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로소득 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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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산夏山
작품등록일 :
2022.03.30 21:52
최근연재일 :
2022.04.30 13:21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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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83
추천수 :
425
글자수 :
165,575

작성
22.04.2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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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1화 뜨거운 밤

DUMMY

행복했던 오키나와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간단히 공항에서 갈비탕으로 요기를 한 뒤 게이트를 나와 택시를 잡았다.


"당산역 쪽 들렸다가 광화문으로 갈게요."

"오빠, 집으로 안 가?"

"응. 여행 가있는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이 좀 쌓여서. 미팅 하나 잡혔어."

"힝. 고생이다."


한현이가 내 얼굴을 쓰다듬은 뒤, 볼에 쪽 하고 뽀뽀를 해주었다.

택시 기사님이 부러운지 백미러를 통해 힐끔 거리며 지켜보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기사님. 운전에 집중해 주세요."

"아. 예~."

"천천히 안전 운전 부탁드립니다."


여독이 쌓였는지, 한현이는 내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금새 당산역에 도착했고, 내려준 뒤 나도 잠시 눈을 붙였다.


이동중에 천연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서울 왔다."

"재밌게 놀다 오셨습니까. 회장님."

"너무 재밌었다.ㅎㅎ"

"저는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성과가 좀 있었습니까?"

"널린 게 변호사라서 리스트업 해놨으니 보고 골라주면 될 것 같고, 검사는 좀더 라인 점검 중이고, 경찰은 아무래도 우리 술집 관할서 쪽 담당 형사를 구슬리는 쪽으로 공부중."

"혼자서 좀 벅차겠네. 사람 좀 뽑아서 써. 너무 진행비 아끼려 하지 말고."

"돈 아낄려고 안 쓰겠냐? 믿을만한 놈으로 제대로 뽑으려고 하는 거지."


끼이익.


"손님. 도착했습니다."

"예. 여기 카드 있습니다. 일단 나 이제 미팅 들어가 봐야 해서, 사람 좀 추려지면 같이 만나서 결정하자구."

"오케이. 그럼 들어가십쇼, 회장님."


택시에서 내리자 바로 시티즌 호텔 입구가 보였다.

진이경의 싱글 침대에서 쫓겨났던 바로 그 곳에 다시 오게 되었다.

의미심장하다.

같은 실수는 두 번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찰리 BAR로 입장했다.


***


진이경은 먼저 도착해서 마티니를 마시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텐더에게 손짓을 해서 나도 같은 것을 한 잔 주문했다.


"일찍 왔어?"

"아니, 한 15분?"


진이경은 오늘따라 유난히 예쁘게 화장도 하고, 스타일리쉬해 보였다.


"뭐야. 어디 갔다 왔어?"

"아니. 왜?"

"너무 예뻐서."

"그래? 집에서 바로 온 거야."


진이경은 술을 빠르게 마셨다.

말수도 적고, 표정도 그렇게 밝아 보이지 않았다.

설마 내가 여자친구 사귀었다고 이러는 건 아니겠지?


"위로 올라갈래? 방 잡아 놨는데."

"그럴까? 좀 피곤한 거 아니지?"

"술기운은 좀 오르는데, 괜찮아. 너가 여행 다녀와서 피곤한 거 아니야?"

"에이~ 뭐. 놀다 왔는데."


방으로 들어가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침대였다.

저번처럼 싱글 침대가 나란히 놓인 트윈룸이 아니었다.

킹 사이즈는 되보이는 널찍한 더블 침대 하나만 놓여 있을 뿐.


"뭐 좀 시킬까?"

"여기까지 왔는데 감자 트러플 피자는 먹고 가야 겠지?"

"좋아."

"맛있는 거 먹기 전에 한 가지만 묻자."

"뭔데?"

"오늘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좀 이상한데, 평소랑 달라 분위기가."


진이경이 대답없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안 되겠다. 나 샤워 좀 하고 올게."

"지금?"


진이경은 내 반응은 신경도 쓰지 않고 샤워실로 들어가 버렸다.

이러다 오늘 무슨 일이 나겠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진이경이 샤워를 마친 뒤, 가운을 안 걸치고 알몸으로 그냥 걸어나왔다.

머리도 축축하게 말리다가 만 채 였다.


"너 왜 이래? 취했어?"

"하... 오늘은 샤워를 해도 술이 안 깨네."


나는 얼른 샤워실로 들어가 가운을 가져다가 진이경에 입혀 주었다.


"너도 씻고와. 저번처럼 그냥 잠들지 말고."


이쯤되면 나도 같이 합을 맞추거나, 아니면 이 방에서 나가거나 둘 중 하나였다.


