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걸린 공자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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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부암(富馣)
작품등록일 :
2023.04.22 14:23
최근연재일 :
2023.08.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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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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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초전(初戰) (4)

DUMMY

전쟁은 4일 차에 접어들었다.


“무기 들어!!!!”


도슨이 소리쳤다.

병사들의 피로는 극에 달했다.

밀려드는 것은 구울 뿐만이 아니었다.

지독한 수마가 병사들을 덮쳤다.


“크악.”


“으악!”


여기저기서 병사들의 비명이 들렸다. 쌩쌩한 구울들과 달리 병사들의 몸은 사고를 따라주지 못했다. 의식과 육체 사이에 간극이 발생했다. 그리고 구울들은 이 간극을 놓칠 만큼 우둔하지 않았다.


“구울들의 수가 줄고 있다! 조금만 더 버텨!”


내가 성벽을 돌며 소리쳤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들판을 가득 메운 구울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게다가


“블리자드!!”


알폰소의 죽음이 계기였을까?

에드가의 마법 경지가 7서클에 도달했다.

구울의 수가 줄어든 데는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에드가였다. 알폰소의 죽음 때문이었을까? 에드가는 미친 듯이 마법을 난사했고 나 또한 평소와는 다르게 과한 칼춤을 쳤다.


“밀어!!!”


가장 먼저 구울들을 정비한 건 도슨이 이끄는 좌측 성곽이었다. 그는 경험에서 나온 전술을 통해 병사들을 가장 많이 온존시켰고 그 덕분에 가장 먼저 구울들을 해치울 수 있었다.


“합류하겠습니다!”


도슨의 방패 병은 말 그대로 용맹하게 싸웠다. 의식이 흐려지는 병사들의 앞을 방패로 막아줬고 목덜미를 물기 위해 도약하는 구울들의 주둥이에 창을 쑤셔 박았다. 그렇게 해가 서서히 넘어갔을 때


“전멸이다! 구울들이 전멸했다.”


내가 레텐토를 들고 소리쳤다.


“와아아아아아아!!”


병사들이 미친 듯이 환호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피로도, 수마도 병사들을 휘어잡을 순 없었다.


“공자님.”


성벽에 털썩 주저앉아 있자 이자벨라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머리는 산발이 되고 눈은 퀭해지고 피부는 푸석해졌지만, 그녀의 웃음은 여전히 해사했다.


“일로 와.”


이자벨라가 내 옆에 앉아 머리를 어깨에 기댔다.


“설마 시체 쌓인 들판 보면서 안도할 줄은 몰랐네요.”


“그러게.”


석양이 지고 있었다.

우리는 마치 바다 위에 부서지는 윤슬을 보듯 들판 위에 시체들을 보고 있었다. 인생이란 참으로 알 수 없다. 우리가 설마 시체 쌓인 들판을 보며 안심하고 있을 줄이야.


***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도슨 경 부탁하네.”


리리아는 도슨의 전술을 높이 사 인원 편제를 도슨에게 위임했다. 한편 맥그리거 또한 성벽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가 리리아와 도슨이 대화하는 것을 살펴봤다. 그리고 얼마 뒤 도슨은 최소한의 병사만 남겨두고 전군을 뒤로 물렸다. 맥그리거는 웃었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달을 바라보았다.


“그래. 찰나의 휴식인데. 마음껏 쉬거라.”


탈리아가 전방을 주시했다.

그녀는 불안했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뭘 꾸미고 있는 거지?’


병사들은 피로가 극에 달했다.

한계라면 바로 지금.


‘반드시 공격해온다.’


탈리아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가 마나를 눈에 주입해 전방을 주시했다.

아니나 다를까?


스스스스.


그녀의 눈에 무언가가 포착됐다.


‘고작 다섯?’


탈리아의 눈에 다크 리치가 들어왔다. 그중 한 명이 주문을 읊기 시작했고 나머지 4명이 그를 호위하듯 앞을 막아섰다.


“릴리.”


“방어마법 언제든 가능합니다.”


탈리아가 활시위를 당겼다.

방어마법이 준비됐다고는 하나 마법을 캐스팅하기 전 다크 리치들을 없애는 게 전력을 온존할 수 있다.


팡!


탈리아의 활이 파공성을 내며 날아갔다. 하지만 그녀의 화살은 다크 리치가 만든 마법진에 막혔다.


“쏴라!!!!”


탈리아의 화살을 기점으로 성벽에서 천 발이 넘는 화살이 다크 리치에게 날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다크 리치가 만든 방어막에 막혔다.


“스승님. 뭔가 이상해요.”


제일 먼저 이변을 눈치챈 건 릴리였다.


“공격 마법이 아니에요. 마법진이 안 보여요.”


탈리아도 그제야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알아챘다. 그녀가 빠르게 눈을 굴렸다.


‘뭐지? 내가 뭐를 놓치고 있지?’


그때 그녀의 눈에 성벽 아래 미처 회수하지 못한 병사들의 시체가 보였다.


“설마!”


그리고 탈리아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다크 리치의 영창이 끝나자 암흑 마나의 물결이 대지를 적셨다. 그리고 잠시 후


“그어어어어.”


