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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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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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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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58. 무서운 존재

DUMMY

아담의 말에, 조금 누그러진 두 사람의 적대감. 그렇다고 해서, 서로를 향한 감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들의 눈빛에 남아있는 갈등의 씨앗. 그 씨앗이 언제 다시 싹을 틔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 지금은 참겠어. 더 중요한 일이 생겼으니까.”


의외였다. 라니의 입에서 물러선다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놀란 것은 비단 아담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뭐라고? 참는다고? 네가?”


더욱 당황해하는 건 다름 아닌 켄지. 그도 이런 라니의 모습은 처음 접한 모양이었다.


“그래. 두 번 다시 말하게 하지 마. 생각만 하면 열 받으니까.”


짜증 섞인 그녀의 목소리가 우주 공간에 날카롭게 퍼져나갔다. ㅇ;런 그녀의 모습에 그제야 놀란 표정을 거두는 두 사람. 그래, 이런 날카로운 반응이야 말로 진정한 그녀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일이란 게 뭐지, 라니?”

“당하고도 몰라?”


아담의 질문에 라니의 목소리가 더욱 날카롭게 바뀌었다. 도대체 뭐가 그녀를 이토록 화나게 만든 것일까.


“모르니까 물어보지. 도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 거야?”

“현과장.”


라니의 발어네에 또 한 번 놀라는 두 사람. 현과장 때문이라고? 라니는 현과장과 우호적인 관계가 아니었던가? 두 사람은 어안이 벙벙했다.


“지금 장난하는 건가? 현과장 때문이라고?”

“그래! 지금 우릴 가지고 노는 거야? 현과장을 위해 우릴 데리고 나왔다고?!”


정신을 차린 둘은 날카롭게 반응하며 라니를 몰아 세웠다. 그런데,


“현과장을 위한 게 아니라고! 우릴 위한 거지!”


오히려 더욱 화를 내며 그들을 바라보는 라니. 화난 목소리의 그녀였지만, 두 눈동자 안에서는 두려움이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었다.


“현과장이 아닌 우릴 위한다고?”

“그래! 우리! 우리 신의 능력자들 말이야!”


그녀의 얼굴은 꽤나 상기되어있었다. 마치, 무언가 엄청난 무언가를 본 것처럼.


“무슨 일이 있었어? 왜 그렇게까지 반응하는 거야? 말을 해봐, 라니.”

“너희는 아무렇지 않아? 신의 능력자가, 그것도 둘이나 현과장과 동물들에게 된통 당했는데!”


라니는, 지금 팬티 한 장만 입고 있는 게 아무렇지 않은 듯 여기는 두 멍청이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한심스러운 인간들이 신의 능력자라니.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밀려 나오는 한숨이 입 밖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아니, 지금 너희 모습을 보라고!”

“이미 우린 이미 신의 위원회에서 모든 것을 말했다, 라니. 듣지 않은 건 그대와 고지식한 다리안 뿐이었지.”


아담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그들의 생각을 무시한 건 그녀와 다리안.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녀 역시 원더랜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식 밖의 상황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런 말은 없었잖아! 동물들이 나조차 어쩔 수 없는 물건을 단번에 박살낼 수 있다고!”

“그건 약과다, 라니. 우리가 단번에 우주로 추방되었단 말이다. 신의 능력자인 우리들이.”

“난 뭐 함정에 빠진 줄 알았지! 제대로 말을 하던가!”

“들을 생각도 하지 않았으면서, 쳇.”


다시금 시작된 세 사람의 신경전. 하지만 이 언쟁은 쉽게 끝났다. 지금은 이렇게 말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니까.


“분명 처음 원더랜드의 인물들과 싸웠을 때와 차원이 다르다. 점점 강해지는 느낌이다.”

“현과장의 능력 때문일 거야. 「신의 방패」 때문일 거라고.”


파르르 떨리는 라니의 입술. 그 입술에서는 이내 진지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신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시지 않은 유일한 능력이야. 우리는 신의 방패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아는 건 주변 인물들의 강화 정도인 건가.”

