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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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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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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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보물 찾기 - 3

DUMMY

“미쳤다랄까나! 우리가 왜 비키니를 입을까나?!”

“너희들의 눈요기가 되라고? 그럴 수 없다!”


채야와 우유나의 이런 반응은 너무나 당연했다. 갑자기 비키니라니. 누구를 위한 비키니란 말인가. 웹툰이나 애니처럼 그림으로 독자들과 접하는 매체라면 충분히 환영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벤트이지만, 여긴 어디까지나 웹소설. 그림이 아니라 글자로 설명해야한다. 당연히 이런 비키니 이벤트 따위는 글을 쓰는 나에게도, 그리고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정말 민폐 그 자체인 게 분명 상황인데.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이벤트를 꺼내든 걸까?


“누가 두 사람이 입으래? 우리가 입는다고.”


순간, 채야와 우유나. 그리고 어흥선생과 갓패치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심지어 뛰놀던 두 귀염둥이 까지도.


“제정신이야? 지금 나보고 비키니를 입으라고?!”

“현과장! 너무 갔다냥! 그건 아니다냥!”


그래, 두 사람 말이 맞다. 아니 누가 이런 아저씨들의 수영복차림, 그것도 비키니차림을 보고 싶어할까? 대단한 변태가 아닌 이상 존재할 리 없다. 그리고, 그 모습을 나보고 묘사하라고? 글로 묘사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 머릿속으로 떠올린 다음에 그 상황에 걸맞는 단어들을 선택해 나열한다고! 무려 상!상!해야 한다고! 상상!


“잘 들어 둘 다. 우리가 과연 성밖마을에서 비키니를 입을 수 있을까?”

“제정신이야? 우리가 왜 입냐고?!”


갓패치는 노발대발했다. 그러니까 왜 비키니를 입어야 한다는 것일까. 그리고 왜 성밖마을에서 비키니를 입는 게 입 밖으로 나온 걸까. 설마 현과장, 성밖마을에서 비키니를 입을 생각이었어? 그러다가 잡혀간다고! 바바리맨 만큼이나 위험한 행동이야 그거!


“그러니까, 잘 들어보라니까. 당연히 입을 이유가 없지. 그리고 입어서는 안 되지. 그런데 여긴 성밖마을이 아니잖아. 작은 일탈 정도는 해도 되지 않겠어? 나쁜 일만 아니면.”


아니, 나쁜 일이라니까. 내가 그 모습을 묘사해야한다고. 상상해야 한다고!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냥. 비키니라니. 우린 남자다냥. 남자는 그런 거 안입는다냥.”


그래, 남자는 비키니를 안 입어. 안 입는다고. 그러니까 포기를...


“아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남자, 여자 이렇게 나눠서 생각하는 거야? 이제는 능력이 우선인 시대라고! 그렇게 나누다간 젠더 갈등만 심화시킨다고!”


내 생각에는 비키니를 입는 게 더 젠더 갈등을 심화시킬 거 같은데.


“지금 봐! 채야와 우유나는 아무런 말도 안 하잖아! 저 사람들은 우리가 비키니를 입든, 벌거벗고 다니든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현과장은 손가락을 들어 채야와 우유나 쪽을 가리켰다. 그러자, 당황한 얼굴로 현과장을 바라보는 채야. 그녀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설마 진짜 입을 생각은 아니랄까나? 진심일까나?”

“제정신이야? 현과장이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거 봤어?! 저 인간 진심이라고!”


갓패치의 말대로, 현과장은 진심이었다. 그 누구보다 진심. 자신의 자유와 억눌린 창작의 욕구를 표현하고 싶은 큰 날갯짓이었다. 그런데, 그냥 일반인인 현과장이 무슨 창작의 욕구야. 현과장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그런 단순한 욕구 분출이 가당하기나 한 상황이야? 까딱 잘못하면 현실 세계로 돌아가지 못 할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한눈을 팔 여유를 가지는 게 맞는 거냐고.


“현과장, 이럴 시간이 없다냥. 우린 보물을 찾아야 한다냥.”


어흥선생은 현과장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다른, 그것도 그들이 이 곳에 온 목적을 상기시켜 줬다. 하지만,


“아니! 지금은 릴랙스할 타이밍이야! 지금은 이 바다를 즐길 시간이라고!”


여전히 비키니에 목을 매는 현과장. 그의 눈에서 진정한 광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광기! 진정한 변태도 혀를 내두를 것만 같은 광기! 그는 진심이었다. 그 누구보다, 그 어느 때보다 진심, 그 자체.


“그럼, 우리는 남자 수영복을 입어야 합니까?”


아, 젠장. 여기에 진자 광인이 있다는 것을 깜빡했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남자 수영복을 입에 담는 우유나. 현과장이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었다.


“응? 뭐라고?”

“그러니까, 우리가 남자 수영복을 입냐고요.”


