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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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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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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최초의 신과 신의 대리인

DUMMY

-쾅!!!!

“ 으으~! 카린! 하나 더! “

“ ..내 마나가 무한한 줄 아냐? “

투덜대면서도 손을 튕겨내 다시 한번 춘향의 앞에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어준다.

-콰앙!!!!!!!

일부러 타격감 있게끔 만들어놓은 매달린 사람 인형은 엄청난 소리를 내뿜으며 그대로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

아리나를 빼앗기고 화가 난 춘향이 생각할 때마다 짜증이 치밀어올라 함선을 부숴버리는 탓에 피렌이 내린 특별 조치였는데 카리엘라의 피로도는 계산하지 않은 바람에 조금 미안한 일을 시킨 느낌이 들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춘향에게 있어서 카리엘라는 좋은 장난감.. 아니 크흠.. 좋은 동료니까.

“ 그.. 크흠.. 카린. 미안한데 난 이제 가봐야 해서.. 조금만 더 부탁할게. “

이유는 모르겠지만 헤브나 행성을 벗어나고부터는 자신을 카린이라고 부르라고 하는 카리엘라는 함선 조종을 위해 라티안과 교대해야 하는 피렌을 째려본다.

“ 진짜.. 너무한 거 아냐? 날 이런 식으로 써먹다니.. “

“ 그.. 그래도 거의 다 왔으니까 조금만 참아주라. 함선이 부서지는 것보단 낫잖아? “

카리엘라는.. 아니 카린은 뭐라 한소리 더 하고 싶었지만 부서진 함선을 수리하는 것보다 인형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게 간편하기에 깊은 한숨과 함께 또 다른 매달린 사람 인형만 만들어 냈다.

“ 춘향 너도 슬슬 도착해가니까 너무 괴롭히진 말라고. “

“ 어? 벌써? 우와 이거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너무 상쾌해! 얍!!! “

-쾅!!!!!

또 하나의 인형이 저 여덟 번째 은하수가 펼쳐진 우주로 날아간다.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라티안 일행에게 아리나를 되찾고 싶다면 은하 중심부로 카린과 함께 오라고 했다.

하지만 우주는 그렇게까지 작지 않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과 헤브나 행성의 사람들의 첫 우주여행의 피로도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쌓인 것이 문제가 되었다.

피렌과 춘향은 고민 끝에 여덟 번째 인도하는 빛이 존재하는 곳에서 모두와 함께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지구인의 수는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두 행성에서 모인 사람들이 침략하는 거나 마찬가지라 오해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카리엘라와 춘향을 뒤로하고 조타실로 향한 피렌은 지쳐있을 라티안을 위해 달려나갔다.

“ 큭큭.. 그거 진짜 신기하네! 날개도 없이 날아가는 작은 새라는 거 아냐? “

조타실에서는 키를 잡고 함선을 몰고 있는 라티안이 메이크사에서 만든 간이 통신기를 활용해 우주선의 메이크와 대화하며 놀고 있었다.

겉보기에도 나이가 꽤 있어 보였던 메이크가 자신을 어려워하는 라티안과 피렌에게 반말하며 친하게 동료로서 지내 달라고 한 덕분에 처음에는 더 어려웠지만, 지금은 훨씬 친해진 기분이 들었다.

“ 라티안 나 왔어. 무슨 이야기 중이야? “

“ 아 피렌! 메이크가 날개 없이 하늘에서 머무를 방법을 연구했을 때 이야기인데 진짜 재밌어! “

-끌끌끌.. 인간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보면 멍청한 생각도 그럴싸하게 받아들이기도 하지. 그 안에서 제대로 된 생각과 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큰일을 해낼 사람인 거야.

피렌은 그런 메이크의 말이 굉장히 뜻깊고 좋은 말이라고 느끼고 보이지는 않겠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 라티안 이제 키를 넘겨줘. 곧 도착해가니까 너도 충분히 쉬어두고. “

교대할 사람이 한사람 줄어든 것만으로도 굉장히 빡빡해졌다.

