뒷북을 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미니 메이저라 불리는 파인라인 시네마의 이 당시 1년 매출이 3억 달러, 순 이익이 2,000만 달러 조금 넘는 수준이다.

영화 비즈니스 측면에서 봤을 때, 영화 한 편으로 극장에서만 10억 달러 매출을 올린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부가시장이 적게 잡아도 극장 매출의 1.5배 이상이니....

영화 한편의 총매출이 적어도 15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때부터 10억 달러 클럽이라는 말이 생기는 건가?’


언제부터인가 단일 영화로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한 스튜디오에 미국 언론에서 10억 달러 클럽에 들었다는 말을 붙이게 된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도 5년 안에 10억 달러 클럽에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농후했다.

좋았던 기분은 여기까지다.


‘에휴~ 이 애물단지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의 상황과 다르게, 캐롤코와 오라이언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오라이언 픽처스는 영화사의 재정이 어려워지자 이미 제작한 영화들의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그 가운데 두 편이 올해 개봉한 <로보캅Ⅲ>와 <다크 하프>다.

특히 <로보캅Ⅲ>는 완전히 망했다.

류지호는 인수합병을 하자마자 서둘러 제작을 취소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개봉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제작비의 절반이라도 회수하려면 극장 개봉을 한 후에 부가시장에서 일부라도 보전해야 하기에.

3편은 <로보캅Ⅱ>가 완성되자마자 제작에 들어갔다.

<로보캅Ⅲ>는 작년 여름에 출시 될 예정이었다.

오라이언 픽처스가 파산할 처지에 놓이자 배급이 무한정 연기되었다가 올해 개봉했다.

차라리 제작하지 않았다면 나았으련만.

트라이-스텔라 픽처스에 조금만 빨리 매각되었다면 류지호가 개발지옥에 빠뜨려 버렸을 텐데.

류지호의 주도로 새로운 기획과 감독을 고용해 리부트 해볼 수 있었다.

이미 영화가 완성된 상태라 류지호가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결국 투자금의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개봉을 해야 했다.

2,200만 달러 예산이 들어간 이 영화의 부가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았다.

겨우 개봉한 두 편의 영화를 제외하고, 제작을 완료한 영화가 4편이 더 남아있다.

그 4편 역시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았다.


“정리는 다 되셨습니까?”

“나머지 것들도 후딱 확인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갑시다.”

“무엇부터 들으시겠습니까?”

“영화 부문 마무리하고 기업부문으로 넘어가죠.”


제나 그레이스가 각 영화사 별로 정리된 파일을 류지호 앞에 놓았다.

도널드 제이콥이 입을 열었다.


“먼저 파인라인 시네마에서 <마스크>를 포기했습니다. 메타보이 CEO가 협상에 성공해 트라이-스텔라가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권리 일체....?”

“아닙니다. 트라이-스텔라와 파인라인, 다크호스 공동으로 갖는 것으로 했습니다. 비율은 7:2:1입니다.”

“그들이 투자도 들어온 답니까?”

“아닙니다. 판권을 모두 넘기지 않은 것은 영화가 성공해서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확장될 것에 대비해서 안전장치를 걸어놓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영화권리를 통째로 넘겨버렸다가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되면 판권을 넘겼던 파인라인 시네마만 손해다.

그러니 시리즈가 되었을 때 지분 재협상을 위해 발을 슬쩍 걸쳐놓았던 것.


“제작은 트라이-스텔라에서 하는 거겠죠?”

"파인라인에서 크레디트를 포기했습니다만, 다크 호스는 공동 제작 크레디트를 원했다고 합니다.”

“Moe가 그걸 받아들일 리가 없는데.....”

“그렇습니다. 협력 프로듀서로 크레디트가 정리되었습니다.”

“좋네요.”

“그와 관련해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제나.”


제나 그레이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바닥으로 치마의 주름을 펴고는 허리를 꼿꼿이 폈다.


