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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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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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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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돕되 자랑하지 말자!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가 전용기 창밖으로 멀어지는 유럽 대륙을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


유럽의 가까운 미래를 머릿속으로 그려봤다.

알카에다 테러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극우파들까지 날뛰는 유럽.


‘시리아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이 대규모로 유럽으로 들어오겠지.’


물론 난민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런데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난민의 규모는 유럽연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초래된 세계경제 침체.

그리스 구제금융으로 야기되는 유럽의 재정위기.

중동으로부터 수백만 명의 난민이 유입되며 드러나는 유럽연합의 민낯과 모순들까지.


‘한국에서도 유럽의 난민사태를 제대로 바라보고 대비를 해야 할 텐데....’


난민문제는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북한 내부의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규모의 북한 동포가 남한으로 쏟아져 들어온다면 그를 감당할 수가 없다.

천명도 안 되는 난민을 두고도 어쩔 줄 몰라서 갈등을 겪었던 한국사회이기에.

암튼 유럽의 선진국들이 중동지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들로 난장판이 된다.

그 영향으로 난민수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유럽연합 내 보수 정당들이 승승장구하고.

일부 국가에선 극우정당이 득세한다.

난민문제가 단순한 인도주의적 수용의 차원을 넘어선 문제가 된다.

독일과 함께 그나마 난민에 관용적인 나라 프랑스마저 난민문제에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마니 오죽할까.

인도주의를 중시하는 유럽 국가 간의 폭탄돌리기가 되어 버리는 난민문제.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극우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해서 난민을 그만 받아야 한다!]


오죽하면 그 같은 주장이 많은 유럽인들에게 환영을 받았을까.

류지호는 난민문제에 있어서 정치공학적 해결책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난민수용 문제에 있어서 기저에 깔린 사상적 기반인 인도주의와 기존 유럽국가 시민의 권익 간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서 쉽사리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감성적인 이유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것이 난민문제다.

게다가 난민 자체적으로도 문제가 많다.

대부분의 난민들은 유럽에 정착하기 위해 넘어왔다.

그런데 그 나라의 법률과 문화에 쉬이 동화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유럽 안에 이슬람 사회를 따로 만들려고 하는 이들까지 나타난다.

유럽인들 입장에서 달가울 리가 없다.

복잡한 문제다.

류지호는 두 편의 난민 관련 영화를 기획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는 이전 삶에서 제주도 예멘난민 문제를 다룬 프로젝트다.

이전 삶에서 두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었다.

사회불안과 혼란을 초래할 난민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

한때 난민이었던 한국인들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인도주의 관점에서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

두 입장 차로 인해 제법 사회적으로 시끄러웠다.

심각한 주제이지만 진지하지 않은 톤 앤 매너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구상 중이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 만약 남한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을 흡수통일 하게 된다면?


혹은 그 전에 북한정세가 불안정해서 대규모 난민이 남한으로 내려오기라도 한다면.

그 같은 가정에서 시작하는 영화다.


‘감당이나 할 수 있을까....? 500여 명의 예멘 난민문제만으로 영양가 없는 감정싸움만 벌였던 한국 사회가....?’


지금까지 정리된 내용은 북한의 독재정권이 무너진 후, 북한은 강대국들의 정치판이 된다.

혼란한 북한에서 더 이상 살지 못한 북한 주민들이 살기 위해 국경을 넘는다.

대거 남한으로 넘어오게 되는데, 정부는 그들을 휴전선 인근 지역에 격리하게 된다.

그를 통해 전개되는 사회풍자극이다.

SF스릴러의 가면을 쓴 사회풍자드라마 <4400>을 보고, 영감을 얻은 프로젝트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스토리라인은 대략 다음과 같다.

강원도 북한 접경지역 마을에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몰려온다.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다.

하루가 갈수록 북한 탈출 주민의 숫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기 시작한다.

마침내 북한 탈출 주민의 숫자가 접경지역 시골마을 주민 숫자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일부는 서울 같은 대도시로 이동한다.

남한이 자랑하던 치안이 흔들린다.

결국 남한정부는 접경지역 마을을 마치 난민수용소처럼 만들어버린다.

누구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심지어 그 지역에서 살고 있었던 남한 사람들까지도.

이 일을 두고 남한 사회에는 극심한 갈등을 겪는데.....

한국 사회에 팽배한 독선과 편견 그리고 위선을 고발하는 풍자영화다.

40억 내외 제작비를 염두에 두고 기획 중이다.