심지어 마나량이 앨리스급으로 압도적인 아리나가 없다 보니 라티안과 피렌은 훨씬 더 빠르게 지치는 모양이다.

“ 제발 무사해야 할 텐데.. “

라티안은 자기도 모르게 우주를 바라보며 아리나를 걱정한다.

“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애초에 그 녀석들은 아리나를 해치려고 데려간 게 아니니까. “

지금은 카린의 힘을 활용해 레베른과 전쟁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카린과 대화할 수 있는 수단을 벌기 위한 납치였기에 아리나에게 큰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물론 카린은 죽어도 가기 싫다고 버티고 있지만..

춘향의 살벌한 성격을 생각하자면 결국 가게 될 것 같다.

그렇게 아리나에 대한 걱정을 한가득 품은 채로 라티안 일행은 여덟 번째 은하수로 향한다.






“ 으으.. 이동할 때마다 멀미나.. 여긴 어디야..? “

아리나는 신의 대리인 아디나에게 납치당한 몸이었지만 오히려 아디나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매 순간 쉬지 않고 차원을 오가고 있었다.

“ 음... 이름은 말해도 모를 테니까 위치로 따지면.. 인도하는 네 번째 빛이 있는 곳이랄까? 아.. 이러면 알아듣나? “

아리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 체감은 안가지만 대략적으로는 알겠어.. 여기선 또 뭐해? “

아디나는 한숨을 내쉬며 손으로 카드.. 아니 아르카나를 만들어낸다.

“ 보호 신청이 들어온 행성이니까 이번에는 침략하는 외계인들 소탕이야. “

“ 이번엔 사람 잡는 건가... 고생 많네. “

자기도 모르게 납치한 대상을 위로하고 말았다.

이 행성은 아직 우주로 나가 다른 외계인과 겨루기는 힘들지만 얼마든지 타겟이 될 만큼의 마나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외부로부터 침략에 대해 보호 신청을 해둔 상태였는데 마침 지금 외계에서 침공이 들어왔다고 한다.

침공의 목적은 뻔하다.

이곳 사람들을 죽여 마나를 빼앗기 위해서밖에 없다.

...

뭐..

납치했다지만..

해치지도 않고..

마나가 있어 음식도 필요 없는데도 맛있는 거라면서 계속 먹여주고..

라티안 일행이라면 분명 올 테니까 안전하게 갈 수 있게끔 약속도 해주고..

심지어는...

“ 오! 방금 들린 소식으로 친구들이 인도하는 여덟 번째 빛에 닿았다고 해! 금방 오겠는데? “

이렇듯 라티안 일행이 납치한 인도하는 첫 번째 빛 가레드의 위치를 추적해 현재 위치까지도 알려주고 있다.

납치해놓고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자신은 관계없는 일이라며, 이건 사고라고 미안하다며 진심으로 사과해댄다.

정말.. 아주 열정적이고 진지한, 훌륭한 사과에 아리나는 더욱 뭐라 하기가 힘들었는데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을 불러 직접 사과시키기까지 했다.

돌려보내 주고 싶기는 하지만.. 약속한 시각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수천.. 아니.. 수억의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아리나도 쉽사리 돌려놓으라고 말하지 못한다.

납치된 사람이 할 말은 절대 아니었지만..

지금 우주에 갑자기 나타난 수십 개의 빛을 보고도 할 수 있는 말도 아니었지만..

그런데도 아리나는 말해본다.

“ ...조금 도와줄까? “

“ 음? 이래 보여도 사람 죽이는 건데 할 수 있겠어? “

아디나는 그런 아리나의 말이 재미있다는 듯이 생긋 웃고는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을 만들어낸다.

“ 재밌는 아이네. 사람 죽이는 걸 도와준다니.. “

하긴..