우유나의 목소리는 떨리지도, 그렇다고 해서 신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퍙소와 다름없이 담담하고 담백한 그녀의 목소리. 역시 우유나다. 본 투 비 광기, 우유나.


“두 사람이 그걸 왜 입어? 그냥 이건 우리 남자들끼리 벌이는 이벤트라니까.”

“그렇게 남자, 여자 나눌 겁니까?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남자, 여자 이렇게 나눠서 생각하는 겁니까? 그렇게 나누다간 젠더 갈등만 심화됩니다.”


현과장이 했던 말을 그대로 상기시켜 주는 우유나. 그가 던졌던 말이 마치 부메랑이 되어 그의 귓가로 돌아왔다. 현과장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우유나를 말리자니, 자신이 내뱉은 말이 걸림돌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비키니를 포기하자니 창작 욕구가 꺾이는 것만 같았다. 이럴 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머릿속에 있는 원더랜드 지식의 50%에 모든 것을 걸면서.


“그냥 포기해라냥. 이건 자충수다냥. 현과장의 패배다냥.”

“그래, 제정신이면 포기하라고.”


어흥선생과 갓패치는 현과장을 바라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우유나 덕분에 고비를 넘기게 된 두 사람. 짝퉁 광기를 진압하는 것에는 역시 리얼 광기만한 것이 없다.


“아니! 난 포기 못 해! 포기는 김치 셀 때나 쓰는 단어라고!”


그러나 현과장은 두 눈을 부라리며 우유나를 바라보았다. 거칠 것 없었던 현과장의 질주를 단 번에 막아선 여자, 우유나. 그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자신 보다 한 수 위라는 사실을.


“좋아! 그래! 채야와 우유나는 남자 수영복 입어. 인정하지.”


포기하듯 고개를 끄덕인 현과장. 하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아직 죽지 않았다.

한편, 이런 그의 발언에 곤란한 얼굴이 된 건, 다름 아닌 채야였다. 누가 언제 남자 수영복 따위가 입고 싶다고 말했던가. 두 미치광이 사이에 껴서 이게 무슨 날벼락일까. 그녀는 행여나 진짜 우유나가 남자 수영복을 들고 온다면, 단번에 태워버릴 심산이었다. 수영복도 그녀도.


“단! 두 사람은 전신 수영복을 입어. 그게 내 조건이다.”


전신 수영복? 우유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뜬금없이 전신 수영복이라니. 이게 형평성에 맞는 판단일까.


“전신 수영복이라니요? 난 남자 수영복을 입는다고 말했는데.”

“그러니까, 전신 남자 수영복. 한쪽이 너무 헐벗었으면, 다른 한쪽이 단단히 입어서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 거 아닌가?”


밸런스라. 묘하게 일리가 있다. 하지만,


“밸런스라니요! 난 그런 거 상관없다고요!”


당연하게 현과장의 제안을 거부하는 우유나. 사실 그녀가 현과장에게 반기를 든 목적은 따로 있었는데.


“난, 찬성이랄까나. 난 전신 수영복이면 좋다랄까나.”


우유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채야는 미소를 지으며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행보에, 순간 당황하고 만 우유나. 그녀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어떻게든 남자 수영복, 그것도 삼각 수영복을 입어야만 했다.


“저, 저만이라도 삼각 수영복을 입겠습니다!”

“동작 그만, 변태. 너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런 그녀의 다급함이 오히려 참혹한 결과를 불러온 것일까. 현과장이 정색하며 우유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이어서 그녀를 향한 어흥선생과 갓패치의 차가운 시선. 그녀는 어쩔 줄을 몰랐다.


“나, 난 굴복하지 않는다, 하악...”


그래, 행복감에 어쩔 줄을 몰랐다. 어느새 바닥에 쓰러져 황홀감에 취해 있는 우유나. 아, 진짜 리얼 변태. 언제 한번 이 인간도 인성교육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언제 날 잡고 인성을 고쳐주자냥. 이대로는 모든 게 무너진다냥.”

“제정신이야? 언제가 아니라, 날짜를 분명히 정하라고. 단단히 준비를 할 테니까.”


바닥에 널브러진 우유나를 향해 단호한 시선을 보내는 어흥선생과 갓패치. 그들은 정신교육을 입에 담은 것이었지만, 듣고 있던 우유나는 달랐다.


“조, 조교(調敎)한다고? 마, 마음대로 안 될 것이다! 하악!”


변태 아니랄까 다른 쪽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만 그녀. 듣고 있던 두 사람도, 보고 있던 채야도 그만 한숨을 내쉬었다. 단 한 사람, 현과장만 제외하고.


“그럼 모두 이의가 없는 거로 판단하고. 레츠 쇼 타임!”


현과장은 무인도의 하늘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완전히 변태의 기에 오염이 되어버린 무인도. 하늘을 날던 갈매기도 이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간간히 보이던 작은 게들도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동물들도 아는 걸까. 변태의 곁에는 가까이 가면 안 된다는 사실을.