“처음 <마스크>의 VFX는 LMI과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Garam Invest가 할리우드 VFX회사 Hues & Rhythm Studios를 인수함으로써 상황이 변했습니다. 인수금액은 890만 달러. 회사의 자산과 부채, 기본적인 상황은 지금 보고 계시는 보고서에 상세하게 기술해 놓았습니다. 본사는 캘리포니아 엘 세군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직원은 창업자들을 포함해 12명입니다. 주로 광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할리우드 영화 일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외 TV 애니메이션 작업을 일부 하고 있습니다. 임직원 대다수가 그래픽 디자이너이며 엔지니어들이기도 해서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1987년에 설립된 휴즈 앤 리듬 스튜디오(Hues & Rhythm Studios)는 콜라 광고의 북극곰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광고를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VFX업체다.

3대 VFX회사에는 들지 못하지만, 꽤나 미래가 기대되는 업체다.

당연히 류지호는 어떤 회사인지 알고 있다.

이전 삶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회사였으니까.


“맷이 이야기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이것이었군요.”

“호호. 아직 선물 포장은 제대로 뜯지도 않았습니다.”

“<마스크>의 VFX는 Hues & Rhythm이 맡아서 할 예정이라는 거죠?”

“네. 휴즈씨가 CG와 관련된 일체를 책임지는 것으로 알아요.”

“제임스 캐리와 미셀 디아즈에게 스크립트가 갔겠네요?”

“네.”

“좋아요. Don?”

‘네, 보스.“

“혹시 트라이-스텔라에서 <마스크> 개봉 스케줄을 잡았다던가요?”

“이르면 내년 여름, 늦어지면 겨울 시즌에 개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답니다.”

“내년에도 트라이-스텔라는 괜찮네요.”


괜찮은 정도가 아니다.

<쥬라기 공원>급의 초대박 작품은 없지만, 여전히 박스오피스 톱10 절반을 노려볼 수 있는 라인업이 준비되고 있다.


“캐롤코와 오라이언의 영화들은 모두 정리가 되었던가요?”

“파라맥스가 오라이언이 준비하던 영화를 일부 넘겨받았고, LIVE Home Video가 기획/제작 중인 영화는 모두 저예산 장르영화 전문 자회사인 디멘션 필름으로 이관시켰습니다. 또 일부는 웨인스타인 컴퍼니에도 넘겼다는 것은 이미 보고를 들으셔서 아실 줄로 압니다.”


류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지 영양가 없는 영화들이다.

류지호는 미련 없이 하비 웨인스타인에게 넘기는 것을 승인했다.


“파라맥스의 알버트 마샬 사장이 스크립트를 보낸 것은 받으셨습니까?”

“굉장히 조심스럽던데요?”


알버트 마샬이 평소와 다르게 저자세를 보였다.

그 의미는 돈 달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거기에 내정된 감독문제도 있었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 인수 초기, 류지호는 청춘 비치발리볼 영화 <청춘 보고서>를 신랄하게 비판한 바가 있다.

알버트 마샬이 류지호에게 보낸 스크립트는 배우이자 감독 피트 호튼(Pete Horton)이 감독으로 내정되어 있는데, 류지호가 신랄하게 비판했던 <청춘 보고서>에 출연한 전적이 있다.

류지호가 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거라 지레 짐작해 알버트 마샬이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것.

사실 류지호 입장에서 감독이 그리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스크립트는 좋았다.

알버트 마샬이 보낸 스크립트는 AIDS라는 심각한 주제를 다룬 영화 <굿바이 마이 프렌드(The Cure)>다.

진지한 주제의식과 달리 따뜻한 영화다.

들어보니 사연이 꽤나 많은 프로젝트였다.

<굿바이 마이 프렌드>는 청소년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다.

초고에 스티븐 아들러가 관심을 보였다가 각본만 조금 고쳐놓고 빠졌다.

이후 <투씨>를 연출한 어윈 폴락 감독에게 제의가 갔다가 거절당했다.