‘이제 남북 분단 문제를 낡은 냉전 이데올로기로만 풀어서는 영화가 흥행에서도 작품성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해. 한국인이 아니어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야 하겠지.’


한국 콘텐츠의 강점은 할리우드 장르 형식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고, 프랑스식 현학을 가미할 재주가 있으며, 국적과 문화를 초월한 공감대를 건드리면서, 한국만의 감성을 녹여낸다는 것이다.

한국의 분단상황은 한반도만의 유일하고 특수한 것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서구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낼 필요가 있다.

가장 손쉬우면서 어려운 것이 ‘인도주의‘다.

영화가 해답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관객들이 그와 관련해 고민하고 답을 찾아갈 것이기에.

영화를 본 누군가의 고민의 산물이 사회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지도 모른다.

류지호는 두 영화의 기획포인트를 가르치고 이끄는 ‘계몽’이 아니라.

‘어젠다(agenda)‘로 잡았다.

단순히 의제(議題) 정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제기된 과제가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영화를 통해 ‘인도주의’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그걸 통해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는...‘


그래서 프로파간다와 예술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또 북미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류지호는 배우들과 또 수행원들과 함께 난민과 관련해 토론을 벌였다.

틈틈이 ‘refugee’라고 명명된 프로젝트 관련 아이디어를 다듬었다.

여담으로 2010년대 중반에 가서 제주도 예맨난민 관련 영화가 개봉하고, 이듬해 다솜미디어의 버라이어티 채널을 통해 북한난민 관련 드라마가 방영된다.


✻ ✻ ✻


한국에서 오너 없는 대표적인 기업이 유일양행이다.

창업주의 유지인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일념으로 전문경영진 체제를 줄곧 유지해 왔다.

12월 결산제약사들은 통상 연말에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회사 비전제시·경영방침을 발표하고, 이사선임안과 배당안 등을 승인시킨다.

유일양행 역시 지난해 연말에 주총을 개최했다.

당시에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0년도 주주총회 역시 별 다른 일이 없다면 연말에 열려야 하는데...


“임시 주주총회 개정을 선언합니다.”


서울 동작구 유일양행 본사4층 대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다.


“오늘 총회에서는 지난 제86회 주주총회에서 통과한 정관변경 내용 중 일부를 수정하는 부분을 의결하고 현금배당 조정을 확정하는 내용입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는 가온투자파트너스의 요청에 의해 열렸다.

유일양행은 지난 제86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사장을 창립 이래 최초로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기로 승인했다.

그를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또 신규이사 3명의 임명을 승인했다.

가장 중요한 의결 내용은 창업자의 이념에 따라서 ‘회장직을 선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정관을 변경해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로 의결한 것이다.

지금까지 유일양행에서 회장에 올랐던 사람은 창업자를 포함해 단 두 명뿐이었다.

1996년 이후로 회장직에 오른 사람이 없었다.

대한민국 기업 역사에서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유일양행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유일한 박사의 경영 원칙에 따라 창업주 일가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회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과 부회장을 선임할 수 없도록 정관을 변경하긴 했는데.

류지호의 성에 차지 않았다.

언제든 정관변경을 통해 회장이 등장할 수도 있었기에.


“정관에 ‘의장을 둘 수 없다‘라는 조항을 새롭게 넣는 것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류지호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가온투자파트너스 대표가 발언을 시작했다.


“유일양행은 IMF 같은 상황이 와도 30년 동안 전 직원 월급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유보금을 자랑하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창업주의 유지에 반해 전문경영인들의 ‘사유화 시도’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와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유 박사님께서는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일념으로 1936년 개인기업이던 유일양행을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했고, 국내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채택하셨습니다. 1969년에 국내에서 두 번째로 주식 상장을 통해 기업공개를 단행했으며, 경영권 상속을 포기하고 전문경영인체제를 정착시켰습니다.”


그런데 머슴주제에 주인행세를 하려는 세력이 꿈틀대고 있었다.

이전 삶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정관을 변경해 의장 자리를 만들더니 그것으로도 모자라 회장과 부회장 자리까지 만들었다.

재벌을 흉내 내려고 했던 것일까.

어떤 전문경영인은 무분별한 투자로 유보금을 많이 까먹더니 퇴직할 때는 직전 사장의 3배 수준(대략 60억 원)의 퇴직금을 챙겼다.

