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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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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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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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화 사기꾼!

DUMMY

그는 지현에게 휴대폰의 문주형 사진을 보여주며 소리쳤다.


“이 사람 우리 한의원에 왔어요. 조금 전에 나간 그 남자가 우리 아파트 집 주인 이예요.”

“뭐라고요? 아, 아니 그 남자는 연규······ 뭐라 하지 않았어요? 집 주인은 문주형인데요.”

“남의 명의를 도용해서 나한테 진료 받은 거라고요.”

“예. 아니, 왜 남의 이름으로 진료를 받아요?”


이런 경우가 가끔 있다.


자신의 신분은 속이고 타인의 이름, 주민등록번호로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명백한 불법이다.


“연규선 씨는 아마 문주형이 소유한 250채 중 한 채에 세 들어 사는 사람일 가능성이 많아요. 전세 계약서에 이름, 주민등록번호 다 적잖아요.”

“어머! 그런가보네요. 정말 나쁜 사람이네요.”

“이 자식. 잡아야 돼요.”


그는 진료실을 뛰쳐나갔다.


“준영 씨.”


지현이 불러도 소용없었다.


그는 건물 밖 거리로 나섰다.


그런 다음 그 주변을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그러나 집 주인 문주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친 상태에서 길 한 모퉁이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지현이 다가왔다.


“못 찾았어요?”


그는 고개만 끄덕였다.


“아깝다. 제 발로 걸어 들어온 놈을 진료까지 해서 보내줬네.”

“아아! 정말.”


그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했다.


“지현 씨. 나, 정말 머리 나쁜가 봐요.”

“에휴! 그러니 어쩌겠어요? 팔자려니 하고 살아야죠.”


#


지현은 이 사실을 마 대표에게 곧바로 알렸다.


그는 마 대표와 통화했다.


-원장님. 문주형, 이 자식 사진 봤는데요. 제가 좀 아는 놈이네요.-

-그래요? 어떻게 아세요?-

-이 자식도 예전에 어둠의 세계에 있었던 놈이에요. 저하고 친분이 두터운 건 아니고, 그냥 서로 안면만 있는 정도예요.-

-그렇군요.-

-이 사람 그 쪽 일은 손 씻고, 땀 흘리는 일 하면서 살겠다고 그랬었는데! 아니, 부동산 투기도 땀나는 일인가 보네요?-

-대표님. 문주형, 그 사람 비뇨기 쪽에 결석이 있어요. 정확한 부위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방광이나 요도나, 아무튼 그 쪽에요.-

-아. 그렇습니까, 원장님. 그런데 그거하고 이 자식 찾는 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요?-

-확실한 건 아니지만, 며칠 내로 복통에 시달릴 거예요. 처음엔 참겠지만 나중에는 못 참고 병원을 찾지 않겠어요?-

-아, 그러니까 병원 쪽으로도 알아보란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그리고 병원에 들어갈 때, 문주형이라는 본명이 아니라 남의 이름을 쓸 가능성이 높아요. 우리 한의원에서도 연규선이란 이름으로 접수해서 진료 받았거든요.-

-연규선이라! 그렇지만 다른 병원에서는 또 다른 이름으로 진료 받을 수도 있겠는데요?-

-제 생각도 그래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전세계약서를 작성했겠어요? 그러니 도용할 수 있는 인명 풀도 많을 테고요.-

-그렇죠. 알겠습니다. 일단 우리 애들 시켜서 찾아보겠습니다.-

-이런 일까지 부탁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유, 원장님도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섭섭하게. 당연히 제가 도와 드려야죠. 지현이 재계약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만 해도 어딘데요. 아, 그리고 참. 며칠 전에 예찬이하고 계약 했어요. 우리 회사 전속 작곡가로요.-

-그래요! 잘 됐네요.-

-감사합니다. 아무튼 우리 애들 다 풀어서 문주형, 이 자식 잡아올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


#


그는 휴진하고 당분간 문주형을 잡으러 다니겠다는 계획을 접고, 진료에 임했다.


자신이 아무리 발 벗고 뛰어다녀도 마 대표와 그의 각종 얼라들보다 더 잘할 수는 없다.


“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며칠만 기다려보세요. 제가 좀 아는 분이 그 놈 잡아 올 거에요.”


그는 그렇게 아버지를 위로했지만 정작 자신은 초조하기 짝이 없었다.


지현의 예상은 맞았다.


