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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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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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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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테러

DUMMY

“이렇게 모든 것이 끝...”

[쾅!]


현과장이 자신의 내레이션 파트를 무게 잡고 부르려던 바로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폭발음.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현과장의 몸에서 따스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뭐냥?!”


재빠르게 고찰 슈트를 벗어던진 어흥선생은, 고양이귀머리띠를 쫑긋 세우고 주변을 경계했다. 그런데, 저 머리띠 그런 기능도 있었나?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나?”


채야도 거추장스러운 철 조각들을 벗어던지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런대 그때,


[쾅!]

[쾅! 쾅!]


청중석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폭발음. 폭발음의 뒤로, 놀란 사람들의 비명이 줄을 이었다. 다행히도 현과장 덕분에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없었지만, 갑작스러운 폭발은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누가 축제날에 이런 재앙을 일으킨 것일까.




3시간 전.

「전국 노래 잘함」 준비로 분주한 대회장 안. 각종 음향 장비와 방송장비가 줄줄이 회장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정말 이 작전이 통할 거라 생각하나, 켄지?”


인부로 변장한 아담이, 음향장비들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당연하지. 내 예상대로라면 현과장과 그 일당들은 이번 사건으로 신뢰도를 크게 잃을 거라고.”


스피커를 옮겨오던 켄지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의 얼굴에 가득한 비열함. 수많은 목숨이 자신의 계획에 희생될 것을 즐기는 듯, 그의 눈빛에는 희열이 가득했다. 그는 자신이 신에게 선택받은 인물이라는 것조차 잊은 듯했다.


“너희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알고는 있는 거야?”


그런 그들의 앞에 나타난, 라니. 그녀는 평소에 보여 주었던 여유 넘치는 모습과 달리,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정도 희생으로 우주를 살리는 것이다, 라니. 넌 그만 우리의 일에 빠져라.”

“빠지긴! 너희가 빠져! 이제 그만 신의 방패에 집착하라고!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능력이란 말이야!”


라니는, 버럭 화를 내며 아담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노려본다고 꿈쩍 할 인물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애초에 현과장에게 패배한 이후에 이렇게 복수를 하러 오지 않았을 테니까.


“어쩔 수 없다고 손가락만 빨라는 말인가, 라니? 난 그럴 수 없다. 내가 이 능력을 어떻게 얻었는데, 그런 근본 없는 능력에 무릎을 꿇으라고? 어림없지!”


아담은 라니를 향해 거침없이 분노를 드러냈다. 그런 그를 향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라니. 그렇게 그들이 연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동안, 켄지는 스피커 설치를 마무리 지었다.


“아담, 끝났어. 이제 나가자.”


그렇게 자리를 뜨려는 두 악당. 그들이 등을 보이는 바로 그때, 라니는 망설임 없이 스피커를 향해 단검을 던졌다. 그런데,


[팅!]


박살나기는커녕 작은 흠집조차 나지 않는 스피커. 라니가 던진 단검은 스피커에서 튕겨 나와 바닥에 툭 떨어졌다.


“무슨 짓을 한 거지?”

“당연한 거 아니야? 누가 마음대로 내 작품을 터뜨리면 곤란하니까 작은 방어막 정도는 걸어 놔야지, 안 그래?”


켄지는 라니를 향해 누런니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 그 모습에 기겁을 하는 한 사람. 그는 바로 다름 아닌 아담이었다.


“내가 분명 어제 말했다, 켄지. 좀 씻으라고.”

“폭탄 만드느라 오늘 아침까지 날 샌 사람에게 그게 할 말이야? 난 정말 내 몬든 힘을 다해 이 폭탄을 만들었다고!”


아담의 핀잔에, 켄지는 사방으로 침을 튀겨가며 자신을 변호했다. 그의 지저분한 침방울이 여기저기로 퍼지는 게 무척이나 거슬렸던 아담. 그는 뭔가를 결심한 듯 입을 꾹 다문 채 켄지를 응시했다.


“뭐? 왜?”


켄지가 날카롭게 반응했지만, 아담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행동으로 보여줄 뿐. 이내 아담은 한 손으로 켄지를 집어 들더니, 그대로 밖으로 뛰었다. 정확히는 공중목욕탕을 향해 뛰었다.


