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로소득 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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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산夏山
작품등록일 :
2022.03.30 21:52
최근연재일 :
2022.04.30 13:2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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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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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6화 자유이용권

DUMMY

화영이 가게는 거의 완성 단계에 와있었다.


- 캐비닛

- 바스티앙

- 포인트


"오빠, 이 셋 중에 이름이 어떤 게 제일 나은 거 같아?"

"니가 생각한 거냐?"

"아니, 아는 미국 유학파 오빠랑 같이 고민해 본 거야."

"캐비닛 괜찮네. 여기다가 사람도, 돈도 잘 보관해 보자."

"오! 그치 오빠. 나도 캐비닛 괜찮다고 생각했어. 그걸로 간판 달아야 겠다."


내 팔자에 룸살롱 개업 투자라니.

일종의 사회적 권력망을 다지기 위한 제대로 된 아지트가 하나 생긴 셈이었다.

여기로 데려올 정치인, 사업가, 셀럽들의 모습들을 떠올려 보니 뿌듯했다.

단, 내 가게라는 이미지는 좋지 않다. 여기는 화영이와 김택호의 가게여야 한다.


"쩜오로 가는 거지?"

"에이, 오빠. 내가 친한 애들 많이 물고 올 수 있어. 텐프로는 아니더라도 하이 쩜오라고 치자."

"그럼 주대가 더 비싸지는 건가? 물 좋은 애들로 쪽수 감당할 수 있겠어?"

"텐프로까지는 아니지만 와꾸 괜찮은 아가씨들 더블이 허용되서 한 번에 네 테이블까지 돌 수 있어. 손님 입장에서는 맘에 드는 아가씨 계속 묶어 놓으려면 금액 추가 되는 거지. 지금까지 얘기된 애들은 20명 정도인데, 추가로 면접 보는 중이야. 조금씩 늘려가야지."

"흠. 술값은 너 예전 있던 데랑 비슷하고?"

"그렇지 뭐. 좀 괜찮은 거 기준을 200만 원 내외로 잡고, 아래로도 캐주얼한 거 기본 깔고 위로는 로얄 살루트 38년 같은 거 700 정도."

"오케이. 일단 너가 잘 아는 분야니까 어련히 잘 할 거라고 믿는다."

"그래~ 너무 걱정마. 오빠."


화영이는 확실히 머리가 빈 애는 아니라서, 기회가 온 만큼 노력해서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건 의심하지 않는다.

문제가 생겨도 김택호 쪽일 것이다. 이제 막 서울에 올라와서 강남 세력들과 이권 다툼 싸움이라도 일어난다면, 큰 피를 흘려야 할 것이기에.

물론 내가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싸움은 항상 조심해야 하지만, 일단 휘말리곤 난 다음에는 판을 뒤흔들 정도로 상대를 조져나야 평화가 찾아오는 법이다.

그때부터 진정한 본게임이 시작될 것이다.


"그런데 자리 잡고 푼돈 버는 거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애들 관리, 손님 관리에 더 눈을 키워봐."

"영업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 하고 싶은 거지?"


화영이 가게를 쩜오로 유지하는 걸로는 그저 돈벌이 수단 밖에 안 된다. 어설프게 돈 쓰는 어중이 떠중이들만 몰려들 게 뻔하기 때문이다.


"너는 혹시 업계에 롤모델이 있어?"

"음... 처음 일할 때 진마담이라고, 그 언니 보면서 많이 배웠었지."

"물장사 계속 할려면, 그래도 일프로는 해봐야 하지 않겠니?"

"일프로? 그거 너무 오버 아니야?"

"내 너 이런 반응일 줄 알았다."

"프라이빗하게 대한민국 1%들 상대하려면, 이 업계 에이스들 긁어와야 되고 연예인 지망생, 모델들 수급이 계속 가능해야 돼. 오빠. 그거 쉬운 일 아니야."

"당장 하라는 건 아니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만큼은 도와줄 테니까. 너도 미리미리 준비를 하란 말이야. 책도 보고, 뉴스도 좀 보고. 골프 같이 칠 만한 손님들로 좀 가려서 친해지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

"진짜 꿈이 큰 남자야. 우리 건희 오빠. 왜 이렇게 멋있지?"

"멋있으면 오늘 한 번 주던가?"

"그럴까?"


둘 다 술이 안 취했는데도 갑자기 분위기가 화끈해졌다.

화영이는 이제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믿을 것이며, 어떤 요구를 하든 따를 것이다.

소곱창으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

흐뭇한 추억에 잠겨 있는 동안, 이미 화영이는 내 바지춤을 푸르며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풋풋한 매력은 없었지만, 확실히 기술이 좋았다.

