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걸린 공자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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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부암(富馣)
작품등록일 :
2023.04.22 14:23
최근연재일 :
2023.08.12 2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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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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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
글자
12쪽

누나! 진짜 이럴 거야? (3)

DUMMY

“쿨럭.”


기침을 하는 것 만으로도 피가 왈칵 올라왔다.


부들부들.


리리아의 다리가 떨렸다.

다리가 말하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괜찮다고.

주저앉으라고.


“으아!!!!”


퍽!


하지만 다리의 유혹을 거절했다.


“아~! 옛날 생각 나네! 언제였더라? 마왕이랑 싸우기 전에 너 같은 놈 많이 만났지.”


다리아의 목소리가 그녀를 강제로 일으켰다. 갑자기 저게 뭔 소리인가? 자신을 질책하는 것인가? 아니.


“허장성세다.”


'아니.'


리리아가 대답했다.

다리아가 평소 경박스럽긴 하나 큰 소리로 허세를 부리는 인간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신호?’


- 옛날 생각 나네!


다리아가 들으라는 듯 외쳤다

리리아는 떠올렸다.

400년 전 함께 마물들과 싸웠던 기억을.


- 마왕이랑 싸우기 전에 같은 놈 많이 만났지.


‘너무 많다. 이년아.’


그녀와 함께 헤쳐나온 전선이 수십 개다.

그때그때 펼친 전술이 모두 같을 리가 없다.


꿀꺽.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힘을 비축하며 둘의 싸움을 지켜보는 것뿐.


‘기다려야 한다.’


다리아는 곧 쓰러질 듯 위태위태하게 버텼다. 검에 오러를 주입한 채 오러 블레이드를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


‘믿어야 한다. 저년은 검성이다. 반드시 기회를 만들어 줄 거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다리아를 보며 리리아는 조바심을 억눌렀다. 그리고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그녀라면 반드시 틈을 만들어 줄 거라고.


그리고


척.


다리아가 절공검 제1식의 자세를 취했을 때


“아!”


그녀는 떠올렸다.


-내가 틈을 만들게.


콰아아앙!


한 번의 폭음이 일어난 후


푸아아아악!


다리아의 팔이 떨어졌다.


팡!


그와 동시에 쏘아지는 리리아의 신형.


-마무리는 네가 해라.


“죽어라!”


맥그리거가 검은 곡도를 휘둘렀다.


“난 할 만큼 했다.”


다리아가 웃었다.


파앗.


그와 동시에 검은 곡도에 둘린 오러 블레이드가 찢어졌다.


“고맙다.”


깡.


리리아가 왼손으로 맥그리거의 검을 막은 뒤


푹.


오른손으로 맥그리거의 목을 찔렀다.

하지만


!!!!!


목에 꽂혀야 할 자리를 왼팔이 가로막고 있었다.


“칫.”


리리아가 박힌 검에 오러를 주입해 맥그리거의 왼팔을 잘라냈다.


푸아아악.


툭.


“크윽.”


맥그리거는 한쪽 팔이 떨어졌음에도 짧은 신음만 뱉을 뿐 분노하지 않았다. 도리어


씨익.


리리아를 보며 웃었다.

맥그리거의 웃음을 보며 이질감을 느낀 리리아.


“설마?”


리리아가 뒤를 돌아봤다.

그곳엔 불에 타고 있는 신목이 보였다.


“목적이 이거였나?”


신목이 불타고 있음에도 리리아는 침착했다. 적을 앞에 두고 동요할 만큼 그녀는 어수룩하지 않았으니까.


“내 개인적은 목적은 너의 암살이었다. 하지만 조직 전체의 목적은 신목을 불태우는 일.”


딱.


맥그리거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우웅.


그의 등 뒤로 검은 포탈이 생겨났다.


“리리아. 오늘은 비긴 거로 하자.”


맥그리거가 미련 없이 등을 돌렸다.


“어딜!”


