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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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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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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끝나지 않은 전쟁

DUMMY

라티안과 제이콥은 조금 걸어 나가자 벨라를 만날 수 있었다.

벨라는 자신이 만들어낸 인공태양이 아닌 진짜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 벨라. 네 녀석의 계획은 실패했다. “

제이콥이 선언하자 벨라가 천천히 뒤를 바라본다.

여전히 벨라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 ..그래. 그렇게 오랜 시간 준비했는데. 결국, 내 힘은 이 정도가 최대였다는 거겠지. “

물론.. 완벽한 실패는 아니다.

얼마나 피해가 났는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다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망령들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다.

인간들이 만든 높디높은 건물들은 전부 무너져 내렸다.

이미 땅 대부분은 검은 마나에 의해 침식되어 있었으며,

지금의 인간들은 벨라와 같은 지휘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다.

심지어 벨라의 인공태양마저도 인간이 사는 땅만 피해를 보지 않았을 뿐 지구 전역에 퍼져 모든 것을 파괴했을 것이다.

단지 이 실패는 지구를 파괴했느냐 못했느냐는 것이다.

“ 큭큭큭... 이럴 줄 알았으면.. 네 녀석들이 준비를 끝마칠 때까지 기다리지 말 걸 그랬어.. 너희들의 계획도 한 번에 부서지는 걸 보고 싶었는데.. 1등급은 고작 한 명뿐이라 당연히 성공할 줄 알았는데.. 내가 너희들을 너무 무시했네.. 심지어.. 손을 잡자고 했던 녀석이 배신할 줄 몰랐달까? “

제이콥이 몸을 조금 움직여보더니 자세를 잡는다.

“ 시간이 없다. 빨리 끝내자. “

“ 킥.. 네놈들을 그렇게 만든 놈의 편을 들다니.. 너도 결국 지구인이라는 거냐? “

제이콥의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서는 손가락으로 빛을 만들어 제이콥을 향해 쏜다.

동시에 수많은 빛이 벨라의 주위에서 점멸하더니 한 번에 제이콥을 향해 날아온다.

“ ...이렇게 되었어도 결국 자기 멋대로인 인간이라는 것 아니겠나. “

제이콥은 검은 마나 특유의 신체 강화를 통해 한순간 사방에서 날아오는 빛들의 빈틈을 계산해 자세를 기이하게 꺾어 피해낸다.

물론 전부 피할 수는 없었기에 일부는 맞을 수밖에 없었지만, 어차피 타들어 가고 있는 몸 따위 조금 다친다고 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 하압..!!! “

-콰콰쾅!!!

벨라의 머리 위에서 불꽃으로 만들어낸 일곱 개의 검이 내려쳐 지는 것을 가볍게 뒤로 도약해서 피하자 일곱 개의 검은 그대로 바닥을 내려찍어 땅을 갈라버린다.

“ 흥. 그 늙은이의 마나를 받았다고 해서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결국, 그 늙은이도 나에게 패배했는데 말이지..!! “

라티안이 다시 한번 달려나가 벨라를 공격하려고 하자 한순간에 수많은 빛에 둘러싸이는 상황이 되었다.

일곱 개의 검을 전부 방어로 돌려 최대한 방어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 틈은 내가 만들도록 하지. “

어느새 라티안의 옆으로 다가온 제이콥이 라티안을 향해 노리고 날아오는 빛을 발로 차내며 벨라를 향해 달려간다.

최대로 빠르게 달려나갔지만..

제이콥은 원하는 속도를 내지 못한다.

“ 칫.. 이제 한계인가. “

아무래도 무리해서라도 마무리를 지어야겠다고 판단한 제이콥이 주먹을 내지르자마자 한 번 더 가속하여 벨라의 뒤에서 머리를 노린 발차기를 날린다.

벨라가 제이콥의 공격을 전부 피하면서 제이콥을 향해 손을 내질러 빛을 쏘자 그 틈을 노리고 다가온 라티안이 다시 한번 검을 휘두른다.

“ 큭큭.. 큭... 아하하하!! 하하하하!!! 신나!! 너무 신나!! “

라티안의 검이 드디어 벨라의 몸에 닿고 팔에 상처를 입히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깊게 베인 것도 아닌 단순 화상에 그칠 정도의 상처만 입고 회피해내자마자 바로 빛을 쏴 라티안과 제이콥을 한 번에 견제한다.

-콰콰쾅!!!!!!

벨라의 빛들이 바닥에 박히며 땅을 부수며 접근을 방해했지만 제이콥은 자신의 몸 따위 어찌 되든 알 바 아니라는 듯 그사이를 돌파해 벨라에게 접근한다.