성벽 아래서 귀곡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다리가 돌아간 병사는 뼈가 근육을 찌르고 나와도 억지로 일어섰고 눈알이 터지고 뇌수가 흐르는 병사들은 성벽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


“4일간 활시위처럼 당겨진 긴장의 끈이다. 이미 늘어진 긴장의 끈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까? 그것도 자기 전우들을 상대로?”


“제발···. 제발 그만!!!!”


가까스로 견디고 있던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스켈레톤 부대 앞으로. 운제도 꺼내라.”


창을 잡고 있던 병사의 손이 떨렸다.

짙은 어둠이 깔린 숲, 그곳에서 더 짙은 마물들의 무리가 나타났다. 방패와 칼을 쥔 스켈레톤도 모자라 오우거와 트롤이 운제를 끌고 나온 것이다.


“더는 못해!!!”


성벽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죽이든 살리든 맘대로 해! 나는 더는 못해!”


한 병사가 들고 있던 창을 버리고 도주했다.


“안 된다. 돌아와!”


탈리아가 외쳤다.

하지만 피로와 공포에 병사의 귀에 탈리아의 외침은 들리지 않았다. 그때였다.


촤악!


무기를 버리고 도망가는 병사의 등을 도슨이 일검에 베어버렸다.


“지금은 전시 상황이다. 군법에 의거 탈영은 즉결 처형으로 심판한다.”


엘프들이 싸늘하게 죽은 병사의 시체를 바라봤다.


“도망친 업보는 반드시 나에게 돌아온다. 내 칼에 허무하게 죽을 바에는 마물의 심장에 칼을 찌르고 동귀어진이라도 해라!”


도슨의 말에 병사 몇몇이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에서 도망친들 기다리고 있는 건 더 비참한 죽음뿐이다. 도망친 곳에 안식처는 없다. 그리고”


도슨의 충혈된 눈이 성벽을 한번 훑었다.


“내가 도망치면 그다음은 내 가족이다. 무기를 들고 성벽을 지켜라.”


도슨의 외침에 병사들이 무기를 재차 고쳐 잡았다. 도슨이 다시금 병사들을 바라봤다. 아까와는 다른 부드러운 눈빛.


“걱정하지 마라. 내가 반드시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끄마.”


병사들의 마음에 격동이 일었다.


“성벽을 사수하라!”


누군가의 외침을 시작으로


“성벽을 사수하라!”


성벽을 사수하라는 외침에 들불처럼 번졌다.


“우리는 승리한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건 도슨의 외침이었다.


“와아아아아아!”


병사들의 사기가 올랐다.

그의 빠르고 결단력 있는 행동이, 따듯한 격려가 누수되려 했던 병력을 단숨에 틀어막았다.


“막아!”


“운제를 최우선으로 막아라!”


여기저기서 고함이 들렸다. 병사들은 이미 시체로 변해버린 전우의 심장에 다시금 칼과 창을 박았다.


팡!


엘프들이 쥔 활시위가 흔들릴 때마다 사방으로 핏물이 튀었다. 하지만 기세만으로 막기엔 연합군의 전력이 너무나 부족했다. 탈리아가 주변을 바라봤다. 카일도 이자벨라도, 릴리도, 에드가도. 모두 연이은 전투에 탈진 상태였다.


“플레임 캐논! 록 블래스터! 기가 라이트닝!”


릴리와 탈리아가 다가오는 운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운제는 다크 리치가 펼친 실드에 손상 하나 없이 성벽에 도달했다.


쿵!


다리에 달린 뾰족한 갈고리가 성벽을 파고들었다.


“어딜!”


도슨이 검에 새하얀 오러를 머금은 채 운제로 달려들었다.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다.’


도슨의 검이 운제의 다리를 절단하려 했다. 하지만


“그래. 너라면 그럴 줄 알았지.”


운제의 최선두, 맥그리거가 달려드는 도슨을 베어버렸다.


“개새끼가!”


리리아가 맥그리거의 미간을 노리고 화살을 발사했다. 하지만 맥그리거가 암흑 포털로 몸을 숨기는 게 더욱 빨랐다. 그 사이 도슨의 부상으로 사기가 떨어진 병사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좌측 성벽 뚫렸습니다!”


“골렘들을 우측으로 보내라.”


탈리아는 불리한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적들도 가만있진 않았다. 다크 리치가 시전한 플레임 캐논이 성벽을 향해 날아왔다.


쾅! 쾅! 쾅! 쾅!


릴리가 보호막을 펼쳐 막았지만


“커헉.”


무리가 마나를 끌어 쓴 내상으로 눈과 입에서 피를 흘렸다.


쿵! 쿵! 쿵!


운제를 옮긴 오우거와 트롤이 성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탈리아는 최대한 차분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사방이 위기였다. 다크 리치들은 다시금 마법을 영창 했고 좌측을 뚫고 올라온 병력은 어느새 중앙으로 치고 들어왔다. 하지만 제일 문제는 성벽을 두드리는 4마리의 오우거와 트롤이었다. 탈리아가 허벅지에 찬 단도를 뽑았다 다시 집어넣었다.