리리아는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검을 던졌지만


툭.


결국 칼은 허공을 지나 나무에 박혔다.


***


팡! 팡!


“크악!!!”


이자벨라는 독의 구체를 날리며 적들을 죽이고 있었다.


“죽어라!!!”


그러다 뒤가 노출되면


치이이이익!


“끄아아아악!”


어느새 나타난 포이즌이 이자벨라를 노리는 암살자의 얼굴에 독을 뿌렸다.


“침착해라. 사방을 에워싸고 천천히 압박해라.”


6명의 암살자가 이자벨라를 에워쌌다.

그리고


스걱.


조원들이 눈길을 끄는 사이 조장이 그녀의 허벅지를 베었다.


“큭.”


이자벨라가 주저앉았다.

그 순간


척.


조장이 이자벨라의 목을 향해 곡도를 내리쳤다.

그러자


촤아아아악!


용암이 분출되듯 녹색 물결이 이자벨라 주변으로 올라왔다.


치이이익.


조장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절명했다.


움찔. 움찔.


그 누구도 이자벨라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다음 희생자가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단원들 사이로 확장됐다. 그 사이


핑.


솨아아아.


전열을 갖춘 엘프 궁수들의 화살비가 쏟아졌다.


“끄악.”


“끄악.”


이자벨라를 감싸고 있던 단원들의 심장이 화살에 꿰뚫렸다.


“이자벨라! 이자벨라!”


단원의 몰살도 잠시 포이즌이 다급하게 이자벨라의 머리카락을 당겼다.


“저기!”


그녀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 신목이 불타고 있었다.


***


“물의 정령 소환할 수 있는 엘프들은 모두 모여!!”


“바람의 정령은 부르지 마. 볼이 번진다!”


이자벨라가 도착했을 때 엘프들은 신목의 붙은 불을 끄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지끈.


불에 타던 신목이 기울기 시작했다.


“어? 어?”


엘프들이 당황했다.


“아... 아···.”


옆에 있던 포이즌이 울먹거렸다.


반짝반짝.


신목 주변으로 하급 정령들이 모여들었다.

이자벨라는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슬퍼하고 있었다.

마을을 지켜주던 수호신 같던 존재가 불타고 있다.


“다들 침착해라.”


이때 엘프들을 휘어잡는 리리아의 웅혼한 목소리가 들렸다.


“리리아님.”


엘프들이 리리아를 보며 안도했다.


“물의 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엘프들은 모두 물의 정령을 소환하도록. 나무의 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엘프들은 지금 당장 신목이 꺾이지 않도록 정령들을 소환해 신목을 부축하도록 해라.”


리리아가 엘프들을 보며 명령을 내린 뒤


“엘라임.”


그녀가 물의 정령왕을 소환했다.


“엘라스트라.”


“엔다이론.”


“운다인”


“아쿠아!”


엘프들 곁으로 푸른 물결을 머금은 물의 정령들이 소환됐다.


“신목이시여. 부디 용서하시길.”


리리아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그리고


타닷. 타닷.


신목을 밟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서걱. 서걱.


리리아가 불이 붙은 가지들을 쳐냈다.


“어? 어?”


그중 불에 붙은 거대한 나뭇가지 하나가 이자벨라 위로 떨어졌다.


“이자벨라!”


어디선가 나타난 카일이 이자벨라를 습격한 나뭇가지를 베었다.


“공자님!”


“안 다쳤어?”


“전 괜찮아요. 공자님은요?”


“나도 멀쩡해.”


“다행이에요.”


“얘기는 나중에.”


둘이 대화하는 사이 사방으로 신목의 나뭇가지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카일은 몸을 날려 엘프를 습격하는 나뭇가지들을 쳐냈다.


팡!


우노아도 활시위를 당겨 떨어지는 나뭇가지의 궤도를 바꿨다. 그 사이 정령왕을 비롯한 물의 정령들이 불을 진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벽의 어스름이 오고 나서야 신목에 붙은 불이 잡혔다.


