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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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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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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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DUMMY

10분 전.

강화소 안을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었던 현과장. 그는 찾는 이가 아무도 없는 한적한 강화기계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하아... 어떻게 해야 하지?”


이곳저곳 구경하는 듯이 보였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소김스를 엿 먹일 생각뿐. 그는 자신을 속였다는, 이곳 사람들을 속였다는 사실이 결코 용서가 되지 않았다. 확률 조적이라니! 변동 확률이라니! 대한민국에서 게이머들이 제일 싫어하는 짓이 확룰 가지고 장난질 치는 건데. 그걸 지금 여기서 벌이고 있어? 현과장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무슨 생각이 그리 많으신 가요? 손님?”


바로 그때, 그의 곁으로 다가온 한 젊은 여성 종업원. 옷차림으로 봐서 게임을 진행하는 딜러임이 분명했다.


“나 여기서 게임 안 해요. 다시 안에 들어가야 하니까.”

“저도 여기서 게임하는 거 권유하고 싶지 않아요, 현과장.”


현과장은 순간 움찔했다.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그럼 설마...


“이봐요, 나 안 도망간다니까! 이렇게 사람 얼굴이랑 이름까지 풀고 감시 할 거야?”


이렇게까지 감시한다고? 현과장은 정색하며 여 직원을 바라보았다.


“‘감시 할 거야.’는 반말이고. 여태 쌓은 좋은 이미지 단번에 날릴 거예요? 현과장?”


“아니 그럼 내가 존댓말을... 잠깐... 좋은 이미지?”


그녀의 말에, 현과장은 머릿속에 있던 모든 생각들을 지워버리고 그녀의 이야기에만 집중했다. 존댓말을 안 쓴다고 화낼 사람이 있었던가? 내가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줬던 분이 있었던가? 그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단 두 분 빼고는.


“아, 아니죠? 여기 오실 리 없잖아.”

“왜 올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현과장? 여긴 내 세상인데.”


‘내 세상’이라는 단어가 귀를 관통하더니 뇌 속에 직접 꽂혔다. 이런 단어를 쓸 수 있는 존재는 그 분들 뿐이다. 오직 그분들뿐.


“음... 님?”


여직원은 대답대신 현과장을 바라보며 빙긋이 웃었다. 현과장을 따스하게 감싸는 혼화한 미소. 그 따스함에 현과장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현과장은 지금 어느 때인데 이렇게 놀고 있는 건가요?”

“저... 노는 게 아니라...”


현과장은 그녀에게 지금까지의 일들을 자세하게 설명하려 했다. 그러자,


“내가 그걸 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걸로 생각해요? 내 말은 왜 아직도 여기 있냐는 말이에요.”

“정의구현 때문입니다.”


현과장은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손님들을 기만한 소김스를 용서할 수 없었던 현과장.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한다 하더라도 결코 그를 응징하기 전에는 돌아갈 마음이 절대 없었다.


“오호, 그래요? 나와 마음이 같군요.”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다르게, 현과장을 옹호하기 시작한 그녀. 그녀는 눈빛에 독기를 품으며 말을 이어갔다.


“어느 정신 나간 것이 내 영역까지 침범했어요. 능력의 생성과 강화는 오직 나만 할 수 있는 일. 그런데 감히 내 영역을 건드려?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아닐까요?”


그녀의 분노에 찬 목소리에, 잔뜩 겁을 먹은 현과장은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어떻게 짓뭉갤지 고민하던 도중에 현과장이 이렇게 와줬네요. 이렇게 고마울 때가.”

“그냥 혼쭐을 내주셔도 되는데.”


소믹스에게 정의구현을 실현시키고픈 그였지만, 그녀의 분노에는 깊게 관여하고 싶진 않았던 현과장. 그는 슬쩍 그녀에게서 멀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동작 그만. 어딜 가, 감히.”


그 순간, 현과장의 귓가에 꽂히는 냉랭한 목소리. 마치 시베리아 한복판에 팬티 한 장만 입은 채 서 있는 느낌이었다.


“아닙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마음 안 내도 되는데.”


