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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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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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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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발자국만 앞서 가라.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무엇이든 어려워 말고 편하게 말씀해보세요."

“비디오 사업 분야로 진출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비디오?”

“요즘 관객들이 자주 하는 말이 뭔 줄 아십니까? 외화는 극장에서 보고 방화는 비디오로 본다입니다.”


이낙용이 잠시 말을 끊고, 품에서 수첩을 꺼냈다.

손가락에 침을 묻혀가며 페이지를 들췄다.

찾고자 하는 페이지를 찾은 모양인지, 다시 말을 이었다.


“올 4월 비디오대여점의 숫자는 대략 4만여 개소로 추정됩니다. 계속해서 대여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장군의 아들Ⅰ·Ⅱ>, <남부군>,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경우 비디오 대여점에서도 외화 못지않게 인기1, 2위를 다투고 있다고 합니다. <장군의 아들Ⅱ>의 경우 미디아트가 1억 5천만 원에 비디오 판권을 구입해서 6만장 이상의 비디오를 판매, 두 배 이상의 이익을 봤다고 합니다. 방화를 비디오로 유통시키는 사업도 충분히 수지타산이 맞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디오 보급률이 50%가 넘어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가는 대신 비디오를 빌려보는 풍토가 되었다.

특히 한국영화 비디오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그 수요를 공략한 것이 16mm 에로비디오다.

극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비디오 제작사들끼리 치열한 영화 판권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개봉하지도 않은 <하얀 메달>은 제작비 20억의 블록버스터란 홍보 덕택에 비디오 판권을 4억 원대로 계약했다.


“글쎄요. 비디오시장은 대기업이 꽉 잡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비디오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기 비디오시장은 5대 재벌기업과 1개 미국회사가 쥐고 있다.

즉 대유(우일영상). SKC 오성(드림박스ㆍ스타맥스) 금성(미디아트) OB(골든베어)와 외국 직배사가 설립한 CIC를 주축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80년대에는 삼부, 세경, 서진 등 10여개 비디오 제작사들이 시장의 80%를 점유했으나, 88년부터 대기업과 UPI가 참여한 이후 판도가 바뀌었다.

현재는 기존 토착 업체와 대기업이 3대 7 비율로 시장을 나눠 가지고 있다.


“당장을 보면 좋은 의견입니다. 다만 WaW는 비디오와 전혀 다른 사업방향을 고민하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리면 WaW가 개척할 부가시장에 대해 알 수 있을 겁니다. 조금만 참아주세요.”


류지호는 가온 웨딩 스튜디오 소속 비디오촬영 기사를 투입해 <하얀 메달>과 <첫사랑>의 메이킹 무비를 찍어 두었다.

두 영화 모두 코멘터리(Commentary 음성해설)도 작업할 생각이다.

DVD시대가 오려면 아직 한참이 남았다,

그렇더라도 WaW 픽처스가 제작하는 모든 영화는 미리부터 준비를 해 둘 생각이다.

일차적으로 판매용 DVD의 콘텐츠가 되어 줄 것이다.

한편으로 90년대 한국영화의 역사를 기록하는 의미도 있다.

영화진흥공사가 할 일을 류지호가 한다고?

전혀 아니다.

할리우드는 흥행한 영화 한편 가지고 온갖 생각지도 못했던 것에서도 수익을 만들어낸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가 제작한 <아담스 패밀리>의 경우, 영화·비디오, 그 외 전통적인 부가시장 외에 홍보용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케이블 채널에 팔았다.

비디오 게임, 소설, 코믹스, 장난감으로도 만들어졌다.

올해 3월에 아케이드 핀볼 기계를 출시해 2만 대 이상을 팔아치웠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의 예다.

한국시장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다.

몇 달 전 개국한 신생 민방의 경우 초기 방송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할 터.

곧 케이블 TV 시대가 온다.

WaW 픽처스가 보유한 영화 자체 콘텐츠와 함께 메이킹 필름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생기는 셈이다.

미국처럼 막대한 수익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충분히 해볼 만 했다.

이미 소진한 콘텐츠를 가지고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니까.


“자, 회의는 이 정도에서 마칩시다.”


류지호는 회의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같은 건물에 있는 나래안전시스템으로 향했다.


“장문식이사나 박성규 이사 자리에 있습니까?”


류지호의 호출에 장문식과 박성규가 당장에 달려왔다.