***


골렘의 마력 공급을 담당하는 오두막 앞, 머크가 죽어있었다.


“......”


리리아는 쉽사리 입을 열 수 없었다.


“머크. 멍청했구나. 나한테 말을···.”


리리아는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폐쇄정책을 고수하는 자신을 가장 강하게 비판하던 그였다. 하지만 리리아는 그의 이야기를 무시했고 그 결과 이 사달이 났다.


‘결국 신목을 내가 태운 꼴이 됐구나.’


리리아는 느꼈다.

목숨을 잃어가며

마을을 버려가며

머크는 자신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


우리가 머무는 오두막 안.


“야.”


탈리아의 노기 어린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얼어붙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지금 매우 화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냥 그렇게 살아.”


6개월을 공들여 만든 자기 작품이 채 한 달도 안 돼 너덜너덜해졌다. 팔은 떨어지고 이빨은 다 빠졌으며 몸 여기저기 균열이 생겼다.


“미안하다. 하지만 리리아를 지키려면 어쩔 수 없었다.”


다리아는 당당했다.

그렇다고 자세까지 당당하진 않았다.

다리아와 탈리아의 눈높이가 달랐다.

왜냐면 다리아는 지금 무릎을 꿇고 있으니까.


“다리아 빼고 다 나가!”


그리고 결국 축객령이 떨어졌다.

우리가 도피한 곳은 함께 불려 온 조이의 작업실. 그녀의 작업실은 실로 평이했다. 책장 가득 빼곡히 꽂힌 서적들을 보면 이곳이 도서관인지 작업실인지 헷갈릴 정도.


“조이님. 엘프들에게 신목은 어떤 존재입니까?”


지금 엘프의 숲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자기 가족과 동료를 잃은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신목이 불탔다는 사실이 더 크게 와닿는 분위기였다.


“신목의 은혜라고 들어보셨나요?”


“신목의 은혜요?”


신목이 신목으로 불린 이유는 단순히 크고 웅장한 고목이어서가 아니었다.


“신목은 특유의 마나 파장을 내뿜거든요. 이 파장이 외부인들의 방향 감각을 마비시켜 이곳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요.”


“그래서 스승님이 목이 터져라 로드를 도발했던 건가?”


말은 번지르르하게 했지만, 다리아도 사실 길을 잃었던 거다. 결국 궁지에 몰린 그녀가 선택한 것은 어그로를 끄는 일. 그녀도 엘프의 안내가 없다면 마을로 들어서기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근데 다리아님이라면 그냥 그랬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자벨라의 지적 또한 맞는 말이었다.


“이건 사실 굉장히 심각한 일이에요.”


항상 햇살처럼 밝게 웃던 조이도 지금, 이 상황에서만큼은 웃지 않았다.


“그만큼 외부 침략이 쉬워졌으니까?”


“맞아요. ”


!!!!!


순간 한 구절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우노아 블러드레인. 제이 파치노 일행에 합류한 그녀는 엘프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였다.]


그리고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항상 궁금했다.

자르온 영지는 북쪽으로는 흑성이, 동쪽으로는 우레타이 숲이, 서쪽으로는 거대한 운하가 막고 있는 지형이었다.

근데 어떻게 마왕군이 침략할 수 있었을까?


“우레타이 숲이었구나.”


엘프는 인구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무기는 활과 창, 검이 전부에 성벽도 없다. 탈리아가 만든 골렘이 있다 해도 쏟아지는 마물 무리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마물들은 엘프의 숲을 짓밟고 자르온 공작성으로 온 것이다.


“지금 로드를 만날 수 있습니까?”


***


회의실에는 리리아와 탈리아, 조이, 나를 포함해 여러 장로들이 같이 앉아 있었다.


“우레타이 숲은 적에게 있어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내가 글리셰 대륙의 지도를 펼치며 설명했다.


