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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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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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6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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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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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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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DUMMY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여기 현과장님께서 강화에 실패했던 그 전설급 아이템 은화입니다.”


눈 깜짝할 새 은화를 들고 현과장의 앞에 나타난 소김스. 그는 이제 더는 자신의 욕망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 가득히 드러난 욕심과 갈망. 그 누가 봐도, 현과장의 능력을 빼앗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을 단번에 알 정도였다.


“아니, 정말 가지고 왔어요?”

“그럼 당연하죠! VVIP 고객이신데.”


VVIP고객이 아니라, VVIP호구겠지. 자신의 욕망을 감추지 않는 그를 바라보며 어흥선생과 갓패치, 심지어 눈치 없는 채야까지 인상을 찌푸렸다.


“아니, 정말 그 것만 가지고 왔어요? 여기 사람이 몇인데?”

“에?”


현과장의 말에 소김스의 얼굴에 점점 당황함이 물들기 시작했다. 현과장을 제외한 인원은 총 세 명. 인원수를 콕 집어서 말을 한다는 건, 설마?


“세 분들 것도 가지고 오라는 말씀이신가요?”

“아니, 그러면 이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요? 그냥 구경만 해? 백화점에 가도 시식코너라는 게 있는데, 여긴 뭐 이래? 아! 안 해! 나 안 해!”


현과장은 그가 가지고 온 은화에 눈길 조자 주지 않은 채, 그대로 VVIP룸을 떠나가 버렸다. 그러자, 발을 동동 구르며 현과장의 뒷모습만 바라보는 소김스. 욕심과 욕심이 부딪혀 일그러진 그의 심난한 표정이 그가 얼마나 마음이 복잡한 지 말해주는 듯 했다.


“우리도 가겠다냥.”


현과장이 자리를 뜨자, 나머지 인원들도 움직이는 건 당연지사. 어흥선생을 필두로 갓패치와 채야가 더벅터벅 발걸음을 문쪽으로 옮겼다. 그러자,


“자, 잠시, 잠시, 잠시! 만요! 드려...야죠... 물론 드려야죠!”


나가려는 세 사람을 붙잡더니, 헐레벌떡 달려가 현과장 까지 데리고 온 소김스. 이어서 그는 몇가지 아이템을 가지고 모두의 앞에 나타났다.


“여기 어흥선생께서 날리신 건틀렛, 채야님께서 실패한 국자, 그리고 시간술사이신 갓패치님을 위한 전설급 시계까지! 이렇게 가지고 왔습니다.


“제정신이야? 난 이렇게 모래시계가 있는데 또 시계를 준다고?”


갓패치는 소김스가 가지고 온 손목시계를 보더니 곧바로 인상을 찌푸렸다. 심기가 불편한 건 나머지 두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 동안 전용 무기 없이 지냈던 채야와 어흥선생. 이제와 전용무기가 있다고 한 들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거 같지는 않았다.


“나도 필요 없다냥. 건틀릿을 차고 때리는 것과 안 차고 때리는 것에 차이가 별로 없다냥. 오히려 너무 더워서 습진이 생길 수 있다냥.”


어흥선생은 소김스가 내민 건틀렛을 그대로 사양했다. 그런 바로 그때, 두 눈으로부터 잔뜩 성난 눈빛을 발사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 눈빛은 소김스가 가지고온 물건을 지나, 곧바로 소김스의 얼굴로 향했다.


“지금 장난하는 걸까나? 가뜩이나 현과장 때문에 요리사의 자리가 위태위태한데 국자? 겨우 국자? 저걸로는 현과장을 능가하는 김치찌개를 만들 수 없다랄까나!”


국자의 존재가 채야가 잊고 있었던 요리사의 자존심을 건드리고만 것일까. 그녀는 쉬지 않고 분노 가득한 목소리를 사방으로 뿜어냈다.


“치우랄까나! 빨리 치워버리랄까나!”

“아, 아, 알겠습니다!”


잘 보이려고 가지고 온 물건들이, 오히려 모두의 심기만 건드리고 만 상황. 소김스의 얼굴에 다시금 난감함이 꽃피웠다.


“허허... 이 분 영업 초짜시네. 그것도 아주 초짜,”


보다 못한 현과장이 소김스의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갔다. 그러더니, 귓가에 대로 뭔가를 속삭이는 현과장. 난감함으로 얼룩졌던 지배인의 얼굴에 점차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자, 잘 보세요. 저기 어흥선생은, 어울리지도 않은 고양이귀 머리띠를 하고 있잖아요. 이게 뭐겠어? 그만큼 머리띠에 진심이란 말이잖아. 그럼 저 사람에게는 전설급 고양이귀 머리띠를 가져다주면 되겠지요?”