이전 삶에서 해당 인물이 이사회 의장자리까지 꿰차더니 이사회 승인 없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대폭 늘려버렸고, 내부적인 반대해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회사에 투자했다.

결국 사내유보금 상당 부분을 날렸다.

류지호는 그 같은 시도를 꿈도 못 꾸도록 아예 정관에서 ‘회장·부회장과 의장직을 선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갈 수 없도록 확실히 할 생각이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고성이 오가는 꼴불견을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주주들이 이미 정기 주총에서 통과된 정관변경을 손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개진하면서 반대의사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유일양행 ‘사유화’는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조치를 밀어붙였다.

탐탁치 않아 하는 주주들을 위해서는 정기 주총에서 통과됐던 보통주 20%, 우선주 21%에 대한 1,000원 배당을 1,200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안을 새롭게 통과시켰다.


“가온투자파트너스는 올해 배당되는 현금을 전액 R&D에 양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에 상응하는 주식 혹은 어떤 권리도 요구하지 않음을 분명히 합니다.”


유일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에서 유일하게 착한 기업 혹은 존경받는 기업에 꼬박꼬박 이름을 올리는 기업이다.

제약사를 떠나서도 2000년 이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0위 안에서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기업이다.

류지호는 모범이 되는 기업으로써 유일양행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직원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사유화’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관여해서 훼방을 놓을 생각이다.


✻ ✻ ✻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해 감동을 주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 2~3위를 다투는 헨리 게이츠와 에드워드 버펫이 6월 출범시킨 'The Giving Pledge' 캠페인을 통해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재산기부 약속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홈페이지에 재산기부 의사를 밝히는 서한을 공개하는 형식을 취했다. 참여자들이 입을 모아 '기부는 책임이 아니라 특권'이라는 솔직한 이유를 밝혀 주목이 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세계 최고 부자로 알려진 지호 류의 참여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CNN 창업자인 에드윈 터너, 영화감독 조지프 루카스, JHO Company 회장 모리스 메타보이 등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과 달리 미스터 할리우드라는 닉네임으로 더욱 대중들에게 친숙한 지호 류가 빠진 것이 의아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The New York Times.


“내가 Berk-Hath 주식의 1% 이상을 쓴다고 해도 행복과 삶의 질이 높아지거나 커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99%는 다른 이들의 건강과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


에드워드 버펫이 언론에 밝힌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였다.


"많은 재산을 갖게 된 것에 깊이 감사하고 있지만, 그만큼 재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크다. 누군가는 이를 ‘기회‘로 다른 누군가는 이를 ’책임‘이라 하지만, 나와 아내는 이를 특권이라 생각한다.“


PineSoft 창업자 헨리 게이츠와 그의 아내가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의 내용이었다.


“미래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 발전에 내 재산을 쓰고 싶다."


영화감독 조지프 루카스와 제작자 모리스 메타보이의 기부선언 이유였다.

40명의 기부자들의 인터뷰가 소개되며, 미국인에게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총재산이 470억 달러로 세계 3번째 부자인 에드워드 버펫은 지난 2006년 자신의 재산 99%를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또 총재산 530억 달러로 세계 2위 부자인 헨리 게이츠는 지금까지 280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대부분이 자신이 보유한 기업의 주식을 기부했거나 하기로 약속했다.

몇 년 전부터 두 사람은 Forbes가 선정한 세계 100위 억만장자들 가운데 70∼80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그 중 40명에게서 긍정적인 답을 얻어냈다.

그들 40명의 재산 절반만 합해도 최소 1,500억 달러(약 175조 원)가 넘는다.

한국 정부의 2010년 예산이 292조8,000억임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규모다.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헨리 게이츠와 에드워드 버펫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오는 7월에는 중국 부자들과 만찬 회동을 가지기로 했고, 내년 3월에는 인도의 억만장자들과도 만나 재산기부를 권할 예정이다.


- 'The Giving Pledge' 캠페인은 이제 막 시작됐지만, 벌써부터 대단한 결과를 가져왔다. 재산기부 서약을 한 이들이 다시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이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면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 확신한다. 젊은 억만장자들도 이 캠페인에 등장해 주길 기대한다.


에드워드 버펫의 인터뷰가 와전되었다.

특히 ‘젊은 억만장자’라는 표현이 왜곡되어 전해졌다.

특정 인물 즉 류지호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어온 것.

거기에 기부서약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실리콘밸리의 젊은 억만장자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쏟아졌다.

가장 강도가 셌던 것은 류지호를 향한 비난이었다.

