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걸린 공자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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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부암(富馣)
작품등록일 :
2023.04.22 14:23
최근연재일 :
2023.08.12 22:00
연재수 :
1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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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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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엘프의 숲 (4)

DUMMY

찰나의 순간이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졌다.


어떡하지?

일단 검을 꽂고 버틸까?

신목인데?

감을 잡았는데 내일을 노려야 하나?


온갖 잡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리고


“아니!”


저기 팔을 뻗으면 손이 닿을 거 같은데?

내 눈앞에 검의 손잡이가 보이는데 포기하라고?


후웅.


손이 허공을 그었다.

그리고 내 신형이 더 이상 추진력을 받지 못하고 멈췄다.


“아직 한 발 남았다!”


마나 하트에 있는 마나를 싹싹 긁어모았다.

그리고


팡!!!


바닥을 차듯 마나를 발사해 몸을 도약했다.


덥석.


“잡았다!!!!”


드디어!

7일 만에, 7걸음으로 검성의 검에 닿았다.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하하하···.”


그와 동시에


“어?”


눈이 흐려졌다.


“잣됐네.”


마나가 고갈됐다.


“나 어떻게 내려가냐?”


***


우노아는 충혈된 눈을 벅벅 긁었다.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처음 이틀간 카일은 제자리에서 점프만 했다.

온몸에 있는 마나를 전부 끌어모아 점프해봤지만 결국 자신의 시야에 닿았다.


‘아오 답답해!’


결국 7일 차 밤이 됐을 때


“후~”


그녀가 나뭇잎에 입김을 실어 힌트를 보냈다.


“......”


카일이 2개의 나뭇잎을 살피는 게 보였다.

이윽고


팡!


하늘 위에서 처음과는 다른 도약 소리가 들렸다.


“닿았나?”


카일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후우우우웅.


하늘에서 빠르게 낙하하는 카일의 신형이 보였다.


“어? 어?”


카일과 우노아의 눈이 마주쳤다.


‘부탁합니다. 전 틀렸어요.’


카일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실라이론!”


상급 바람의 정령 실라이론이 우노아의 곁을 맴돌았다.


“구해줘.”


우노아가 손으로 가리킨 곳에 빠르게 낙하하는 카일이 보였다.


끄덕.


실라이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슈우우우웅.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지는 카일의 곁으로 실라이론이 다가왔다.

그리고


후우우우웅.


주변을 포근하게 감싸는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침대에 눕혀지듯 정자세로 서서히 땅에 떨어지는 카일.


“고마워.”


카일이 실라이론을 보며 인사했고


싱긋.


실라이론이 싱긋 웃으며 사라졌다.


“정말 해냈네.”


우노아가 카일에게 다가왔다.


“힌트. 감사합니다.”


“나중에 맛있는 거 사준다는 말 잊지 않았어요.”


우노아가 새침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이 검 하나 뽑자고.”


카일의 손에 검성 다리아가 쓰던 검 ‘칼데아’가 들려있었다.


***


아무도 없는 고요한 숲속.

흰 수염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 엘프 머크가 어딘가로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가 당도한 곳은 으슥한 오두막 앞.


“이곳이네.”

머크의 말이 끝나자 그의 뒤에 있던 암살자 복장의 녹스 단원 100명이 순식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선두에 있던 녹스의 단장 맥그리거가 복면을 벗었는데


“다크 엘프라니!”


왼쪽 눈부터 입술 위까지 긴 검흔이 새겨진 다크 엘프의 모습이 드러났다.


“왜? 인제 와서 다크 엘프에 협력하려니 그건 내키지 않나?”


“아니네. 다시 한번 약속 내용을 확인하지.”


머크가 품에서 마법구를 하나 꺼냈다.


“우리의 목적은 오직 로드 리리아의 암살. 다른 엘프들은 건드리지 않는다. 그녀를 암살하는 조건으로 너는 숲을 지키는 골렘의 가동을 멈춘다.”


“그게 끝이 아닐 텐데?”


“로드가 암살되고 100년. 마족은 엘프의 숲을 침범하지 않는다.”