“그, 그, 그렇군요!”

“채야는 요리사잖아요. 그럼 뭐겠어요? 주방기기? 주방용품? 그런건 이미 다 있지. 자자, 그녀의 손을 보세요. 다른 피부에 비해 많이 거칠잖아요.”

“그럼 전설급 핸드크림을!?”

“빙고!”


이제야 고객에게 뭐가 필요한 것인지 알게 된 소김스, 새로운 지식을 사실때문일까, 그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났다.


“그럼 갓패치님은...”

“아, 갓패치.”


소김스의 말에, 현과장은 갓패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와서 크게 딴지를 걸거나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않았던 갓패치. 그의 이러한 모습은 평소와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같앗으면 사람들의 정신을 쏙 빼놓았을 텐데, 오늘은 왜이리 얌전한 것일까. 아니면, 설마?


“갓패치는... 맛있는 거요. 그냥 맛있는 거. 지금 기분이 조금 다운이 되어 있는 거 같으니까. 음식으로 퉁칩시다.”

“아, 예.”

그가 감정이 다운 되어 있다는 건, 그에게 당이 떨어졌다는 말. 하긴, 해적선부터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었던 갓패치. 그의 지금 상태는 폭풍 전의 고요,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럼 그렇게 준비해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현과장의 말에 따라 여러 가지를 준비하러 떠난 소김스. 그가 떠나자, 현과장은 다시금 VVIP룸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에 가는 거냥?”


그가 움직이자, 어흥선생도 그를 따라 방 밖으로 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그러자,


“그냥 작전 좀 세우고 올게. 작전 좀.”


그를 룸 안에 내버려 두고 홀로 밖으로 나서는 현과장. 방을 나서는 그의 모습에 비장함이 감돌고 있었다.




“어? 뭐야 벌써 준비해 주신 거야? 무척 빠르네!”


룸으로 돌아온 현과장은 눈앞의 광경을 보더니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새로운 고양이귀 머리띠를 만지며 미소를 감추지 않는 어흥선생.

반질반질해진 손을 어루만지며 함박웃음을 짓는 채야.

그리고 입안 가득히 음식을 쑤셔 넣으며 ‘제정신이야?!’를 외치는 갓패치까지.

완벽한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바로 그 자체였다.


“이거죠! 이게 손님의 니즈(needs)를 100% 반영한 서비스죠!”

“그러면 이제 강화를...”


소김스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는 현과장에게 다가와 단검을 내밀었다. 100% 확률에도 불구하고 터져버린 자신의 단검 은화. 그 단검을 보고 있자니, 소김스가 자신에게 저지른 사기 행각이 다시금 떠올랐다.

확률 조작 및 확률 변동. 현과장의 예상이 맞다면, 이번 강화, 아니, 앞으로의 강화는 무조건 성공할 것이다. 왜냐면, 이 사기꾼은 현과장의 소원이 강화 이펙트를 보는 걸로 알고 있을 테니까.


“그럼 해 볼까요?! 단숨에 가보겠습니다!”


현과장은 지배인으로부터 받아 든 은화를, 그대로 강화 기계에 넣고 레버를 내렸다. 솔직히 현과장은 기대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결과는,


[강화 성공!]


볼 필요도 없이 성공일 테니까. 기계 위로 [짱]이라는 글자가 아름답게 피어났다.


“그럼 또 가겠습니다!”


현과장은 연거푸 레버를 내렸다. 그러자, 연달아 뜨는 [꽝], [꼬], [융]. 이제 남은 건 [똥] 하나뿐인데.


“이게 과연 뜰까요?”

“그건 운에 달린 게 아닐까요?”


현과장의 물음에, 소김스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실패를 직감한 그의 미소. 아니, 직감이 아니라 확신하는 게 분명했다.


“그런데요. 이걸 날리면 나 그냥 가도 되잖아요, 맞죠?”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맞잖아. 난 받은 게 없는데? 오히려 잃기만 했고.”


현과장의 말에 틀린 곳은 없었다. 그가 여기 와서 얻은 건 전혀 없었다. 과정이야 어쨌든, 그는 오히려 은화라는 전설의 단검을 잃기만 했지.


“아니, 그런 억지가...”

