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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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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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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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3.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4

DUMMY

“지금 주방에서 혼나고 있는데요.”

“혼? 왜 혼나?”


갓패치는 고개를 기울였다. 무슨 이유 때문에 혼이 나는 걸까. 여기서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당당하게 거짓말로 둘러대겠지만, 눈앞에 있는 변태는 바로 우유나. 원조 광기인 그녀였다.


“스페셜 호떡을 다 먹어서요.”


아니나 다를까. 그대로 진실을 입 밖으로 쏟아내 버리는 우유나. 그녀를 밖으로 홀로 내보내서는 안 됐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사고를 시도 때도 없이 치는 인간이니까.


“제정신이야? 스페셜 호떡을 다 먹어? 나를 빼고?”


갓패치는 두 눈동자에 매서운 분노를 이글이글 태우며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 한 발짝, 두 발짝 주방으로 다가가는 그의 걸음걸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신감과 증오. 그는 결코 호떡을, 그것도 스페셜 호떡을 다 먹은 그 인가들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이윽고 주방 앞에 도착하게 된 분노의 화신 갓패치. 그는 문을 부수듯 열며 주방 안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제정신이야? 감히 나를 빼고 호떡을 먹어? 그것도 스페셜 호떡을?!”


갓패치의 목소리에 담긴 거대한 분노. 그이 분노는 주방 안을 쩌렁쩌렁 울리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오, 오해다냥! 우리가 다 먹은 게 아니다냥!”


현과장의 힘없는 매질보다 갓패치의 분노가 더 무서웠던 것일까. 어흥선생의 눈빛이 살며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랄까나. 우리가 다 먹은 게 아니랄까나.”


갓패치의 눈치를 보는 것은 채야도 마찬가지. 현과장은 뜻밖의 아군이 등장하는 바람에 훨씬 수월하게 두 사람을 호되게 혼낼 수 있었다. 아니 혼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부 현과장이 사람들에게 나눠줬다냥. 전부 다 나눠줬다냥. 우린 겨우 몇 장만 먹은 것 뿐이다냥.”


이야기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가는 어흥선생.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어흥선생의 입가에 미소가 피었다가 사라졌다.


“아니, 어흥선생!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 호떡은 애초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원더랜드의 사람들을 위해 만든 거였다고!”


순간 갓패치의 얼굴이 굳어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원더랜드의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호떡을 만들어서 줬다니. 아니, 이 얼마나 호구스러운 짓인가. 붉은색의 주인이 이런 호구짓을 하다니. 갓패치는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현과장! 미안함을 표현하는 건 단 한번이면 충분해! 그런데 그 짓을 또 해? 그것도 스페셜 호떡을 만들어서? 제정신이야? 미친 거 아니야?”


갓패치는 노발대발하며 현과장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아니, 그냥 난 한 번 더 대접한 거뿐인데...”

“제정신이야? 호의가 두 번 이상 지속되면 둘리인줄 안다고! 그건 세상 어딜 가나 마찬가지야!”


그 당시에 현과장은, 갓패치가 꺼낸 말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호떡을 배포한 지 단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집 앞에 진을 치고 앉아있는 사람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바로, 호떡이었다.

막막함이 밀려왔다. 호떡이야 만들어서 줄 수 있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몰려온다는 사실. 성밖마을 사람들에게서 마약빵의 존재를 완전히 잊게 만들기 위해 시작한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성밖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성 안의 사람들까지 소문을 듣고 와 줄을 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언제 호떡을 주는 겁니까? 나도 이렇게 줄을 서 있습니다만!”


성 안에서 집무를 보고 있어야 할, 여왕도 서 있었다. 오로지 호떡을 먹기 위해.


***


그렇게 집 밖에서 오직 호떡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호떡을 구운지도 어언 5시간. 재료도 체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호떡 좀 주세요... 호떡 좀 주세요...”

“제발 한 입만, 아니, 한 쪼가리만이라도...”


여전히 호떡을 향해 손을 내미는 사람들. 현과장은 외면 할 수 없었다.

이래서 웹소설의 주인공들이 대가 없는 퀘스트는 받질 않는 거다. 아무리 일을 해도 현과장의 주머니는 채워지지 않았다. 이 모든 게 무상으로 진행 되는 일이었으니까.


“아니, 무슨! 끝이 없어, 끝이!”

“모두 현과장이 자초한 일이다냥. 받아들여라냥.”

“받아들이긴 뭘 받아들여? 이렇게 무상으로 퍼 주는 걸 받아들여?”


뭔가를 단단히 각오한 것일까. 현과장의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


“이제부터 한 장에 1000 당근 코인이다, 아니 2000 당근 코인!”