현과장의 태도에 다시금 방긋 웃는 그녀. 괜찮다고 말하는 그녀였지만, 오랜 사회생활을 겪은 현과장은 그녀의 말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었다.

아니 = 그래,

그렇게 = 진즉,

마음 안 내도 되는데 = 마음을 냈어야지.

그녀가 머금고 있는 미소는 단순한 미소가 아닌 경고가 가득 담긴 협박. 그 미소가 사라지는 날에는 거대한 재앙만이 남을 게 불 보듯 뻔했다.


“아닙니다! 제가 돕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잘 들어요. 우선 무슨 수를 쓰더라도 「개행운과 초불행」을 강화 하도록 하세요.”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현과장의 얼굴에는 긴장감은커녕 편안함만이 감돌고 있었다.


“현과장, 잘 생각해라냥. 그러다가 다 잃는 수가 있다냥.”


다급하게 다가와 현과장의 앞을 막아서는 건 다름 아닌 어흥선생. 얼굴에 걱정이 가득한 건 오히려 그였다.


“아니야. 약속은 약속이니까.”

“이런 약속은 안 지켜도 된다냥! 이미 현과장은 무기를 날렸다냥! 능력까지 날리면 큰일 난다냥!”


걱정 가득한 그의 얼굴에 이제는 다급함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나 현과장, 위험 때문에 등을 보이는 소인배는 아니지!”


당당하게 캡슐 안으로 몸을 밀어넣는 현과장. 그런 그의 모습에 어흥선생을 비롯한 나머지 두 사람은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누가 봐도 소김스가 능력을 빼앗을 생각만을 품고 있는데, 그렇게 들어간다고? 차라리 호랑이 입으로 들어가는 편이 훨씬 위험부담이 적을 것이다.


“역시, 역시, 역시 우리의 호구, 아니 영웅!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현과장이 캡슐 안으로 들어가자, 소김스는 새어 나오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얼굴을 넘어서 온 몸으로 표현하는 그의 환희. 그 모습을 본 어흥선생과 일행들은 더욱 절망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세 사람이 캡슐에 있는 현과장을 끌어내려 몸을 날렸지만, 캡슐은 웅장한 소리를 내뿜으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어서 현과장의 몸을 감싸는 검은 기운. 조금 전 「개행운과 초불행」을 강화할 때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아! 아! 아! 아무래도 실패인 모양입니다! 애석하게도!”


애석한 인간의 얼굴에 어찌 웃음꽃이 만발한 걸까. 어흥선생은 그 가증스러운 목소리가 더욱 얄밉게 느껴졌다.


“확률 조작한 거 전부 알고 있다냥! 이건 무효다냥!”

“아니죠, 아니죠, 아니죠. 확률 같은 거 조작 안 해도 어차피 이렇게 될 운명이었습니다. 신급 능력이 강화될 확률은 0에 수렴하니까.”


더는 본색을 참기 힘들었던 것일까. 그는 얼굴에 만연한 가식을 벗어던지고, 그의 본모습을 드러냈다. 비열하고 가증스러운 그의 본 모습을.


“그럼, 그 능력 잘 받겠... 응?”


바로 그때였다. 현과장을 감싸고 있던 검은 기운을 뚫고 새어 나오기 시작한 무지갯빛 기운. 전설 능력을 강화 할 때 보다 더욱 영롱하고 아름다운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신급 능력 강화 실패 이펙트는 조금 다른가?”


소김스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혹감을 느끼는 듯, 눈을 똥그랗게 뜨고 캡슐을 바라보았다.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강화가 성공할 리 없다는 것을. 신급 능력 위에 도대체 무슨 능력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물론 이 기계를 자신이 만들기는 했지만, 그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누구도 신급 능력을 강화 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 없었던 소김스. 지금 이 상황을 마주한 어흥선생과 채야 그리고 갓패치도 마찬가지였다.


“제정신이야? 신급 능력이 강화가 된다고?”


룸 안에 있는 이들 중, 제일 놀란 건 갓패치였다. 원더랜드의 주인으로 살아온 영겁의 시간들 속에서 이런 현상을 맞이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기준과 관념이 산산이 부서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어쩌면 좋은 예시가 될 지도 모른다냥. 지켜 보자냥!”


