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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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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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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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무서운 존재 - 2

DUMMY

루프의 말에, 순간 표정이 굳어버린 현과장과 두 귀염둥이. 아, 전 여친이라고. 그런데 아무리 전 여친이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 미워하긴 좀 그런데.


“제대로 말해라! 컹!”

“혼인신고서에 도장까지 찍었던 사이다, 멍!”


늑대의 외침에 화들짝 놀래 있는 사실을 다 말한 루프.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었다면, 여친이 아니라 부인이잖아?!


“루프 씨... 그렇다는 건...”

“안주인이다, 멍. 전 안주인이 아니라, 그냥 안주인, 멍...”


잠깐, 루프 결혼 했었어? 그런 인물이 이상형이 이렇다 저렇다 늘어놓았던 거야? 이거 완전 쓰레기네! 바람둥이! 쓰레기!


“결혼까지 한 아저씨가 총각행세를 했던 거야?”

“남자는 언제까지나 총각이고 싶은....멍...”

“헛소리 그만 해라! 컹!”


늑대의 앙칼진 목소리가 모두의 고막을 강타했다. 자그마한 몸집에서 나온 엄청난 분노.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에 서 있는 현과장과 두 귀염둥이마저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소, 손님들 있다, 멍. 너무 그러지 마라, 멍.”

“몇 년을 떠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거냐, 컹! 영겁의 시간이 흘렀다, 컹!”

“그건, 여보야가 여기에 있으니까, 멍...”

“또! 말대꾸! 컹!”


늑대의 울음소리에 그만 루프는 더욱 몸을 움츠렸다.


“루프, 그냥 빌어. 빨리 빌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무조건 싹싹 비는 것뿐. 현과장은 자신의 뒤에 숨어있는 루프를 앞으로 끄집어내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 남편을 루프라고 부르다니, 컹. 당신 누구냐, 컹.”


늑대의 시선이 루프가 아닌 현과장에게 꽂히고 말았다. 뭐든 것일 꿰뚫어 보는 것만 같은 깊고 진한 흙빛의 눈동자. 그 눈빛에 겁을 집어먹은 것일까. 현과장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해 버렸다.


“혀, 현과장인데요.”

“현과장, 컹? 현과장이 남편에게 이름을 줬냐, 컹?”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은 계속 현과장을 노려보았다.


“아, 뭐, 네...”

“좋아, 나도 줘라, 컹.”

“아, 뭐... 네?”


현과장은 늑대의 당당함에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갑자기 이름을 달라고? 아니,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이름을 달라고?


“우리가 지어봤자, 컹컹이나 멍멍, 컹멍, 멍컹이다, 컹. 이름을 줘라, 컹. 저 못난 남편도 이름이 있는데, 나도 가지고 싶다, 컹!”

“아, 뭐, 그렇다면...”


현과장은 그녀의 단호함에, 마음을 굳혔다. 그렇게까지 원한다면 당연히 지어주는 것이 인지상정. 루프와 늑대의 안전한 결혼생활을 위해. 루프와 늑대의 결혼생활을 지키기 위해. 사랑과 진실을 그리고...


“얼른 얼른 지어라, 컹!”

“아, 넵!”


그가 딴 짓하는 걸 눈치 챈 것일까. 그녀는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름을 지을 수 있을까. 딱히 생각이 나는 이름도 없을 텐데...


“흐음... 몇 가지 떠오르기는 한데...”


모두의 시선이 곧바로 현과장을 향했다. 놀란 듯 똥그래진 모두의 눈동자. 아니, 몇 가지나 떠오른다고?


“현과장, 거짓말하는 건 아니냐능?”

“리코! 놀람!”

“허허, 두 귀염둥이님들의 이름도 내가 만들었다고. 정말 날 못 믿는 거야?”


하긴, 둘의 이름으도 모두 현과장이 짓긴했지. 그것도 큰 시간을 들이지 않고.


“그럼 늑대 와이프 씨는 잘 들어봐, 하나씩 풀어 놓을 테니까.”

“알겠다, 컹!”


늑대 그녀의 눈동자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하긴, 이름을 정하는 크나큰 일이 아닌가. 게임에서도 아이디 하나 정하는데 얼마나 큰 시간을 들이던가. 그런데 본인의 이름을 정하는 건데 집중을 하고 긴장을 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첫 번째 이름은, 미니. 몸이 좀 작으니까,”

“콤플렉스다, 몸집 작은 게, 컹!”