이미 팔 한쪽은 날아갔으며, 얼굴도 절반이 타들어 가 있었다.

“ 큭큭큭..! 점점 죽어가는 모습도 재밌네!! “

“ ..이제 끝내자 외계인아. “

벨라가 손을 들어 제이콥의 몸을 향해 빛을 직선으로 쏜다.

평소 같으면 그 빛을 피하고 뒤에서 나타나 주먹이나 발차기를 내질렀겠지만, 시간이 없는 만큼 몸을 꿰뚫게 내버려 두고 그대로 달려간다.

그리고 벨라를 끌어안는다.

공격이 올 줄 알고 피할 준비를 하던 벨라는 자신의 생각보다 더욱 깊게 달려와 안겨드는 제이콥을 피하지 못했다.

억지로 빛을 쏴 벗어나려는 그 순간 벨라의 복부가 굉장히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 ..이 자식.. 언제.. 온 거냐.. “

아래를 바라보자 뜨겁게 타오르는 푸른 불꽃의 검이 벨라와 제이콥을 꿰뚫고 있었다.

제이콥의 뒤에서 찔러넣은 검을 움직이지 않는 라티안을 바라보며 제이콥이 말한다.

“ ..뭐하냐. 끝내라. “

“ ....하아아압!!!!! “

라티안은 검을 그대로 고쳐 쥐고 위로 쳐올려 제이콥과 벨라를 한 번에 어깨까지 베어내 버린다.

“ ..잘했다. “

그대로 제이콥은 온몸이 으스러져 다른 망령들이 죽을 때와 똑같이 사라져버렸다.

“ 큭.. 큭큭... 하.. 정말.. 멋진 삶이었어.. “

몸이 거의 반으로 잘려버린 벨라가 바닥에 쓰러져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복부에서부터 어깨까지 일자로 잘라내고 태워버렸는데도.. 아직 말을 할 기력이 남아있나 보다.

라티안은.. 잠시 망설이다 검을 들고 벨라에게 다가간다.

“ 큭큭... 그거 알고 있어? 내 마법은.. 우주에서부터 빛을 회전시켜 내가 지정한 위치에 때려 박는 공격이란 걸. “

당연히 알고 있다.

피렌이 말해주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공격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니 모든 상황을 예측해서 공격한다고 들었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 기본인 벨라의 허를 찌르기 위해 라티안은 제이콥을 방패 삼아 벨라의 빛을 뚫고 와서 한 번에 꿰뚫은 선택을 한 것이다.

“ ..알고 있다. “

혹시 남은 빛이 라티안을 향해 공격해오는 것인가 싶어 하늘을 주시해보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다.

“ 그렇게 나를 중심으로 우주에 빛을 감아내기를 몇천 년간 해오다 보면.. 느껴지거든.. “

벨라의 몸이 잘렸던 부분에서부터 푸르게 빛나기 시작하며 점점 사라지고 있다.

“ 크큭... 큭... 이미.. 이 지구는 멸망한다는 걸 내가 만든 태양이 부서질 때 알아버렸어..! 아하하하!!! 그걸 알게 되니까 더는 싸울 의미가 없더라고!! 크하하하하!! 내 계획은.. 다른 형태지만 성공한 거야! 아하하하!! 잘 가라..!! 지구이... ㄴ... “

라티안이 눈을 찌푸린다.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던 벨라는 그대로 사라지고 공중에 푸른 마나만 둥글게 뭉쳐 떠다닌다.

라티안은 어떻게 할지 망설이다 벨라의 마나를 한 손으로 들었다.

“ ..엘레케아의 말대로라면.. 이건 아마 의지를 담지 않은 마나겠지. “

그리고 우주를 바라본다.

“ ...마지막 말.. 왠지 꺼림칙한데.. “

한 달 동안 좋든 싫든 같이 지낸 사이다.

벨라의 성격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라티안은 죽기 전 마지막 말로 아무 말이나 하고 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하늘을 봐도.. 뭐가 다른지 알 수 없다.

“ 아 맞다 연락해야지.. “

많이 지친 라티안은 자리에 앉아서 그대로 인이어를 주머니에서 꺼내 귀에 꼈다.

“ 아.. 아아.. 얘들아 들려?.. 다 살아있지..? “

혹시라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있을까 봐 너무나도 불안하다.

처음으로 들린 목소리는.. 의외로 지금까지 연락이 없었던 춘향이었다.

-오! 살아있냐! 다 끝났나 보네! 끄응..! 하긴! 너가 죽으면 우리 다 죽은 거긴 했지!

