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로소득 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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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산夏山
작품등록일 :
2022.03.30 21:52
최근연재일 :
2022.04.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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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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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연애 사업

DUMMY

똑.똑.똑.


"회장님~"


천연석이 우리집으로 출근을 했다.

정중한 노크 소리는 여전히 잠들어 있는 내 귀에 들릴리 없었다.


"회장님?!"


기척이 없자, 연석이 벨을 눌렀다.

나는 잠옷 바람의 몸을 겨우 일으켰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현관문을 열었다.


"아유~ 이 시간에 누구야?!"

"아침에 일어나는 데로 바로 오라고 해서...."

"아니, 지금 몇 신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시계를 보니, 오전 9시였다.


"연석아~ 너 아직도 대기업 출근 시간 습관대로 살고 있냐?"

"내가 너무 빨리 왔나? 미안하네~ 잠을 깨워서."

"아니야, 잘 왔어~ 아침 먹었어? 라면이나 하나 끓여 먹자."

"그래~ 씻고 와. 내가 끓일 게~"

"그럴래? 나 좀 씻고 잠 좀 깰게."


연석을 집까지 부른 이유는, 까먹기 전에 진행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 였다.

어제부로 강남에 술집을 차리고 조폭을 배치해서 세력을 넓혀 나갈 결정을 덜컥 내려버렸다.

평생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왔지만, 뒷세계가 만만치 않다는 점은 알고 있다.


한 마디로, 빽이 든든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돈 밖에 없다.

돈으로도 어떻게든 수습은 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구차해진다.


미리미리 관계를 구입하고, 권력의 인프라를 구축해 놓아야 한다.

음지와 양지의 원활한 선순환 작용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신라면이랑 진라면 있는 데 어떤거로 끓일까? 달걀은?!"


샤워 중인 나를 향해 연석이가 큰 소리로 물었다.

막 샴푸 거품으로 머리를 적시는 중이었다.


"진라면에 라면 넣어주라~!"


샤워를 마치고, 거울 앞에 섰다.

몸매가 아주 그럴싸하다.

신형석에게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은지도 어느덧 6개월 째.


'이 정도면 안 넘어올 여자가 없겠는데?'


자신감이 아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었다.

슬슬 진이경 외에 제대로 여자를 사귈 때가 되긴 했다.

여지껏 진이경은 따로 연락이 없었다.


"오우~ 냄새 좋아. 일단 라면부터 흡입하고 커피 한 잔 하면서 얘기하자."

"불기 전에 얼른 먹어~"

"음~ 딱 좋아. 따로 조리법이 있는 건가?"

"봉지에 쓰여 있는 조립법 대로 정직하게ㅎㅎ"

"그래~ 역시 정석대로 가야지."


라면을 먹으면서, 커피는 배달을 시켰다.


.

.

.


쌉싸름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본론으로 넘어갔다.


"돈만 없는 놈들, 능력은 있는 데 딱! 돈 버는 방법만 모르는 놈들로 발굴하는 거야."

"돈 없이 오래 살아서 신념이나 낭만도 좀 사라진 상태이면 베스트겠네."

"그렇지~ 말이 통해야 되니까. 세상을 바꾸겠다, 이런 혁명가들 말고 행복을 좇는 사람들이 필요한 거야."

"장르는?"

"주종 불문. 장르 불문. 실력 있고 영향력 생길 수 있는 건 가리지 말고."

"정치인도?"

"정치인은 제일 끝판왕으로 가자. 처음부터 우리가 키울 수 있는 캐릭터로."

"그러면 검사 수준?"

"그래. 변호사, 검사, 판사, 경찰, 운동 선수, 작가, 감독, PD, 교수... 등등등! 매주 한 명씩 계약을 맺는다는 마음으로, 섭외하자."

"일종의 재단을 만들자는 거지?"

"그래, 문제 생기고 나서 뒷돈 챙겨주는 방식 말고. 미리 미리 우리 패밀리로 만들어 놓자는 거지. 필요하면 로비스트도 쓰고 그래. 각 분야마다 챙겨줘야 할 마음가짐이 다를테니까."

"오케이. 이제 확장성을 띠고 뻗어나가 볼 게."


담배를 한 대 피어 물었다.


후~


"딱. 딱. 명확하게 계약 관계로 맺어서 묶어 놓으려 하지 말고, 선의에 의해서~ 사람이 좋아서 투자하는 느낌으로 가자. 그래야 서로 정 주고, 마음 주고 다 하지."

"오케이. 맥락 이해 했어. 구시대적으로 말고 신세대적으로 진행시켜 볼게."

"그래, 핵심은 우리가 만든 패밀리가 적극적으로 서로를 지켜주는 아름다운 그림인 거야."


