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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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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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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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악당의 말로

DUMMY

악당의 말로는 비참해야만 한다.

자신의 달콤한 꿈을 위해, 수많은 사람에게 끔찍한 악몽을 선사한 이런 파렴치한 인간이 평범한 엔딩을 맞이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

여긴 현실이 아니다.

여긴 대한민국이 아니다.

여긴 원더랜드다. 원더랜드.

이런 죄인이 여생을 감옥이란 호텔에서 편안하게 보내게 둘 순 없다. 그가 저지른 죄에 걸 맞는 값을 지불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없으면 억지로 짜낸다. 인간 자체가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처음에는 호떡 2장으로 요간의 남은 인생을 우울하게 만들 생각이었지만, 현과장은 마음을 다르게 먹었다.

이 인간에게는 우울증도 사치다. 이 인간을 위해 호떡을 굽는 행위 자체가 용서가 되지 않았다. 자신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많은 기억들이 울부짖었다. 눈앞의 죄인에게 피의 복수를 원하는 듯이.


“전부 죽여 버리고 그 지식을 내 손에 넣겠다!!”


요간은 현과장과 그 일행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손바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붉은 액체들. 그 액체들은 이내 공간을 가로질러 현과장을 향해 단번에 날아갔다.


[팅!]


하지만, 근처에 오기도 전에, 현과장의 몸에서 뻗어 나온 은빛 화염에 그만 튕겨져 나가는 가늘고 긴 핏줄기. 은빛 화염의 정체는 바로 은화였다.


“아니, 은화가 왜 몸속에서 나와?”

“몰랐냥? 현과장이 데빌 위딘에 들어갔을 때, 은화가 현과장 몸속으로 들어갔다냥. 갓패치가 비상상황이었다고 했다냥.”


아니, 데빌 위딘에서 만난 은화가 진짜 현실의 은화였다고? 가슴에 박힌 게 가상현실이 아니라 진짜 현실이었던 거야? 은화가 날 구한 거였어?

현과장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거 어흥선생이 보낸 거 아니었어? 내 몸에 은화가...”

“난 통화만 연결했었다냥. 데빌 위딘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냥?”


어흥선생의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 몰랐던 것이 분명했다.

위급할 때 주인을 지켜주는 단검이라. 어쩌면 생각보다 좋은 아이템일지도. 아니, 생각보다 좋은 아이템이 아니라 정말 좋은 아이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과장, 전설급 아이템이야, 전설급 아이템. 이 정도로 놀라면 곤란하다고.


“현과장도 능력자였지. 허접한 능력이지만!”


허접한 능력? 현과장은 발끈했다.

그 허접한 능력으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용자들을 돌려보낸 사람이 바로 현과장 자신이다. 그런데 손에 피까지 흘리면서 아무런 성과도 못 얻은 인간이 뭐? 허접한 능력이라고?

현과장은 이런 얼토당토안한 언변에, 다시금 입 밖으로 욕이 한 바가지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안 된다냥! 더는 욕설은 안 된다냥! 차라리 요간을 죽여라, 그게 더 건전하다냥!”


그래, 차라리 요간을 죽여. 어흥선생의 말대로 그게 더 건전할 테니까. 하지만,


“저 인간은 죽을 만큼의 고통을 줘야지, 절대 죽여선 안 돼.”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현과장. 그는 결연했다. 요간에게 참된 정의를 보여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처럼.


“허접한 네 놈이 나를? 겨우 죽지 않은 목숨으로 날 어쩌겠다는 거지?”


현과장을 향해 비웃음만을 날리던 요간은, 이내 현과장을 향해 핏물을 뿌렸다. 하지만, 은화의 불길에 막혀 전혀 닿지 않은 그의 붉은 피. 점차 위기로 몰리는 것은, 가만히 서 있는 현과장이 아닌,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었던 요간이었다.


“오! 나이스 은화! 자동 방어 시스템 뭐 그런 건가?”

“점점 현과장이 세지고 있다냥. 우리가 아는 그런 허접한 현과장이 아니다냥. 걱정된다냥.”


어흥선생의 얼굴에 작은 염려가 드리웠다.

그래, 걱정이 드는 건 나 역시 마찬가지. 이 글의 재미는 꼰대 현과장이 허접한 기술들을 익혀가며 ‘아니 이게 왜?’라는 느낌으로 승리를 얻는 것인데. 이번의 현과장 너무 강한 거 아니야? 누가 은화를 줬어? 아, 나네. 또... 내 실수인 거야?

이것 참, 면목이 없고요. 앞으로도 면목이 없을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내가 그렇게 강해진 거야?”

“그렇다냥. 저런 초하급 능력자를 상대로 이렇게 잘 싸우다니. 걱정된다냥.”


어흥선생은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그런데,


“뭐? 초하급 능력자?! 감히 어디서!”