“그것도 말이 안 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세 사람의 눈동자 안에서 스멀스멀 고개를 내미는 불안감. 어느새 두려움이 그들의 얼굴에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이대로는 안 돼! 의회에 내가 건의 하겠어!”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것일까. 라니는 외치듯 말을 던진 채, 곧바로 앞으로 날아갔다. 점차 멀어지는 그녀의 뒷 모습. 그런데, 두 사람은 안 따라가고 뭐하는 거지?


“... 위원회에 이 모습으로 가면 어떨 거 같나, 켄지?”

“미쳤어? 평생 놀림 받고 싶어?”


불안감과 두려움 보다 더 그들을 압박하는 것은 바로 쪽팔림. 그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원더랜드 쪽으로 몸을 틀었다.

아무리 그래도 옷은 가지고 가야 할 거 아니야. 명색이 신의 능력자들인데.




“저기요~! 아무도 없어요?”


현과장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번져 나갔다. 아무 것도 없는 회색의 공간. 그냥 사방이 온통 회색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현과장! 우리가 왔다능!”

“우리! 등장!”


바로 그때, 루프의 등에 올라 탄 채 현과장 쪽으로 당당히 걸어오는 두 귀염둥이. 해맑게 웃는 키토와 리코의 얼굴에 현과장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여, 여긴 위함하다! 멍!”


주변을 둘러보더니 이내 표정이 굳어진 루프. 그는 이 공간의 존재를 아는 듯 털을 곤두세우며 주변을 경계했다.


“왜 그래, 루프 씨? 뭘 그렇게 두려워 하는 거야?”

“여긴 시간을 뜯어 낸 것보다 더 위험한 곳이다, 멍!”


시간을 뜯어낸 곳? 설마 예전에 루프를 만났던 그 잘려나갔던 원더랜드를 말한 것일까. 그러고 보니 분위기가 어느 정도 닮아있었다. 회색빛 세상인 것도, 살아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도.


“그런데 갓패치는?”

“응? 아직 안 왔나, 멍?”


루프는 고개를 기울였다. 하긴, 차원문 밖의 상황을 알 리 없는 그였으니까. 그리고 그가 얼마나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도.




“아니! 제정신이야?! 저 멍청한 똥개! 그걸 그냥 그렇게 들어가 버리면 어떡하란 말이야!!!”


아무도 없는 대회장에 홀로 남겨진 갓패치는, 연신 허공에 대고 가위질을 해댔다. 하지만 결코 열리지 않는 차원문. 수백 번, 수천 번 가위질을 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치겠네! 그냥 한 명 더 들여보내 주라고! 이 거지같은 차원문!”

“무슨 일이냥? 뭔데 그렇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냥?”


바로 그때, 대회의 뒤처리를 마친 어흥선생이 갓패치를 향해 다가왔다. 아무래도 마중을 나온 듯한데.


“리코 님과 키토 님은 어디냥? 루프 씨는? 현과장은 어디갔냥?”


어흥선생의 질문에 갓패치는 우물쭈물거리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갓패치는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것일까.


“왜 말 못 하냥?”

“그게... 있잖아... 현과장이 좀 위험한 거 같아서...”


슬쩍 어흥선생의 눈치를 살핀 갓패치는, 이내 어흥선생의 곁으로 다가가 뭔가를 속닥였다. 그러자, 점차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한 어흥선생. 이마에 땀빵울이 뽀스락뽀스락 맺히기 시작했다.


“제정신이냥?! 그런 곳에 우리 귀염둥이님들을 보낸 거냥?!”

“제정신이야? 그 멍청한 귀염둥이들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라고! 그리고 지금 제일 위험한 건 꼬맹이들이 아니라 바로 현과장이야! 현과장!”


창백한 얼굴이 벌겋게 될 정도로 피가 거꾸로 솟은 갓패치. 차원문 안쪽의 세상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이렇게까지 갓패치가 흥분과 걱정을 동시에 하는 것일까.




“여긴 모든 시간이 모이는 곳이다, 멍!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 멍!”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고? 그럼 뭐야, 예전의 웃긴 현과장, 지금의 진지한 현과장, 미래의 냉정한 현과장이 다 나와야 한다는 거야? 그걸 어떻게 글로 표현해? 드라마도 아니고!