"금방 씻고 올게. 피곤하면 먼저 좀 쉬고 있어."


오키나와에 있는 2박 3일 내내 한현이와 그렇게 해놓고, 남아 있는 성욕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첫사랑에 대한 오랜 판타지가 실현되려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나는 생각을 좀 더 정리하고, 술을 깨기 위해 열심히 샤워를 했다.


'진이경은 유부녀다. 그것도 딸까지 딸린 애 엄마. 지금 우리의 관계를 사랑으로 묶기에 오버다. 서로에 대한 호감이 술기운에 조금 더 진척이 되어 충동적으로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일 뿐. 한 번 뿐인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니 너무 부담 갖지 말자. 진이경이 먼저 신호를 보낸 것이다.'


진이경은 먼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려 이불을 걷어내자, 진이경은 알몸 상태였다.

나는 급 흥분 상태가 되어버렸다.


"오늘도 여자 친구랑 했어?"

"아니, 아침 일찍 서울 오기 바빴지, 뭐."

"그럼 오늘은 나랑 하자."


말로써 하는 대화는 여기까지 였다.

그렇게 진이경과 몸의 대화를 시작했다.

밤새도록 한 번도 아닌 네 번이나.

확실히 진이경은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


뜨거운 밤을 지나 아침이 밝았다.

진이경과 나는 일어나서 다 식은 감자 트러플 피자를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식어도 맛있네."

"그러게. 커피 좀 시킬까?"

"그러자."

"잠 좀 깨면, 씻고 골프장으로 같이 가면 돼."

"골프장?"

"레이킴 씨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너한테 소개시켜 줄 사람이랑 같이."

"아니, 그런 걸 미리 얘기를 안 해주고."

"나도 오늘 일어나 보니 문자가 그렇게 와있네."

"몇 시 약속인데?"

"11시까지 스카이밸리CC."

"그게 어딘데? 그리고 나는 골프 칠 줄도 몰라."


진이경이 굉장히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잠시 바라보았다.

어쩌라고. 골프를 쳐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려. 내 차 타고 같이 가자."

"늘 이런 식인 건가?"

"뭐, 좀. 그런 편이지. 아쉬울 게 없는 입장이니까. 투자 받고 싶은 사람들이 늘 맞춰주기도 하고."

"나는 투자자인데, 좀 어이가 없네."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나도 사실 가기 싫거든."

"남편이랑 싸웠니?"

"응."


뭐야. 남편이랑 싸우고, 홧김에 나랑 원나잇을 한 건가.

그리고나서 나를 데리고 같이 골프를 치러 가는 상황이라.

교양 있는 척들은 다 하더니, 이거 순 개막장들이구만.


"어제 우리 일은 그냥 일회성으로 넘어가는 거지?"

"무슨 일? 너랑 나랑 잔 거? 레이킴 씨 한테 다 얘기할 건데?"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졌다.

이거 뭐 레이킴이랑 짜고 나한테 무슨 짓거리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감이 안 잡혔다.


"농담이야. 너 순간 찌질하게 굴뻔 한 거 티 다났다?"

"진짜.... 이런 걸로 장난치지 말아줄래?"

"그러는 너는 어제 일 여자친구한테 얘기하려 그랬어?"

"말을 말자, 말을 말어."


진이경이 이제서야 환하게 웃었다.

나도 어이가 없어서 같이 웃고 말았다.


***


진이경의 차는 핑크색 포르쉐였다.

내 기준에서는 파격적인 디자인.

내가 직접 끌고 다니긴 부담스러웠지만 여자가 타기엔 간지가 작살이었다.


"오, 나 포르쉐 처음 타본다."

"너가 운전할래?"

"아유, 됐어요. 약속 시간 늦겠다, 얼른 가자."


부르르르르릉.

역시 스포츠카는 배기음부터가 다르구나.

그러면 뭐하나. 교통체증으로 서울을 빠져나가는 데만 40분이 걸렸다.


길이 뚫리자 진이경이 꽤 속력을 높였다.

나는 그런 진이경의 모습이 섹시해서, 괜히 어젯밤을 다시 상기시켜 보았다.

자연스레 진이경의 허벅지로 손이 올라갔다.

진이경이 운전에 집중한 척 제지하지 않자, 이번에는 슬며시 손을 더 올려 가슴 쪽을 만져 보았다.


부아아아아앙. 끼이이이이이익.

진이경이 갓길에 차를 세웠다.

나는 이러다 뺨 맞는 거 아닌가 조금 쫄았다.


진이경이 팔을 뻗어 내 안전 벨트를 풀어 버렸다.

설마 여기서 내리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진이경이 이번에는 자신의 안전 벨트를 풀더니 차에서 내렸다.

