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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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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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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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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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건물주

DUMMY

“꼭 봐야만 밝힐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내가 어떻게 밝히는지 똑똑히 봐요. 그 다음에는, 나도 당신한테 책임을 물을 겁니다. 영업방해죄를 포함해서 당신한테 물을 수 있는 책임은 다 물을 테니 끝까지 가봅시다. 법이 누구 손을 들어주는지 한 번 보자고요.”


그가 강하게 나가자 김인석은 더욱 당황했다.


“그, 그럽시다. 법이 누구 손을 들어주는지 어디 한 번 해봅시다.”


말과는 달리, 김인석은 기어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장 한의원에서 나가요. 안 나가면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그는 소리를 버럭 지르더니 휴대폰을 집어 들고 버튼을 눌렀다.


“나, 나가면 될 거 아니오.”


김인석은 방구가 빤스에서 빠져나가듯이 스르륵 사라졌다.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인터폰이 울렸다.


그는 화가 가라앉지 않아 인터폰을 들 힘조차 없었다.


그러자 노크 소리가 났다.


“예.”


문이 열리더니, 차 선생이 잔뜩 겁에 질린 얼굴을 조심스럽게 들이 밀었다.


“괜찮으세요, 원장님?”

“괜찮아요. 난, 괜찮아요.”

“원장님. 은우 치료 받으러 왔어요. 기다린 지 한참 됐어요.”

“그래요.”


김인석과 한동안 소리를 지르고 싸웠으니, 그 아이가 다 들었을 게 틀림없다.


그는 낯이 화끈거렸다.


“들어오라고해요.”


은우 역시 잔뜩 겁먹은 얼굴로 들어왔다.


“다 들었겠구나! 너 보기 창피하네.”

“괜찮아요, 원장님. 그런데 저, 저사람 알아요. 조금 전에 나간 사람이요.”

“뭐? 네가 저 사람을 어떻게 알아?”


은우는 잠시 망설였다.


“말해라. 망설이지 말고.”

“실은 우리 누나······, 사귀는 남자가 있거든요.”

“추상준 말이냐?”

“선생님이 어떻게 아세요?”

“아니, 뭐 잘 아는 건 아니고······, 그래서?”

“조금 전에 나간 사람, 추상준. 그 사람하고 친한 고향 동생이에요.”

“뭐?”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이름이 뭐더라? 김, 인, 뭔데.”

“김인석?”

“아, 맞아요. 김인석 맞아요.”


그의 머리가 컴퓨터처럼 빨리 돌아갔다.


뭔가가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저 사람. 질이 안 좋아요.”

“그건 네가 어떻게 알아?”

“말하는 거나, 건들거리는 거보면 알겠던데요.”

“음. 그러냐!”

“저는 추상준, 그 사람도 싫어요. 누나한테 만나지마라고 몇 번 말했는데도 안 들어요.”

“그래. 알겠다. 고맙다. 은우야. 다리는 좀 어때?”

“너무너무 좋아졌어요.”

“다행이다. 자, 침구실로 들어가라. 치료하자.”

“예.”


은우는 일어나 침구실로 가려다가 돌아서더니,


“선생님. 저는 선생님이 추상준보다 더 좋아요. 백배는 더 좋아요.”

“고맙다. 나도 은교보다 네가 훨씬 좋아.”


은우는 씨익 웃더니 침구실로 향했다.


#


다음날 마 대표가 한의원을 찾아왔다.


“어제 오랜만에 헬스클럽에서 운동 좀 했더니 어깨가 뻐근한 게 영 안 좋네요. 침 좀 맞아야겠어요, 원장님.”


마 대표는 침대위에 엎드렸다.


그는 마 대표의 뒷목, 어깨, 등의 상태를 살펴봤다.


“심하지는 않으시네요. 오늘 하루만 맞으셔도 많이 좋아지겠네요.”

“제 생각에도 심한 건 같지는 않아요.”


그는 침을 놓은 후 마 대표 곁에 앉았다.


환자가 확 줄어들어 개업 초만큼이나 한가했다.


“하이고, 세상에! 며칠 못 본 사이에 사람이 반쪽이 됐네. 아니, 그 자식이 얼마나 괴롭혔으면 이 지경이 됐어요, 그래.”

“지현 씨한테 들으셨어요?”

“지현이도 지현이고, 은우가 더 난리던데요. 김인석인가 뭔가 하는 그 자식이 자기 병 고쳐준 원장님 괴롭힌다고 나보고 좀 도와주라던데요.”

“그러실 거 없어요. 이 문제는 저 혼자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으니, 대표님은 신경 쓰실 거 없으세요.”