“모든 시간대가 공존한다고? 그런데 왜 아무 것도 없어?”

“모든 걸 다 넣을 수는 없다, 멍. 여긴 들어오는 이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는 공간이다, 멍!”


잠깐! 잠깐! 잠깐! 들어오는 이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면, 다시 배경 묘사를 해야 한다는 거잖아. 뭐 이리 귀찮고 이상한 공간이 다 있어?


“그럼 나도 날 만날 수 있는 거냐능?”

“리코도! 두근두근!”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키토와 리코는 두 눈을 반짝였다. 아무래도 미래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들을 흥분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그런데,


“둘은 좀 힘들지 모르겠다, 멍!”


방금 전 했던 이야기와 다르게, 두 귀염둥이들을 향해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루프. 이내 그는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조곤조곤 설명했다. 그들이 삐치지 않게 하기 위해.


“리코와 키토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존재다, 멍.”

“나는 나인 거냐능? 나는 나인 거다능!”

“리코! 불변!”


다행인 것인지, 그들은 쉽게 자신들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냥 소설 안에서 큰 위치를 차지 하지 않는다는 말이잖아. 주인공도 변하고, 보조 인물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성격으로 변하는데, 둘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건... 그냥 마스코트란 말인데...


“키토는 변하지 않는다능! 현과장 편이라능!”

“리코도 현과장 편!”


단순한 건지, 아니면 순수한 건지. 두 귀염둥이들은 이 사실을 그냥 너무나 기쁘게 받아들였다. 어쩌면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건 크나큰 축복일지도 모르겠다. 둘은 이 사실에 크게 기뻐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루프 씨는 루프 씨는 괜찮아?”

“난 시간의 번견이다, 멍. 이런 건 나에게 전혀 통하지 않는다, 멍!”


현과장의 질문에 단호한 카리스마를 보이는 루프. 그런데 그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거 같은데.


“루프 씨, 지금 다리가 떨리고 있어.”

“추워서 그렇다, 멍!”

“아닌데, 그게 아닌데? 여기 하나도 안 추운데?”


실제고 아무런 추위도 느껴지지 않았던 회색의 공간, 그렇다면 루프는 왜 이렇게 떨고 있는 걸까.


“사실 그게 말이다, 멍...”

“어디서 개오줌 냄새가 진동을 하는군, 크허엉!”


루프가 입을 열려던 바로 그때, 어디선가 들려온 앙칼진 울음소리. 그 울음소리 안에서 엄청난 적대감이 느껴졌다.


“히익! 난 모른다, 멍! 현과장 살려줘라, 멍!”

“응? 나보고 살려 달라고? 뭘? 어떻게?”


현과장이 루프를 바라보며 당혹한 표정을 지어봤지만, 그는 이미 현과장의 등 뒤로 숨은 상황. 양 앞발로 두 눈까지 가린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다시는 안 온다더니, 기어코 기어들어오는 군, 컹!”


루프에게로 모두의 시선이 돌아간 사이, 어느새 현과장의 코앞까지 다가온 목소리의 주인. 이내 그 목소리에 걸 맞는 거대한 몸집이... 아닌, 자그마한 몸집이 현과장의 앞에 나타났다. 루프의 2/3 정도 되는 자그마한 몸집. 하지만 눈매만큼은 루프보다 더욱 매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존재, 루프와 닮은 늑대였다.


“여기가 어딘데 기어 오는 거냐, 컹!”


그 자그마한 늑대는 매섭게 루프를 째려보았다. 둘 사이에 뭔가 일이 있었던 거 같은데...


“루프 씨, 아는 분이야?”

“루프라고? 시간의 번견이 되더니, 진짜 똥개가 된 거냐, 컹!”


현과장의 말을 들은 늑대는, 더욱 매섭게 루프를 재려보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적대감이 가득한 거야? 원수야? 둘이 싸웠어? 아니면 도대체...


“내 전 여친이다,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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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6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9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1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7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20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7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6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7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5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8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6 3 11쪽
»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8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4 3 11쪽
256 256. 테러 23.11.12 12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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