평소에는 그렇게도 듣기 싫은 목소리였는데도 모두가 끝날뻔한 상황을 넘기고 난 이후여서인지 다른 동료들도 전부 살아있을 것 같다고 느껴져서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그 뒤로 사라와 레일리, 아리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 위험했지만 넘겼어. 지금부터 다른 모험가들의 상황을 보고받으려고 해. 너희는 괜찮은 거지?

-사라!! 왜 연락이 안 됐던 거야!! 진짜 얼마나 걱정했는데..!!

-읏..! 레일리 시끄러워! 바로 옆에서 소리 지르지 마! 라티안 우린 괜찮아! 피렌이 쓰러지기는 했지만.. 죽은 건 아니니까! 아이 쫌 똑바로 좀 들어봐!!

뭔가 아리나가 상당히 무서운 말을 한 것 같지만 힘차게 소리 지르는 것을 보니 다들 괜찮은 모양이다.

“ 앨리스는? “

평소 말이 없는 앨리스도 말을 해야 할 땐 한마디라도 해주는데 라티안이 불러보아도 아무 말도 없었다.

대신..

춘향의 난감한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있잖아? 갑자기 이런 대마법을 한 번에 쏟아내다 보니 애가 피곤하다고 잠들었는데에..

..음.. 뭐.. 가끔 마법을 계속 쏟아내다 보면 피곤하다고 잠들었던 적도 많았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아리나가 뻗어있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고 봐야겠지.

-근데.. 그.. 음.. 자는 게.. 좀.. 많이 피곤한가 봐! 음..

뭔가 우물쭈물하는 것이 듣기 싫게 짜증 나는 바람에 자연스레 눈살을 찌푸리자 아리나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는지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뭐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빨리 좀 말해봐!

-...그.. 운이 나쁘면... 2000년은 잘 거 같기도 하고..? 뭐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순간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 머릿속이 텅 빈 느낌이다.

아직 춘향의 말을 다 받아들이지 못한 기분이다.

라티안의 얼굴에 무언가 그늘이 드리워진 기분까지 들었다.

..조금 무리하게 마법을 사용한다고는 들었지만..

아주 길게 잠에 빠져든다고는 말 안 해줬는데..


모두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가장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사라였다.

-..그.. 잠깐.. 저기..

하지만 라티안도, 아리나도 춘향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느라 사라의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레일리였지만 레일리가 대답하기 전에 사라의 말이 이어진다.

-...하늘에.. 저거.. 뭐야..? 너희들 저거 뭔지 알아..?

하늘..?

라티안은 사라의 말을 들으며 천천히 하늘을 바라본다.

아까까지 춘향의 말을 믿지 못하고 다시 생각해보며 우울해졌던 마음 때문에 세상이 그늘진 것처럼 느껴진 줄 알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실제로 태양이 무언가에 의해 가려지고 있었다.

아주 거대한... 너무.. 거대한..

마치 크람이 지구를 향해 다가왔던 그때의 느낌 그대로였다.

“ ...우주선..? “





크릭은 우주선에서 어디를 가나 있는 평범한 행성을 내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다리를 꼬고 앉아 불만을 한가득 품은 케리니에게 말을 건넨다.

“ 저곳인가? 그 녀석들의 마나가 가장 짙게 묻어있는 행성이? “

케리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발을 바닥에 톡톡 두드리기 시작한다.

“ 그래.. 지금까지 봤던 모든 행성 중에서 가장 진한 거로 봐서 저곳일 가능성이 커. 정말.. 여기까지 레베른 본대를 끌고 오느라 얼마나 손해를 보고 있는지 알고는 있지? “

“ 그래. 이 은하계 변두리까지 나왔으니.. 엄청난 손해는 맞지. 하지만.. 복수는 해야 해. 이건 어쩔 수 없어. “

케리니는 한숨을 깊게 내쉬지만.. 크릭의 마음이 이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케리니도 다른 레베른의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가족들을 죽인 저 녀석들을 죽이고 싶어 했다.

“ 하아.. 정체된 계획을 실행하려면 나만 머리 빠지겠네.. “

“ 케리니 미안해. 우리 가족들 모두가 네 덕분에 살고 있다고. 정말로! 레베른 길드를 너 혼자 짊어지고 있다고 해도 될 수준이야. “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무해한 척하는 얼굴로 케리니의 어깨를 감싸자 싫다는 듯 털어내고 한껏 짜증을 낸다.

“ 칭찬한다고 마나 나오는 거 아니거든? 빨리 처리하고 가기나 해. “

“ 알았어 알았어. 자.. 우리 가족의 복수를 시작하자. “

크릭의 한마디에 레베른 함선의 모든 포대가 지구를 조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각 포대에서 지구를 공격하기 위한 마나를 모으기 시작한다.


작가의말

니네가 왜 거기서나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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