어흥선생의 말에 발끈해버리고 만 요간. 그는 손에서 거대한 피 구슬을 뽑아 곧바로 어흥선생을 향해 던졌다. 빠르게 날아가는 피 덩어리. 이내 그 핏덩어리는 어흥선생의 하얀 옷을 온통 붉게 만들고야 말았다.


“죽어라! 어흥선생!”


요간의 말과 함께, 어흥선생의 얼굴로 향하는 핏빛 얼룩들. 이윽고 그 얼룩은 옷에서 빠져나와 어흥선생의 얼굴을 완전히 덮어버렸다.


“하하하! 어떠냐! 내 혈마법이!”


그의 얼굴을 감싼 핏물을 보며 호탕하게 웃는 요간.

딱 봐도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뻔하지만, 그래도 지켜보자. 그래야 요간이 비참해 지니까. 이런 인간은 영혼까지 완전히 털어버려야 한다.


“혈마법은 리소스가 유한한 저급 마법이다냥. 그래서 허접한 인간들만 쓴다냥.”


순간, 새끼 손가락으로 얼굴 가득한 핏물을 전부 튕겨버리는 어흥선생. 그의 몸에는 단 한 방울의 피도 남아있지 않았다.


“정정한다냥. 요간은 초하급 능력자가 아니다냥. 그냥 인간이다냥. 마법을 조금 익힌 인간. 현과장이 이기는 게 당연하다냥.”


말을 마친 어흔선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의 말에 틀린 점은 없었다.

생각해 보면, 능력이 안 되니까, 용자들을 끌어 들였던 것이고.

능력이 안 되니까, 사람들을 납치해 지식을 모았던 것이다.

요간은 능력이 없는 그저 평범한 인간.

그런 인간이기에 이런 끔찍한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자신의 힘이 아닌, 다른 힘을 얻고 빌리려는 계획을.


“갓패치가 왕위에서 내려오니까, 정말 별별 인간이 다 튀어나온다랄까나. 한 번에 다 쓸어버리고 싶다랄까나.”


채야의 발밑에서 피어난 하얀 불꽃이 곧장 요간을 향해 달려들었다. 달려오는 불꽃에 자신의 피를 뿌리며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요간. 하지만 그가 뿌린 피는 불꽃에 닿기도 전에 증발되어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으아아악!!”


불꽃에 둘러싸인 요간은 공포에 질린 비명을 힘껏 내질렀다.

피해자들도 그랬을 것이다. 데빌 위딘에 잠식되어가면서 느꼈을 무서움.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는 두려움.

기억의 망각이 가지고온 공포.

데빌 위딘 안에서 충분히 경험해본 현과장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채야, 저 인간은 아직 죽을 수 없어.”


현과장은 채야를 바라보며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마치 독이 서린 은화의 칼날처럼 시퍼런 그의 눈빛.

그의 몸에 남아있는 지식과 영혼들은 갈구하고 있었다.

요간을 향한 원한 가득한 복수를.


***


얼마나 지났을까.

지하 감옥에 갇혀 있던 요간은, 자리에서 일어나 철창 앞으로 다가갔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간수의 발걸음 소리도, 간수들의 이야기 소리도.

철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요간. 그는 자신의 혈마법을 이용해 간단히 철창을 부수고 밖으로 나왔다.

너무나 간단히 밖으로 나왔지만, 그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

어흥선생의 말대로 자신을 조금 강한 ‘일반인’으로 봤으리라. 이 정도로만 생각하고 그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지하 감옥을 빠져나오던 바로 그때,


“방금 들은 이야긴데, 용자 한명은 마왕 한명의 능력과 비슷하데.”


그의 앞에 나타난 건 다름 아닌 현과장. 그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요간의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문제는 그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진 만큼 제곱수로 강해진다고 하네. 한명이면 1의 1제곱. 2명이면 2의 2제곱. 30명이면 30의 30제곱.”

“하고 싶은 말이 뭐지, 현과장?”


요간은 다가오는 현과장을 지긋이 응시했다. 한 순간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재빠르게 그를 처리하기 위해.


“난 너처럼 허접하지...”


현과장이 말하는 틈을 타, 그를 향해 핏덩어리는 던진 요간. 핏덩어리에 맞은 현과장은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허접한 놈. 자기가 드라마 주인공이라도 되는 줄 아나. 누가 그렇게 긴 대사를 듣고만 있는다고.”


요간은 쓰러진 현과장을 바라보며 미칠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그러니까. 누가 듣겠어. 네가 듣겠지.”


그의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바로 현과장이었다.

요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분명 지금 눈앞에 쓰러져 있는 건 다름 아닌 현과장. 그렇다면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은 누구란 말일까.

현과장이 인술을 배운 것일까. 아니면 대역? 이런저런 생각이 요간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방금 들은 이야긴데, 용자 한명은 마왕 한명의 능력과 비슷하데.”


뒤에 서 있던 현과장은 요간에게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머저리 녀석. 했던 말을 또 하는 군.”