어흥선생은 지금 현과장의 상태에 과학자적인 입장으로 접근한 듯이 보였다. 그의 눈빛에서 발산되는 지적 호기심.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궁금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이 다음에는 무슨 상황이 이어질 지 기대하면서.


룸 안의 모두가 자신의 생각에 빠져 있던 그 때, 현과장을 감싸던 그 아름다운 무지갯빛 기운이 점차 옅어지기 시작했다. 현과장이 캡슐 안에 들어간 지 5분 정도 지난 순간이었다.

기운이 옅어지자, 반가운 표정을 짓는 건 바로 소김스. 그는 기운이 사라진 것을 실패의 전조현상으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그럼 그렇지! 이게 성공할 리 없지!”


소김스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캡슐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2차 강화 시작합니다.]


난데없이 캡슐에서 흘러나오는 메시지. 모두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2차 강화라고? 지금 정말 2차 강화라고 말했던 거야?“


“2차라는 말은, 1차는 성공했다는 걸까나?”

“아마도 그럴 거다냥.”

“제정신이야? 신급 능력 강화에는 몇 단계까지 있는 거야?!”


현과장의 주변인들은 캡슐을 바라보며 희망이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능력이 날아가지 않았다니. 단지 그것만으로도 큰 행운인데 강화까지 성공했다고?


“아니! 아니! 아니! 그럴 리 없어! 이번엔 분명히 실패할...”


고개를 힘차게 저으며 현실을 부정하려던 소김스. 하지만 눈앞에 벌어진 현상은 그를 다시 현실로 끌고 왔다. 캡슐을 벗어나 온 방 안으로 가득 채운 무지갯빛 기운. 누가 봐도 강화 성공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게, 이게, 이게 말이 되?! 말이 되는 거냐...”

[3차 강화 시작합니다.]


소김스의 절망 그득한 음성이 퍼져나가던 찰나. 다시금 둘려오는 캡슐 기계의 음성. 모두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지금 다음 단계가 있다는 거야?


“아니, 아니, 아니! 다음 단계가 또 있...”

[4차 강화 시작합니다.]


이제는 놀란 표정도 멈추는 사람들. 그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108차 강화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자리에 탈썩 주저앉으며 혀를 내둘렀다. 108차 강화라니. 이게 가능한 거야? 무기 강화도 짱꽝꼬융똥, 이렇게 달랑 5차였는데, 108차라고? 그리고 그 108차를 전부 성공했다고? 이게 정말 가능한 거야?


[109차 강화를 시작합니다.]


이런 생각을 떠올리고 있는 사이, 또 시작된 새로운 강화. 기다리는 사람들은 슬슬 지겨움을 느낄 지경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나?”

“이론 상 540분인데, 80차 강화부터 조금씩 빨리 진거 같다냥. 한 500분? 그쯤 지난 거 같다냥.”


채야의 질문에 지친 목소리로 답하는 어흥선생. 이제 그의 얼굴에 호기심은커녕 피로감만이 가득 맴돌고 있었다.


[110차 강화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강화 메시지. 강화의 성공이 중첩되면 중첩될수록 룸 안의 모두에게 피로가 중첩되고 있었다.




[1200차 강화 시작합니다.]


이제는 완전히 뻗어버린 사람들. 강화소의 주인인 소김스도, 궁금증 가득했었던 어흥선생도, 자신의 관념이 무너져 버린 갓패치도, 그리고 아무 생각이 없었던 채야도, 모두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그런 그때였다.


[1200차 강화 성공. 축하드립니다. 신급 능력의 강화가 성공하였습니다.]


모두의 귀에 들려온 메시지. 지쳤던 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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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283. 정비 23.12.06 19 3 11쪽
282 282.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3 23.12.06 19 3 11쪽
» 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23.12.05 16 3 11쪽
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5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8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1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7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20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7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5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6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5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8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6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7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3 3 11쪽
256 256. 테러 23.11.12 12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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