***


그렇게 수영복을 입게 된 현과장과 일행들.

제일 먼저 수영복을 입고 나온 사람은, 역시나 채야와 우유나였다. 팔의 일부분과 종아리만 보이는 전신 수영복. 참으로 건전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묘사할 부분도 없다. 주위 깊게 설명할 부분도 없다. 그냥 전신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이다.

이제 남은 것은 남자들 차례. 더러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시간이다. 큰 거만 남았다. 큰 거 온다. 큰 거 온다고.


제일 처음 나온 것은 바로 현과장.

이미 뽈록 나온 배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니 패스를 한다 쳐도, 도무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더러운 그의 몸뚱이. 차마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그나마 언급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붉은색 비키니를 입었다는 정도랄까.


“꺄악! 그게 무슨 몰골일까나! 빨리 들어가서 옷 입어! 빨리!”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채야는 현과장을 향해 모래를 뿌렸고. 우유나는 현과장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인지, 그대로 주저앉더니 눈물을 흘렸다.

이 정도라고. 현과장의 현재 상태가 이 정도. 리얼 변태에게 트라우마를 안길 정도로 강렬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궁금해 하는 여러 독자님들을 위해, 굳이 설명을 한번 해 보자면.

일반적 중년 남성의 체형 위에 붉은색 비키니를 그린다.

이렇게 끝나면 볼만 하잖아.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예인이라면 중요부분 관리가 제대로 되어있겠지만, 현과장은 일반인. 그래, 꼭 다문 겨드랑이에 미역이 한 줄기 붙어있다.

그리고 배렛나루. 배꼽 위까지 올라온 그 검은 털.

그 털을 타고 내려가면, 붉은색 비키니의 하의가 나타나고 이상하리만큼 그 비키니는 볼록하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겠다.

비키니를 지나 다리로 내려오면 원시인만큼 수북한 다리털이 우리를 반긴다.

이게 현과장의 모습, 일반편이다.

상세편이 있기는 하지만, 나와 여러분의 뇌를 위해 이쯤에서 접어두도록 하자. 모두가 다친다. 모두가.


그럼 이제 남은 건 바로 두 사람.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일까. 두 사람은 멀쩡하다. 스타일이 멀쩡한 게 아니다. 그냥 멀쩡하게 자신의 옷을 입고 있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


“현과장, 그만 이리와라냥. 이 곳의 비밀을 알아냈다냥.”


어흥선생과 갓패치의 얼굴에 감도는 비장감. 붉은색 비키니를 따라 입은 리코와 키토도 함께 진지하게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두 귀염둥이도 비키니를 입은 거야? ... 생각보다 무척 귀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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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133.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1 23.07.12 23 3 12쪽
132 132. 지하 도시 - 2 23.07.11 27 3 11쪽
131 131. 지하 도시 - 1 23.07.10 22 3 11쪽
130 130. 보물 찾기 - 4 23.07.09 23 3 12쪽
» 129. 보물 찾기 - 3 23.07.08 24 3 12쪽
128 128. 보물 찾기 - 2 23.07.07 26 3 12쪽
127 127. 보물 찾기 - 1 23.07.06 26 3 11쪽
126 126. 다시 켜진 「신의 방패」 23.07.05 27 3 11쪽
125 125. 변태 왕녀, 우유나 23.07.04 26 3 12쪽
124 124. 용자 침입 - 4 23.07.03 23 3 12쪽
123 123. 용자 침입 - 출격! 건달! 23.07.02 21 3 11쪽
122 122. 용자 침입 - 2 23.07.01 25 3 12쪽
121 121. 용자 침입 - 1 23.06.30 26 3 11쪽
120 120. 겨, 결혼이라고? - 2 23.06.29 28 3 12쪽
119 119. 겨, 결혼이라고? - 1 23.06.28 22 3 11쪽
118 118.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3 23.06.27 24 3 12쪽
117 117.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2 23.06.26 21 3 12쪽
116 116.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1 23.06.25 24 3 11쪽
115 115. 저주 그리고 축복 23.06.24 26 3 11쪽
114 114. 보이지 않는 손, 아니, 목소리. 23.06.23 28 3 11쪽
113 113. 천장 뚫고! 그랜절! 23.06.22 23 3 12쪽
112 112. 전설의 댄서 - 4 23.06.21 26 3 11쪽
111 111. 전설의 댄서 - 3 23.06.20 24 3 11쪽
110 110. 전설의 댄서 - 2 23.06.19 22 3 12쪽
109 109. 전설의 댄서 - 1 23.06.18 21 3 11쪽
108 108. 악당의 말로 23.06.17 19 3 12쪽
107 107. 대비책 - 2 23.06.16 25 3 12쪽
106 106. 대비책 - 1 23.06.15 23 3 12쪽
105 105. 역모가 코앞인데 이렇게 한가롭다고? 23.06.14 2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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