부르지도 않은 임건희 사장까지 왔다.

단도직입적으로 지시를 내렸다.


“삼봉백화점에 대한 모든 걸 알아봐 주세요!”

“삼봉?”

“걔들이 태클 걸어왔어요? 뭐로? 왜?”


류지호는 두 사람의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없는지 제 할 말만 했다.


“특히 백화점 건설허가부터 준공 그리고 건축 과정을 중점적으로 조사해 주세요.”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

“일단 조사해 보세요. 조사과정을 지켜보면 뭔가 이상한 점이 드러날 겁니다.”


박성규 이사가 말했다.


“그 백화점 허가 날 때 잡음이 많았던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뭐 좀 아는 거 있어요?”

“삼봉백화점 경비외주를 따내려고 조금 조사한 바가 있습니다.”

“아는 대로 설명해 보세요.”

“현재 서초동 삼봉백화점은 소공동 광성백화점 본점 다음가는 2위 매장 규모를 자랑합니다. 삼봉그룹의 주력 사업은 백화점과 건설입니다. 올해 숭희학원을 인수했고, 식물원 하나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 외 을지로 삼봉상가와 청평화시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부문에 주력하고 있으며 수익의 대부분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위 매장 규모라고요? 거기 명품 위주 백화점 아니었어요?”

“맞습니다. 명품 매장은 갤러리아보다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건희 사장이 끼어들었다.


“삼봉 회장이 중정 출신인 건 압니까?”

“회장이 중앙정보부 출신이었습니까?”


몰랐던 사실이다.

그렇다고 놀랄 일은 아니다.


“박통 시절 중정에서 근무한 이력 때문에 군 출신 정계 인사들과 인맥이 두텁습니다. 그 덕분에 건설업을 시작해 서초구 일대를 불하 받아 아파트 단지를 건설할 수 있었고, 백화점 건설 인허가도 딸 수 있었던 겁니다.

“군인 출신이라....”

“뿐만 아니라 재계에도 인맥이 상당합니다. 회장님이 피해보거나 분쟁이 생기지 않았다면 모른 척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쪽하고 마찰을 일으킬 생각은 없어요. 깊이 파고들지 말고, 일단 백화점 건설 관련해서 조사 해 주세요.”

“삼봉그룹은 재계 30위 권 기업입니다. 쉽게 보시면 안 됩니다.”


임건희 사장은 계속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참다못한 장문식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형님, 여기 류 감독은 미국에서 7번째로 큰 영화사를 가지고 있지 말입니다. 삼봉인가 하는 그룹이 한국에서나 30등이지 미국에 갖다 대면 1000등에도 못 들지 않겠습니까? 내 말이 맞지요 류 감독?”


정확하게는 8~9번째 규모다.

썩어도 준치라고 MSM Studios는 여전히 메이저라고 불리고 있다.


“그 말은 회장님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어. 우리 회장님이 미국에서는 힘을 쓸 수 있어도 한국에서는 인맥이 거의 없잖아. 송준 회장이 악감정이라도 먹으면 우리쯤은 순식간에 날려버릴 걸?”

“사장님, 안심하세요. 그 사람이 아무리 힘이 세도 가온 못 건드려요.”

“.....?”


류지호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임건희 사장은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미국 월가의 큰손이자 유력가문의 자금이 모회사라고 할 수 있는 가온 웨딩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요. 만약 조금이라도 가온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그걸 송 회장인가 하는 측에서 초래했다면, 중정출신이고 뭐고 몇 달 안에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겁니다.”

“.....!”


임건희 사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래안전시스템에도 G&P는 아니지만 미국 쪽 자본이 일부 들어와 있어요. 데본 테럴의 전 직장이 어딘지 알고 있죠?”

“알겠습니다. 대놓고 조사를 벌이는 것은 저쪽을 도발하는 꼴이니까 지양해야겠지만, 최대한 은밀하게 조사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장문식이 심드렁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볼 때는 별로 어려울 것도 없겠구만.....”


모두의 시선이 장문식에게 쏠렸다.


“솔직히 백화점 직원 몇 명 매수해서 아는 거 다 불어봐라 하면 대강 그림이 그려지지 않겠어?”


모두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기업의 중요 기밀을 빼오는 것이 아니다.

비자금이나 회장 가족의 사생활을 캐내는 것도 아니다.

