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걸린 공자로 환생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부암(富馣)
작품등록일 :
2023.04.22 14:23
최근연재일 :
2023.08.12 22:00
연재수 :
123 회
조회수 :
40,349
추천수 :
455
글자수 :
668,135

작성
23.06.05 22:00
조회
296
추천
3
글자
11쪽

누나! 진짜 이럴 거야? (1)

DUMMY

쾅! 쾅! 쾅!


3개의 폭음이 연달아 터졌다.


나와 순례자.

리리아와 단장.

다리아와 부단장.


오러를 두른 병장기가 부딪치자 오두막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팡!


그리고 약속이라도 서로가 서로의 상대를 쫓으며 싸울 장소를 찾았다.

내가 순례자를 바라봤다.


“한 가지 물어봐도 됩니까?”


내가 순례자를 바라보며 묻자


“뭐지?”


그녀가 들고 있던 곡도를 내렸다.


“루나교의 교리가 뭡니까?”


“뭐?”


“이렇게 무참히 엘프들을 살해하는 것도 신의 뜻에 있냐는 소리입니다.”


움찔.


곡도를 쥐고 있던 그녀의 손이 떨렸다.


“어두운 길을 걷는 이에게 앞길을 비추는 달빛을 내려주는 것. 그것이 루나교의 교리다.”


“어딜 봐서?”


내가 둘러보라는 듯 팔을 펼쳤다.


“보이진 않아도 느낄 순 있겠죠. 나무들은 불타고 연기는 매캐하고 아이들이 우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니.”


내 말에 순례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이 또한 신의 뜻.”


그녀의 입에서 고민하고 고민하다 나온 대답이었다.


“참 편하게 사십니다.”


“뭐?”


“일단 저지른 다음 신의 뜻이라 하면 다 해결되는 거 아닙니까. 루나교 저도 들 수 있습니까? 참 편한 종교인 거 같은데.”


“루나교를 모욕할 셈이냐?”


“모욕까진 모르겠고 먹칠은 그쪽 사람들이 실컷 하는 거 같은데?”


그녀가 더는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 없다는 듯 도약했다.


척.


내가 검을 고쳐 잡았다.


***


‘이유가 뭐지?’


쾅! 쾅! 쾅!


순례자는 카일과 검을 맞댈 때마다 체내의 마나가 쭉쭉 빠져나감을 느꼈다. 검을 부딪칠 때마다 마나가 빨려가는 느낌이랄까? 더 당황스러운 건 북부에서 만났을 때보다 더 강해져 있었다.


휙!


카일의 검이 그녀의 볼을 베고 지나갔다.


탁. 탁.


백스텝으로 거리를 벌리는 순례자.


척.


그제야 순례자는 원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곡도에 흘러 들어가는 마나가 평소에 곱절은 들어갔다. 곡도를 살펴보니 중간중간 날이 부식되고 금이 가 있었다.


“그 마나 뭡니까?”


“드래곤의 축복. 당신들이 스컬 드래곤을 데려온 덕에 얻을 수 있겠지. 그렇게 따지면 이 또한 신의 뜻이려나?”


카일은 순례자의 속을 긁듯 대답했다.


스윽.


이때 카일의 예상과는 달리 순례자가 곡도를 내렸다.


“뭐 하는 겁니까?”


“어차피 암살은 실패다. 나는 여기까지다.”


순례자가 몸을 돌렸다.


“잠깐!”


그런 순례자를 붙잡는 카일.

순례자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의 말을 기다렸다.

그의 말은 마치 자신이 더욱 정진해야 할 방향을 알려두는 화두와 같았으니까.


“마왕군에 속해있는 게 정말 루나교를 믿는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거긴 어둠을 비추는 달이 아니라 빛을 막는 그늘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그늘이라.”


“그리고 하나 더.”


몸을 날려야 한다.

하지만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길잃은 아이가 이정표를 바라듯.

순례자는 그 자리에서 떨어질 수 없었다.


“정말 루나교의 교리대로 살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 그러지.”