“맹세해라.”


“나 녹스의 단장 맥그리거가 녹스의 명예를 걸고 맹세한다.”


“확인했다.”


마법구를 품에 넣은 머크가 오두막에 걸린 방어 마법진을 해제했다.


끼익.


그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우웅. 우웅. 우웅.


복잡하게 그려진 마법진이 사방에 보였고 가운데는 골렘 가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마법구가 마법진과 공명하듯 허공에 떠 있었다.


‘이게 맞는 일이다.’


머크가 자신을 다독였다.


‘정화의 샘물 건만 제대로 처리됐다면.’


몇 달 전, 머크는 정화의 샘물을 훔쳐 인간들에게 넘겼다. 그걸 회수해오겠다는 명분으로 엘프들에게 바깥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정화의 샘물보다 엘프들의 목숨이 더 중요하다. 조사를 금한다.”


리리아는 단호히 거절했다.


‘멍청한 년! 그건 엘프들을 보호하는 게 아니야! 엘프들을 쇠락시키는 거지.’


입 밖으로 꺼내진 못했지만, 그곳에 있단 다수의 엘프들이 자신과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탈리아를 봐라. 그녀가 바깥세상에 나가 이런 기술을 배우지 않았다면 엘프의 숲은 진즉에 멸망했을 거다.’


머크는 탈리아를 떠올리며 자기 생각을 정당화했다.


“근데 웃기긴 하구나. 로드를 암살시키려는 이유가 단지 폐쇄정책의 폐지라니.”


맥그리거가 비아냥거렸고


“극단적인 정책엔 극단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머크가 담담하게 받아쳤다.


‘로드 미안하게 됐네.’


물론 그녀의 상처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녀는 공과 사가 흐려졌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상처를 핑계 삼아 입 닫고 귀 닫으며 엘프들에게 화풀이하고 있었다.


“dldi so thtjf eoqkrskTdmaus whgrpTek”


머크가 주문을 외우자


우우우우웅.


공명하던 마법구가 빛을 잃으며 진열대 위로 떨어졌다.


“된 건가?”


“확인해보게.”


“아니야. 잘했겠지. 난 믿어.”


“그럼 가지.”


머크가 맥그리거의 옆을 지나갔다.

그 순간,


촤아악.


맥그리거가 곡도를 뽑아 머크의 등을 X자로 베어 넘겼다.


“커헉.”


머크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단장님.”


뒤에 있던 순례자가 당황한다.


“죽일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녹스의 명예를 걸고 한 약속인데.”


“순례자. 녹스는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더러운 일을 하는 집단이다. 우리한테 명예가 있나?”


“하지만 녹스의 명예가 더러워지는 건 곧 루나교에···.”


“녹스가 루나교에 속한 암살대라고는 하나 그 구분은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맥그리거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순례자를 바라봤다.


“그로마가 조금 예뻐해 준다고 기어오르는 거 같은데 다음부턴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건 토 다는 건 용납하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순례자가 고개 숙여 사과했다.


“지금부터 엘프 사냥을 시작한다. 나와 부단장, 순례자는 바로 로드 암살에 들어간다. 움직여라.”


“존명!”


오두막 안.

머크의 시체만이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었다.


***


“오! 진짜로 칼데아구나! 보고 싶었다. 나의 파트너.”


다리아가 애착 인형을 안은 아이처럼 칼데아의 검신에 얼굴을 비볐다. 벌써 400년이 지났음에도 검신이 녹슬거나, 손잡이 끈이 풀린 흔적이 없었다.


“밖에 나와보거라.”


자신의 애도를 들고 칼춤을 춰보겠다는 듯 다리아가 나를 불렀다.

하지만


“저 마나 고갈 났습니다.”


그녀에게 어울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툭.


이런 내 마음은 진즉에 예측했다는 듯 그녀가 내 침대 위로 반짝이는 액체가 담긴 유리병을 던져줬다.


“설마?”


“1등급 온천수다. 마시고 나오도록.”


촤아아악.


다리아의 말을 무시한 채 온천수를 머리에 부었다.