백화점 창립부터 근무한 부장급 직원 한 두 명만 매수해서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 들어보게 되면 꽤 많은 정보가 쏟아질 터.


“가능하면 올 해가 가기 전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받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장문식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맡겨줘요!”


나래안전시스템에서는 류지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탐정회사 Pinkerton Corp.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재 아시아는 홍콩 지사를 중심으로 영업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에도 거래하고 있는 휴민트가 없으란 법이 없다.

그들에게 회장 관련 업무를 빼앗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 ✻


“단결!”


연수동 본가의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류지호가 부모님께 거수경례를 했다.


“뭘 새삼스럽게 경례를 붙이고 그래....”


용산 캠프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주말마다 자주 인천 집으로 내려왔다.

때문에 가족들은 류지호의 첫 휴가에 큰 감흥이 없다.

그럼에도 류지호는 할 것은 다 했다.

부모님께 큰절을 올렸다.

동생들도 한 번씩 안아줬다.

가족과 관련된 일에서는 이전 삶과 모든 걸 정반대로 하며 살고자 하는 류지호다.

때문에 입대 후 처음 집에 온 것처럼 행동했다.

가족들은 진지하기만 한 류지호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해서 맞장구를 쳐주었다.


“뭘 이렇게 많이 차리셨어요?”

“매일 느끼한 미국 음식만 먹는다며?”

“저번 달에 나왔을 때는 라면도 안 끓여주시더니....”

“아들! 그때는 그때고. 정식 휴가는 다른 거란다.”

“외박도 정식으로 허락받고 나오는 건데요?”

“자꾸 외박하면 못 써. 나중에 장가가서도 버릇된다.”

“거기에 갖다 붙이는 건 오법니다. 어머니...”


어머니가 아들을 향해 눈을 흘겼다.


“라면 끓여 먹을래?”


찔끔한 류지호가 냉큼 젓가락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잘 먹겠습니다!”


어머니는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저녁상을 차려주셨다.

평소 그만 좀 외박 나오라고 구박하던 어머니였지만, 첫 휴가는 남달랐다.

오랜만에 어머니의 손맛을 제대로 맛본 류지호는 식사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즐거웠던 기분은 저녁식사까지다.

일기장을 꺼내 읽으며 표정이 굳었다.


“....음.”


삼봉백화점이 무너지는 년도와 달은 알아도 정확한 날짜까지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사상자의 숫자나 피해규모도 알지 못했다.

중요하지 않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사라는 것.

그것만이 중요할 뿐.


“LA폭동도 결론적으로는 막지 못했는데.... 괜히 오지랖만 떨다가 돈만 날리는 건 아닐까?”


지난 LA폭동에 류지호는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결과는 썩 좋다고 할 수 없었다.

폭동으로 인한 재산피해가 대략 8억 달러에서 10억 달러 사이였던 걸로 기억했다.

이번에서는 그 절반에 그쳤다.

모두가 류지호 덕분이라고 할 순 없다.

다만 그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명성도 얻었고.


“언론이 참 그러네.”


한동안 류지호의 노력과 헌신을 추앙하던 미국 언론이다.

어느 순간 그런 뉴스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만약 가십거리였다면 한국까지 기자를 파견해 취재에 열을 올렸을 터.

류지호로서는 귀찮음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긴 했지만.

LA폭동과 삼봉백화점 붕괴는 완전히 달랐다.

미국에서는 윌리엄 파커라는 거물과 할리우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가 있었다.

반면 한국은 그럴 수가 없다.

미국만큼의 네트워크가 갖춰지지 않았으니까.


“중앙정보부 출신이라는 게 조금 걸리긴 하지만.....”


정치권력에 줄을 대고 있다는 사실이 피곤했다.

언론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도 멀쩡히 영업을 하는 것을 보면 뒷배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려준다.

사실 류지호가 삼봉그룹과 모든 걸 걸고 싸워야 할 이유가 없다.

또 싸워봐야 손해만 남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문제는 또 있다.

이 시절에 뭔가 큰 사건이 한번쯤 벌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삼봉백화점붕괴 사건으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트라우마를 겪게 되지만, 한편으로 안전에 대해 이전과 다른 경각심이 생긴다.

사회안전망에 대해 처음으로 대응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구조 시스템, 응급치료 시스템, 폐소공간에 장시간 방치된 환자에 관한 의학지식, 건물 공사와 관련된 좀 더 강력해진 법률 제정 등.