순례자가 떠나자


“후우~”


카일도 오러를 걷고 순례자가 떠난 곳을 바라봤다.


‘애초에 싸울 생각이 없었어.’


검을 부딪친 순간 카일은 알 수 있었다.

그녀의 검에 살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카일을 죽이겠다는 의지보단 적당히 상대해주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카일도 죽이고 싶지 않았다.


‘불쌍한 여자야.’


과거에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 종교라는 이름에 의존해 자신이 실에 매달린 지도 모르고 춤추는 꼭두각시 인형.

카일은 순례자를 이렇게 생각했다.


“그것보다 괜찮으려나?”


카일이 다리아와 부단장이 날아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 몸이 불안정한 다리아였다.

얼핏 보아 부단장도 순례자와 같은 수준이거나 그를 조금 웃도는 수준.


“도와주세요!”


이때 카일을 부르는 엘프의 외침이 들렸고


타앗.


카일의 몸은 어느새 어린 엘프를 노리고 들어오는 암살자의 몸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촤악!!!!!


“끄악.”


암살자의 몸에 붉은 거품이 일어나며 쓰러졌다.


‘부디 무사하시길.’


카일이 다리아가 날아간 쪽을 보며 기도했다. 자신이 가세한다면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할 터였다. 하지만 그녀를 위해 눈앞에 보이는 엘프들을 무시할 만큼 카일은 야박하지 못했다.


***


서걱. 서걱. 서걱.


다리아는 부단장에게 밀리고 있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검을 휘두를 때면


후웅.


허공을 베는 경우가 많았고


푹.


반대로 부단장의 곡도는 다리아의 급소를 정확히 찔러 들어갔다.

하지만


씨익.


다리아는 웃고 있었다.


‘웃어?’


부단장도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촤악.


분명히 검으로 옆구리를 벴다.

하지만


츠츠츠츠츠츠.


베는 순간 상처가 아물었다.

이건 마치 트롤의 재생력을 보는 느낌.

거기다가


쾅!!!!


일격에 실린 마나가 점점 무거워졌다.


스윽.


허공을 베던 검이 점점 자신의 몸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게다가


“아직 부족하다. 조금 더 압박해보거라.”


그녀는 자신을 마치 대련 상대로 착각한 듯 채근했다.


“......”


부단장은 이것이 도발도 허세도 아님을 느꼈다. 그녀는 정말로 자신이 몰아붙여 주길 바라고 있었다.


“쳇!”


수년간 사람을 죽이며 쌓은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오래 끌면 이 싸움은 진다.


“하압!!”


곡도에 담을 수 있는 모든 마나를 실었다.

그리고


탓.


순식간에 다리아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호오. 감쪽같구나.”


다리아가 눈을 감고 오감을 집중했다.

아무리 재생력이 높다고는 하나 그녀도 목을 베이면 죽는다.


쾅!


그녀의 목을 노리던 부단장의 검이 칼데아에 막혔다.


‘어떻게?’


부단장의 눈이 흔들렸다.


“비록 몸과 경지가 밀린다곤 하나 난 이미 네가 가보지 못한 길을 걸어봤거든.”


흔들리는 부단장의 눈을 보며 다리아가 대답했다.


“칫.”


부단장의 몸이 다시 사라졌다.

그리고


쑥.


다리아의 그림자에서 나타나며 곡도를 아래서 위로 올려 쳤는데


깡!


그마저도 칼데아에 막혔다.


“좋구나. 더 해보거라.”


다리아는 분명 궁지에 몰려있었다.

하지만 서서히 감각을 찾고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칼춤을 추던 감각. 그리고 그 감각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었다.


탓. 탓.


부단장이 백스텝으로 거리를 벌린 뒤.


꿀꺽.


자기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주륵.


목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


‘강해지고 있다.’


부단장의 말대로 다리아는 실시간으로 강해지고 있었다.


“이젠 내 차롄가?”


말이 끝난 다리아의 신형이 흩어졌다.

그리고


스스스스스스.


부단장의 주변으로 안개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핏. 핏.