단번에 콤플렉스를 잡아낸 것도 참 대단하다고 할까. 어쨌든, 현과장은 서둘러 다음 이름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표정이 더 나빠지기 전에.


“그럼 두 번째! 라임! 지구의 드라마 여주인공 중에, 길라임이라고...”

“난 사람이 아니다, 컹.”

“아니, 잠깐 내 말이 안 끝났는데,”

“난, 컹! 사람이, 컹! 아니다!! 컹!”


그녀는 더욱 날카롭게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긴 한 모양인데.


“아니, 이럴 리 없는데. 내가 만든 이름이 두 번이나 거부 당했다고? 우주 최강의 네이밍 센스가?!”


그녀의 거부는 현과장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던 그의 작명. 그런데 한 존재에게 그것도 두 번이나 거절을 당하다니. 자존심이 상해도 보통 상하는 게 아니었다.


“그럼 아름이! 아름다우니까 아름이! 아름이는 어때?”

“나도 내 모습은 안다, 컹! 난 아름답지는 않다! 컹!”


세 번째 퇴짜. 이번 이름이 특히나 경멸스러웠던 것일까. 그녀는 시퍼런 송곳니를 드러내며 현과장을 노려보았다. 그런 바로 그때였다. 한 가지 이름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팽! 팽이다!”

“팽? 그게 뭐냐, 컹?”


단어가 주는 강렬한 느낌 때문일까. 그녀는 처음으로 관심을 보였다.


“강인한 송곳니! 모든 걸 찢어발기는 강력하고 단단한 송곳니, 팽!”

“오! 그런 뜻이냐, 컹?”


그녀는 눈동자 속에 담겨져 있던 의심과 적대감을 전부 버리고, 현과장을 따스하게 바라보았다.


“현과장은 생각보다 좋은 머리를 가진 거 같다, 컹. 마음에 든다, 컹.”

“마음에 드니까 다행이긴 한데...”


이름을 받고 좋아하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현과장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다른 예쁘고 좋은 이름을 전부 거절하고 선택한 이름이 송곳니라니. 루프가 그녀 앞에서 주눅 드는 것이 이상하게도 이해가 되었다.


“지금부터 내 이름은 팽이다, 팽! 컹!”


그녀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이런 그녀가 창피한 것인지, 아니면 못마땅한 것인지 그냥 고개를 돌려버리는 루프. 아니 이렇게 맞지 않는데 어떻게 결혼을 한 거야.


“도대체 어떻게 결혼을 한 거야, 둘은? 전혀 맞지 않는데.”

“우린 밝을 때만 맞지 않는다, 멍.”

“응? 그게 무슨...”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내는 루프 때문에 잠시 생각 자체가 멈춰 버렸던 현과장. 그러나 이내 그의 머리는 예전 보다 더욱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루프가 한 말의 의미가 완벽하게 그의 머리에 전달 되었으니까.


“이거 완전 29금 드립인데.”

“무슨 뜻이냐능? 나도 알고 싶다능!”

“나도! 나도!”


키토와 리코가 현과장의 주변으로 다가와 끈질기게 그 말의 의미를 물었지만, 현과장은 결코 대답해 줄 수 없었다. 꼬마 친구들이겐 아직 거리가 있어야 할 내용이었으니까.


“나에게 필요한 걸 줬으니, 나도 현과장이 필요한 걸 줄 차례다, 컹.”


밝은 미소를 지으며 현과장을 향해 다가오는 늑대, 팽. 조금까지 방어적인 태세를 취햤던 매서운 늑대는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순둥순둥한 늑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와... 완전 다른 사람...”

“늑대다, 컹! 늑대! 컹!”

“어... 늑대. 다른 늑대, 다른 늑대.”


사람이라는 말에 기겁을 하는 팽. 그녀는 그 단어만 들려오면 자동적으로 송곳니를 드러냈다. 마치 무척 더러운 냄새를 맡았다는 듯이.


“그래, 그럼 원하는 걸 말해 봐라, 컹.”


마음이 진정된 것일까. 그녀는 다시금 현과장에게 물어봤다. 그녀의 말에, 곰곰이 머리를 굴리는 현과장. 그런데,


“어... 난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도 모르는데...”


