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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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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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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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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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직접 메시지로 물어보았다.

DUMMY

“이걸로 전부 끝났습니다. 베르티오님.”


라파는 피에 젖은 검붉은 땅을 갈아엎으며 정리를 마쳤다.

이로써 그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은 모두 처리했다.


“훌륭하게 일을 마치셨군요. 칭찬해드리겠습니다.”


“하핫, 아닙니다! 이게 다 베르티오 님의 계략 덕분이죠!”


그는 베르티오가 지정한 장소마다 일일이 단단한 지대를 만들어두었다.

그것을 구명줄이라고 착각한 인간들은 조심성 없이 금역에 쉼터를 만들었고.

그 결과 한순간에 전멸해버렸다.


“그런데 굳이 이래야 했을까요?”


라파는 왜 이렇게 번거로운 작업을 지시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인간 중에서 단신으로 이곳을 무사히 지날 수 있는 존재 많지 않았고.

사실 그런 이들조차 자신이 나서서 막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설마 내가 못 미더우신가?’


흐르는 사막은 그가 전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

외람된 말이라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지만.

라파는 이곳에서라면 다른 분들도 압도할 것이라 자신했다.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이걸로 당분간은 조용하겠지요.”


베르티오는 인간을 혐오하지만 그들의 의지와 집념까지 깎아내리진 않았다.

인간들은 어떻게든 흐르는 사막을 건너려고 할 것이고.

필연적으로 금역의 파수꾼 라파와 충돌할 것이다.


“당신이 싸움을 피할 리 없잖습니까.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문제가 발생기면 제 마음이 아플 겁니다.”


베르티오는 라파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어라? 어디 가시나요?”


라파가 머리를 긁적이며 반문했다.


“...불과 한 시간 전에도 말씀드렸었는데. 혹시 잊으셨습니까?”


베르티오는 무심코 나올뻔한 한숨을 삼키며 다시금 설명해주었다.


“분명 서부지역에 다녀오겠다고 했습니다만.”


“아차, 그랬었죠?”


“설마 제가 말한 주의사항까지 잊은 건 아니겠죠?”


의심스럽다는 듯이 가늘게 뜬 눈이 라파를 향한다.


“태양 문양을 한 하얀 놈들을 피해라고 한 거 말이죠? 알고 있습니다!”


“네, 그걸 꼭 명심하세요. 아 그리고 혹시 모르니 하나 더···.”


그를 놔두고 자리를 비워야 하는 베르티오의 표정이 어두웠지만.

사실 심각하게 불안해하진 않았다.

비록 어리숙하게 보여도 라파는 본인이 직접 거둔 실력자였으니 말이다.


‘이곳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은, 사도가 와도 문제없겠죠.’


신의 사도로 지칭되는 자들, 확실히 그들은 위협이 될만한 수준이라 인정할 수 있지만.

그들의 업적은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다.


합공당하는 상황만 피한다면 라파가 크게 곤란해질 일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베르티오도 한가지 실수가 있었는데.

아직 수준이 낮다는 이유로 모험가를 배제하고 말았다는 점이었다.


* * *


금역에 있는 병력들이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는 소식.

탐사대의 요직들은 즉시 회의에 들어갔다.


“척후대의 잘못된 보고로 인해 왕국군이 막대한 피해를 보았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이가 없군요. 확실한 조사 없이 서둘러서 다음 일을 진행한 건 당신들이잖습니까!”


귀족 대리인의 억지스러운 주장에 용병 길드의 대표자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맞선다.


“애초에 저희는 외부자 아닙니까? 왜 이곳에 불러들인 건지 모르겠군요.”


“뒤끝이 길군. 계속 억울함을 토로할 셈인가? 척후대는 해체는 정당한 사유로 이뤄진 일인데.”


빈정거림에 다시 말꼬리를 잡으며 말이 늘어지자 이를 두고 보지 못한 총사령관 프란츠가 소리를 질렀다.


“그만-!!!”


열심히 떠들던 이들이 입을 다물자 단숨에 소음이 사라져 정적이 흐른다.


“언제까지 그런 잡설로 회의 시간을 낭비할 셈이오.”


프란츠는 짐짓 화를 내는 것처럼 눈을 내리깔았고.

회의실의 인원들은 그의 입을 주목했다.


“우선 전체 상황부터 정확히 정리하고 가겠소. 티에모 자작. 현재 탐사대의 전체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해주겠나?”


그의 말에 긴 콧수염을 지닌 티에모 자작이 헛기침하며 일어났다.


“크흠, 어제 일어난 끔찍한 사태를 제외하면, 탐사대는 현재 아주 순조롭습니다. 먼저···.”


여러 이권이 얽혀있는 탐사대지만,

이들의 최우선 목표가 왕국의 영토 확장에 있다는 것에 이견은 없다.


“신전에서 파견해주신 신관님 덕분에 토지는 깨끗하게 정화되었습니다. ”


과연 주교급 사제. 그녀의 신성력은 외곽의 오염을 정화했다.

이제 대지의 깃든 기운은 이곳에 기거하는 주민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다.


