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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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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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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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DUMMY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이었다. 새로운 능력을 얻기 위해 그만큼의 위험을 감수하는 건 당연한 일. 현과장은 굳게 마음을 정했다.


“... 그럼 해야지.”


현과장은 대답과 동시에 기계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낡아 보이기는 하지만, 섬뜩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강화 기계. 혹시 수많은 도박꾼들의 원령이 깃들어 있는 것일까. 그 무시무시한 기운이 마치 현과장에게 손짓을 하는 것만 같았다. 너도 한 번 똑같이 당해보라고.


“간다!”

그 정체모를 기운에 답이라도 하는 듯, 현과장은 기계의 안에 은화를 꺼내서 넣었다. 은화가 기계 안에 들어가자 선명한 붉은빛을 머금은 기계. 원더랜드의 붉은색인 그였지만, 기계에서 발산되는 그 빛은 이상하리만큼 꺼림칙했다.


“행운을 빈다냥.”

“현과장은 날리지 말았으면 한다랄까나.”


어흥선생과 채야의 응원을 받은 현과장. 그들의 기운을 받은 그는 당차게 강화 기계의 레버를 내렸다. 그러자,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강화기계. 이제는 분명히 강화 성공의 메시지가 떠오를 차례였다. 그런데,


[실패]


기계 위로 투박하게 떠오르는 단어, 실패. 현과장을 비롯한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아니, 처음은 100% 아니야?


“이, 이, 이, 이거 어찌 된 거야? 처음은 100%아니야? 짱은 무조건 가는 거잖아!”

“나, 나도 그렇게 알고 있다냥. 이건 조금 이상하다냥!”


어흥선생은 당황감 가득한 표정으로 기계 옆에 배치 된 설명서를 읽었다. 하지만 기계 옆 설명서에도 당당하게 명시된 확률은 100%. 이건 완전히 오류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런, 이런. 첫 강화에 터져버리다니. 대단한 운의 소유자이시군요.”


바로 그때, 그들의 뒤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다름 아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강화소의 지배인, 소김스였다.


“아니, 첫 강화에 터지는 게 어디있어요?!”

“여기 있지요. 있으니까 터진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 있으니까 터졌겠지. 그런데 분명 설명서에도 100%라 적혀 있었는데, 그렇다면 설명서가 잘못 되었다는 것일까?


“설명서에는 100%라고 써있다냥!”

“설명서에는 그렇게 적혀 있지요. 왜냐고요? 정확한 확률을 적기에는 설명서 공간이 무척이나 부족하거든요. 정확한 확률은 99.999999999%니까. 이 정도면 100%라고 해도 되는 거 아닙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그의 말투 안에서 사짜의 기운이 풀풀 풍기고 있는 것일까.


“나, 강화플러스의 지배인 소! 기~임!! 스!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억울한 듯한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는 소김스. 현과장은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의 눈동자에서 억울함 속에 숨어있는 자그마한 희열을 보았다. 분명 구린 부분이 있는 것은 확실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이 인간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증거가.


“...어쩔 수 없네.”


현과장은 억울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손까지 부들부들 떨며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러자,


“그렇게 가실 겁니까? 신의 방패.”


갑자기 그의 앞을 가로막고 선 지배인, 소김스. 현과장의 싸늘한 눈빛이 소김스의 안면으로 향했다.


“그럼 어쩌라는 겁니까? 이제 무기도 없는데.”

“무기 말고 다른 개 있지 않습니까. 당신이 가지고 있는 더 큰 무기가.”


더 큰 무기? 현과장은 그의 말에 슬그머니 자신의 시선을 점차 밑으로 그리고 더 밑으로 내렸다.


“현과장, 그거 아니다냥.”

“그렇다랄까나. 우리가 다 봤다랄까나.”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가 뭘 상상했는지 다 아는 것만 같은 어흥선생과 채야. 민망함에 얼굴까지 붉어진 현과장은 급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아니! 내 무기가 이제 이것밖에 안 남았는데!”

“그건 무기가 아니다냥. 그건... 그게 너무 초라하다냥.”

