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미스테리써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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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진
작품등록일 :
2023.05.10 15:23
최근연재일 :
2023.09.06 06:0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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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
추천수 :
10
글자수 :
231,398

작성
23.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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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학교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




DUMMY

이사장은 교장의 안색이 평소보다 좋지 않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어째 안색이 좋지 않으시군요. 건강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건강하셔야 학교일도 더 잘 하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흐음! 잔소리가 길어졌네요. 그럼 그 일은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뵙도록 하죠.”


이사장은 의자에서 일어나 창 밖을 봤다.


그때 주혁과 슬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한참 멀어질 때까지 두 사람을 바라보던 이사장이 고개를 막 돌렸을 때였다.


그는 이미 사무실을 나갔다고 생각한, 창백하고 어쩐지 눈의 초점을 잃은, 교장의 얼굴을 가까이 마주 하고 무척 놀라며 소리쳤다.


“아악! 이런, 뭔!”




그와 동시에 교장의 입 속에서 튀어나온 검은 몸에 흰 눈을 가진 뭔가가 이사장을 덮쳤다.


‘크에엑’


이사장이 그 자리에 털썩 쓰러졌다.


곧 교장은 이사장의 몸을 넘어가서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검은 형태의 무언가를 문 까마귀가 안으로 날아들었다.


그 까마귀가 물고 있는 것은 바로 검은 놈이었다.


자신의 어깨에 올라탄 그 새에게 교장이 손을 내밀었고 검은 놈이 벌려진 새의 부리에서 서서히 옮겨와 교장의 목을 타고 빠르게 올라오더니 그의 귓속으로 쏙 들어갔다..


아직 그 부리 속엔 다른 작은 검은 놈들이 더 있었다.




한참 후 주혁과 슬은 교복을 맞추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날 난생 처음으로 교복을 입어 본 슬은 마냥 좋기만 한 듯 신난 표정이었다.


“교복 불편할 텐데 그래도 좋은 거야?”


기뻐하는 아들의 얼굴을 보고 주혁이 물었다.


“교복도 교복인데 친구들 볼 수 있으니까 좋아. 헤헤헤!”


슬이 환하게 웃었다.


‘그래! 이번엔 오래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한 주혁이 슬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장난을 쳤다.


“에이! 아빠!”


눈을 흘기면서도 슬은 웃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간 주혁과 슬은 마당에 나와 있던 이찬이와 다래를 봤다.


훈련을 시작한 이후로 다래는 이찬이 능력을 잘 쓸 수 있게 빠짐없이 매일 그 애를 가르치고 있었다.


이제는 좀 실력이 늘어서 그 아이의 겨드랑이 털들은 제법 많이 길어져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물건을 집어 오기도 했다.


그런 이찬이 아빠와 들어서는 슬을 보고 대견해진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크게 소리치며 말했다.


“야! 윤슬! 목마르지 않냐? 내가 물 줄게. 호이잇!”


이찬이 말하자 그 애의 겨드랑이 털들이 즉시 길어나 마루에 물이 담겨있는 컵을 들어서 슬에게 가져갔다.


“으, 으, 그래!”


당황한 슬이 조금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그것을 받았다.


“크하하! 어떠냐? 내 실력이. 하하하!”


이찬이 호탕하게 웃었다.


“스승이 실력자겠지, 뭉! 많이 컸다, 뭉!”


그 말에 모두가 웃었다.




그날 저녁 늦게까지 아이들의 훈련을 봐준 다래는 슬에게 쓰다듬을 받으며 기력을 충전했다.


그리고는 곧장 주혁의 어머니 집으로 향해 가던 다래가 중간에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가서 어딘가에 멈췄다.


거기엔 이찬을 공격했던 고양이가 묻혀 있었다.


다래는 한참 그곳을 묵묵히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뭔가를 찾는 듯이 그곳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얼마 안가 죽은 고양이의 모습이 드러났고 그 시체 옆에는 검은 액체가 흘러나와 있었다.


‘스르륵’


그 노출됐던 액체는 곧 가까이 다가선 다래의 발을 향해 흐르기 시작했고 다래는 흥분한 듯이 짖기 시작했다.


“멍! 멍멍! 왈! 왈왈왈!”




다음 날 교복을 입고 준비를 마친 슬은 간단하게 아침으로 토스트를 먹고 학교로 향했다.


가는 길에 어느새 다가왔는지 슬에게 이찬이 아는 척을 했다.


“요오! 슬! 드디어 같이 학교 가는 구나. 축하해! 입시 지옥에 온 걸.”


“오냐! 하하하!”


슬이 대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이찬이랑 함께 있는 낯선 얼굴을 힐끗힐끗 쳐다봤다.


그때 누가 슬의 어깨를 치고 나가며 소리쳤다.