각계각층에서 그와 관련한 코멘트가 이어졌다.

류지호는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곧 개봉 예정인 <Christmas Cargo>에 악재로 작용할까봐 트라이-스텔라와 JHO Pictures만 전전긍긍할 뿐.

얼마 안 가서 여론의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4월 발생한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건에 따른 해양 생태계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JHO Company 오너 지호 류가 2억2천600만 달러(약 2,700억 원)를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 해양보전센터에 기부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아직 유출사고 책임자들의 배상과 보험처리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기름 유출로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주민들을 돕기 위해 긴급지원에 나선 것.]

- Washington Post.


[지호 류가 최근 원유유출사고로 심각한 해양오염이 우려되는 멕시코만 심해 서식지 연구, 바다거북 보호 등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프로젝트에도 1억 달러 상당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알려졌다. 해양보전센터는 지호 류의 이번 지원에 대해 ‘대형 기름 유출 참사로부터 대양과 심해 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역사상 가장 거대한 개인 후원’이라며 크게 환영함과 동시에 감사를 전했다.]

- Chicago Tribune.


[지호 류는 2007년 대한민국의 태안 해역에서 발생한 오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에서도 막대한 액수의 기부와 함께 가족들과 직접 갯벌에서 기름을 닦아내는 자원봉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Los Angeles Times.


영국 BP 그룹이 운영하던 원유시추 시설 딥워터호라이즌이 폭발하면서 원유가 바다로 유출돼 심각한 해양 환경오염을 야기한 사건이 바로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다.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으며, 유출이 1,500미터 해저에서 일어난 일이라 사람이 접근하지 못해 기름 유출을 막는 데만 87일이 걸렸다.

정확한 유출량은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적어도 7억 리터는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사고와 관련해 류지호가 3억 달러를 내놓았다.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3억 달러에 가까운 기부를 하는 일은 미국에서 흔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류지호는 매해 수억 달러의 현금을 JHO Foundation을 포함해 J&L Foundation에도 기탁하고 있고, 국내외 각종 비영리재단에도 상당 액수를 기부하고 있다.

28억 달러(약 3조 원).

지난 20여 년간 류지호 개인이 기부한 총액이다.

대부분이 현금이거나 현물이었다.

세계 최고 부자들인 헨리 게이츠와 에드워드 버펫이 자기들이 설립한 자선재단에 주로 유가증권을 기부하는 것과 달리 류지호는 자신이 그 해 벌어들인 소득에서 현금을 뚝 떼어내서 기부를 해오고 있다.

그것도 다양한 분야에서.

심지어 기부한 금액은 거의 전부 필요한 곳에서 즉시 사용되었다.

아이티 지진 피해자나 멕시코 원유 유출 피해자 구제 같이 긴급구호가 필요한 곳에 주로 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류지호의 기부금이 얼마나 어떤 곳에 쓰였는지 누구나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JHO와 J&L Foundation의 운영자료가 연초에 발간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영리 자선재단은 상장기업처럼 기부와 모금 즉 세입과 세출 관련뿐만 아니라, 주요 상근 직원의 연봉 내역까지 세세하게 공개한다.

이윤 추구 목적의 기업 못지않은 전문성을 발휘하는 곳이 미국의 자선재단들이다.

미국에서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개인이 기부금 때문에 소득세 폭탄을 맞는 일은 없다.


[미스터 할리우드는 JHO가 할리우드 빅7에 포함되기 전부터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봉사자다. 많은 고액 기부자들이 농부들이 땅에서 수확한 것을 비료를 통해 다시 땅에 돌려주듯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면, 미스터 할리우드는 자선사업을 사회 환원이 아닌 투자로 보고 있다. 더 나은 환경, 더 나은 인류의 건강, 더 나은 인류의 교육, 더 나은 인류의 식량사정.... 그의 기부는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다.]

- USA Today.


미국 다수의 언론이 'The Giving Pledge'에 참여하지 않은 류지호를 두고 낚시성 비판 기사로 장사를 했다.

이젠 태세를 전환해서 류지호의 그 간의 꾸준한 기부를 칭찬하는 낚시성 기사를 통해 또 다시 장사를 했다.

매스컴에서 하도 왈가왈부하자 류지호가 TV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NBC 간판 뉴스쇼의 앵커가 초대손님 류지호에게 질문했다.


- 'The Giving Pledge'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입니까?