허술해도 너무 허술했던 각종 사회안전망 시스템에 전면적인 손질이 시작된다.

아마도 류지호가 삼봉백화점붕괴 참사를 막는다고 해도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몇 년 안에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다.

붕괴참사 이후 전국의 건물들을 조사해보니 삼봉백화점 수준의 위험 건물이 꽤 많이 적발되었다는 것을 류지호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까.


“잘못하면 삼봉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어.”


어려운 문제다.

세상의 어떤 흐름에도 결코 우연은 없다.

결과가 있으면 원인과 동기가 분명 존재하는 것이다.

원인과 동기를 손보지 않고 결과만 바꾸려 들다가는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탁.


류지호는 읽고 있던 일기장을 덮었다.

나래안전시스템에서 보고서가 올라오기 전까지 어떤 예단도 해선 안 된다.

자칫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으니까.

류지호는 손깍지 낀 손을 뒤통수에 대고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혔다.

그런 후 의자에 앉은 몸을 뒤로 젖히고,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렸다.


건들건들.


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낮에 있었던 WaW 픽처스 긴급간부회의를 반추했다.

film studio.

영화사의 자체 촬영 시설은 제작자들의 로망이다.

류지호라고 다르지 않다.

할리우드 메이저처럼 대규모 단지를 조성할 순 없겠지만, 500~1,000평 규모의 사운드 스테이지 서너 개의 스튜디오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박건호 대표의 제안을 들으며 일의 순서를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 편수가 늘어나면 WaW 픽처스의 현재 배급망으로 소화가 불가능하다.

아직 프린트 벌수제한이 풀리지 않았지만, 그것이 풀릴 시기를 상정하고 전국적인 배급망을 만들어가 가고 있다.

기존 배급라인, 할리우드 직배사들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류지호의 계획은 IMF 즈음에 극장사업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토착 충무로 자본도 정리가 되고, 대기업 역시 영화업에서 철수하는 시점.

특히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시기.

그 때가 되면 WaW 픽처스에 충분한 자금이 준비될 것이라 예상했다.


‘대기업과 경쟁하느냐 토착자본과 경쟁하느냐....’


답은 쉽게 나왔다.

당연히 대기업에 비해 토착자본과 지지고 볶는 것이 훨씬 만만하고 쉽다.

류지호는 첫 휴가를 나와서 이틀을 가족과 보냈다.

사흘째 여의도 가온GP투자신탁에 나가서 극장업 진출 테스크포스팀을 꾸리라고 지시했다.


“지주회사가 불법이라고요?”


극장업 진출을 위한 법률자문에 다울 법률사무소가 참여하기로 했다.

류지호는 신효정에게 가온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의논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업은 미국식 지주회사가 될 수 없었다.


“누구든지 주식의 소유를 통하여 국내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할 수 없으며, 이미 설립된 회사는 국내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해서는 아니된다. 현재 공정거래법이에요.”


참고로 외환위기 이후로 공정거래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지주회사 제도가 금지되어 지주회사의 설립을 명시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했다.

기업경영에 대한 내·외부 감시장치가 미흡하여 지주회사를 허용할 경우 경제력 집중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에서는 쉽게 지주회사 설립이 되기에 한국도 그럴 줄 알았는데.....”

“순환출자로 가온도 금방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만?”

“한국 재벌식 확장은 싫어요. 괜히 나중에 구조조정만 복잡하고 힘들어질 뿐. 처음부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지분율을 정리해 놓으면 지배주주의 지배력도 강화될 수 있고 피라미드 형태의 소유구조가 단순하고 명확하게 자회사 경영을 할 수 있어서 효율성도 높일 수 있잖아요.”


지주회사 체제의 장점이다.

경영권 강화 및 지배구조 투명성 증대 효과.

현재 한국의 대기업의 사업부 형태의 경우 사업 실패가 회사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지주 회사 체제 하에서는 해당 자회사만 처분하면 되기 때문에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자회사별로 분리되어 있으면 경영전략에 따라 자회사 매각, 인수 등이 비교적 수월해 기업구조조정이 용이하다.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주사는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핵'과 같은 존재죠. 그곳을 건들면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어요. 한국처럼 기업에 관한 정책이 성숙되지 못한 경제환경에서는 외부 규제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산분리 문제도 있겠네요.”

“가온GP가 은행으로 업종을 변경하지 않는 한 괜찮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Cinema Complex 관련 법규가 없죠?”

