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미스테리써클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SF

온진
작품등록일 :
2023.05.10 15:23
최근연재일 :
2023.09.06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899
추천수 :
10
글자수 :
231,398

작성
23.09.06 06:00
조회
6
추천
0
글자
9쪽

균열

.




DUMMY

다음 날, 주혁과 슬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병원에서 나오는데 주혁의 부모님이 저쪽에서 달려왔다.


“아이고! 슬아! 괜찮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어, 어디··· 다친데는 없어?”


주혁의 어머니가 흐느끼며, 놀란 얼굴로 서 있던 아들을 제치고, 손주에게 달려가 껴안고는 야단법석을 떨었다.


내심 그런 어머니의 반응에 서운해하고는, 정색하며 주혁이 말했다.


“에효! 어제 말씀드렸잖아요. 많이 안 다쳤다고···. 이렇게 오실 필요까진 없다고 누누이 말했는데···쩝!”


“아, 맞아요. 할머니. 우리 정말 괜찮아요. 어디 긁힌 데도 없잖아요.”


슬이 아빠 눈치를 보며 할머니를 얼른 진정시키려고 말했다.




그때 주혁의 아버지는 마치 없는 듯이 한쪽에 서 있다가 다가왔는데 그 품 안에는 다래가 태평하게 안겨있었다.


마침 하품을 하고 있던 다래를 보자마자, 놀라면서도 반가운 표정이 된 주혁이 아버지 품에서 그를 덥석 안아서는 냅다 소리 질렀다.


“야! 너, 너! 어디 갔었어? 어? 우리가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엉? 갑자기 사라지면 어떡해! 진짜···!”


다래는 그저 주혁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다만 그 광경에 거기 있던, 그리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깜짝 놀라서 이상한 눈초리로 그를 쳐다봤다.


그걸 찡그리며 가만히 지켜보던 이진이 얼른 달려가 다래를 주혁에게서 뺏어 안으며 모두에게 변명하듯 말했다.


“음···병원에 있는 동안 강아지가 너무 보고 싶었나 봐요. 하하! 정말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라···.”


그제야 주혁이 깨달은 듯 주위를 둘러봤는데 그 중 제일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의 부모님이었다.


그들은 심히 아들이 걱정되는 눈치였다.


“하하! 하하하! 네, 녀석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만···.”


주혁이 멋쩍어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얼마 후 이 모든 사태가 진정되고 일단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들과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이건 역시 자신의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갔는데 이혼해 따로 살던 그들은 자식이 다쳤다는 소식에 놀라 병원에 쫓아와 만난 것이었다.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들은 아니나 다를까 아들이 차에 타자마자 바로 싸우기 시작했다.


“에휴! 애가 뭐하고 다니는 줄은 알아야 하는 거 아냐? 뭐하는 애들이랑 다니는 지도 좀 보고···.”


남편이 한소리하자 아내도 지지않고 거칠게 쏘아붙였다.


“정말, 돈이라고 몇 푼 보태 주지도 않으면서 평소에도 애가 어떻게 지내는지 전화 한 통 안하는 인간이 그런 말을 해, 응?”


그 뒤로 그들이 내가 잘 했네 네가 잘 했네 하며 삿대질하고 계속 말다툼했고 그런 속에도 이건만이 내내 조용히 앉아있었다.


한참을 싸우던 중 조수석에 있던 아빠가 소리를 크게 질렀고 엄마도 맞받아치고 나선 둘은 더 이상 같이 있을 수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도로 한편에 차를 세웠고 남편이 내렸다.


그와 동시에 이건이 벌컥 차문을 열어 젖히고 소리치는 엄마와 놀라서 쳐다보는 아빠를 뒤로 하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날 오후에 주혁의 집에 다시 모인 아이들은 서로 얘기를 나눴다.


“...휴! 이번엔 진짜 죽는 구나 생각했어. 그치, 유들?”


해별이 바닥에 철푸덕 앉으며 묻자 유빈이 웃었다.


“맞아! 그랬지. 검은 포식자들이 그렇게까지 변해서 공격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함···. 그래도 빔솔 덕분에 한꺼번에 쏴악 깨끗이 쓸어버렸지. 크! 빔소올!”


유빈이 은솔을 쳐다보며 엄지를 척 들어 올리자 그녀는 무척 쑥스러워했다.


“히히! 뭘,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야. 근데 어려운 일은 슬이···다 했지.”


슬은 얼굴을 붉히며 자신을 쳐다보는 은솔의 반응에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이찬을 쳐다봤다.


그때 이찬은 일행에서 일부러 떨어져 앉아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랬다.


아직도 슬과 은솔, 그리고 이찬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멀리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던 주혁이 부엌 구석에서 졸고 있던 다래를 가만히 불렀다.


“다래야! 얘기 좀 하자.”


다래는 말없이 그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둘은 앞마당의 우거진 나무들 사이를 한참 동안 조용히 걸었다.


“...이제 정말 괜찮은 거야? 많이 다쳤었다면서?”


주혁이 문득 물었다.


“다 나았다, 뭉멍! 내가 좀 건강 체질이란다, 뭉!”


다래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 말에 주혁이 희미하게 웃었다.


“그래, 다행이다. 근데 그 놈들 계속 이렇게 공격해올까? 아이들도 많이 다쳤고, 또···관계없는 사람들까지 휘말리고···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이렇게는 더 이상 안 될 거 같아···.”


그 말에 갑자기 고개를 든 다래가 얼굴을 심하게 찡그렸다.


“그럼, 슬의 힘을 다 넘길래, 뭉? 싸우기 싫다면 그래야겠지, 뭉멍!”