“저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여신관이 성호를 그으며 답했고.

프란츠는 눈에 띄게 안도했다.


‘일단 최우선 과제는 달성했군.’


국왕이 지시한 일은 끝마쳤다.

만약 그것조차 해내지 못했다면 탐사대의 사령관으로서 면목이 없었을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어제 일인가.’


떠올린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팠는지 그의 이마의 주름이 생겼다.


‘저치들이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아니다 이건 내 잘못이 크다. 감을 잃었어.’


진즉에 말렸어야 했다.

어물쩍거리는 사이에 사고가 발생했다.


‘그나마 왕실 기사 중에 사상자가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군.’


프란츠한테 한가지 위로가 되는 부분은 왕실 기사는 무사하다는 부분이었다.

휩쓸리지 않고 부하들을 빼놓았던 게 유효했다.

만약 그들까지 허무하게 잃었다면,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한 채 저들처럼 흥분하고 말았을 것이다.


“...역시 그 부분이 문제군. 하아, 수습할 방도가 있으면 아무나 말해보시오.”


프란츠는 말을 하면서도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기 바쁜 자들이 이제 와서 획기적인 발상을 떠올렸을 것으로 생각지 않았다.


‘국경선을 재정립하고 기간을 두고 지켜보자고 하겠지.’


대충 그런 식으로 마무리 지으려 들것이 뻔했다.


“아무도 의견이 없나?”


그럼, 그렇지.

자신의 충직한 기사들과 티에모 자작을 제외한 인원들에게 축객령을 내리려 할 때.


“제가 의견을 내어도 되겠습니까?”


조용히 관망하고 있던 여신관이 손을 들었다.


“얼마든지 해도 좋소.”


프란츠는 그녀에게 발언권을 주었다.


“현재 인류에겐 금역은 아직 이릅니다.”


그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천여 명을 잡아먹은 사막.

이젠 언덕이라는 발판도 다 사라진 마당에, 금역을 다시 정복하고자 주장하는 인간은 없었고.

있어서도 안 됐다.


“하지만 그 괴물만큼은 정화해야 합니다.”


신관의 주장에 프란츠는 머리가 한 움큼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염종을 처치하고 싶다는 뜻일 터.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아무래도 그건 힘들지 않겠소?”


전투력은커녕 모습조차 제대로 확인 못 한 상대이다.

거기다 금역이라는 최악의 환경으로 이쪽이 무척이나 불리했다.

왕국이 전력을 기울이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가능합니다. 저희에게 좋은 방법이 있으니까요.”


흔들림 없는 목소리.

프란츠는 호기심이 동했으나.


“기밀입니다. 당일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신관은 쉽사리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제안 드릴 게 있습니다.”


“뭐지?”


“모험가들을 동원하고 싶습니다.”


“잠시만, 그럼 저희와의 협약은···!”


그녀의 말에 귀족의 대리인이 갑작스레 소리를 지르며 끼어드는데.


“결과를 보고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신관의 빈축을 살 뿐이었다.

실망이 가득한 눈빛이 대리인에게 향했다.


“모험가 말입니까? 하나 그들은 약하지 않소?”


한편 프란츠는 그녀의 제안에 의문을 품었다.


“프란츠 경!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들이 불사자들이긴 하나 아직 세력도 변변치 않은 집단에 불과합니다!”


대리인의 말대로 모험가의 평균 실력은 낮다.

오염종을 사살하고 싶다면 그들의 힘을 빌리는 것보다 왕실에 더욱 거래를 맺는 게 확실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프란츠 경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조용히 해주겠어요?”


신관은 웃는 낯으로 끼어들지 말라고 명백하게 뜻을 전했고.

거기에 프란츠의 눈초리가 더해지자 대리인은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저들의 말도 일리가 있소.”


그렇다고 대리인이 아주 완벽히 틀린 말은 한 건 아니었다.


“모험가들에게 숨겨진 저력은 대단합니다. 결코 무시당할 수준이 아니죠. 약간의 도움만 준다면 필시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입니다.”


신관이 단호하고 간곡한 주장에 프란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까지 주장한다면 어쩔 수 없군. 승인하겠소.”


* * *


로그아웃해서 개인 공간에 찾아온 리안.

그는 곧바로 커뮤니티를 탐방했다.


“북부 탐사대에 대한 글만 남겨.”


분명 키워드로 검색했을 텐데.

엄청난 수의 글이 있었다.


“아주 반응이 뜨겁네.”



신전에서 유저들을 투입하기로 했다는 사실에 커뮤니티에 불이 붙어 있었다.


- 드디어 열렸다!

- ㄹㅇ임?

- 신전에서 직접 말했으니까 확실함.


막연히 환호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 모집 조건이 골드라니···. 너무 빡세네. 일반 유저들은 참가하기 힘들 듯.

- 골드면 상위 20% 아님? 허들 꽤 높네ㄷㄷ.

- 메인 시나리오인데 그 정도는 돼야지.


“상위 20%면···. 몇 명이지?”