“명문화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극장업 허가를 얻기 전에 관련 법규를 새롭게 만들거나 서울시 건축법 조례나 시행령을 바꿔야 합니다.”


현재는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과 관련한 건축법에서 백화점, 쇼핑몰, 상가 같은 건축물 법령에 규정받았다.

소방, 피난시 비상문, 화장실 등 기존 법령에 따라 복합상영관을 짓게 되면 많은 면적과 건축비가 들어간다.

예를 들어 기존 법령에 따르면 상영관 당 하나의 화장실, 비상구, 비상대피로, 소방시설 등을 갖추어야 한다.

만약 10개 이상의 상영관을 한 건물에 넣는다면 매 상영관마다 그것들을 모두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매 상영관 마다 화장실과 비상시 대피통로를 확보해야 한다.


“미국에 MovieMark라는 멀티플렉스 체인이 있어요. 그 회사 회장과 약간의 안면이 있어요. 테스크포스팀이 꾸려지면 그쪽에 이야기를 한 번 해볼 생각이에요. 미국과 유럽 멀티플렉스 법률규정을 리서치 하는 김에 한 번 MovieMark 사람들과 논의를 해보세요.”

“그 회사로부터 투자 받을 의향이 있습니까?”

“미국 내 영업장 확장 때문에 해외 투자할 여력이 없을 겁니다.”


도리어 미첼 회장이 류지호의 Garam Invest나 G&P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어 하는 눈치다.

암튼 가온GP투자신탁, WaW 픽처스, 다온법률회사 세 회사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멀티플렉스 사업진출 테스크포스(TF)가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10개관 이상의 복합상영관을 시도하는 것이라서 법률검토부터 시작해서 정관계 로비까지 해야 할 일이 복잡하고 많았다.

남들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 가는 것은 쉽다.

반면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 어려운 것을 해내야 한다.

멀티플렉스 사업은 범오성가의 백설그룹도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중소기업인 가온에서 해내야 한다.


❉ ❉ ❉


신사동 고깃집 앞에 벤츠 승용차가 멈췄다.

류지호가 차에서 빠져나와 고깃집으로 들어갔다.

청바지에 운동화, 심플한 디자인의 점퍼 차림이다.

평범한 대학생처럼 보였다.


시끌벅적.


실내는 손님들로 가득 차있다.


“여기, 여기!”


김영복 기사가 방정맞게 손을 흔들어댔다.

자신의 촬영팀과 함께 열심히 술과 고기를 흡입하고 있다.

촬영팀 외에도 유성길 기사부터 그의 단짝인 김용호 조명기사, 박건호 사장과 WaW 제작부 그 외에 스태프와 배우들까지 낯익은 얼굴들이 다수 모여 있다.

오늘 이곳에서 이명수 감독의 <첫사랑> 쫑파티가 열리고 있다.

이명수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품인 <첫사랑>은 제작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영화를 처음 제작하던 삼우필름이 거의 도산 지경에 처하면서 제작비가 없는 지경에 처했다.

촬영 진행비조차 없어 한 달에 하루 촬영하는 상황이 되면서 ,언제 영화가 완성될지 기약이 없었다.

그때 WaW 픽처스라는 구세주가 나타났다.

삼우필름으로부터 기획제작비를 보존해주는 조건으로 <첫사랑>의 권리 일체를 양도 받은 것이다.

한 달 정도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다시 촬영에 나섰고, 거의 8개월 만에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류지호는 이명수 감독 주변에 모여 있는 대선배들에게 먼저 인사를 드렸다.

몇몇 스태프들이 자기들끼리 류지호의 정체를 놓고 쑥덕거렸다.


“저 사람 누구야?”

“배우 아냐?”

“WaW 영화사 회장."

"진짜? 엄청 어려 보이는데?“


김영복을 비롯해 친분 있는 스태프들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인사를 나눈 류지호가 어른들이 모여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쫑파티가 한창 진행 중인 터라 다들 얼굴이 벌게져 있다.


“고생들 하셨습니다.”


김용호 기사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대꾸했다.


“하하. 고생 많았지.”


지금까지 무려 200여 편의 영화에 참여한 조명계에서는 그야말로 일인자다.

한국영화 조명에서 김용호 기사를 빼고는 논할 수 없을 정도로 경력과 실력 모두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중간에 엎어지는 줄 알고 여기 이 감독이 맘고생이 심했어.”