“아니, 성공하면. 성공하면 당연히 능력 강화도 하는 거고. 맞잖아요. 성공하면 오늘이 날인 거잖아. 이게 성공하면 오늘은 뭘 해도 되는 날인 거라고요!”


현과장의 말에 소김스의 눈동자라 파르르 흔들렸다. 갈등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뭐 그렇다는 거죠. 설마 성공하겠어? 그렇죠?”

“... 그건, 그건, 그건 해 봐야 아는 거죠.”


현과장의 귓가에 묵직하게 내려앉는 소김스의 목소리. 그의 말이 끝나자 현과장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그럼 돌립니다!”


레버를 내리는 현과장의 손에, 한 치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당연히 그 이유는,


[똥! 축하합니다! 아이템이 <신급>으로 승급했습니다!]


성공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묵직한 소김스의 목소리에서 그가 「신의 방패」를 간절하게 원한다는 것 느꼈던 현과장. 아마도 이것보다 더 큰 제안이 있었더라도 그는 수용했을 것이다. 소김스가 보인 지금까지의 행보가 그랬으니까.


“아이고! 축하합니다! 그럼 다음 강화를 가실까요?”


강화 성공을 보자, 서두르기 시작한 소김스. 현과장은 그가 이러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이제 단 한 발짝 남은 거니까. 신급 능력을 손에 넣기까지 딱 한 발짝.


“그럼요. 한번 능력을 강화 해 봐야죠!”


현과장이 그의 장단에 맞춰 주자, 그는 강화 기계의 레버를 반대로 힘껏 올렸다. 그러자, 요란한 굉음을 내지르며 모습이 바뀌기 시작한 강화 기계. 슬롯머신 같았든 그 외관은, 어느새 거대한 캡슐 형태로 변화해 있었다.


“능력 강화 mk12입니다. 통칭, 미스터 케이! 수많은 분들이 이 기계를 통해 능력을 강화했지요.”


사기꾼답게 혓바닥을 길게 늘어뜨리는 소김스. 그를 보고있자니 현과장은, 헛웃음이 무심결에 나올 지경이었다.


“아니, 그런데. 정말 능력 강화가 되는 거예요?”

“당연, 당연, 당연하지요! 이건 엄청난 물건입니다!”


소김스는 업에 침도 바르지 않은 채, 기계의 칭찬을 이어갔다. 그러자,


“그럼 시험 삼아서 다른 능력 좀 올려봐도 돨까요?”

“다, 다른 능력이요?”


현과장의 말에 순간 어둠이 짙어지는 소김스의 얼굴. 그는 현과장의 눈동자를 바라보지 못한 채, 연신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그냥 거지같은 전설 능력이 하나 있어요. 「개행운과 초불행」이라고.”

“아! 그 F급 전설 능력 말씀이시군요.”


현과장의 말에 다시금 얼굴이 편안해진 소김스. 아무래도 그는 이 능력을 가지고 갈 생각은 없는 듯이 보였다.


“그 정도는 뭐, 예.”


그의 말에서 느껴지는 현과장의 미래. 분명 「개행운과 초불행」은 강화가 될 것이다. 전설이 아닌 신급 능력으로.


“그럼 들어가시지요.”


소김스의 지시에 따라, 현과장은 캡슐 안으로 몸을 넣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현과장을 휘감는 무지갯빛 기운. 캡슐 머신 위로 당연한 그 글자들이 떠올랐다.


[성공! 「개행운과 초불행」이 <신급> 능력 「미친 행운과 더 미친불행」으로 승급되었습니다.]


능력의 이름에서 정말 엄청난 똘기가 느껴졌다. 「미친 행운과 더 미친 불행」이라니. 이거 쓰면 손해잖아.


“그런데요, 신급 능력을 강화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더욱 강력하게 강화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어떻게요?”


현과장의 물음에, 소김스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신급 능력을 누가 강화할까.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뭐, 해 보면 알겠죠.”


그래, 해 보면 알... 잠깐! 정말 들어가는 거야? 정말 강화하는 거냐고? 이거 함정이라니까! 함정!

함정이라는 걸 모를 리 없는 현과장. 하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캡슐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것도 너무나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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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283. 정비 23.12.06 19 3 11쪽
282 282.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3 23.12.06 19 3 11쪽
281 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23.12.05 16 3 11쪽
»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6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8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1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7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20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7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6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7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5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8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6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7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4 3 11쪽
256 256. 테러 23.11.12 12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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