“은우 얘기 들으니까, 그 놈 추상준 고향 후배라면서요?”

“예. 그렇대요.”

“추상준, 그 자식. 애 딸린 유부남이라는 거 들통 나니까 원장님한테 앙심 품고 김인석하고 모의한 거구요. 보복도 하고 돈도 뜯어내고, 그런 거 맞죠?”

“예. 제 생각에도 그런 거 같아요.”

“원장님. 법 잘 모르시죠? 소송 한 번도 안 해보셨죠?”

“예.”

“제가 한 때 사법고시 공부한 거는 아니지만, 소송, 그거 되게 피곤한 겁니다.”

“저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에요. 그 사람이 생떼 쓰니까 저도 어쩔 수 없어요. 맞서서 싸워야죠.”

“막무가내로 나오는 놈한테는 법이 좀 답답해요. 법으로 하다보면 속 터지는 일이 한 두 번 아니거든요.”

“그래도 어쩔 수 없죠. ??? 대표님. 지금 무슨 생각하시는 거예요? 혹시 그 자식 잡아서 두들겨 패주려는 건 아니죠?”

“내가 무슨 깡팹니까? 사람을 함부로 두들겨 패게요?”


그는 조금 안도했다.


“아, 그리고 아무 잘못도 없는 원장님한테 돈 뜯어내려고 그런 짓을 하는 놈이 저한테 맞아 보세요. 옳거니! 이참에 잘 됐다. 바닥에 드러누워 5천만이 아니라 5억을 뜯어내려고 달려들 게 뻔 한데요.”

“그러게요.”

“돈이 썩어나도, 그런 놈한테는 한 푼도 뜯기기 싫거든요. 아! 이 마동수 체면이 있지요.”

“그럼요. 대표님 말씀이 맞습니다.”


마 대표의 핸드폰이 울렸다.


“응. 그래! 알았다. 그 자식 놓치지 말고 잘 잡아 놔라. 나, 지금 침 맞고 있으니까 한 시간 후면 거기 도착할 수 있을 거야.”


#


DS엔터의 마 대표 사무실은 아니다.


또 다른 허름한 사무실이다.


추상준과 김인석이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들의 주위를 마 대표의 각종 얼라들이 둘러싸고 있다.


마 대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두 사람 앞에 앉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자신들의 앞에 앉은 마 대표가 각종 얼라들의 우두머리임을 직감한 두 사람은 따지고 들었다.


각종 얼라들 중 한 명이 마 대표에게 핸드폰 두개와 USB 카드를 내밀었다.


추상준과 김인석의 핸드폰이다.


“이거 납칩니다. 사람을 막 이렇게 납치해도 되는 겁니까?”

“어이. 조용히 좀 하지.”


각종 얼라들 중 한 얼라가 두 사람에게 조용히, 그러나 위엄 있게 말했다.


두 사람은 약간 기가 죽었다.


“틀어봐라. 들어보자.”


마 대표의 말에 얼라 하나가 USB 카드를 컴퓨터에 꽂더니 재생시켰다.


추상준의 목소리부터 터져 나왔다.


-추상준: 허준영, 그 자식 때문에 나 완전히 다 망쳤어. 우리 마누라하고 이혼하고 은교하고 재혼까지 생각했는데 다 망쳤어.-

-김인석: 염려하지 마십시오, 형님. 내가 형님 대신 허준영 그 자식한테 복수할 테니까요. 대신 형님은 제 눈텡이에 멍 만들 때 안 아프게 만들어야해요.-

-추상준: 아, 자식. 거 보기보다 되게 겁 많네. 멍 만드는 것도 요령이 있어, 임마. 요령껏 만들면 별로 안 아파, 임마. 장사 한 두 번 하냐?-

-김인석: 정말이죠? 안 아프게 때려야 해요. 저, 형님만 믿습니다.-

-추상준: 알았으니까. 너나 허준영, 그 자식이 눈치 못 채게 쇼 잘해. 돈 오천만원 벌기가 어디 그렇게 쉽냐? 나라면 열 번도 맞겠다.-


마 대표가 손짓을 하자, 얼라가 녹음 파일을 정지시켰다.


“이 놈들도 참 멍청해. 아니, 이런 걸 왜 녹음해서 화를 자초해?”


마 대표가 물었다.


“휴대폰 매장에서 알아서 자동 녹음되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님”

“아, 그래!”

“요즘은 그런 경우가 별로 없지만 오래된 휴대폰에는 이런 경우 자주 있습니다.”


마 대표는 두 사람의 휴대폰을 확인했다.


“몇 년 쓴 거 같네.”