유성길 기사가 거들었다.

류지호가 소주병을 잡으며 이명수 감독의 노고를 치하했다.


“고생하셨어요. 감독님.”

“고생은 뭘.”


수더분한 옷차림에 도수 높은 안경을 쓴 이명수 감독이 소주를 단숨에 입안에 털어 넣었다.

빈 잔을 류지호를 향해 내밀었다.

지금 시기의 이명수 감독은 수염을 기르지 않고 있다.

시원하게 벗겨진 이마도 그대로 드러내고 다녔다.


“기사님들도 잔 비우세요. 제가 한 잔씩 올리겠습니다.”


류지호는 유성길, 김용호 기사의 빈 잔에 차례로 소주를 따랐다.

이어 영화의 주인공들인 김혜주, 손경창, 조민우에게도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소주를 따라줬다.


챙.


건배를 하고 일행이 소주를 목뒤로 넘겼다.


“크으!”

“류 감독님 잠시만....”


별안간 김혜주가 자신의 가방을 가져와 지퍼를 열어 종이뭉치를 꺼냈다.

태권도로 다져진 건강하고 육감적인 몸매.

베이비 페이스와 성숙함이 묘하게 섞여있는 얼굴.

까랑까랑한 목소리.

그리고 털털하고 수더분한 태도.

40줄에 접어들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가 되는 현재 24살의 김혜주 배우다.


“이거요.”


김혜주가 크고 맑은 눈을 빛내며 종이뭉치를 건넸다.

그녀가 건네준 종이는 책받침용 브로마이드다.

30장에 달하는 브로마이드에는 그녀의 사인이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그려져 있다.


“그냥 10장만 해줘도 되는데.”

“100장이라도 부탁했으면 해드렸을 거예요.”

“하하. 그건 제가 사양할게요. 제가 혜주씨 사인 받은 걸 알면 많은 사람들이 제게 사인 받아달라고 할 것 같네요.”


김혜주가 하하 웃었다.

호탕한 웃음이다.

여배우인척, 예쁜 척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 듯 털털했다.

손경창이 너스레를 떨었다.


“류 감독, 우리 사인은 안 필요해?”

“군복무 중인 친구에게 줄 거라 서요.”


유성길 기사가 물었다.


“재욱이 갖다 주게?”

“네.”


김재욱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의 제작부 막내와 <하얀 메달> 한국 촬영분량까지 마치고 해병대에 입소했다.

두 편 모두 유성길 기사가 촬영한 작품이다.


“그 놈.... 군대에서 덜렁거리는 거 고쳐 나오려나....”

“해병대에서 구르다보면 조금 진중해지지 않을까요?”

“촬영장에서 여자 뒤꽁무니 쫒아 다니는 놈은 날 샜어.”

“재욱이가 그랬어요?”


김재욱의 일화들로 이야기가 오갔다.

술자리가 점점 익어갈 때 이명수 감독이 류지호에게 물었다.


“현장 모니터를 처음 쓴 게 류 감독이라며?”

“처음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영복이형이랑 <Help Me, Please> 촬영할 때 미국에서 들여온 건 맞아요.”

“미국에서도 영화를 찍어봤다고 했지?”

“16mm 몇 편 작업했어요.”

“미국은 모니터로 칼라까지 보겠네?”

“예.”

“모니터가 비싼 가?”

“컬러까지 디테일하게 보시려면 편집실에서 사용하는 수준을 써야할 걸요?”

“공사에 모니터 안 들여오려나?”

“영화진흥공사에도 현장 모니터는 있는 거로 알아요. 촬영기사들이 안 써서 그렇지.”

“WaW에서 살 생각 없나?”

“필요하다면 구입해서 써야죠. 특히 감독님은 현장 모니터를 잘 사용하실 것 같네요.”

“내가?”

“화면을 만들어서 찍으시잖아요. 세트도 좋아하시고.”

“그것 때문에 제작자와 평론가들에게 좋은 소리 못 듣고 있지.”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대성공하기 전까지 이명수 감독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렸다.

류지호처럼 열광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반대편에서는 유치하다, 키치하다, 조잡하다란 평가를 내리며 조롱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100점과 0점 두 극단만 있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한국에서는 저평가와 욕만 먹는데, 해외에 나가면 대접이 완전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당시 해외평론가들이 한국영화의 뉴웨이브 세대로 규정한 세 명의 감독이 장전우, 박광우, 이명수 세 명이다.