‘맥그리거.’


자신이 이 자리를 비우면 십중팔구 릴리를 노릴 터였다. 그 사이


쾅! 쾅! 쾅!


다크 리치의 플레임 캐논이 다시 한번 릴리가 만든 방어막을 강타했다. 릴리가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그때였다.


“잘 버텼다.”


탈리아의 옆으로 리리아가 지나갔다.


“성벽은 맡겨주세요.”


조이가 휴식을 취한 병사들을 이끌고 좌측 성벽으로 달려갔다. 그 사이 성문에서 몬스터들의 비명이 들렸다. 그녀가 성문을 바라봤을 땐 카일이 레텐토를 휘두르고 이자벨라가 몬스터의 대가리를 노리고 있었다.


“이자벨라 우리는 운제를 처리하자.”


“알겠어요.”


두 남녀가 운제를 향해 몸을 날렸다.

이제 운제가 파괴되는 건 시간 문제.

문제는 다크 리치들이었다.


팡!!!


탈리아가 다시금 화살을 발사했다.

하지만 다크 리치 중 하나는 반드시 녀석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시전을 마친 다크 리치가 다시금 플레임 캐논을 발사했다. 목표는 좌측 성곽. 녀석들은 아군의 피해보다 성벽을 허물어트리기를 작정한 모양이었다.


쾅! 쾅! 쾅!


좌측 성벽에 겹겹의 방어막이 형성됐다.


“저곳은 제가.”


“부탁해요.”


전황은 다시 팽팽해졌다.

조이와 리리아의 합류를 좌측 성벽을 되찾는 건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문제는 다크 리치였다. 에드가는 지휘하며 방어하는 게 전부였다. 장거리 공격은 먹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국 소드 마스터 급 별동대를 파견해야 했는데 인원이 부족했다.


‘방법이 없나?’


지금 당장은 에드가가 잘 버티고 있다지만 5기의 다크 리치를 상대하기엔 그도 벅찼다.


‘생각해라. 방법을.’


그때였다.

성벽의 우측, 달빛을 가리는 거대한 모래폭풍이 보였다. 탈리아가 마나를 집중해 모래폭풍의 발원지를 살폈다. 그리고 일순 마음이 놓인 듯 씩 웃었다.


“일찍도 온다. 빌어먹을 년이.”


들판의 우측, 다리아와 베인이 용병단을 이끌며 전투에 참전했다. 말 그대로 파죽지세. 다리아와 베인이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목표는 다크 리치. 스켈레톤 궁수들이 용병단을 향해 화살을 발사했다. 하지만


후우웅.


다리아가 일으킨 검풍이 화살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길을 만들겠습니다. 얘들아! 축제다!”


붉은뱀 용병단이 날뛰기 시작했다.

베인이 말을 타고 달리며 전방을 쓸어버리면 뒤따라오는 용병들이 잔병들을 처리했다. 다크 리치들이 성벽이 아닌 용병단을 향해 마법을 조준했다. 하지만 눈치 빠른 베인과 용병단이 재빠르게 우측으로 몸을 피했다. 용병단이 지나간 자리, 흙먼지가 가라앉았을 땐


‘절공검 제5식.’


다리아가 칼데아를 든 채 빠르게 다크 리치들에게 쇄도하고 있었다.


‘만월!’


다크 리치 5기의 목이 순식간에 떨어졌다.


파스스스.


공기로 산화하는 다크 리치의 육신.

다리아가 성벽을 보며 외쳤다.


“늦어서 미안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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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너는 내가 반드시 (6) 23.07.08 219 3 13쪽
87 너는 내가 반드시 (5) 23.07.07 220 3 12쪽
86 너는 내가 반드시 (4) 23.07.06 227 3 12쪽
85 너는 내가 반드시 (3) 23.07.05 238 3 12쪽
84 너는 내가 반드시 (2) 23.07.04 264 3 12쪽
83 너는 내가 반드시 (1) 23.07.03 239 3 12쪽
82 총공격 (5) 23.07.02 256 3 11쪽
81 총공격 (4) 23.07.01 242 3 11쪽
80 총공격 (3) 23.06.30 254 3 12쪽
79 총공격 (2) 23.06.29 247 3 11쪽
78 총공격 (1) 23.06.28 249 2 12쪽
» 초전(初戰) (4) 23.06.27 260 3 12쪽
76 초전(初戰) (3) 23.06.26 248 3 11쪽
75 초전(初戰) (2) 23.06.25 257 3 12쪽
74 초전(初戰) (1) 23.06.24 271 3 13쪽
73 메피스토 23.06.23 271 3 12쪽
72 낚시 (5) 23.06.22 263 3 12쪽
71 낚시 (4) 23.06.21 269 3 13쪽
70 낚시 (3) 23.06.20 266 3 13쪽
69 낚시 (2) 23.06.19 264 3 12쪽
68 낚시 (1) 23.06.18 274 3 12쪽
67 침략 (5) 23.06.17 269 3 12쪽
66 침략 (4) 23.06.16 263 3 11쪽
65 침략 (3) 23.06.15 268 3 11쪽
64 침략 (2) 23.06.14 273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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