저 괴물이 있으면 이 정도는 쉬운가..

“ 자 그럼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 아리나를 지켜줘. “

“ 알았어.. “

“ 에? 나? 으엑?! “

어느새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거꾸로 매달린 채로 아리나를 끌어안았다.

“ 나랑 있으면.. 안전해.. “

“ ..너무 달라붙진 마 아리나가 난감해하잖아. 그럼 갔다 올게. [I. 마법사(The Magician) - 비행] “

아디나는 새하얀 얼굴로 해맑은 미소를 지은 뒤 우주로 날아갔다.

“ ...널 여기 두고 가도 괜찮은 거야? “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아디나가 떠난 것을 확인하자마자 슬쩍 아리나의 몸에 딱 달라붙는다.

“ 괜찮아.. 아디나는 나보다도 강해. “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만 봤을 때도 무식하게 강했는데..

그런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이 더 강하다고 말하는 거면 아디나라는 신의 대리인은 얼마나 강한 걸까..?

“ 그... 다 좋은데.. 조금만 떨어져 줄래..? “

한순간 우주에 갑자기 생겨났던 별이 더 밝게 빛나더니 사라진다.

“ 끝났네.. 시시해.. “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그대로 아리나의 부탁을 들어주듯 잡았던 손을 풀고는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

혼자만 남았다.

“ ..얘네.. 납치한 거 맞아..? “

아리나는 이름 모를 행성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린다.

-지지지지지직....

“ 휴우.. 힘들었다.. 뭐야?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갔어? “

“ ....응. 끝났다면서 가던데? 너네들 나 납치한 거 맞아? 이대로 도망치면 어쩌려고. “

사실 도망쳐봤자 이 행성 안에서밖에 도망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물어본다.

도망쳐봤자 의미 없다는 대답이 들릴 줄 알았는데 아디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전혀 다른 말이었다.

“ 어... 그.. 우리가 납치는 처음이라.. 아하하.. 미안.. 다음부터는 신경 써서 해볼게. “

처음 본 이미지는 굉장히 똑똑하고 무슨 일이든 척척 다 해내는 이미지였는데 지금 와서 보면 굉장히 덤벙대고 순수한 느낌의 특이한 사람이었다.

“ ..신의 대리인이라고 해서 긴장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잖아.. “

“ 아하하.. 나도 내가 덤벙대는 성격 이는 건 알고 있어.. 근데..! 최초의 신이라는 녀석은 나보다 더 심해! 그러니까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절대 화가 나도 꾹 참아야 해! “

이 말은 아디나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어째서 그렇게 조심하라면서도 최초의 신을 못되게 말하는지는 모르겠다.

“ 흐음 그리고 오래 기다렸지? 이제는 조금 쉴 수 있을 거야. “

“ 응? “

아디나가 아리나를 바라보고는 예쁘게 웃는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똑같이 손을 들어 공간을 찢는다.

“ 이제부터 최초의 신을 보러 갈 거거든. “

최초의 신..

아주 가끔 들려왔던 그 이름이자 듣기만 해도 어떤 사람인지 굉장히 무서운 느낌이 들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아디나가 설명해준 최초의 신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하면 도저히 멋있거나 위엄있거나 대단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게 아디나가 찢어버린 차원 틈으로 먼저 들어가 버리고 혼자남은 아리나가 심호흡을 하고 아디나의 뒤를 따라 들어간다.

갈색 흙을 밟고 차원의 틈으로 넘어가자 우주를 밟았다.

아니 우주처럼 보일 뿐 분명 무언가가 있다.

심지어 발에 촉감도 느껴진다.

그리고 눈앞엔..

“ ...... “

벌거벗은 사람이 있다.

“ 이 자식이...! 옷 입고 있으랬잖아요!! “

아디나가 소리 지르자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아디나 보다도 더욱 밝게 ‘ 빛나는 ‘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사람이 빛나는 눈을 돌리며 아리나를 바라본다.