“자라나라! 모발 모발!”


절대 당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시위.

하지만


툭.


그녀가 예측했다는 듯 다시 한 병을 던졌다.


“그럴까 봐 나눠 담았다.”


“스승님.”


“왜?”


“이렇게 똑똑한 사람 아니었잖아요.”


“마시고 나와라.”


“스승님. 생각해보니까 온천수는 피부에 양보하는 거지 마시는 게.”


척.


더 듣기 싫다는 듯 다리아가 칼데아를 내 목젖에 겨눴다.


님.


저 피나는데요?


“......”


다리아가 하도 살벌하게 노려봐 결국 온천수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솨아아아아.


몸에 오색 찬란한 빛이 돌며 마나가 빠르게 차올랐다.


“나와라.”


“다리아님. 살살하세요! 공자님도요.”


이자벨라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우리 둘을 바라봤다. 흡사 물가에 내놓는 딸과 아들을 보는 눈빛.


“하아~”


내가 지친 몸을 이끌고 검을 집어 들었을 때


땡땡땡땡땡떙!


“적습!”


“적습!”


“모두 대피해! 적습이다!”


침입 경보가 울렸다.


***


카일과 이자벨라 다리아가 나왔을 때 숲은 지옥도로 변해있었다.


“빨리 불부터 꺼!”


녹음이 우거진 나무는 불에 타고 있었고


“애들부터 챙겨!”


엄마들은 어린 엘프를 안아 들고 부리나케 도망갔는데


촤악!


그런 그녀를 검은 무복을 입은 암살자들이 무참히 베어 넘겼다.


“엄마!”


“이 개새끼들이!!!”


카일의 눈이 붉어졌다.

순식간에 대지를 박찬 카일의 신형이 방금 엘프를 벴던 암살자의 지척에 도달했다.


서걱.


암살자가 칼을 뽑기도 전 목이 뎅겅 잘렸다.


서걱.


서걱.


카일이 칼춤을 추며 암살자들을 무참히 베어버렸다.


“저 녀석부터 죽여!”


상황을 파악한 고참급 대원이 카일을 지목했고


사삭.


6명이 암살자가 순식간에 카일을 포위했다.


척.


카일이 발도 자세를 취했다.


‘절공검 제5식.’


‘만월(滿月)!’


카일의 신형이 360도 회전하며 검으로 만월을 그려냈다.

그러자


푸아아악!


대원들의 목이 떨어지며 피가 솟구쳤고


치이이익.


얼마 안 가 피부가 타들어 가며 붉은 연기를 만들었다.


파앗!


한 편,


“이쪽으로.”


다리아는 엘프들을 호위하며


촤악.


“으악!!!”


암살자들을 베어 넘기고 있었는데


흠칫.


다리아의 기감에 거대한 기운 하나가 잡혔다.


휙.


거대한 기운이 향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리리아의 오두막이 보였다.


“카일 따라와라!”


“알겠습니다.”


“이자벨라 너는 여기서 엘프들을 도와라.”


끄덕.


다리아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던 이자벨라의 뒤로 대원이 습격했다.

하지만


푸우우우.


그녀의 뒤통수에서 나타난 포이즌이 암살자의 얼굴에 산성독을 뿌렸다.


“끄아아아악!”


얼굴을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암살자.


“죽어!”


그 틈에 다른 암살자들이 이자벨라를 노렸는데


치이이익.


목을 노리고 날아오던 곡도가 이자벨라의 손에 닿자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아무 이유 없이 엘프들을 살해한 죄! 용서할 수 없어요!”


그녀의 손이 암살자의 얼굴에 닿자


“끄아아아악!”


얼굴이 녹아내리는 고통에 그가 비명을 질렀다.


한편

맥그리거는 부단장과 순례자를 대동한 채 리리아의 오두막을 습격했는데.


“맥그리거.”


“오랜만이지.”


두 사람은 이미 구면인 듯 서로를 보며 적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눈 한쪽으론 부족했나?”


“부족하고도 남았지. 쳐라!”


맥그리거, 부단장, 순례자가 동시에 리리아를 습격했다.