“내 관심사는 기부 선언에 동참하거나 주식을 재단에 기부하는데 있지 않습니다. 미래의 난 망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많은 부를 쌓을 수도 있고. 내가 여러분에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내가 살아갈 시간 동안 지금까지 기부한 것보다 더 많은 액수를 사회의 각 분야에 투자할 것이란 사실입니다. 특히 아동의 교육과 건강 그리고 환경 관련해서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겁니다.”

- 'The Giving Pledge' 캠페인과 다른 노선으로 움직이겠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나는 그렇게 자랐고, 그렇게 배웠습니다.”

- 무슨 의미인지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어린 시절 집안형편이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이웃을 도왔던 부모님을 통해 ‘남을 돕되 자랑하지 마라‘라는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물론 미국의 문화는 다르다는 것도 압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닙니다. 각자의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The Giving Pledge' 캠페인에 더 많은 억만장자들이 동참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 헨리와 에드워드가 벌이는 캠페인이 과시적 성격이 있다고 보시는 군요?

“나는 돈 버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돈이 내 삶을 움직이진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을 도울 때 행복하고 돕지 않을 때 불행합니다. 내가 살아 있는 한 기부를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 .....!

“내가 한 말이 아닙니다.”

- ....아!

“게이츠씨와 버펫씨가 큰 감명을 받았다고. 그 분의 족적을 그대로 밟고 싶다고 누차 밝힌 바로 그 분.”

- 혹시 DFS 면세점 창업자 찰스 F 피니....입니까?

“맞습니다.”


DSP 그룹의 공동 창업자이자 한때는 '돈 많고, 잔인하고, 결단력 있는 갑부‘로 불리며 대중들의 비판의 대상이었던 찰스 F 피니는 35년간 사회에 기부한 돈이 약 8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위대한 사업가이자 기부왕으로 칭송 받고 있다.

그는 몇 해 전부터 매일 11억 원을 기부하고 있다.

죽기 전까지 그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면 그만큼의 액수를 기부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수 조 원의 재산가인 그는 아내와 함께 재단 소유 임대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


- 오너이자 CEO일 때도 12달러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살았고, 이동할 때는 주로 버스를 탔으며 비행기도 항상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고 하죠.


그의 검소한 생활태도 역시 미국인들에게 존경받는 점이다.


“많은 슈퍼리치들이 피니씨를 롤모델이라고 말합니다. 나 역시 존경하는 분 중에 한 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나는 나만의 기부방식과 자선사업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돈만 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자립할 수 있게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고성장 시대에 갖은 방법을 통해 부를 축적한 기성세대와 신흥부자인 미스터 할리우드는 어떤 면에서 다르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후세들에게 물려줄 것이 자신의 돈이 아니라 다른 무엇이라고 보는 겁니까?

“카네기나 피니 같이 재산 모두를 살아 있는 동안 기부할 수 있을지... 음,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명예롭게 죽길 바랄 뿐입니다. 나는 남은 시간 동안 돈을 벌기 위해 내 시간을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 영화작업과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돕는 일에 내 남은 시간을 더 많이 바칠 것임을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 그 말은 혹시 가까운 미래에 기업가로서 또 투자자로서 은퇴를 할 생각이 있다는 뜻입니까?

“사람의 앞날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묘한 뉘앙스를 남기고 류지호는 NBC 생방송 뉴스쇼를 끝마쳤다.


- 현재 미국 억만장자 가운데 가장 가시적이고 막대한 규모의 자선사업을 펼치고 있는 인물을 꼽으라면 헨리 게이츠와 지호 류 두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민간 재단인 게이츠 재단은 헨리 게이츠가 45세에 설립했습니다. 그만한 규모의 재단은 아닐지라도 상당한 규모의 JHO 재단을 지호 류가 겨우 21살 때 처음 설립해 LA지역 저소득층 청소년 지원사업을 오늘 날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LA에서 시작된 청소년센터는 미국 전역을 넘어 아시아, 남미 그리고 현재 아프리카로 확장했습니다. 지호 류는 그가 일군 기업뿐만 아니라, 자선 혹은 사회봉사를 통해 역사상 가장 훌륭하고 모범적인 미국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그 말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어쩌면 지호 류가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자비로운 미국의 자선사업가가 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오늘 그와 나눈 대화 중 가장 인상적인 말은 그 자신만의 기부활동과 자선사업이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만의 자선활동이 어떤 것인지 함께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NBC 뉴스쇼 앵커의 마무리 멘트였다.


작가의말

평안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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