여러 감독을 거치며 누구 하나 쉽게 연출자로 나서지 않자, 관심을 보이던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발을 뺐다.

그런 상황에서 알버트 마샬이 100만 달러에 판권을 구입해 파라맥스로 가져왔다.

메이저 스튜디오에서는 총예산 2,000만 달러로 기획했지만, 알버트 마샬과 피트 호튼 감독은 저예산 영화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500만 달러 예산 영화는 알버트가 알아서 진행하면 되는데 왜 내 눈치를 보는 거죠? Don은 뭐 아는 거 있어요?”

“보스가 AIDS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먀살 사장이 걱정이 되는 모양입니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이 청소년이지 않습니까?”

“만약 마샬 사장이 내 생각을 묻는다면 스크립트대로만 찍으라고 하세요. 더도 덜도 말고. 그리고 출연하게 될 소년들 케어에 신경 써야한다고 당부하고요.”

“보스도 알고 있었습니까?”

“뭘요?“

“호튼 감독이 낙점한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배런 렌프로는 정서적으로 걱정이 되는 면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마약에 빠져 산데다가 몹시 가난했고.....”


류지호가 기억하는 렌프로는 굉장한 미소년이다.

비록 성년이 되어갈수록 사고뭉치가 되고, 외모도 덩달아 망가지지만.

게다가 젊은 나이에 요절까지 했다.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던 꽃미남 계열의 배우로 기억했다.

그런 렌프로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는 것은 몰랐다.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죠?”

“5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할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그 아이에게 AIDS....”


류지호가 말을 끊었다.


“그렇게 따지면 누구에게도 그 역할을 맡겨선 안 되죠. 렌프로는 이 영화가 처음입니까?”

“아닙니다. TV시리즈와 영화 한 편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경력이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다른 말 없구요?”

“그자들이야 뻔하지 않겠습니까? 상당히 미소년이던데 에이전트는 소년의 스타성에 매료되어 정신적인 부분은 안중에도 없겠죠.”

“호튼 감독과 알버트 모두 배런 렌프로를 주인공으로 쓰고 싶답니까?”

“그렇습니다.”

“일단 촬영하는 기간 동안 주인공 두 소년에게 심리상담 전문가를 붙여주도록 해요.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심리상담을 받도록 계약서에 명시하라고 하고. 비용은 내가 개인적으로 지불하겠어요.”

“굳이 보스가 지불할 것까지야.... 파라맥스에서 지불해도 됩니다.”

“저예산으로 제작되는데 그 제작비 안에서 심리상담가를 제대로 붙여주겠어요? 그냥 형식적으로 시간만 때우겠죠.”

“알겠습니다.”

“캐롤코에 <스페셜리스트>의 영화판권이 있었다고요?”

“각본이 스탤론과 섀런 스톤의 에이전트에게 전달된 상태입니다.”

“자, 정리해 볼까요? 내년 캐롤코 라인업은 <붕괴>, <스타게이트>,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거죠? 또 추가된 프로젝트는 아직 없는 거죠?”

“그렇습니다. 트라이-스텔라의 메타보이 사장이 경고했습니다. 캐롤코에서 5편이 넘어가면 다른 배급사로 영화를 넘겨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그렇긴 하죠. 아직 트라이-스텔라는 일 년에 15편 이상을 소화할 여력이 안 되니까.”


93년 현재 북미 스크린 수는 3만 8천개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스크린 수의 부족을 느끼고 있다.

와이드 릴리즈가 보편화 된 상황에서 <쥬라기 공원>처럼 3,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한 영화가 독식하게 되는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미니 메이저나 독립배급 영화들은 스크린 확보가 쉽지 않았다.

성수기인 여름과 겨울 시즌에 메이저 스튜디오가 메인 극장 스크린 대부분을 가져가면 트라이-스텔라 픽처스와 같은 준메이저들은 시내 중심가에서 벗어난 상영관에 영화를 걸 수밖에 없다.