해외에 소개된 이명수 감독 영화 세 편에 대해 외국평론가들이 가장 한국적인 영화로 평가를 해 줬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꼴불견이 따로 없다.

<개그맨>, <첫사랑>을 보고 뭐 저 따위 영화가 다 있냐는 반응이 우세했다.

이명수 감독은 완전히 한국영화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심지어 평론가들은 술자리에 갔는데 이명수 감독이 와서 자기는 재수 없어서 갔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하게 글로 써서 신문이나 영화잡지에 기고했다.

20년 후 이명수 감독의 영화를 무척 싫어했던 청년들이 영화과 교수가 된다.

어린 시절 마구 욕하고 폄하했던 이명수 감독 영화들을 강의교재로 쓰게 된다.

류지호는 <첫사랑>에 온갖 혹평과 저주를 퍼부었던 평론가들이 20년 후 그 영화가 한국영화 10대 걸작선에 뽑혔을 때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졌다.

이번에는 그들의 표정과 태도를 확인해 볼 작정이다.

류지호가 그런 하찮은 사안을 확인할 만큼 한가할 것 같진 않지만.


“외국에 있는 평론가들이 아니었다면, 난 영화 못할지도 몰라.”

“설마 그러려고요. 제가 이번에는 바꿔 볼게요.”

“뭘 바꿔?”

“뭐가 되었든.... 혹시 영어 좀 하세요?”

“인사하고, 식당에서 주문하고, 길 물어보는 것 정도?”

“오오. 좀 하시나 보네요?”

“영어 못 해. 영화제를 하도 돌아다녀서 그나마 그 정도 하는 거야.”

“이번 영화는 전작처럼 흥행을 못할지도 몰라요.”

“왜, 너무 스타일리쉬 해서?”


시와 애니메이션.

풍부한 미술과 엉뚱한 슬랩스틱까지.

사실 <첫사랑>은 감독의 전작 같은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후려치는 부담스럽게 스타일이 화려하고 요상한 영화다.


“그런 것도 있지만, 처음부터 관객 타깃을 잘 못 잡으셨어요.”

“한동안 하이틴 영화가 없었는데? 우리 혜주가 하이틴 스타야.”

“무슨 하이틴 영화 여주인공이 잘생긴 조민우 선배를 놔두고 유부남인 손경창 선배를 좋아해요. 십대가 그걸 공감하고 몰입하는 게 이상하죠. 이번 영화는 40대 이상이 공감할 수 있어요. 다소 유치할 것만 같은 첫사랑이 나이든 시각으로 보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아쉽고 그립고 그런 감정, 정서를 불러일으키잖아요. 청소년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중년 관객의 동화 같은 영화입니다.”

“중년의 동화 같은 영화라고.....?”


이명수 감독이 입을 꾹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

지금 류지호가 들려준 이야기들은 그의 생각이도 하지만, 몇 년 후 재평가 되는 이명수 감독 초기 영화들에 대한 평가와 분석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명수 감독은 그런 사실을 외국영화제에 가서야 확인하게 된다.

중장년 관객들이 <첫사랑>을 보며 눈물을 훔치거나 열렬하게 공감하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일본과 대만 등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아시아권에서 그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남을 가르치면서 배운다고 했다.

류지호는 이명수 감독과 대화를 나누며, 뭔가 머리가 정리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가 한국영화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지금까지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양질의 영화제작.

합리적이고 현대적인 영화배급 시스템.

민주적인 영화 제작 풍토.

존중과 배려가 있는 충무로 문화.

그런 환경에서 만들어져 상영된 한국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선사하는 것.

그를 위해 영화감독으로서의 역량은 기본이다.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영향력과 자본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재 충무로는 할리우드와 비교해서 30~40년 뒤쳐져 있다.

앞으로 10년 간 젊고 패기 넘치는 영화인들이 그 차이를 20년으로 압축할 것이다.

류지호가 과거로 돌아오기 전에는 그 10년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한 발자국이 아니라, 반 발자국만 앞서 가라.]


세계적으로 성공한 영화감독, 스티븐 아들러가 한 말이다.

당장 큰 걸음은 필요 없다.

지금처럼 딱 한 걸음.

그 작은 걸음이 쌓여 도저히 좁힐 수 없을 것 같은 10년의 차이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말

즐겁고 보람찬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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