때로는 이렇게 적나라한 욕구 해소 방법도 쾌감의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


주 2회 정도 골프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골프 좋아하는 레이킴이 돈을 어떻게 쓰고 다니는지 더 자세히 붙어서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는 진이경 한 명 뿐인 것인지, 아니면 몇 채의 아파트 속에 스타일 별로 숨어 살고 있는지.

투자로 번 돈을 어디에 재투자하고, 후원하고 다니는지 등등.


"자세가 많이 좋아지셨어요."

"그래요? 제가 운동 신경이 있었나 보네요."

"센스가 있으신 거죠."


강남 쪽 괜찮은 연습장의 골프 레슨비는 연습장 대여비까지 하면 회차당 20만원 정도였다.

한 달에 8회면 100만원. 서민들에게는 많이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나는 이제 서민도 아니지만 당연히 공짜로 배우고 있다. 그것도 평생 무료.

이 골프장 주인에게 행운의 로또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연습장 대표 이름은 박은결.

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쉽 3위 입상을 시작으로 KLPGA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던 실력파 여자 프로 골퍼이다.

지금은 조기 은퇴를 하고 나를 만나 골프 연습장 사장님이 되셨다.

물론 내 관심은 그녀의 실력보다는 외모였다.

연예인이나 모델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건강미가 물씬 풍기는 각선미와 구릿빛 피부에서 느껴지는 섹시함이 돋보였다.

자세를 교정해 주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그녀와의 스킨십은, 연습장으로 부지런히 출근할 수 있는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되었다.


"미래 에너지 곧 공모주 청약 시작된다고 하네요. 여의도 손님이 한 명 있는데, 자신있게 넣는 만큼 버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회장님도 심심하시면 용돈 좀 벌어보세요."

"주식은 귀찮아. 넣었다 뺐다. 힘 빠져."


골프 레슨을 마친 뒤에는 박은결과 커피 한 잔을 하며 잠시 수다를 떤다.

어떤 손님들이 왔다 갔는지, 요즘 화젯거리는 뭐가 있는지 등등.

필드에 나가지 않더라도 수다 좋아하는 골프 쟁이들이라 의외로 재밌는 얘기와 정보들이 흘러 나온다.

주식 정보 같은 거는 그저 듣고 흘렸지만, 정치인들이나 신사업 관련 얘기는 주워 듣는 편이었다.


"내년이면 곧 대선이라. 여기저기 다들 발바닥이 땀나게 움직이고 있나 봐요. 저는 근데 정치는 잘 몰라서."

"대선이라. 모든 이권이 그쪽으로 다 연결이 될 테니까. 다들 5년마다 거기에 목숨 거는 거지."

"회장님도 정치에 관심 있으세요?"

"그럼. 이 세상에 정치 아닌게 어디 있겠어. 박프로도 천천히 관심 좀 가지고. 들려 오는 얘기 있으면 잘 들었다가 공유도 잘 해주고."

"네. 그럴게요. 오늘도 바로 피부샵으로 가시나요?"

"가야지. 이게 피부 관리 받으면서 잠깐 잠드는 게 아주 꿀잠이야."

"피부 많이 좋아지셨어요."

"그래? 하하하."


이상하게 박은결과 대화를 하다보면, 아재처럼 말하게 된다.

확실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사람은 영향을 받고, 케미라는 게 생겨나는 것 같다.

대놓고 회장님 대우를 해주는 사람과 천연석, 진이경, 화영이 처럼 친구 관계인 경우가 다르다.

내 행동과 말, 태도가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박은결과 포옹을 하며 인사한 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피부샵으로 이동했다.

잠깐의 낮잠은 일상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고, 이왕지사 피부 관리는 사람의 매력치를 높여주는 데 큰 몫을 한다.


"어서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원장님께 말씀드릴게요."


인포부터 반갑게 나를 맞이한다.

방으로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가운으로 갈아입고 누웠다.


"회장님 오셨습니까?"

"네~ 최원장. 별 일 없으시죠?"

"그럼요. 회장님 덕분에 손님들도 계속 늘어나는 기분이에요."

"기분이라니! 이게 다 내가 선물한 행운 때문인 거에요."

"암요. 암요. 그래서 오늘 특별히 프랑스제 신제품으로 쫀쫀하게 피부 톤업 해드릴 예정입니다."

"잘 부탁할게요. 저는 잠깐 눈 좀 붙이겠습니다."

"예. 편히 쉬세요."


나에게 행운의 로또를 선물 받은 패밀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었고, 그렇게 나의 왕국은 점점 확장되고 있었다.

마치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자유 이용권'을 끊고 살아가는 기분이었다.

어디를 가든 특급 대우와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권리.


누군가 말했듯 세상은 점점 민주적이고, 인류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다.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군주와 왕, 제국주의의 침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자본과 정치라는 도구를 통해 더욱더 은밀하게 그 세력을 확장하고, 더 매끄러운 방식으로 권력의 달콤한 맛을 누리고 있다.