“한쪽으로 좀 다니자아! 길 전세 냈냐? 앙?”


그건 이건이였다.


“어! 미안!”


슬이 사과하자 아무 말도 않고 이건이 뒤돌아보며 째려봤다.


부들부들 떨면서도 아무 말 않고 참고 있던 이찬이 이건이 멀어지자 마자 화를 냈다.


“길도 넓구만. 미친 새끼! 신경 쓰지 마. 슬아! 저건 원래 돌아이야.”


“어?”




무심코 대답한 슬은 문득 이상한 기척을 느꼈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그 때문에 그는 사실 이건의 행패는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정작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피니까 금세 기척이 없어져버려서 슬은 속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이 녀석! 괜찮냐? 많이 놀랬지? 원래 저런 놈들 반에 한두 명은 꼭 있어. 신경 쓰지 마! 알았지?”


“어? 어!”


이찬의 질문에 자신의 멀어졌던 감각이 현실로 돌아온 슬이 얼른 대답했다.


그날 첫 교시 시작 전에 담임선생님은 반 친구들에게 슬을 간단하게 소개했다.


“멀리서 온 친구다. 이름은 윤슬이고 오늘부터 우리 반에서 같이 공부하게 됐다. 학교생활이 처음이니까 잘 챙겨주기 바란다. 그럼, 보이는 빈자리 아무데나 맘에 드는 데 가서 앉아라.”


“아, 네.”


모든 게 새롭게 느껴져 당황한 슬이 짧게 대답하고 뒤로 가 빈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옆을 둘러보는데 이게 웬일인가!


이건이 바로 옆자리였다.


그래도 아는 얼굴이라 반가운 마음에 슬이 아는 체 하려고 하자 그 애는 바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 후 쉬는 시간이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아이들이 슬에게 몰려와 큰 관심을 보이며 끊임없이 질문을 해댔다.


“진짜야? 너 학교 다녀본 적 없어?”


한 아이가 물었다.


슬이 고개를 끄덕이자 다른 아이가 한숨을 쉬며 부러워했다.


“아! 진짜 부럽다. 나도 학교 안 다니고 싶어. 나라면 안 다녀. 근데, 너는 도대체 왜 온 거야?”


그때 같이 있던 또 다른 아이가 슬에게 물었다.


“고등학교 다니려면 중학교 졸업해야 되는 거 아니었어?”


슬이 뭐라고 대답하려는데 옆자리에 엎드려 있던 이건이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소리쳤다.


“아이 씨! X나 시끄러!”


그는 슬을 한 번 죽일 듯이 노려보더니 그대로 나가버렸다.


그런 모습에 다들 무안해졌는지 다른 아이들이 곧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금방 쉬는 시간이 끝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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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얼마간 휴재 후 돌아오겠습니다 23.09.04 6 0 -
57 균열 23.09.06 6 0 9쪽
56 사라지지 않은 위협 23.09.03 5 0 9쪽
55 다시 소생한 괴물의 파편들 23.08.30 8 0 9쪽
54 슬의 분노 23.08.27 10 0 9쪽
53 격렬한 싸움 23.08.23 8 0 9쪽
52 작전을 시작하다 23.08.20 10 0 9쪽
51 어둠을 밝히다 23.08.16 10 0 9쪽
50 새로운 적 23.08.13 11 0 9쪽
49 지하실로 가다 23.08.09 9 0 9쪽
48 새로운 능력 23.08.06 11 1 9쪽
47 다시 만난 친구들 23.08.02 14 0 9쪽
46 시작된 싸움 23.07.30 13 0 9쪽
45 공격의 서막 23.07.26 12 0 9쪽
44 슬을 향한 노골적인 공격 23.07.23 11 0 9쪽
43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 23.07.19 8 0 9쪽
42 이상한 낌새 23.07.16 7 0 9쪽
41 우리들의 미스테리써클 23.07.12 9 0 9쪽
40 다래의 정체와 숨겨진 능력들 23.07.09 11 0 9쪽
39 아지트에 모인 슬과 친구들 23.07.05 8 0 9쪽
38 또 다른 사건 23.07.02 10 0 9쪽
37 이건의 부탁과 다시 만난 친구들 23.06.28 8 0 9쪽
36 사라진 아이들 23.06.25 8 0 9쪽
» 학교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23.06.21 17 0 9쪽
34 훈련을 시작했다 23.06.18 13 0 9쪽
33 친구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23.06.14 12 0 9쪽
32 검은 놈의 공격과 이찬의 능력 23.06.11 13 0 9쪽
31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 23.06.07 14 0 9쪽
30 집에 돌아왔다 23.06.06 10 0 9쪽
29 다래가 된 검은 놈, 그리고 대화 23.06.05 1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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