후~


역시 라면 먹고 커피 마시며 식후땡이 최고네.

인생이 뭐 별건가.

자극적인 일도 해가면서, 욕구를 풀어가며 사는 거지.


"연석아~ 우리 나이 때 여자를 사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왜? 요즘 외로워졌어?"

"더 늙기 전에 연애도 좀 해야 하지 않겠냐? 너는 안 해?"

"나는 하고 있지~"

"하~ 이 새끼. 지는 할 거 다 하면서."

"여자 친구한테 한 번 친구들 리스트 받아 볼게."

"연하?"

"우리랑 9살 차이."

"대단한 새끼네. 이거."

"오늘은 일정 뭐 있어?"

"왜 오늘 당장 메이드 되는 건가?"

"안 될 것 도 없지."

"콜."


연석이 그 자리에서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주 좋은 자세다.


***


점심을 먹기 전에 피부샵에 들렸다.

확실히 피부는 돈을 쏟아부을 수록 매끈해지고 뽀얘졌다.

아무래도 집에 전용 피부마사지사를 둬야 할 듯 하다.


점심으로는 스시집에 가서 런치를 먹었다.

부대끼는 걸 먹고 싶지 않았다.


미용실에 들렸다가 옷을 좀 샀다.

9살 차이 애들을 만난다고 괜히 젊은이 흉내내는 옷을 샀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어른스러움과 고급스러움으로 어필해야 한다.

범접할 수 없는 어려움 속에서 동경과 존경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어느새 저녁 6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건희야~"

"어~ 연석아."


오랜만에 회장님이 아닌 내 본명을 불러주는 천연석.

옆에는 26살의 어린 여자 친구가 함께 였다.


"여기는 차연경. 내 여자친구고, 여기는 강건희~ 요새 잘 나가는 회장님."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이뻤다.

돈을 벌기 전의 천연석이 만났던 여자친구들과는 급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기대감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있다가 어떤 친구들이 올까.

오랜만에 연애 감정이 뿜뿜 올라왔다.


.

.

.


미리 예약해 놓은 이자카야의 룸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요즘 20대라 그런지 차연경은 발랄했다.

메뉴를 보자마자 들떠서 식탐을 드러냈다.


"대박. 소고기 타다끼 맛있겠다! 나가사끼 짬뽕탕도!"

"다 시키세요~ 드시고 싶은 거. 오늘 제가 쏠 거라서."


연석이가 귀여운 듯이 차연경을 바라보다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민망하게 웃어 보였다.


"술은 뭐 마실래? 사케? 소주? 소맥?"

"일단 갈증나니까 소맥부터 갈까요?"

"오~ 좋습니다."


빼지 않는 스타일이라 마음에 들었다.

그때 입구에서 여자 두 명이 들어와 두리번 거렸다.

그중 한 명은 거의 모델급으로 예뻤다.


"어?! 제 친구들 왔네요. 현이야 여기여기!"


이게 얼마만에 해보는 미팅인가.

물론 대놓고 그런 컨셉으로 만나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좋았다.


다들 주당들이었고, 자리는 금새 무르익었다.

소맥에서, 소주로. 다시 사케로.


"자~ 짠!!"

"짠! 짠! 짠!"


돈이 없을 때는, 비싼 안주에 끝도 없이 늘어가는 술병들을 보며 불안하고 부담스러워 했었다.

가난은 참 연애의 큰 벽이다.


지금은 그저 즐거울 뿐.

룸살롱에 비하면 그저 참새 모이 수준의 비용이 나올 것이다.


차연경의 친구 두 명 중 예뻤던 한 명은 실제로 모델이 맞았다.

이름은 한현이.

소속사가 있거나 하지는 않고, 간간이 알바 삼아 의류 쇼핑몰의 모델 일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진짜 꿈은 배우가 되는 거에요. 모델 일은 용돈 벌려고 하는 거니까."

"현이 씨. 배우 해도 손색이 없을 듯 해요. 매력이 있어, 아주."

"연기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거든요~"

"내가 엔터 업계에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친한 감독들은 있어서. 같이 일해 보고 하면 좋겠네요."

"정말요? 저는 너~무 좋죠! 오빠, 저는 진심이에요. 진짜 지금 바로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아~ 이렇게 번호 따이는 건가?"


번호를 딴 거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날 한현이는 나와 함께 우리집에 와서 자고 갔다.


2차로 간 맥주집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석이와 여자친구 그리고 또 한 명 이름도 기억 안나는 여자애가 눈치 있게 자리를 빠져 주었고, 나와 한현이만 남겨졌다.