“ 아? 손님이 왔구나? 안녕? 이름이.... 리리디? “

최초의 신이 아리나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바람에 아리나는 뒤에 누군가가 더 있나 싶어서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 나? “

아디나는 이마에 손을 짚고는 아무 데나 앉아버렸다.

분명 아무 데나 앉았는데 의자가 있다는 듯이 공중에 앉아있다.

“ ...이걸 또 깜빡했네.. 이름 잘못 부르는 건.. 신경 쓰지 마. 아무리 알려줘도 소용없으니까.. “

“ 에? 또 아니야? 그럼 뭔데? “

아무래도 아디나가 말한 대로 최초의 신이라는 것은 조금.. 이상한 모양이다.

“ ....아리나에요. “

“ 아리나.. 음! 그래 좋은 이름이네. 음.. 길 잃어서 데려온 건가? 있던 곳으로 보내줄까? “

“ 에...??? “

한순간에 긴장하고 있던 아리나의 어깨가 풀린다.

지금은 아예 아디나는 소리를 지르며 최초의 신에게 덤비고 있었고,

최초의 신은 진심으로 아디나에게 잘못했다고 빌고 있다.

정말...

최초로 신의 자리에 올라 이 은하를 관리하며, 이 은하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맞는 건가..?

뭐 이런..

이딴 게... 신...?


작가의말

아니.. 그게.. 내가 진짜 납치하려고 해서 한 건 아닌데.. 얘가 멋대로 행동하는 바람에.. 너도 알잖아? 나 바쁜 거..! 그래서 일단은 데려왔던 거라서.. 이렇게 너가 화낼 줄 몰랐어! 정말 미안해..! 근데 지이이인짜 난 이럴 의도는 없었다? 내가 만약 악의가 있었다면 왜 굳이 납치했겠어! 너도 알지? 이해하지? 진짜진짜 나랑은 관련 없는 일이기는 한데 그래도 일단 너무너무 미안해! 다음부턴 절대 안 그럴게!


라면서 종일 들러붙어서 사과해대는데 뭐라 할 수가 없네....


흠.. 아디나의 사과자세는 정말 훌륭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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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201. 은하의 중심부 23.06.12 258 1 15쪽
207 200. 각자가 있어야 할 곳으로 23.06.11 253 1 16쪽
206 199. 일어나자마자 만난 호적수 23.06.10 256 1 13쪽
205 198. 일어날 시간이야 23.06.09 255 1 13쪽
204 197. 호출 23.06.08 258 1 13쪽
203 196. 죽지 않는 사람 죽어가는 사람 23.06.07 256 1 13쪽
202 195. 신의 연극 23.06.06 257 1 13쪽
» 194. 최초의 신과 신의 대리인 23.06.05 255 1 12쪽
200 193. 헤브나 탈출 작전 23.06.04 254 1 15쪽
199 192. 레베른보다 더 위험한 23.06.03 260 1 13쪽
198 191. 최초의 신조차 탐내는 능력 23.06.02 254 1 13쪽
197 190. 다시 찾아온 세계 23.06.01 254 1 15쪽
196 189. 매달린 사람 23.05.31 256 1 13쪽
195 188. 술 23.05.30 254 1 13쪽
194 187.5 먼저 떠난 별을 위한 기도 23.05.30 256 1 14쪽
193 187. 우주와 은하 그리고 레베른 23.05.29 254 1 13쪽
192 186. 단 한명을 위한 섬 23.05.28 257 1 13쪽
191 185. 수상한 섬 수상한 아이 23.05.27 253 1 13쪽
190 184. 은하수 23.05.26 25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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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179. 끝나지 않은 전쟁 23.05.21 25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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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174. 모두의 작전과 둘만의 작전 23.05.16 255 1 13쪽
179 173. 반격의 시작 23.05.15 25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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