안개 속에서 다리아의 신형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서걱. 서걱.


부단장의 몸 여기저기에 자상이 생겼다.


“나와!”


지형지물을 이용해 자기 몸을 숨기는 건 암살의 기본 중의 기본.

그만큼 몸을 숨기는 방법엔 정통한 부단장이다.


후웅!


하지만 지금은 도저히 다리아를 찾아낼 수 없었다.


팟. 팟. 휙. 팟. 팟. 휙.


그렇게 일방적인 공세가 오간 후,

안개가 걷히며 다리아가 모습을 드러났을 땐 부단장의 몸 여기저기가 붉은 피에 젖어있었다.


“사술을 쓰는구나.”


“이걸 사술이라 말하는 걸 보니 이제 너한테 얻을 건 없어 보이는구나.”


부단장의 미간이 꿈틀했다.

이제야 알았다.

처음부터 그녀는 자신을 적이라 인식하지 않았다.


도구.


그저 적당히 쓰다 버릴 도구로 자신을 인식했다.


“그래도 나름 훌륭했다. 급소를 노릴 때마다 몸을 귀신같이 틀어 피하더구나.”


다리이가 다리를 뻗으며 발도 자세를 취했다.


“끝내자.”


‘절공검 제1식.’


“동의하는 바다.”


부단장도 자세를 잡았다.

암살이 실패한 이상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눈앞에 적은 그게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제압하는 수밖에.


척.


부단장이 검을 X자로 교차하며 다리를 뒤로 뻗었다.

마치 발도와 발도의 대결.


‘지평선 베기!’


“하압!”


순식간에 두 사람의 얼굴이 맞닿았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앙!


오러와 오러가 부딪쳤다.


타앗.


서로의 위치가 바뀌었다.

뒤를 돌아 서로를 바라보는 둘.


“훌륭하다.”


다리아가 부단장을 칭찬했다.

그와 동시에


촤아아아악!


다리아의 몸에서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쿵.


그 자리에 쓰러지는 다리아.


“뭐였던 거지?”


부단장이 자기 몸을 살폈다.

어디 하나 잘린 곳이 없는 깔끔한 몸.


‘역시 허세였던 건가?’


어쩌면 그녀는 심리전의 달인이었을지도 몰랐다. 자신을 도구라 생각할 만큼 정신적으로 몰아붙였으니까.


“하하. 어이없구나.”


그녀가 다리아를 돌아본 순간


쨍그랑.


곡도가 부러지며 몸에 붉은 실선이 생겼다.


“어?”


부단장의 상체가 비스듬히 쓸려 내려갔다.


쿵.


오러가 잘린 지도 본인이 절명한지도 모른 채 죽은 부단장.

그리고 잠시 후,


꿈틀.


바닥에 쓰러졌던 다리아가 일어났다.


“후아~ 나중에 탈리아한테 밥 한번 사야겠는데.”


옷이 찢어졌던 자리에 금세 새살이 돋아났다. 그녀가 반으로 잘린 부단장의 시체를 바라봤다.


“아직 멀었구나.”


말을 마친 다리아가 몸을 날렸다.


***


챙! 챙! 챙! 챙!


2개의 금빛 검과 1개의 검은 곡도가 부딪치고 있었다. 리리아와 맥그리거는 한데 어우러져 칼춤을 추고 있었다.


핏! 핏! 핏!


몸에 상처가 쌓이는 쪽은 리리아 쪽이었다.


주륵.


양쪽 허벅지에 생긴 상처가 리리아의 동작을 부드럽지 못하게 만들었고 맥그리거는 그 찰나의 틈을 놓칠 경지가 아니었다.


“다리가 많이 불편한 거 같은데?”


“......”


리리아는 대답할 틈이 없었다.

그만큼 맥그리거의 공격은 매서웠다.


퍽!!!!


맥그리거의 발이 리리아의 복부를 가격했다.


쾅!


빠르게 날아가 나무에 처박히는 리리아.


“쿨럭.”


피가 역류해 입 밖으로 쏟아졌다.