바보 같은 그의 행동에, 피식 웃으며 돌아보는 요간. 그의 시야에 보인 사람은 역시나 현과장이었다.


“문제는 그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진 만큼 제곱수로 강해진다고 하네. 한명이면 1의 1제곱. 2명이면 2의 2제곱. 30명이면 30의 30제곱.”

“하고 싶은 말이 뭐지, 현과장?”


요간은 다가오는 현과장을 지긋이 응시했다. 한 순간이라도, 작은 빈틈이라도 보이면 재빠르게 그를 처단하기 위해.


“난 너처럼 허접...”


현과장이 말하기 무섭게, 그를 향해 핏덩어리는 던진 요간. 핏덩어리에 정통으로 맞은 현과장은 말도 전부 끝내지 못한 채,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허접한 놈. 자기가 드라마 주인공이라도 되는 줄 아나. 누가 그렇게 긴 대사를 듣고만 있는다고.”

“그러니까. 누가 듣겠어. 네가 듣겠지.”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려던 그 순간, 다시금 현과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자신의 뒤에서. 그렇다면 설마 죽었던 현과장이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지금까지의 현과장들은 전부 가짜? 뭐가 진실일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방금 들은 이야긴데, 용자 한명은 마왕 한명의 능력과 비슷하데.”


요간은 또다시 몸을 돌려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응시했다. 역시나 눈앞의 사람은 현과장이었다.


“문제는 그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진 만큼 제곱수로 강해진다고 하네. 한명이면 1의 1제곱. 2명이면 2의 2제곱. 30명이면 30의 30제곱.”

“하고 싶은 말이 뭐지, 현과장?”


요간은 다가오는 현과장을 지긋이 응시했다. 작은 빈틈이라도 보이면 재빠르게 그를 처리하기... 누굴 처리한다고? 현과장? 현과장이 누구지?


“난 너처럼 허접하지 않아.”


현과장을 지긋이 응시만 하던 요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바라보았다.

여긴 어딜까. 왜 여기에 이러고 서 있지?

눈앞의 남자는 누구일까. 그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가 왜 여기에...”

“방금 들은 이야긴데, 용자 한명은 마왕 한명의 능력과 비슷하데.”


마치 고장 난 카세트테이프처럼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는 현과장.

그러나, 요간은 그런 그를 향해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죠?”

“방금 들은 이야긴데, 용자 한명은 마왕 한명의 능력과 비슷하데.”


현과장의 말에, 요간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현과장을 또렷이 바라보는 요간. 그는 진지한 얼굴이 되어 현과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무슨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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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2 23.07.13 26 3 11쪽
133 133.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1 23.07.12 23 3 12쪽
132 132. 지하 도시 - 2 23.07.11 27 3 11쪽
131 131. 지하 도시 - 1 23.07.10 22 3 11쪽
130 130. 보물 찾기 - 4 23.07.09 23 3 12쪽
129 129. 보물 찾기 - 3 23.07.08 24 3 12쪽
128 128. 보물 찾기 - 2 23.07.07 26 3 12쪽
127 127. 보물 찾기 - 1 23.07.06 26 3 11쪽
126 126. 다시 켜진 「신의 방패」 23.07.05 27 3 11쪽
125 125. 변태 왕녀, 우유나 23.07.04 26 3 12쪽
124 124. 용자 침입 - 4 23.07.03 23 3 12쪽
123 123. 용자 침입 - 출격! 건달! 23.07.02 21 3 11쪽
122 122. 용자 침입 - 2 23.07.01 25 3 12쪽
121 121. 용자 침입 - 1 23.06.30 27 3 11쪽
120 120. 겨, 결혼이라고? - 2 23.06.29 28 3 12쪽
119 119. 겨, 결혼이라고? - 1 23.06.28 22 3 11쪽
118 118.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3 23.06.27 24 3 12쪽
117 117.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2 23.06.26 22 3 12쪽
116 116.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1 23.06.25 25 3 11쪽
115 115. 저주 그리고 축복 23.06.24 27 3 11쪽
114 114. 보이지 않는 손, 아니, 목소리. 23.06.23 28 3 11쪽
113 113. 천장 뚫고! 그랜절! 23.06.22 24 3 12쪽
112 112. 전설의 댄서 - 4 23.06.21 26 3 11쪽
111 111. 전설의 댄서 - 3 23.06.20 24 3 11쪽
110 110. 전설의 댄서 - 2 23.06.19 22 3 12쪽
109 109. 전설의 댄서 - 1 23.06.18 21 3 11쪽
» 108. 악당의 말로 23.06.17 20 3 12쪽
107 107. 대비책 - 2 23.06.16 26 3 12쪽
106 106. 대비책 - 1 23.06.15 23 3 12쪽
105 105. 역모가 코앞인데 이렇게 한가롭다고? 23.06.14 2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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