“그런 말이 아니잖아! 이렇게 소모전만 하다가 아이들만 다치고, 깨지고···. 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냐는 거지.”


주혁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그는 대답이 없는 다래를 쳐다보다가 한탄하듯 말했다.


“그때, 정은이랑 거길 가지 말았어야 했어. 돌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후회를 쏟아내는 그에게 다래가 화를 내며 꾸짖었다.


“그래, 그랬다면 그 힘은 다 놈들이 차지했을 테고 지금쯤 인간들을 싹 쓸어버렸겠지, 뭉! 그리고 난 놈들 밑에서 버러지같이 살고 있을 거고, 뭉멍! 정신 차려라, 뭉! 앞으로 공격이 더 거세질 거다, 뭉멍!”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주혁이 놀라며 물었다.


“뭐라고? 더 심해질 거라고?”


다래는 뭘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 대답했다.


“생존이 걸린 싸움에 모든 걸 거는 건 당연하지 않냐, 뭉멍?”


놀란 주혁이 한참 동안 입을 벌린 채 다물지 못했다.




한편 이건은 차에서 뛰쳐나와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새 슬이네 근처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때 어떤 가게 앞을 지나던 그는 낯익은 풍경이 배경으로 나오는 뉴스를 보고는 걸음을 멈췄다.


거기에는 이진이 초토화된 청운고 앞에서 뉴스를 보도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그 뉴스의 자료 화면에서는 검은 포식자들에게 잠식된 이건의 전 친구들이 난폭하게 날뛰는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되어 나왔다.


“네, 보시다시피 이 학교는 갑자기 난입한 가출했던 청소년들이 피운 난동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선 이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폭탄을 학교에 설치했으며 불법 약물을 투여한 뒤 이 같은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불행하게도 이 학생들은 약물 과다 복용으로 다 숨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자세한 보도는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상, 이진이었습니다.”




그걸 본 이건은 몹시 놀라고 어이가 없어진 나머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한참을 서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자신을 두고 흉하게 싸우던 엄마 아빠와 그래도 친구하고 여겼었던 슬이 일행에 대한 배신감으로 뒤죽박죽되어 가고 있었다.


자신의 친구들이 개죽음 당한 것도 모자라 그들이 이 사태의 주범이라고 떠들어대며 몰아세워지고 있었고 아무도 그것을 바로 잡을 생각도 없는 게 분명했다.


그러면서도 무심결에 아지트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에 그도 모르게 힘이 주어졌다.


그 때문에 보도 블록은 그의 발길이 닿을 때마다 심하게 균열이 생겼다.


그리고 슬의 집에 도착한 그가 본 것은 거실에서 웃고 떠들며 들떠있는 아이들이었다.


곧 그의 눈에 분노가 이글거리며 차 올랐고 그는 바로 뒤돌아서 그곳을 뛰쳐나왔다.


그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얼마 후 자신이 혼자 훈련을 하던 곳에 도착한 그가 나무며 돌이며 아무 것에나 다치는 대로 주먹질을 해댔다.


‘꽝’


‘쾅’


‘꽈광’


소리가 몹시 소란스럽게 주변에 울려 퍼졌다.


“으아아아! 아아아아!”


이건은 크게 소리를 지른 후 그 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한참을 울었다.


“으흐흐흑! 흐으윽! 끄어어윽!”


문득 울음을 그친 그는 주변이 유난히 조용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갑자기 소름이 쫙 돋았다.


곧 벌떡 일어선 그는 자신의 면전에 서서 웃고 있는 이사장을 봤다.




.


작가의말

 우리들의 미스테리써클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모자란 실력이지만 글을 쓸 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 사정으로 휴식기를 가져야 할 거 같습니다.

곧 재충전해서 뵙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우리들의 미스테리써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얼마간 휴재 후 돌아오겠습니다 23.09.04 6 0 -
» 균열 23.09.06 7 0 9쪽
56 사라지지 않은 위협 23.09.03 5 0 9쪽
55 다시 소생한 괴물의 파편들 23.08.30 8 0 9쪽
54 슬의 분노 23.08.27 10 0 9쪽
53 격렬한 싸움 23.08.23 9 0 9쪽
52 작전을 시작하다 23.08.20 11 0 9쪽
51 어둠을 밝히다 23.08.16 10 0 9쪽
50 새로운 적 23.08.13 12 0 9쪽
49 지하실로 가다 23.08.09 10 0 9쪽
48 새로운 능력 23.08.06 12 1 9쪽
47 다시 만난 친구들 23.08.02 14 0 9쪽
46 시작된 싸움 23.07.30 14 0 9쪽
45 공격의 서막 23.07.26 12 0 9쪽
44 슬을 향한 노골적인 공격 23.07.23 11 0 9쪽
43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 23.07.19 8 0 9쪽
42 이상한 낌새 23.07.16 7 0 9쪽
41 우리들의 미스테리써클 23.07.12 9 0 9쪽
40 다래의 정체와 숨겨진 능력들 23.07.09 12 0 9쪽
39 아지트에 모인 슬과 친구들 23.07.05 8 0 9쪽
38 또 다른 사건 23.07.02 10 0 9쪽
37 이건의 부탁과 다시 만난 친구들 23.06.28 8 0 9쪽
36 사라진 아이들 23.06.25 8 0 9쪽
35 학교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23.06.21 17 0 9쪽
34 훈련을 시작했다 23.06.18 13 0 9쪽
33 친구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23.06.14 12 0 9쪽
32 검은 놈의 공격과 이찬의 능력 23.06.11 14 0 9쪽
31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 23.06.07 15 0 9쪽
30 집에 돌아왔다 23.06.06 10 0 9쪽
29 다래가 된 검은 놈, 그리고 대화 23.06.05 14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