파앗.


리리아가 쌍검에 오러 블레이드를 두르자


파앗.


맥그리거도 자신이 사용하는 검은 곡도에 잿빛 오러 블레이드를 둘렀다.


깡! 깡! 깡! 깡!


리리아는 3명의 합공을 침착하게 방어했다. 수없이 쌓여온 전투 경험, 높은 검의 경지, 거기에 유연한 몸까지. 하지만 맥그리거 또한 소드 마스터의 경지.

맥그리거가 힘을 실어 리리아의 왼쪽 어깨를 노렸다.


타닷.


리리아는 방어가 아닌 회피를 선택하며 뒷걸음질 쳤는데


탁.


어느새 등장한 오두막 벽에 회피로가 가로막혔다.


콰아아아앙!


결국 리리아는 맥그리거의 곡도를 쌍검으로 방어할 수밖에 없었고


촤악!


그 사이 순례자와 부단장이 리리아의 허벅지를 베었다.


털썩.


리리아가 주저앉았다.


“아예 자를 생각으로 벴는데 그 와중에 몸을 틀어 충격을 최소화하다니. 아직 죽지 않았구나.”


“너한테 죽을 수는 없어서.”


리리아가 쌍검을 지지대 삼아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척.


그녀가 자세를 잡자


척.


상대방도 자세를 잡았는데


“끝내자!”


다시금 맥그리거가 오두막 바닥을 박차려는 순간


“낙하!!”

“낙하!!”


카일과 다리아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쐐애애액!


맥그리거의 몸을 향해 날아오는 2개의 검기.

하지만


쾅!!!!


순례자와 부단장이 두 사람의 검을 막아냈다.

그 사이, 몸을 핑그르르 회전해 다리아의 앞을 막아서는 다리아와 카일.


“엘프 로드라는 녀석이 꼴이 말이 아니구나.”


“다른 엘프들은?”


“이자벨라가 대피를 돕고 있다. 일어나.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 있으니까.”


“말 안 해도 그러려고 했다.”


리리아가 쌍검에 의지한 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죽여라!”


서로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쾅!!!


시린 달빛 아래,

검과 곡도가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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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파르테온 (3) 23.06.11 282 3 11쪽
60 파르테온 (2) 23.06.10 294 3 12쪽
59 파르테온 (1) 23.06.09 291 3 13쪽
58 누나! 진짜 이럴 거야? (4) 23.06.08 296 3 13쪽
57 누나! 진짜 이럴 거야? (3) 23.06.07 284 3 12쪽
56 누나! 진짜 이럴 거야? (2) 23.06.06 289 3 11쪽
55 누나! 진짜 이럴 거야? (1) 23.06.05 296 3 11쪽
» 엘프의 숲 (4) 23.06.04 300 3 12쪽
53 엘프의 숲 (3) 23.06.03 291 3 12쪽
52 엘프의 숲 (2) 23.06.02 285 3 13쪽
51 엘프의 숲 (1) 23.06.01 311 3 13쪽
50 검성 다리아 카르밀 23.05.31 296 3 12쪽
49 포이즌 슬레이어 (4) 23.05.30 287 3 13쪽
48 포이즌 슬레이어 (3) 23.05.29 298 3 12쪽
47 포이즌 슬레이어 (2) 23.05.28 303 4 12쪽
46 포이즌 슬레이어 (1) 23.05.27 302 3 12쪽
45 북부 원정 (4) 23.05.26 301 4 11쪽
44 북부 원정 (3) 23.05.25 297 3 12쪽
43 북부 원정 (2) 23.05.24 304 3 12쪽
42 북부 원정 (1) 23.05.23 311 3 13쪽
41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4) 23.05.22 308 2 11쪽
40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3) 23.05.21 313 2 11쪽
39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2) 23.05.20 318 3 12쪽
38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1) 23.05.19 327 3 12쪽
37 서클 확장 (3) 23.05.18 333 3 12쪽
36 서클 확장 (2) 23.05.18 330 3 12쪽
35 서클 확장 (1) 23.05.17 34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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