터벅터벅.


맥그리거가 천천히 리리아에게 걸어왔다.


“제법 만족스러운 눈높이구나.”


리리아가 맥그리거의 검은 곡도를 바라봤다.


“더러운 힘에 손을 댔구나.”


“강한 힘이지. 우리는 너와 다르게 새로운 힘은 받아들이거든.”


“하. 여기저기서 내 정책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구나.”


리리아가 다시 일어났다.


“결과가 말해주잖아. 그동안 넌 나라 문을 걸어 잠갔다. 엘프들을 보호하겠다며. 그게 이 결과다. 머크라는 엘프가 특히 네 정책을 싫어하더군. 나한테 암살을 의뢰할 만큼.”


리리아가 아픈 표정을 지었다.

머크.

단지 그 혼자 벌이기엔 일이 너무 컸다.

앞에서는 아무 말 안 했지만, 뒤에서 자신을 욕하는 엘프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는 사실에 다리아의 가슴이 찢어졌다.


“말은 똑바로 해야지!”


다리아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깡!


그녀의 기습을 너무나도 쉽게 막아내는 맥그리거.


탓.


검이 부딪친 반동을 이용해 공중제비를 돈 다리아가 리리아의 앞을 막아섰다.


“말은 똑바로 해야지. 이렇게 만든 건 얘가 아니라 너희지.”


리리아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상대는?”


“나 검성이야.”


“제자 쪽으로 가야 했던 거 아닌가?”


“지금은 네가 더 위태로워 보였거든.”


다리아가 검을 고쳐잡으며 맥그리거의 검은 곡도를 바라봤다.


“불길한 힘이구나.”


“알아봤구나.”


맥그리거가 다리아를 보며 씩 웃었다.


“그럼 보여줘야지.”


맥그리거의 말이 끝나는 순간


파앗.


검은 불꽃이 맥그리거의 곡도 위에서 타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불치병 걸린 공자로 환생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3 침략 (1) 23.06.13 284 3 12쪽
62 파르테온 (4) 23.06.12 284 3 14쪽
61 파르테온 (3) 23.06.11 282 3 11쪽
60 파르테온 (2) 23.06.10 294 3 12쪽
59 파르테온 (1) 23.06.09 291 3 13쪽
58 누나! 진짜 이럴 거야? (4) 23.06.08 297 3 13쪽
57 누나! 진짜 이럴 거야? (3) 23.06.07 284 3 12쪽
56 누나! 진짜 이럴 거야? (2) 23.06.06 289 3 11쪽
» 누나! 진짜 이럴 거야? (1) 23.06.05 297 3 11쪽
54 엘프의 숲 (4) 23.06.04 300 3 12쪽
53 엘프의 숲 (3) 23.06.03 291 3 12쪽
52 엘프의 숲 (2) 23.06.02 285 3 13쪽
51 엘프의 숲 (1) 23.06.01 311 3 13쪽
50 검성 다리아 카르밀 23.05.31 296 3 12쪽
49 포이즌 슬레이어 (4) 23.05.30 287 3 13쪽
48 포이즌 슬레이어 (3) 23.05.29 298 3 12쪽
47 포이즌 슬레이어 (2) 23.05.28 303 4 12쪽
46 포이즌 슬레이어 (1) 23.05.27 302 3 12쪽
45 북부 원정 (4) 23.05.26 301 4 11쪽
44 북부 원정 (3) 23.05.25 297 3 12쪽
43 북부 원정 (2) 23.05.24 304 3 12쪽
42 북부 원정 (1) 23.05.23 312 3 13쪽
41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4) 23.05.22 308 2 11쪽
40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3) 23.05.21 313 2 11쪽
39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2) 23.05.20 318 3 12쪽
38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1) 23.05.19 327 3 12쪽
37 서클 확장 (3) 23.05.18 333 3 12쪽
36 서클 확장 (2) 23.05.18 330 3 12쪽
35 서클 확장 (1) 23.05.17 342 4 12쪽
34 무교입니다만 (5) 23.05.16 340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