“경찰보다 마 대표가 먼저 잡아 올 걸요. 우리 내기할래요?”


지현과 내기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


알거지 될 뻔했다.


마 대표와 그의 각종 얼라들은 닷새 만에 문주형을 잡아 경찰에 넘겼다.


“대단하네요.”


문주형을 조사한 경찰은 기가 차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 사람 자기돈 2억으로 부동산투기를 시작했네요. 처음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한 채, 두 채 사들이다가 새끼 쳐서 아파트로 진출한 것 같네요. 그렇게 한 채씩 한 채씩 사들여서 지금의 250채를 만들었고요. 현재 시세로 대충 계산해도 2000억이 넘어요. 그런데 문주형이 보유한 부동산은 빌라보다 아파트가 많다는 점이 특이하네요. 또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거의 대부분이 자기 명의로 되어 있다는 점도 그렇고요. 이런 식으로 부동산 투기할 경우 대개는 남의 명의를 도용하거든요.”


이런 식의 투기는 빌라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적정가격을 산출하기 어렵다.


가격도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인기가 적어 매매가 잘 안 된다.


이런 빌라에 전세를 찾는 사람들은 자금도 많지 않고, 사회경험도 적은 20, 30 대인 경우가 많다.


결국 빌라의 깡통전세 피해자도 20, 30 대가 다수이다.


임대인은 실소유주가 아닌 일정한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인 경우가 많고, 이들을 조종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부동산중개사를 끼고 작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주형은 이런 일을 혼자서 했어요. 조사를 더해봐야 알겠지만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 같지는 않아요.”


어쨌든 아파트 전세보증금은 떼이지 않을 것 같았다.


부모님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난 이 아파트에서 단 하루도 살고 싶지 않다. 여보. 우리 이사 가요.”


어머니의 말씀에 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집값이 많이 내렸으니, 외곽의 작은 아파트라면 이 아파트 전세 보증금으로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말이야. 한 번 알아봐야 되겠네.”

“아버지, 모자라면 제가 조금 보탤게요.”

“네가 돈이 어디 있어?”

“부족하면 대출 좀 받죠, 뭐. 전에는 한의사 면허증 있으면 부동산 담보 없이 대출 받을 수 있었는데, 요즘도 되나 모르겠네요. 알아보고 된다면 조금이라도 보탤게요.”

“우리 걱정은 하지 말고 네 걱정이나 해! 빨리 돈 모아서 결혼도 해야지.”

“저, 결혼 못해요, 엄마.”

“무슨 소리야. 네가 왜 결혼을 못해?”

“누가 그러는데요. 이 얼굴로는 결혼하기 힘들 거래요.”

“뭐! 아니 어떤 놈이 그딴 소리를 해?”

‘놈은 아니고······.’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그냥 장난으로 한 소리에요.”

“장난이라도! 내 눈엔 박서준보다 우리 아들이 더 잘 생겼는데. 그 놈 주둥아리를 그냥 확 쥐어박아 버려야지.”

“그건 그렇고, 제가 지어드린 약은 드셨어요?”

“먹었지. 좋더라. 소화도 잘 되고 잠도 잘 오고, 가슴에 주먹만 한 응어리가 맺혔었는데 그게 풀어지더라.”

“다행이네요. 그러면 침 놔 드릴게요.”

“그러자, 아이유, 그래도 아들이 한의사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엄마 친구들이 다 부러워해.”

“한의사면 뭐해요. 저 머리 나쁘다는 소리 들었어요. 며칠 전에요.”

“누가 그딴 소리를 해? 남의 집 귀한 아들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얼굴 못 생겨서 결혼 못 할 거라고 했던 바로 그 사람이요.”

“뭐. 아니 그 놈 그거 미친 놈 아니야. 누구야? 말해. 내가 죽여 버리게.”


이번에는 아버지가 펄쩍 뛰셨다.


“그런데 그 사람이요. 이번에 문주형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에요.”

“너보고 못 생기고 머리 나쁘다고 했던 그 사람이?”

“예. 그 사람이요. 그 사람이 잡은 거나 마찬가지에요. 죽여요? 말아요?”

“그래? 이것 참 애매하네. 여보. 죽여요? 말아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물었다.


“거참 애매하네. 아이고, 난 모르겠다. 그 놈 죽이든지 살리든지, 네가 알아서하고, 엄마 침이나 빨리 놔줘라.”


어머니는 거실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우셨다.


#


그냥 있을 수는 없다.