물론 첫 주에 영화흥행이 터지면 그런 것과 상관없이 스크린이 늘어나지만.

어쨌든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더 많은 스크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미국의 극장체인들이 마구잡이로 극장과 스크린을 늘리고 있다.

결국 90년대 말에 가서 상영관 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게 된다.

메이저 스튜디오 역시 와이드 릴리즈로 인한 배급비용과 홍보마케팅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일이 벌어진다.

결국 파산하는 대형 극장 체인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게 된다.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쉽지 않네요.”

“저기 보스....”


제나 그레이스가 손을 들어 올리고 발언권을 요청했다.


“말해 봐요.”

“경쟁에서 승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경쟁자를 치워버리는 것이다. 파이를 크게 요리할 수 없다면 파이를 나눠먹는 자를 죽여 버리든 먼저 먹어치우든 해야 한다.”

“......?“

“그레이엄씨가 이 말을 보스께 꼭 전하라고 했어요.”


큭.


류지호가 실소를 터트렸다.

여섯 개 메이저 스튜디오를 무슨 재주로 망하게 만들고, 어떻게 먹어 치운단 말인가.

현실성 없는 충고다.

적어도 현재로써는.


“예전에 매튜 그레이엄으로 돌아간 건 아니겠죠?”

“그레이엄씨가 전에 어땠는지 저는 몰라요 보스.”

“왠지 선물포장을 뜯었더니 폭탄이 들어있는 것 같은 기분은 착각이겠죠?”


비서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에 맞춰서 매튜가 큰선물을 보냈다고 큰소리를 쳤다.

Hues & Rhythm Studios 인수가 그것이다.

그 외에 또 다른 기업을 매튜가 노리는 모양이다.

부디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사업을 확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 그럼 보스가 기뻐할 소식을 마지막으로 전하고 저의 보고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내가 미처 날뛸 수 있는 소식이길 기대할게요.”

“트라이-스텔라 TV가 제작한 TV시리즈 <X-파일>이 PARKs TV에서 9월 10일 첫 방영을 시작해 어제 날짜로 시청자수 1,28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지금 추세로 봤을 때 최대 1,500만 명, 평균 1,400만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숫자를 나열했지만, 요약하면 초대박이 났다는 말이다.

류지호가 한국말로 중얼거렸다.


“듣보잡의 반란이네.”


미국의 프라임타임 TV시리즈들과 비교했을 때, <X-파일>은 중간 규모의 TV프로덕션, 무명배우, 무명의 프로듀서, 촉박한 촬영기간에 맞춰 만들어진 저예산 드라마다.

프로듀서 칼 카터는 내세울 만한 경력이라곤 LOG 픽처스에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대본을 썼다는 것, 서핑 잡지의 편집자 정도다.

거기에 남자 주인공 빌 듀코브니의 명성은 세미 포르노물 <레드 슈 다이어리>의 내레이터 역에서 온 것이 고작이었고, 여자 주인공 리 앤더슨은 완전 무명의 신인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시청률이 저조한 금요일 밤 시간대에 편성된 것만 보아도 PARKs TV가 <X-파일>에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았음은 틀림없다.

트라이-스텔라 TV가 제작비 상당부분을 부담하지 않았다면, PARKs TV가 쉽게 방영을 결정했을지도 의문이고.


“벌써부터 PARKs TV에서 다음 시즌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자고 합니다.”

“얀 호퍼 사장에게 다음 시즌까지는 무리한 조건은 걸지 말라고 하세요.”


류지호는 PARKs TV에서 방영이 결정 나기 전에 <X-파일> 제작을 밀어붙였다.

첫 시즌의 일부 에피소드는 LA 근방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칼 카터는 마음에 드는 숲과 신비로운 분위기의 촬영지를 LA지역에서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캐나다로 주요 촬영지를 옮겼다.