인생 경영.

경영이란 결국 아랫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다.

가장 좋은 동기는 '돈'일 것이며, 그 다음 동기는 '꿈'일 것이다.

나는 그 두 가지를 모두, 너무도 쉽게 선물해 주는 사람이다.

나 같은 군주가 있으면, 나라도 따르고 싶겠다!


"회장님, 마사지는 끝나셨구요. 잠시 누워 계시면 마무리 서비스 진행해 드리겠습니다."

"역시, 원장님 손맛은 자장가 같아요. 잘 잤습니다."


원장의 피부 관리가 끝나고 나면, 아까 나에게 반갑게 인사했던 인포의 젊은 여자가 들어와서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여 준다.

이번에는 얼굴이 아닌 남자의 중요 부위를 부드럽게 터치해주는 혈액 순환을 위한 서비스랄까.

나는 한 번도 먼저 요구한 적이 없었지만, 어느날부터 원장이 나만을 위해 준비한 스페셜 코스라면서 시행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연스럽게 디폴트 값이 되었다.


"나날이 터치 기술이 좋아지시네요."

"월급이 올랐으니 더 열심히 해야죠."

"어유, 월급이 오르셨구나. 축하드려요."


쾌감으로 마무리 한 뒤, 샤워실에서 몸을 씻고 나오면 비타민 영양제와 시원한 물 한 컵이 준비되어 있다.

원샷을 때리고 피부샵을 나오면, 천연석이 차를 가지고 가게 앞에 대기 중.


운동도 하고, 낮잠도 잤으니 이제 좀 일을 해 볼까나.

어느덧 시간은 오후 4시였다.


***


강남역 사거리 쪽 골목으로 사무실이 하나 생겼다.

내가 쓰는 건 아니고, 천연석이 미팅용으로 사용 중이다.

사무실이 굳이 필요할까 싶었지만, 어느새 천연석은 매일 같이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미팅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이리저리 움직이기 보다는, 사람들을 불러 모을 공간이 하나 있는 게 편했을 것이다.


"코애드커뮤니케이션. 100% 지분 인수 완료했어."

"벌써? 뭐이리 수월해."

"노인네가 처음에는 엄청 의심을 하더니만 설명 좀 해주고, 계약금 넣어주자마자 이게 왠 떡이냐는 표정으로 계약서에 사인하더라고."

"그래도 그 사람이 파워 블로그계의 신화 같은 존재였었는데. 이렇게 업계를 떠나는 구나."

"법인명 바꾸고 싶은 거 있으면 얘기해줘. 그리고 새로운 대표는 누구로 선임할지도."

"내가 내일 아침에 회사로 출근해서 법인명도 바꿀지도 정하고, 대표도 직접 지명할게."

"니 얼굴 비춰도 괜찮겠어?"

"뭐, 어때. 재밌잖아. 홧김에 일 그만둔 강대리가 회사를 꿀꺽 하고 다시 나타났다. 살면서 사람들은 이런 드라마 쉽게 볼 기회가 많이 없지. 내가 좋은 경험 시켜줘야 겠다."

"나도 같이 갈까?"

"그래. 재밌는 구경하고 싶으면 따라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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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6화 자유이용권 22.04.26 608 7 12쪽
24 제25화 적성에 맞는 일 +2 22.04.25 744 7 13쪽
23 제24화 인생은 성공한 사람에겐 놀이터 22.04.23 1,211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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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18화 스폰 놀이 22.04.18 833 12 11쪽
16 제17화 노는 물이 달라짐 22.04.16 830 11 13쪽
15 제16화 얀커르 벤처스 +1 22.04.15 888 17 14쪽
14 제15화 세상에서 가장 바쁜 인간 22.04.14 924 15 12쪽
13 제14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22.04.13 953 14 12쪽
12 제13화 캐릭터 설정 +3 22.04.12 1,038 17 13쪽
11 제12화 나는 죽어도 이 기회 못 놓친다 +1 22.04.11 1,073 15 13쪽
10 제11화 우정 콘서트 +1 22.04.09 1,15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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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9화 건강검진과 아파트 쇼핑 +1 22.04.07 1,281 18 12쪽
7 제8화 대한민국 30대 평균 +1 22.04.06 1,352 18 13쪽
6 제7화 로또 당첨 번호에는 주인이 없다 +1 22.04.05 1,458 18 12쪽
5 제6화 같은 꿈을 두 번 꿀 수는 없는 법 +2 22.04.04 1,521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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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4화 자격지심 +2 22.04.01 1,751 24 13쪽
2 제3화 오늘부로 이 회사 그만둡니다 +4 22.03.31 1,902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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