그러더니 한바퀴 돌아 조수석의 문을 열더니 내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어... 어어."

"왜? 하고 싶은 거 아니었어?"


진이경이 조수석의 내 몸 위로 올라탔다.

스포츠카는 너무 좁아서 불편했지만, 나름 흥분되는 스릴이 있었다.


맨 정신에 하니까 더 미치겠네.

진이경 때문에 지난 며칠, 한현이와 보냈던 시간들이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워져 버렸다.

나이와 경험의 차이라고 하기엔 본질적으로 상대가 안 됐다.


상황이 종료되자, 진이경은 쿨하게 다시 운전석에 앉아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어제는 내가 주도적으로 공격수 역할을 했다면, 오늘 운전대를 잡은 진이경이 턴을 이어 받은 기분이었다.

골프장에 도착하는 동안 우리는 말없이 각자의 기분에 빠져 있었다.


***


"여기는 내가 말했던 강건희 대표님. 이쪽은 VR 사업 쪽으로 스타트업 창업한 김진명 대표."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젊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나만 빼고 다 골프복 차림이었다.

그냥 골프는 사업하려면 기본 세팅이구나. 조만간 배우긴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너무 급하게 연락을 드렸죠? 사실 이미 오전에 라운딩을 한 바퀴 돌고 오긴 해서, 이쯤에서 골프는 접고. 함께 식사를 하러 가시면 어떨까요?"

"좋습니다."


이러려고 여기까지 불렀다고?

내가 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욕구를 풀었으니까 참는다.


"여기 근처에 기막힌 삼계탕 집이 하나 있어요. 토종닭에다가 좋은 한약재들 다 우겨넣고 푹 삶아서 아주 먹는 순간 몸이 뜨끈뜨끈해집니다."


스타트업 대표라는 친구가 표현이 아주 구수했다.

며칠 간 너무 몸을 썼더니 보양식이 땡기던 찰나였다.


"삼계탕에 인삼주 한 잔 하러 가시죠."

"그럼 식당에서 바로 만나시는 걸로."

"예. 있다 뵐게요."


로비에서 진이경이 나에게 포르쉐 차키를 건넸다.

그리고 진이경은 레이킴의 차로 함께 이동했다.

기분이 묘했다.

내가 뭐, 숨겨진 내연남이나 세컨드 뭐 그런 것도 아닌데.


부아아아아앙.

이참에 포르쉐 시승식이나 제대로 해보자.


VR 뭐시기 스타트업 대표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관심 없다.

오늘 삼계탕을 다 먹고 나면, 나는 그에게 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천연석에게 연락처를 넘겨서 진행 시키면 그만이다.


나는 레이킴과의 관계 지속이 핵심이다.

관련 사업 진행은 그저 거들 뿐.


천연석에게 레이킴 회사에 대해 조사를 시킨 뒤 알게 된 점은, 그에 어마어마한 수익률이었다.

일례로 2009년에 85억원을 투자한 게임사 크로프톤의 경우, 현재 지분 가치가 9200억 원으로 뛰었다. 100배가 넘는 수익률인 것이다.

그 외에 자잘자잘한 것들도 기본 몇백억 대 수익을 기록하고 있었다.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들까지 한다면, 레이킴이 회사를 굴린 근 10년 간 벌어들인 총 자산은 조단위에 가까울 수도 있어 보였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자산가가 왜 나를 마음에 들어 했을까?

그리고 왜 자신의 마누라가 나와 놀아나도록 이렇게 냅두는 것일까?


상황은 점점 더 뻔뻔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삼계탕 집에 도착하자, 레이킴과 김진명 대표가 담배를 피우고 있어 나도 합류했다.

진이경은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나누는 대화는 가관이었다.


"그래서 대표님은 애인 없으세요?"

"애인이요? 방금 저 식당으로 들어갔잖아요."

"아? 저는 사모님이신 줄."

"무슨~ 내 나이가 몇 인데. 집사람이 저렇게 젊겠어요."


레이킴은 애인의 존재를 당당히 밝히고 있었다.

진이경은 본처가 아니었던 것이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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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어흥이라네
    작성일
    22.04.21 02:59
    No. 1

    뭔가 돈에 취해서 점점 거만해지는 주인공
    간만에 괜찮네요
    진짜 솔직한 대한민국 남자같아서
    재미있어요 확실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여름산夏山
    작성일
    22.04.21 10:41
    No. 2

    이제 본격적으로 주인공의 행보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힘이 되는 댓글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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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16화 얀커르 벤처스 +1 22.04.15 888 17 14쪽
14 제15화 세상에서 가장 바쁜 인간 22.04.14 925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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