라스트 월드를 즐기는 유저 수는 대략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골드 유저는 20만 명가량.

앨리온드, 이리아스, 팔로데 이렇게 3개의 서버로 나눠져 있으니.


‘대충 계산해보면 앨리온드 대륙엔 7만 명이나 있다는 건가?’


물론 실제 활동 유저수는 그보다 한참 적을 테지만.

그 숫자가 수만 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놀랍다.


- 와, ㅆㅃ. 이것만 기다렸다. 이렇게 시간 줬는데 골드 못 찍은 흑우 없제?

- 님 말고도 다들 잔뜩 벼르고 있었음.

- 실버 이하도 실망할 필요 없는 게 새로운 사냥터 개방이니까. 앞으로 골드 유저랑 플래티넘 유저 수도 많아질 듯?


빠르게 훑어내려가고 있을 무렵.

한순간 뜻밖의 글을 발견한 리안의 눈을 커졌다.


- 속보! 드라곤 길드가 레이드 뛸 용병 구한다고 함.


‘드라곤 길드.’


그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찾아봤다.


[드라곤 길드와 같이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할 용병을 구합니다.]

메인 시나리오의 주적, 오염군주를 레이드 할 유저를 모십니다.

현재 오버도즈 길드와 연합을 맺은 상태이며.

대신관한테서 강력한 축복을 받아서 신전을 보조할 예정입니다.

.

.


- 대신관의 축복···? 와 인맥 뭐야?

- ㄷㄷㄷ역시 일서버 최강은 드라곤인가···!


‘레이드? 그게 가능한가?’


저들이 말하는 건 분명 금역에서 마주친 거대한 생명체일 터.

그런 놈을 사냥하겠다니.

그의 눈에는 모르니까 할 수 있는 객기로 보였는데

어째서인지 유저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 신규 보스 못 참지. 당장 간다.

- 골드인데 참여 가능할까요?ㅠㅠ

- 다들 미쳤음? 실패하고 다 뒤질 텐데?

- 그래서 안 갈 거냐고ㅋㅋㅋ

- 뭐해 다들 아직 짐 안 싸고.


“아, 맞아. 원래 이런 녀석들이지.”


요즘 NPC들하고만 엮이고 유저와 부딪치지 않은 탓에 잊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변함없는 모습에 너털웃음이 절로 나왔다.


“근데···. 이건 또 무슨 소리래?”


- 근데 왜 혈맹이 아니라 오버도즈랑 연합임? 반대쪽에 있어서 그런가?

- 둘이 동맹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네ㅋ. 혈맹 드라곤 길드 따까리잖아ㅋ. 몰랐음?


진실이라면 상당히 재미있을 내용이 눈에 띄었다.

리안은 부길마의 성격상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기에 혈맹 길드장에게 직접 메시지로 물어보았다.


- 혈맹 길드는 드라곤 길드의 따까리였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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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끼워 맞춰진 존재 23.09.05 113 3 12쪽
91 좋지 않은 느낌 23.09.04 115 3 12쪽
90 진상손님 23.09.01 108 3 12쪽
89 한 번도 안 맞아봤구나? 23.08.31 107 3 12쪽
88 읽지 않은 메시지 23.08.30 111 2 11쪽
87 안개산의 히든 몬스터 23.08.29 113 2 12쪽
86 하나같이 정상인이 없군. 23.08.28 113 3 12쪽
85 당신은 어느 편입니까? 23.08.25 121 3 12쪽
84 모든 걸 설명해주었다. 23.08.24 124 3 12쪽
83 특별히 당신들에게 속죄의 기회를 드리죠. 23.08.23 123 3 13쪽
82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23.08.22 123 3 11쪽
81 시나리오의 주역 23.08.21 128 2 12쪽
80 강제 패배 이벤트 23.08.18 123 4 13쪽
79 똑바로 기억해주고 있었네 23.08.17 123 3 13쪽
78 경박한 목소리가 앞쪽에서 들려왔다. +1 23.08.16 124 3 11쪽
77 그보다 방향이 이상하지 않아? 23.08.15 126 4 13쪽
76 밥은 먹고 가자고 23.08.14 123 3 11쪽
75 패기는 좋네 23.08.11 129 5 11쪽
» 직접 메시지로 물어보았다. +1 23.08.10 129 3 12쪽
73 그놈들이 억수로 운이 좋았던 거군. 23.08.09 124 5 11쪽
72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23.08.08 130 5 13쪽
71 대체 왜 그런 정보가 필요한 거지? 23.08.07 130 4 12쪽
70 뭐가 좋다고 저리 웃어? 23.08.04 128 5 12쪽
69 그냥 내버려 두세요. +1 23.08.03 131 4 11쪽
68 정신 차려라. 넌 모험가가 아니다. 23.08.02 136 5 12쪽
67 누가 그렇다고 했나? 23.08.01 135 4 13쪽
66 너 다녀와서 보자. 23.07.28 138 4 12쪽
65 저 안 잤습니다! 23.07.27 138 4 11쪽
64 용병은 계약을 지켜야 하는 법이다 23.07.26 13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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