현과장은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모두를 향해 외쳤다. 그러자,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허탈하게 웃는 어흥선생. 이내 그는 현과장에게 현실을 보여줬다.


“따라와라냥. 현실을 보여주겠다냥.”


어흥선생을 따라서 집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앞에 간 현과장. 그 곳에서 그는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접하고야 말았다. 그것은,


“돈, 돈을 줄 테니까, 호떡 좀 줘요, 현과장!”

“난 내 전 재산을 줄 수 있어! 그러니까 나 저기 귀퉁이에서 살 게 해줘요! 호떡만 먹을 수 있으면 돼!”


차라리 돈으로 호떡을 사겠다는 사람들.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이 지갑을 들고 현과장에게 달려온 것이었다.


“아니, 그러니까 지금...”

“현과장! 닥치고 내 돈을 받아요!”


현과장을 향해 날아오는 무수히 많은 지폐. 심지어 어떤 사름들은 지갑을 통째로 현과장에게 던지기도 했다. 그 순수한 광기에 자신도 모르게 집 안으로 숨은 현과장. 반사적으로 현관문을 꼭꼭 닫고야 말았다. 그런 그를 보며 어흥선생이 한심하다는 듯 이야기했다.


“현과장, 지금 현과장의 호떡은 마약 이상이다냥. 현과장은 그런 괴물을 만든 거다냥.”


순간 현과장은 울컥했다. 아니, 현과장이 만든 괴물이라니. 비록 호떡을 만든 건 현과장 자신이지만, 이런 능력을 원한 건 식구 전원이 아니었던가. 그는 너무나 서운했다. 마치 어흥선생이 모두와의 관계에 선을 긋는 것만 같아서.


“아니, 말이 너무 심하네! 나 혼자 만든 거 아니잖아! 우리가 같이 만든 거라고!”

“아니, 난 손 뺄 거다냥. 이러다 다 죽는다냥. 이러다 다 죽어.”


단호히 고개를 젓는 어흥선생. 그의 눈빛에는 절실함이 담겨 있었다.


“그럼 나 혼자 죽으라고? 아니지! 못 죽지! 우린 이미 한 배야!”


현과장은 다짜고짜 현관문을 열더니 고개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호떡 보조는 어흥선생! 호떡 보조는 어흥선생! 호떡 아이디어는 어흥선생! 호떡 아이디어도 어흥선생!”


어흥선생이 말릴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롤 목소리를 내뿜어 버린 현과장. 그의 발언때문일까. 어흥선생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정말! 비겁하다냥!”

“비겁한 건 어흥선생이다냥! 어디서 혼자 도망치려고!”

“현과장은 스케일이 너무 크다냥! 감당이 안 된다냥!”

“그럼 어흥선생도 스케일을 키워. 그럼 감당할 수 있어.”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본인의 스케일이 작다면, 키우면 그만. 억지로 스케일이 큰 사람을 탓할 필요는 없다.


“이제 어쩌지?”

“어쩌긴 뭘 어쩌냥. 사실대로 말해야지. 우린 지금 아무 것도 없다냥. 재료도 없고 체력도 없다냥.”


현과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말할 시간. 문 밖의 사람들이 난동을 부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재료가 없는 건 사실이니까.


“현과장이 말해라냥.”


현과장은 대답 대신 두 눈을 치켜세우며 어흥선생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억지로 현과장을 사람들 앞에 또 한 번 세우는 어흥선생. 어쩔 수 없었다. 힘으로 밀어재끼는 어흥선생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현과장이 나오자, 사람들은 또랑또랑한 눈빛을 현과장에게 보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은 이런 사람들의 눈빛에 찬물을 끼얹고 마는데.


“여러분. 미안하지만 재료가 없어요! 더는 못 만들어요!”


순간, 싸늘해진 사람들의 시선. 그들은 손에 쥐고 있던 지폐와 지갑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러더니,


“내일 오면 있는 거죠? 그렇죠?”

“내일 오면 먹을 수 있는 거죠?”


성난 눈빛을 그대로 목소리에 담아내는 사람들. 그들은 정말 호떡에 진심이었다.


“아, 괜찮습니다. 호떡을 위해 침낭도 가지고 왔거든요.”


그들 중에는 오늘 먹지 못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야영 도구까지 가지고 온 사람도 있었다. 도대체 얼마만큼 호떡에 진심인 것일까. 그런데 그때,


“자, 잠시만요! 제발 현과장님!”


어린 여자 아이를 데리고 현과장 앞으로 달려오는 한 남자. 그는 얼굴에 눈물을 글썽이며 현과장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제발, 제발 제 딸에게 호떡을 주세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발! 제발!”