“지금 날 목욕탕에 집어넣을 샘이야, 아담?”

“입 다물어라. 냄새나니까.”


그렇게 먼발치로 멀어지는 두 악당. 혼자 남게 된 라니는, 다시금 있는 힘껏 스피커를 때려보았지만, 역시나 스피커는 멀쩡했다.


“빨리 이 사실을 알려야!”


라니는 있는 힘껏 땅을 박차고 하늘 높이 도약했다. 그런데, 전혀 하늘 높이 떠지지 않는 육체. 하늘은커녕 땅바닥에서 겨우 10cm정도 발이 떴을 뿐이었다.


“어? 왜 이러지?”


라니는 다시 한 번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역시나 뜨지 않는 그녀의 몸. 아무리 애를 써도 그녀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발이 너무나 무거웠다.


“발이 왜 이렇게 무겁지...”



바로 그때였다. 그녀가 자신의 발목에 묶여 있는 황금색 실을 발견한 때가.


“이 인간들이 진짜! 이걸 내 발목에 묶었다고? 스피드가 생명인 나에게 이런 무거운 걸?”


라니는 역정을 내며, 황금색 실을 잡아 뜯으려고 했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실오라기. 온갖 힘을 써서 끊어 보려고 했지만, 은은한 불빛을 내뿜고 있는 그 황금색 실은 끊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젠장! 다리안은 왜 이딴 물건을 만들어서!!”


씩씩 거리며 단검을 집어든 라니, 하지만 단검으로도 실은 끊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단검이 부러질 뿐.


“젠장 사람이 미칠 정도로 튼튼하네. 젠장! 젠장!”


멀어진 두 악당을 향해, 라니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거 황금 실이 풀릴 리 없는 법. 라니는 어쩔 수 없이 터벅터벅 걸어서 대회장을 빠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헉헉... 이거, 아담이, 한 짓이야...”


무대 밑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 얼굴에 땀이 범벅이 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현과장과 모두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여성. 바로 라니였다.


“아니, 뭘 그렇게 땀을...”

“땀이 문제야? 지금 사람들이 죽어...”


라니는 무너진 대회장 외곽을 가리키며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그건 걱정이 없다랄까나. 현과장이 이미 해결했다랄까나.”

“해결? 여기에 서서? 그럴 수는...”


라니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현과장의 얼굴에서 나오는 자신감. 그녀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신의 방패가 뛰어난 능력이라고 해도, 폭발보다 빠르게 사람을 구할 수가 있을 리 없잖아!”

“그건 라니의 생각이잖아. 생각보다 내 능력은 발동이 빠르다고. 아니, 상시 발동이라고 하는 게 나을까?”

“상시라고? 그럼 아무런 조건 없이, 제약 없이 쓰고 있었다는 거야? 지금?”


현과장의 말을 들은 라니는 더욱 기가 막혀했다. 아니,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능력을 쓰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니. 사기 능력도 이런 사기 능력이 있을까.


“아담이라면 원더랜드에 쳐들어온 그 놈이지?”

“아마 그럴 거다냥.”


현과장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감히 현과장과 두 귀염둥이의 첫 무대, 솔티드의 공식 데뷔 무대를 이렇게 망쳐놓다니. 도무지 용서를 할 수가 없었다.


“천 번 만 번 생각해도 용서를 할 수 없는데.”

“그렇다능! 나 노래 못 불렀다능!”

“노래! 망침!”


두 귀염둥이, 리코와 키토도 분노 가득한 눈빛을 번뜩였다. 무척이나 화가 난 솔티드의 멤버들. 특히나 키토의 주변으로 저주의 기운이 물씬 풍기고 있었다.


“라니, 앞장 서. 그 인간 어디 있어?”

“나도 데리고 가고 싶은데, 지금 그럴 수가 없거든.”


라니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발목에 있는 황금색 실을 가리켰다.


“그게 뭔데?”

“내 친구가 만든 도구거든. 방심한 사이에 아담이 발목에 채웠는데...”

“그러니까 뭐냐고.”


현과장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비록 그녀를 향한 분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라니가 위협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움직임을 봉쇄하는...”

“내가 끊겠다능.”