“무기라고 하지 마랄까나. 내가 슬퍼진다랄까나.”


현과장의 말에 단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진실만을 던지는 두 사람. 현과장도 사실을 받아들인 모양인지 더는 입 밖으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나 그냥 가요. 무기는 이제 없으니까.”


현과장은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런데 그가 VVIP룸을 떠나려고 하자, 도 한 번 그를 막아서는 소김스. 그의 표정에서 욕심이 가득하게 느껴졌다.


“아니, 아니, 아니. 분명 있습니다. 당신만이, 오직 당신만 쓸수 있는 무기가.”

“그. 러. 니. 까. 쟤네들이 아니라고 하잖아요!”


소김스의 말에, 힐끗 어흥선생과 채야를 바라본 현과장. 하지만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현과장의 ‘그’것은 절대 무기가 될 수 없다는 듯이.


“그거 말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만의 무기, 「신의 방패」가.”


이런 반응이 정말로 답답했던 것일까. 소김스는 자신의 본심을 망설임 없이 꺼내고 말았다. 「신의 방패」를 향한 자신의 욕심을.


“...그건 능력인데.”

“능력도 강화가 되지요. 여긴 스킬 강화도 할 수 있는 곳이니까.”


소김스는 부추기는 듯 현과장을 점점 몰아갔다. 그의 눈빛에 가득한 욕심. 이제는 완전히 대놓고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멋지지 않습니까? 능력의 강화라니! 자자! 어서, 어서 어서! 해 보시지요! 본전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 본전. 도박장에서 호구들의 가슴속에 불을 지피는 단어다.

본전은 찾아야지.

본전을 찾아야 돌아가지.

그런데, 돌아가? 어딜 돌아가? 일확천금에 눈이 먼 그들이 애초에 돌아갈 장소가 있을까? 그리고 도박장에서 돈을 딴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가 있다. 돈 놀음 하는 곳이 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인 줄 아나. 돈 따는 게 그렇게 쉬우면, 전부 도박으로 먹고 살지. 왜 이렇게 힘겹게 일을 하겠어. 우리가 바보도 아니고.


“잃는 건 은화 하나로 충분합니다. 정말 비싼 경험하고 가네요.”


현과장은 그대로 VVIP룸을 나서려고 했다. 그런데,


“잠깐! 잠깐! 잠깐!”


더욱 강하게 그의 발걸음을 잡는 소김스. 이 남자, 뭔가 이상하다.


“왜요?”


현과장의 본능이 움직였다. 도박장을 떠나는 손님을 잡다니. 그것도 큰 손실이 난 사람을. 의심을 안 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100%에 가까운 은화의 강화 성공이 터질 때부터 냄새가 났었다. 그런데 이렇게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낸다고? 현과장은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시면 저희가 무척 서운합니다. 신의 능력자분이 이런 강화소에 오는 건 정말 흔치 않은 기회이거든요.”


흔치않은 기회라. 현과장은 그 말에 확신했다. 이 인간, 자신을 완전히 벗겨 먹을 생각이라고.


“그래서 뭐요?”

“저희의 최신 기술, 능력 강화를 한 번 맛보세요! 얼마나 달달한지 모른답니다.”


너희 주머니가 달달해지겠지. 이 인간은 현과장이 가진 신의 능력까지 빼앗을 심산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서있는 현과장이란 인물도 결코 만만하지 않는 인물. 소싯적 영업팀 최고 에이스였던 그가 이런 사기꾼의 술수에 가만히 당하고 있을 리 없었다.


“아니, 내가 지금 잃었잖아요. 맞잖아, 잃었잖아. 그런데 또 잃으라고? 그건 말이 안 되지.”

“그러니까, 이번 한 번에 본전 이상을 뽑,”

“아니 원래 도박이라는 게 몇 번 이기게 해 준 다음에 쪽 빨아 먹는 게 국룰인데, 이건 뭐 처음부터 이렇게 개털을 만들면 누가 기뻐서 강화를 합니까? 안 그래요?”