“그들이 신목을 불태운 이유는 하나입니다.”


“침공이군.”


리리아는 내 말뜻을 단번에 이해했다.


“지금 당장 방벽을 세워야 합니다.”


“어떻게?”


“드워프에게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뭐?”


내 말에 장로들이 술렁댔다.

이해는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엘프와 광물을 채취하는 드워프는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하지만 드워프가 쌓아 놓은 성벽에서 엘프들이 화살을 날린다면 이곳을 사수할 수 있다.


“그럴 수 없습니다. 난쟁이들의 도움을 받다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멸망하는 게 낫습니다.”


다리아와 함께 폐쇄정책을 옹호하는 장로들은 비판했고


“지금 우리에겐 외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드워프의 도움을 받기엔.”


폐쇄정책 반대파의 장로들조차 나의 의견은 무시했다.


“하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채 6개월도 남지 않았다.

그 사이에 성벽을 올리려면 드워프의 실력이 절대적이었다.


“나도 장로들의 의견엔 동조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드워프의 왕이 우리와 대화하려 들지 않을 거다.”


리리아조차 드워프의 왕을 핑계로 내 의견을 반대했다.


“내가 진짜 이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뭐?”


내 말에 리리아와 장로 엘프들의 표정이 꿈틀거렸다.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호오~”


장로들과 달리 탈리아는 내 입을 주목하고 있었다. 무슨 얘기가 나올까 궁금한 모양. 다른 엘프들도 그래선 안 되지만 리리아는 특히 이래선 안 된다. 그녀의 자존심이 얼마나 높든 엘프의 존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냥 지위 상관없이 말하기로 했다.


“누나 진짜 이럴 거야?”


내 입에서 나온 말에 일순 회의실이 적막에 휩싸였다.


“정신 차려야지.”


그리고 나도 모르게 2절까지 가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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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침략 (1) 23.06.13 284 3 12쪽
62 파르테온 (4) 23.06.12 284 3 14쪽
61 파르테온 (3) 23.06.11 282 3 11쪽
60 파르테온 (2) 23.06.10 294 3 12쪽
59 파르테온 (1) 23.06.09 291 3 13쪽
58 누나! 진짜 이럴 거야? (4) 23.06.08 296 3 13쪽
» 누나! 진짜 이럴 거야? (3) 23.06.07 284 3 12쪽
56 누나! 진짜 이럴 거야? (2) 23.06.06 288 3 11쪽
55 누나! 진짜 이럴 거야? (1) 23.06.05 296 3 11쪽
54 엘프의 숲 (4) 23.06.04 299 3 12쪽
53 엘프의 숲 (3) 23.06.03 291 3 12쪽
52 엘프의 숲 (2) 23.06.02 285 3 13쪽
51 엘프의 숲 (1) 23.06.01 310 3 13쪽
50 검성 다리아 카르밀 23.05.31 296 3 12쪽
49 포이즌 슬레이어 (4) 23.05.30 287 3 13쪽
48 포이즌 슬레이어 (3) 23.05.29 298 3 12쪽
47 포이즌 슬레이어 (2) 23.05.28 303 4 12쪽
46 포이즌 슬레이어 (1) 23.05.27 302 3 12쪽
45 북부 원정 (4) 23.05.26 301 4 11쪽
44 북부 원정 (3) 23.05.25 297 3 12쪽
43 북부 원정 (2) 23.05.24 304 3 12쪽
42 북부 원정 (1) 23.05.23 311 3 13쪽
41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4) 23.05.22 308 2 11쪽
40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3) 23.05.21 313 2 11쪽
39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2) 23.05.20 318 3 12쪽
38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1) 23.05.19 327 3 12쪽
37 서클 확장 (3) 23.05.18 333 3 12쪽
36 서클 확장 (2) 23.05.18 330 3 12쪽
35 서클 확장 (1) 23.05.17 342 4 12쪽
34 무교입니다만 (5) 23.05.16 33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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