그의 입에서 어이없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여기에 온 이유를 모른다니. 아무리 그래도 여기에 온 이유를 모르는 게... 잠깐, 그런데 현과장이 여기에 왜 오게 되었더라?




“제정신이야?! 제정신이냐고! 전부 미쳤어! 왜 이렇게 생각 없이 행동하는 거야?!”


쉴 새 없이 먹을 것을 입에 넣던 갓패치는, 뭔가 대단히 화가 나는 일이 떠오른 듯,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 그 덕분에 사방으로 튀어나가는 입 안의 음식물들. 거실에서 같이 저녁을 먹던 모두가 일제히 인상을 찌푸렸다.


“다 먹고 말해라냥. 음식물이 다 튄다냥.”

“제정신이야? 음식물 튀는 게 중요해? 지금 현과장이 무슨 위험에 봉착 했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말을 해야 안다랄까나. 지금까지 입 꾹 다물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까나?”


어흥선생과 채야의 공격에, 입을 다시금 닫아버린 갓패치. 그는 입 안의 음식물을 다 삼킨 뒤, 차분히 입을 열었다.


“그 미친 늑대가 가만히 둘 거 같아?”

“루프 씨는 미친 늑대가 아니다냥. 그리고 현과장의 친구다냥.”

“그 멍청한 똥개 말고! 늑대! 그 곳에 사는 늑대!”


갓패치는 한층 더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이젠 음식물이 아닌 침이 입 밖으로 분수대처럼 뿜어져 나와 버리고. 급기야 모두가 먹고 있던 음식들 위로 떨어지고야 말았다.


“아니! 다 먹고 싶으면 그냥 다 먹고 싶다고 하세요! 이게 뭐예요?!”

“나 아직 식사를 안 마쳤습니다만!”


덕분에 봉변을 당한 건 가만히 앉아서 식사를 이어가고 있던 여왕과 우유나. 그녀들은 짜증이 가득한 눈초리를 그대로 갓퍄치에게 날려 보냈다.


“노려보면 어쩔 건데? 지금 밥이 넘어가? 그 미친 암컷 늑대가 현과장을 어찌할지 모르는데 지금 이런 음식물이 넘어가냐고! 제정신이야?! 제정신이냐고!”


갓패치는 아랑곳없이 목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그런데 이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은 모두 갓패치 아닌가? 다름 아닌 갓패치가 차원문을 열었잖아.


“그렇게 위험한 곳에 보냈으면, 빨리 차원문을 열어서 데리고 나오면 된다랄까나.”

“맞다냥. 빨리 차원문이나 열어라냥.”


채야와 어흥선생은 너무나 당연하게 차원문을 열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제정신이야? 그게 가능했으면 내가 따라갔지. 여기서 이런 맛대가리 없는 걸 먹고 있었겠어?”


너무나 당당하게 못 연다고 선언해버리는 갓패치. 그런데, 뭔가 필요 없는 말이 섞여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지금 뭐라고 했다랄까나? 맛이 없다? 맛이 없다?!”


채야의 눈빛에 분노가 번져 나갔다. 아니, 그래도 애써 밥을 차려준 사람 앞에서 맛이 없다는 말은 너무했잖아. 아무리 매너가 똥이라고 해도...


“왜? 사실 아니야? 김치찌개에 비하면 맛이 터무니없는데.”


갓패치는 한 발 더 나가 현과장의 감치찌개와 비교를 했다.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그 궁극의 음식, 현과장표 김치찌개와.


“장르가 다르다랄까나! 장르가!”

“곁에 있으면서 좀 배우지 그랬냥.”


이번엔 어흥선생이 입을 거들었다. 하긴, 그도 김치찌개에 눈이 돌아간 한 사람. 아니, 김치찌개의 맛을 본 모두가 그 맛에 푹 빠졌다. 심지어,


“나도 배우고 싶었다랄까나!”


채야 본인마저도.


“아! 제정신이야?! 쓸데없는 소리로 시간 잡아 끌지 마!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현과장이 그 늑대에게 정신을 먹히기 전에!”


주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한 갓패치는,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애 나타난 근심과 걱정. 정말 그의 예상대로라면 현과장이 너무 위험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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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6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9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1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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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7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6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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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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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7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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