한현이는 우리집에 가서 한 잔 더하자며, 당돌하게 대쉬를 해왔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한 우리는 서로의 입술을 마셨다.


너무나 오랜만에 여자와 관계를 갖는 것이었다.

더구나 확실히 젊음은 달랐다.


과음을 한 탓에 잘 안 될까 걱정했었지만, 다행히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었다.


***


아침에 눈을 뜨니 나도 알몸, 현이도 알몸이었다.

이미 여름이 코 앞이라, 이불도 거의 안 걸친 상태였다.


다시 봐도 현이의 얼굴은 세련됐고, 몸매는 예술이었다.


"으음.... 오빠 깼어?"

"숙취 있어?"

"아니~ 괜찮아. 근데 조금 졸려."

"어어. 더 자. 오빠는 나가서 잠깐 일 좀 보고 있을게."

"왜~ 오빠 바빠?"

"아니 급한 건 아닌데."

"그럼 우리 오늘 뭐해?"


나도 모르게 헤벌쭉 웃음이 나와버렸다.

오늘 뭐하냐니.

자연스럽게 1일인 것인가.


"뭐하고 싶은데?"

"바다 보러 가자~"

"동해? 서해? 아니면 남해?"

"어디든~ 오빠랑 같이 가면 좋을 거 같아."

"그럼... 해외로 가자."

"진짜?!"


졸리다던 한현이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순간 노출된 상반신에 눈길이 갈뻔 한 걸 겨우 참았다.


"몸만 있으면 어딜 못 가겠어? 비행기 티켓 알아보자."

"대박. 오빠 진짜 대박이다."

"좋은 의미지?"


한현이가 나를 껴안고 뽀뽀를 했다.

결국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한현이를 침대에 뉘였다.

열심히 운동해서 다져놓은 근육들이 제 몫을 확실해 해내고 있었다.


.

.

.


오키나와 행 왕복 일등석 항공권 2장을 끊었다.

한 사람당 170만원.

항공권만 총 345만원.


바다 보러 가자는 한 마디에 떠난 일본의 오키나와에서 한현이와 나는 3박 4일 동안 커플이 된 기념식을 제대로 치렀다.

프라이빗 수영장이 딸린 리조트에서 숙박을 했고, 룸서비스로 대부분의 식사와 술을 해결했다.


유일하게 밖에 나갔을 땐, 택시를 타고 나가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경험했다.

둘다 초짜라서 거의 서로 놀리며 웃다가 온 거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 인생 최고의 우동 맛집에서 두 그릇을 먹었다.


솔직히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까지 너무 좋았고, 하늘도 바다도 거의 물감처럼 파란 색깔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공항에서 진이경에게 문자가 왔다.


:> 어디야?

:> 나, 지금 오키나와.

:> 응? 누구랑? 사업차 간 거야?

:> 일 때문은 아니고 여자 친구랑 왔어~


연애한다는 말에 진이경은 답장을 바로 보내지 않았다.

나는 이상하게 이 균열이 가는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젊은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갑자기 진이경을 쳐낼 생각은 없다.

진이경에 대한 내 마음은 훨씬 더 깊고, 진지하다.


:> 언제와?

:> 오늘. 지금 공항이야~

:> 저녁에 볼 수 있어?


"오빠, 뭐가 이렇게 재밌어? 같이 보자ㅎㅎ"

"어?! 아니, 갑자기 웃긴 생각이 나서."


오늘 밤엔 진이경과 재밌을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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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제28화 우리가! 남이가! +2 22.04.28 41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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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4화 인생은 성공한 사람에겐 놀이터 22.04.23 1,212 10 13쪽
22 제23화 쓰리썸 +3 22.04.22 970 11 12쪽
21 제22화 욕망에 눈 뜬 자들 22.04.21 750 10 11쪽
20 제21화 뜨거운 밤 +2 22.04.21 805 13 12쪽
» 제20화 연애 사업 22.04.20 775 11 12쪽
18 제19화 음지의 세계 22.04.19 765 11 12쪽
17 제18화 스폰 놀이 22.04.18 834 12 11쪽
16 제17화 노는 물이 달라짐 22.04.16 831 11 13쪽
15 제16화 얀커르 벤처스 +1 22.04.15 888 17 14쪽
14 제15화 세상에서 가장 바쁜 인간 22.04.14 925 15 12쪽
13 제14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22.04.13 954 14 12쪽
12 제13화 캐릭터 설정 +3 22.04.12 1,039 17 13쪽
11 제12화 나는 죽어도 이 기회 못 놓친다 +1 22.04.11 1,073 15 13쪽
10 제11화 우정 콘서트 +1 22.04.09 1,15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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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4화 자격지심 +2 22.04.01 1,751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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