일반적인 미국의 TV시리즈는 로케이션 촬영을 최소하고 세트에서 대부분을 촬영한다.

칼 카터는 로케이션의 현장감을 살리고 싶어 했다.

그 결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그에 따라서 트라이-스텔라 TV는 밴쿠버에 프로덕션 오피스를 급하게 꾸려야 했다.

여담으로 <X-파일>은 5시즌을 밴쿠버에서 촬영하게 된다.

6시즌부터 LA로 돌아온다.


“듀코브니는 아내가 보고 싶다고 엄청 징징거렸겠네요?”

“말도 마십시오. 호퍼 사장이 수시로 밴쿠버로 넘어가 그를 달래야 했습니다. 밴쿠버에 자주 비가 내려 촬영이 지연되자 상당히 예민하게 굴었다고 하더군요.”

“듀코브니든 누구든 배우 및 연출가, 작가들과 관련해서는 법률적으로 꼬투리 잡힐 일이 없나 꼼꼼히 살피고 다음 시즌 계약을 진행하라고 하세요. 시리즈가 성공하면서 요구도 많아지고, 칼 카터와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네.”


<X-파일>이 첫 시즌을 잘 연 것과 함께 <레니게이드>의 2번째 시즌도 순항하고 있다.

황 사범의 제자들로 구성된 빅키의 스턴트팀은 <레니게이드> 액션 안무에 동양적인 합을 약간 가미했다.

훨씬 풍부해진 액션 씬과 할리데이슨 바이크로 인해 청소년부터 중년 남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주인공인 라마스와 리치몬드 두 사람 다 무술 유단자다.

빅키팀의 스턴트 안무를 곧잘 소화해서 류지호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제나 오래 기다렸어요. 이제 Garam Invest 보고를 들어볼까요?”


주된 보고는 어떤 기업의 주식을 몇 퍼센트까지 매입했고, 수익률이 얼마이며, 채권 및 선물거래에서 얼마의 이익을 보았다는 등 주로 숫자들의 향연이 이어졌다.

타임리 엔터테인먼트는 파산위기 직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며 화려한 불꽃을 태우고 있고, 컴퓨터와 정보통신 분야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파인소프트는 올해도 주식분할을 함으로써 두 배의 이익을 봤고, 배당도 잘 줘서 류지호의 지갑과 Garam Invest의 자본금을 두둑하게 채웠다.

실리콘 & 시냅스에 투자한 영향으로 GARAM Ventures는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어바인 지역의 벤처기업들에도 촉수를 뻗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클 모하임씨가 급하게 10만 달러를 요청해 왔어요.”

“실리콘 & 시냅스의 마이클이?”

“네.”

“개발비가 부족하대요?”

“회사명인 시냅스가 일반인에게 친숙한 단어가 아니라서 회사명을 바꾸고 싶어 해요. 카오스 스튜디오로 바꾸려고 했는데, 먼저 이름을 선점한 회사가 10만 달러의 사용료를 요구하는 모양이에요. GARAM Ventures가 지원한 자금은 모두 개발비와 인건비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자금의 여유가 없다고 해요.”

“카오스 스튜디오?”

“회사명을 바꾸는 것에 비용을 쓰는 걸 보스가 반대한다면 다른 걸로 바꾸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해요.”

“대안은 뭔데요?”

“SnowStorm Entertainment요.”

“....허.”


류지호의 입에서 절로 바람 빠지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한국에서 국민게임이라고 불리게 될 ‘스타크래프트’의 SnowStorm.

그 회사의 전신이 실리콘 & 시냅스였다니.


“혹시 그들이 지금 무슨 게임을 개발하는지도 알고 있어요?”

“제가 게임은 잘 모르지만, 자료에는 나와 있어요. ‘로스트 바이킹’과 ‘락&롤 레이싱’은 많이 팔리지 않았고, ‘블랙쏜’과 ‘저스티스리그 태스크포스’를 개발하고 있대요. 내년 게임쇼에서 소개하고 95년 여름 출시가 목표라고 해요.”