현과장은 소김스의 말을 자르며 자신의 말만 이어갔다. 교섭, 혹은 거래에 임할 때 제일 하지 말아야할 행동은 바로 생각을 내비치는 일. 아무래도 여기 서 있는 강화소의 지배인은 영업의 기본도 모르는 초짜가 분명했다.


“그럼 뭘...”

“일단은 뭘 좀 줘 봐요. 이렇게 손님 놓칠 거야?”

“아 그렇죠! 그래, 일단 앉아서 목이라도!”


소김스는 현과장을 VVIP룸 안에 머물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넘아가 줄 현과장이 아니다. 그는 자신을 이끄는 소김스의 팔을 뿌리 친 채 다시 문고리를 힘차게 쥐었다.


“아니, 아직 음료수도 안 왔는데...”

“음료수가 문제가 아니잖아요. 내가 첫 번에 날려서 기분이 언짢다니까. 기분이가 언짢아요!”


현과장은 그가 노골적으로 표정을 드러냈던 것처럼, 그 역시 노골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확률 조작. 뭐, 변동확률. 이런 거 있잖아요! 안 그래요?”

“그렇죠. 그런 게 있죠. 예, 예, 예 있고말고요.”


자신도 모르게 확률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버린 지배인, 소김스. 현과장은 처음 그의 눈에서 자신이 보았던 희열이 단순한 착각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


“그럼 돌려줘 봐요. 다시 한 번 해 보게.”

“도, 돌려 달라고요?”

“아니, 확률 조작이 되는 지 한 번 보고 싶으니까. 돌려 달라고요. 지금 여기서 한 번 강화해 보게.”


얼토당토하지 않은 현과자의 말에, 지배인은 아무 말도 못한 채, 무척이나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아니 나 능력 강화하지 마? 그냥 갈까?”

“저기, 손님. 그렇다고 무기를 돌려 달라는 건... 좀...”


난색을 표하며 거절하려는 소김스. 순간 현과장은 그의 눈동자에서 망설임을 감지했다.


“아, 나 참. 여보세요, 난 그냥 그 강화 이펙트가 보고 싶은 것뿐이라고요. 그 화려한 이펙트를, 내 손으로.”


마치 어린아이 달래 듯 상냥하고 다정하게 이야기 하는 현과장. 주변에서 보고 있던 어흥선생과 갓패치는 그가 보여주는 교활한 뱀과 같은 모습에 완전히 현혹된 듯이 보였다.


“제정신이야? 그냥 강화 이펙트가 보고 싶다고 하잖아. 좀 줘.”

“그렇다냥. 그냥 보고 싶다는 거다냥.”


두 사람의 개입에 더욱 난감한 표정을 짓는 소김스. 그의 눈빛에 잠겨있던 망설임이 더욱 커졌다. 그렇다면 이제 쐐기를 박을 차례. 현과장은 우물쭈물거리는 지배인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외쳤다.


“아, 알았어! 능력 강화 하면 되잖아!”


그의 외침... 잠깐만, 능력 강화를 한다고? 그냥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호랑이 위장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현과장, 자 지배인은 네 능력을 노리고 있다고!


“잠깐, 잠깐, 잠깐, 그말 진심입니까?”

“진심이지. 단, 은화를 5단계 강화해서 신급 아이템 성공 이팩트를 본 다음이지만.”


만약, 소김스가 뒤에서 확률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아쉽지만 조심스럽게 현과장의 제안을 거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 한 번 보실까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의 제안을 덥석 물어버린 지배인, 소김스. 현과장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 희열과 기쁨이 꽃피웠다.


“그럼 금방 가지고 오겠습니다, 그 단검을.”


말이 끝남과 동시에 소김스는 자리를 비웠다.

그건 그렇고. 현과장은 무슨 생각인 걸까. 능력을 강화하겠다니. 강화 시작하자마자 소김스에게 빼앗길 게 불 보둣 뻔하잖아? 안 그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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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282.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3 23.12.06 19 3 11쪽
281 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23.12.05 15 3 11쪽
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5 3 12쪽
»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7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0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6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19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6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4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6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5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8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6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7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3 3 11쪽
256 256. 테러 23.11.12 12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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