마 대표는 서있는 각종 얼라들을 향해 물었다.


“얘들 이 정도면 얼마나 나오냐? 한 십 년은 나오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표님. 요즘은 법이 하도 물러 터져서요.”


마 대표의 각종 얼라들 중 한명이 대답했다.


“아니, 아무리 법이 물러 터져도 그렇지, 이 정도면 십 년은 나와야지. 미국 같으면 아무리 못 나와도 삼십 년은 나와.”


마 대표는 추상준과 김인석을 보며 말했다.


“아니다. 이쪽은 니들이 전문가지? 야, 추상준. 김인석! 이 정도면 얼마나 나오냐? 십 년은 나오지? 추상준, 넌 전과도 두 개나 있으니까 잘 알거 아냐.”


두 사람은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으니 한 번만 봐 주십시오.”

“그래. 알아. 니들이 잘못한 거 나도 아니까, 벌 받자.”


마 대표는 두 사람의 핸드폰과 USB 카드를 각종 얼라들 중 한명에게 주며,


“자! 이거 경찰에 넘겨라. 아! 얘들도 같이 넘기고.”


각종 얼라들이 두 사람을 끌고 나갔다.


“잘못 했습니다. 형님. 아, 아니 선생님, 한 번만 봐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짓 안 할 테니 한 번만 봐주십시오.”


두 사람은 끌려가면서도 계속 울부짖었다.


“아아. 시끄러워 죽겠네.”


마 대표는 양 손으로 자신의 귀를 막았다.


#


분명히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법보다는 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기는 한 것 같았다.


마 대표는 법 대신 다소 거친 방법으로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그로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씁쓸한 것도 사실이었다.


부모님은 마음에 두고 있던 아파트를 계약하셨다.


전세 만기에 맞춰 보증금을 받고, 그 돈으로 아파트 매매 잔금을 치르면서 은행에 대출을 받으면, 일은 대충 마무리 된다.


그러면 1억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열심히 갚아야하는 일이 그의 몫으로 남겨지게 된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돈도 많이 벌어야한다.


그래야 부모님들 노후에 고생 안하고 사신다.


그래야 그도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


서른이 넘은 놈이 언제까지 나이 드신 어머니께서 해주신 밥 얻어먹고 살 수는 없다.


“이 경우는 오히려 원장님이 손해보상을 받아야 해요.”


마 대표는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제가 알아봤더니, 이 자식들 둘 다 거지나 다름없던데요. 김인석이 중고차 딜러라는 것도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전에 6개월 정도 딜러를 하긴 했는데, 손님한테 사기 치다가 들켜서 그것도 그만 뒀더라고요. 추상준은 완전히 날 건달이고요. 뭐가 있어야 손해보상도 받지. 원장님. 그냥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추상준과 김인석의 농간으로 초토화된 한의원을 되살리는 게 급선무다.


그는 약해지는 마음을 다 잡아본다.


차 선생과 조 선생이 퇴근하고 난 한의원에 혼자 남은 그는 음악을 틀었다.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


후회하고 있다면 깨끗이 잊어버려

가위로 오려낸 것처럼

다 지난 일이야

후회하지 않는다면

소중하게 간직해 언젠가 웃으면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그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할 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


세상인심이 원래 그런 모양이다.


그가 의료사고를 일으켜 한의원에 난리가 났다는 소문은 번개 치듯 퍼졌다.


그러나 이 의료사고가 추상준, 김인석, 이 두 사람의 모함에 의한 일임이 밝혀졌다는 소문은 굼벵이처럼 느렸다.


백반집 진혜리가 자기 일처럼 나섰다.


“저기, 우리 백반집 바로 위 이층 한의원 의료사고요, 그거 사실이 아니래요. 그게 어떻게 됐냐하면요”


그녀는 묻지도 않는데, 식사하러온 손님들한테 일일이 설명했다.


그녀 덕에 그나마 환자 회복 속도가 굼벵이처럼 느렸지, 그렇지 않았으면 굼벵이 알 상태로 잠들었을 것이다.


그는 내원환자 한 분 한 분에게 최선을 다했다.


마치 벼랑 끝에 서있는 사람처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진료했다.


인터폰이 울렸다.


-원장님. 신환입니다.-


황종우 66세. 남자.


황종우?


‘눈에 익은 이름인데, 누구지?’


아! 건물주.


이 건물 주인이다.


그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RSR]
    작성일
    23.07.30 03:04
    No. 1

    소설이 진짜 불쾌하네 이걸 읽는 독자는 뭐 어떤걸 기대하고 읽으라고 이런 구성으로 글을 쓰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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