“‘워크래프트’는 없어요?”

“리얼 타임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물을 내년에 출시한다는데, 이것이 ‘워크래프트’일까요? 게임타이틀이 ‘오크와 휴먼’이라고 되어 있어요.”

“이거.... 참!”


운이 억세게 좋은 놈은 뒤로 자빠져도 돈을 줍고, 앞으로 넘어지면 황금을 줍는 것인지.

세상의 행운이란 행운은 자신에게 모두 몰려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류지호의 또래 중에는 ‘스타크래프트’는 알아도 ‘워크래프트’나 ‘디아블로’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와우‘라고 하면 젊은 친구들은 SnowStorm의 MMORPG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먼저 떠올리지만, 게임에 관심 없는 나이 좀 먹은 사람들은 그저 감탄사로 알아들을 뿐이다.


“아쉽네. 그때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 두는 건데.”


류지호는 이내 욕심을 버렸다.

자신은 게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저 그들이 역사대로 게임을 잘 개발해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면 될 뿐.

게임 콘텐츠에 관한 영화권리를 트라이-스텔라 픽처스가 구입해 영화화해도 되고.

더 나아가 SnowStorm의 IP를 구입해서 테마파크 사업까지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게임 만드는 사람은 게임을, 영화 만드는 사람은 영화를.

그 사이에서 류지호가 교통정리를 잘 하면 그만이다.


‘Hues & Rhythm을 인수한 김에 SnowStorm과 서로 협력할 부분은 없을까? 시네마틱 영상을 죽여주게 뽑았던 것 같은데......’


어쨌든 ‘디아블로’나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려면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현재는 일본 게임회사의 하청을 받아 게임을 개발하거나, 도스용 게임을 만들고 있는 수준이다.


“데이브에게 실리콘 & 시냅스에게 투자를 더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하세요. 지분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으면 확보하라고 하고.”

“네.”


류지호가 자리를 정리하며 일행에게 말했다.


“장시간 보고하느라 고생했어요. 다들 맛있는 거 먹으러 갑시다.”


제나 그레이스가 마지막으로 수첩의 메모를 확인하다가 입을 열었다.


“보스, 죄송해요. 제가 한 가지 빼먹은 게 있어요.”

“뭐죠?”

“M/K Productions의 폴라 카우프만이란 프로듀서가 <미션 임파서블>의 영화판권을 문의해 왔어요.”

“M/K?”

“톰 메이포더와 폴라 카우프만씨가 올 초에 설립한 독립 프로덕션이래요.”


폴라 카우프만는 원래 톰 메이포더의 에이전트였다.

톰 메이포더는 수 년 간의 신뢰 관계로 그녀에게 동업을 제의했는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 프로덕션이 두 사람의 성을 딴 M/K Productions이다.

향후 톰 메이포더가 기획·출연하는 영화를 폴라 카우프만이 프로듀싱하게 된다.


하하하.


류지호가 통쾌하게 웃었다.

언젠가는 알아서 찾아오겠거니 기대하고 있긴 했다.

생각해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임자가 찾아왔다.

<미션 임파서블>를 제작할 장본인들이.


“끝났네.”


류지호가 영문 모를 말을 했다.

캐롤코와 오라이언이 보유하고 있던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가능한 몇 개의 영화 판권.

타임리 코믹스의 수백 개의 인기캐릭터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의 향후 20년을 너끈히 책임질 수 있는 중요한 라인업이 하나씩 완성되어 가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소유한 영화사들의 라인업을 머리 싸매고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군 전역 후에는 감독으로써의 역량을 갈고 닦아, 자신의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간절히 바라던 바다.


하하하.


저녁식사 내내 류지호는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류지호의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모습이 의아했지만, 보스가 좋아하니 비서들도 흥겨웠다.


작가의말

장마 때문인지 기분이 많이 다운되는 것 같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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