간곡한 남자의 말에, 현과장은 그의 뒤에 서 있는 딸아이를 바라보았다. 창백한 얼굴과 핏기 없는 입술. 누가 봐도 아픈 아이었다.


“많이 아픈가 봐요.”

“네, 그러니까 제발 자비 좀...”


남자는 대성통곡을 하며 현과장에게 매달렸다. 그를 보고 있던 사람들도 안타까움에 눈물을 글썽였다. 단 한 사람, 현과장만 제외하고.


“호떡은 못 드려도 병은 고칠 수 있을지 몰라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과장의 주변에서 퍼져 나오는 따뜻한 기운. 집 앞에 줄을 서고 있던 사람 중 몇몇은 그 기운이 익숙한 듯 두 눈을 감고 그 따스함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어라, 변화가 없네.”


전혀 변화가 없는 아이의 얼굴. 현과장은 그 모습에 정색하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내가 살던 곳에도 아이를 가지고 돈벌이로 이용한 사람이 있었어요.”


매서운 현과장의 눈빛. 남자는 살며시 아이를 자신의 뒤로 숨켰다.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얼마 삶이 남지 않은 아이를 데리고 이런 오지까지 오다니. 정말 그런 아버지라면 부모 실격이다. 아이를 데리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연극을 벌인 것 자체가 부모 실격이긴 하지만.


“거 봐. 안 먹힌다니까.”


나지막이 새어 나오는 목소리. 이 목소리의 주인은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남자의 딸이었다. 아이의 말에 남자는 어쩔 줄을 몰라하며 그녀를 달랬다. 하지만,


“무능한 아빠. 무능해! 무능해!”


오히려 더욱 성질을 내며 자신의 아버지를 향해 발길질을 서슴지 않는 아이. 그 장면을 본 모든 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습니까? 아버지를 발로 차? 제정신이 아닙니다만.”


사람들 뒤 쪽에서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풀거리는 붉은색 드레스. 그리고 잔뜩 기품있는 얼굴. 원더랜드 안에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존재, 바로 여왕이었다.

여왕이 아픙로 나오자, 일제히 물러서는 사람들. 물러서지 않는 것은 현과장과 패륜아 단 둘 뿐이었다.

현과장은 여왕이 무슨 짓을 벌일지 뻔히 알고 있었다. 눈치 없고 안하무인인 여왕이 이렇게 나설 정도면 단단히 화가 났다는 것이니까.


“현과장, 능력을 껐으면 좋겠습니다만.”


여왕의 말에 현과장은 망설였다.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의 목숨이 걸린 문제였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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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162. 집에 갈 수 있다고? 23.08.10 28 4 11쪽
161 161. 갓패치의 진실 23.08.09 25 4 12쪽
160 160. <장편> 죄의 탑 - 15 23.08.08 28 4 11쪽
159 159. <장편> 죄의 탑 - 14 23.08.07 22 4 11쪽
158 158. <장편> 죄의 탑 - 13 23.08.06 25 4 11쪽
157 157. <장편> 죄의 탑 - 12 23.08.05 25 4 12쪽
156 156. <장편> 죄의 탑 - 11 23.08.04 29 4 11쪽
155 155. <장편> 죄의 탑 - 10 +1 23.08.03 26 4 11쪽
154 154. <장편> 죄의 탑 - 9 +2 23.08.02 28 4 12쪽
153 153. <장편> 죄의 탑 - 8 23.08.01 33 4 11쪽
152 152. <장편> 죄의 탑 - 7 23.07.31 29 4 12쪽
151 151. <장편> 죄의 탑 - 6 23.07.30 26 4 12쪽
150 150. <장편> 죄의 탑 - 5 23.07.29 29 4 12쪽
149 149. <장편> 죄의 탑 - 4 23.07.28 26 4 3쪽
148 148. <장편> 죄의 탑 - 3 23.07.27 23 3 12쪽
147 147. <장편> 죄의 탑 - 2 23.07.26 29 3 11쪽
146 146. <장편> 죄의 탑 - 1 23.07.25 25 3 12쪽
145 145. 법정 호떡 공방 - 2 23.07.24 27 3 11쪽
144 144. 법정 호떡 공방 - 1 23.07.23 27 3 12쪽
» 143.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4 23.07.22 29 3 11쪽
142 142.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3 23.07.21 35 3 12쪽
141 141.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2 23.07.20 25 3 11쪽
140 140.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1 23.07.19 27 3 12쪽
139 139. 완벽한 거래 23.07.18 26 3 12쪽
138 138. 마약빵 - 2 23.07.17 30 3 11쪽
137 137. 마약빵 - 1 23.07.16 28 3 11쪽
136 136. 폭풍이 지나간 자리. 23.07.15 32 3 12쪽
135 135.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3 23.07.14 3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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