그냥 넘어가면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지현과 마 대표에게 밥을 샀다.


1인분에 10만원하는 한정식 집에서!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 지현 씨도요.”

“아유.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지현은 정말 안 어울리게 겸손을 떨었다.


“그나저나 대표님. 그 놈, 문주형 흠씬 두들겨 패주지 그러셨어요? 아이유, 내 앞에 있었다면 정말 가만 안 뒀을 텐데요.”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분통을 터트렸다.


“원장님도 참. 지현이가 전에 말했잖아요. 개만도 못한 놈 두들겨 패고 개값 무는 건 바가지 쓰는 거라고요.”

“잘했어요. 화난다고 주먹 휘두르면 대표님도 다쳐요.”


지현이 마 대표를 칭찬했다.


“그렇다고 내가 그 놈을 곱게 보내준 건 아니고······, 뭐라고 하더라? 소심한 복수? 응, 맞아. 내가 원장님 대신 소심한 복수를 했죠. 하하하.”

“무슨 말씀이세요?”


그와 지현이 동시에 귀를 쫑긋 세웠다.


“내가 그 놈을 정선에서 찾았거든. 강원도 정선. 차에 태워 서울로 데려오는데, 영월을 지날 때쯤이었을 거예요.”

“???”

“아, 문주형, 이 자식이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다고 하는 거예요.”


그의 눈이 반짝거렸다.


“아아! 이놈이 튀려고 수작을 부리는구나싶어 들은 척 만 척 했죠. 그런데 점점 더 아프다고 난리를 치는 거예요.”


마 대표는 자신의 무릎을 탁, 치면서 말을 이었다.


“그 때 원장님 말씀이 생각나더라고요. 문주형의 아랫동네에 결석이 있다는 말씀이요.”

“그래서요?”


지현이 마 대표의 말을 재촉했다.


“처음엔 내가 그랬지. 엄살 피우지마라. 그런다고 내가 네 놈 수작에 넘어갈 것 같냐고 무시했지. 그런데 이 자식이 날 붙들고 살려달라고, 배가 아파 죽겠으니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사정사정하는 거야.”

“데려다줬어요? 병원에?”

“아니! 그랬다가는 다 잡은 놈 놓치지. 그런 식으로 튀는 놈들 내가 한두 번 본 게 아니거든.”

“맞아요. 드라마에도 그런 식으로 튀는 거 많이 나와요. 그래서요?”

“개수작하지 말고 입 닥치고 조용히 있으라고 윽박지른 후에 가만 생각하니, 조금 겁도 나더라고. 이러다 정말 죽는 거 아닌가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봤지? 그런데 아파서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은 없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모른 척 가만 내버려뒀지. 가만 내버려두니까 좀 덜 아픈지 한동안 잠잠해. 그러다가 다시 아프다고 난리치고, 또 잠잠하다가 난리치고, 몇 번을 그랬어.”

“야아! 결석 그거 아플 땐 무지 아프다던데. 애 낳는 것보다 더 아프다던데!”

“서울까지 부지런히 달리면 3시간 반 정도면 올 거리를 일부러 천천히 왔어. 중간에 휴게소에서 밥도 먹고 말이야. 한 6시간 걸렸나? 그 자식, 아파서 죽을 뻔 했을 걸? 원장님 대신 돌이 혼내 준거지. 합법적으로 말입니다. 푸하하하.”

“정말 소심한 복수 했네요.”


그는 씨익 웃었다.


의사로서 그러면 안 되지만, 이럴 땐 어쩔 수 없다.


그도 인간이다.


부모님을 길거리로 내몰 뻔했던 사기꾼에게까지 자비심을 발휘하고 싶지는 않았다.


“대표님.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그는 마 대표에게 술을 따랐다.


지현이 준영을 힐끔 보더니,


“준영 씨. 은근히 좋아하는 것 같네. 대표님이 대신 복수해줬다니까.”

“내가? 내가 언제요?”

“지금이요. 좋아서 웃고 있잖아요.”

“웃는 거 아니에요. 나 원래 웃는 상이라서 복이 많다는 소리 많이 들어요. 못 생긴데다가 머리도 나쁘지만, 복은 많대요. 보오오옥은······. 모오오오옷 생겼지만요.”


그가 눈을 부릅뜨고 지현은 노려보았다.


“얼굴 저리 치워요. 부담스럽게!”


그녀는 애써 그의 시선을 피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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