키토가 라니를 향해 깡충깡충 뛰어갔다. 이내 그녀의 발밑에 도착한 키토. 라니와 키토의 눈빛이 공중에서 교차했다.


“아무리 대단한 존재라고 해도 신의 망치가 만든 물건을...”

[뚝!]


라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반으로 끊어져버린 황금 실. 툭 떨어진 황금색 실을 보며, 그녀는 아무런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자신의 힘으로도 끊을 수 없었던 이 실을, 검고 귀여운 이 짐승이 끊어냈다고? 그것도 단 번에? 이 믿을 수 없는 현실은 그녀를 점점 두렵게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 됐다능!”

“어? 어...”

“그럼 앞장 서. 우린 정말, 화가 무척, 머리끝까지 났으니까.”



그녀는 두려운 눈빛을 감추지 않은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점차 그녀의 얼굴 위로 드리우는 분노의 그림자들. 라니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소리 들었나, 켄지?”

“그럼 들었지.”


뜨끈한 온탕에 누워, 담소를 나누고 있는 아담과 켄지. 모락모락 피어나는 수증기 사이로 아담과 켄지의 미소가 슬그머니 떠올랐다.


“조금만 지나면 이 사건의 모든 원망은 원더랜드의 주인들에게로 향할 거라고. 내가 장담 해.”

“짧은 시간에 이런 생각을 해내다니. 역시 대단해. 대단하다는 말 밖에...”

“그래 대단하지. 대단히 간댕이가 부었지.”


그들의 이야기를 가로 막으며 들려온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은 목욕탕 문 앞에 서서 온탕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냐? 설마 라니인가? 라니, 여탕은 여기가 아니다.”

“얼마나 멍청하면 남자 여자 목소리도 구분을 못하나. 그러니까 이런 대책 없는 짓을 벌였겠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한 발짝 또 한 발짝, 서서히 아담과 켄지 쪽으로 다가왔다. 수증기 사이로 보이는 핑크색 상의와 붉은 바지. 그 어렴풋이 보이는 모습에 아담은 황급히 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뭐, 뭐야? 무슨 일이야?”

“켄지! 이 놈이 현과장이다!”


현과장이라는 말에, 켄지도 반사적으로 물 밖으로 뛰어 나왔다. 그런데,


[퍽! 퍽! 퍽!]

[탁! 탁! 탁!]


온탕에서 나오자마자 쉴 새 없이 얻어터지는 두 사람. 검은 털이 뒤덮인 작고 귀여운 주먹과 하얗고 매끈 통통한 꼬리가 아담과 켄지의 온몸 이곳저곳을 사정없이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크헉! 뭐, 뭐, 뭐야! 뭔데 이렇게 쌔?!”

“나도 모른다! 컥! 이, 이, 이런 존재가 주인들 말고도 있을 줄이야!”


키토와 리코에게 얻어터지면서도 조잘조잘 잘만 떠드는 두 사람. 그들의 짧은 대화가 현과장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리코님, 키토 님, 저 놈들이 지금 주둥이를 털 여유가 있나 봐.”

“더욱 세게 때리겠다능!”

“여유! 없음!”


더욱 세차게 몰아치는 두 귀염둥이. 그 앙증맞지만 매콤한 주먹과 꼬리에 두 악당은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신나게 두들겨 맞은 아담과 켄지. 그러던 그때,


“리코 님, 키토 님, 잠시 이쪽으로.”


갑자기 현과장이 리코와 키토를 자신의 곁으로 불러들였다. 이윽고 쑥덕거리기 시작한 솔티드의 세 멤버들. 현과장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리코와 키토는 그의 말이 끝나자 박수까지 치며 좋아했다.


“그렇게 하자능!”

“찬성! 찬성!”


두 귀염둥이의 반응에, 현과장은 곤죽이 된 두 악당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악마조차 혀를 내두를 만한 그의 비열한 미소. 도대체 현과장은 무슨 짓을 생각해 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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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282.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3 23.12.06 19 3 11쪽
281 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23.12.05 16 3 11쪽
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6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9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1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7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20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8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5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6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7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5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6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9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7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8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4 3 11쪽
» 256. 테러 23.11.12 13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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