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21,045
추천수 :
434
글자수 :
637,414

작성
23.08.31 19:20
조회
107
추천
3
글자
12쪽

한 번도 안 맞아봤구나?

DUMMY

- 솔직히 이미 골드 수준이잖아. 왜 안된다는 건데?


- 150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 그게 그렇게 힘들어?


성훈은 튜토리얼을 마치고.

길드의 지원과 S급 가호의 힘으로 남들과 비교도 안 될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 그냥 나 150 찍어주고 같이 갔으면 되잖아.


하지만 이리아스 대륙 또한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하게 되면서.

잠시 그를 방치했는데, 그 새를 못 견디고 형한테 성가시게 굴었다.


- 성훈아, 너 이제 초보자 아니야.


성훈은 어느덧 130대에 들어선 유저.

그의 형은 냉정하게 말했다.


골드 등급의 조건은 레벨 150에 가호와 특성, 그 여섯 개의 항목이 평균 B+이상이다.

많은 유저들이 종합 평가 조건을 이 조건을 만족하기 캐릭터를 육성한다.

수준 미달로 계승을 반복하는 유저가 많은 반면.

성훈은 레벨 150만 달성하면 별다른 노력 없이 바로 골드가 된다.

남들보다 훨씬 쉬운 상황이었다.


- 그것도 혼자서 못하면 안 돼. 조금은 스스로 극복해보려고 노력해봐.


하지만 성훈은 본인이 가장 힘들었다.

반복되는 사냥으로 지루함은 RPG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이나.

라스트 월드는 꼭 한 가지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던전을 바꿔본다거나 혹은 새로운 무기를 익혀보는 등.

시도해보면 지겨움은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 끝나면 같이 물 축제 구경하러 가자.


소소하지만 마을이나 도시에서 축제나 경연, 요리, 목공 등.

이러한 여러 창작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도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었는데.


- 그런 거 형이나 가!


성훈은 그것을 거부했다.

상대가 잠시 고민 중인 모양인지 잠시 아무런 답장이 없을 때.


띠링.


- 장훈이 형한테 무슨 헛소리 했냐? 넌 이따 뒤지게 맞을 준비해라.


다른 인물에게서 협박성 메시지가 도착했고.

성훈은 친구창을 눈앞에서 치워버렸다.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그때 무한마력을 골랐어야 했어.”


근래에 들어서 마법사가 강세이기는 하나, 마법사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되려 전사를 요구하는 파티가 많아졌다.

그 덕분에 빠르게 성장했지만, 성훈은 그런 걸 고려하지 않았다.

본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이다.


“마법사 했으면 이 꼴이 아닐 텐데.”


고작 A급 가호로도 멋지게 활약하는 마법사를 보면 부럽기 짝이 없었다.


“아, 진짜 S급 하나만 더 안 주나.”


그 이상의 잠재력이 있는 가호를 지니고 있었지만.

창술 단련을 소홀히 한 그에겐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였다.


“사과해야겠지.”


딱히 반성해서 보내는 게 아니라 나중에 뒤지게 처맞기 싫어서였다.

그가 메시지를 작성하려는 순간.


“어, 리안···?”


친구창에 접속 중으로 떠 있는 리안을 보았고.

메시지는 잊어버렸다.


* * *


- 리안? 이리아스 서버로 옮긴 거야?

- 복수는 끝났어?

- 혹시 만날 수 있을까?

.

.


- 지금 바빠서 나중에 이야기하자.


반가웠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리안은 성훈의 메시지를 무시했다.


‘일단 계승부터 마쳐야지.’


그가 있는 곳은 이리아스 대륙의 남부. 포를레이드 왕국의 스타팅 지점 엘함이었다.


베르티오는 용과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지만.

자세한 정보를 주지 않고 죽였기에, 리안은 상당히 애를 먹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의외로 정말, 아주 쉽게 이리아스 서버의 커뮤니티에서 힌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자비로운 용이라···.’


앨리온드와 마찬가지로 이리아스의 메인 시나리오도 시작되었다.

각 왕국의 탐사대는 외곽을 넘어 남부의 금역에 도착했고.

남부의 탐사대는 까마득한 설산을 보자마자 난항을 예상했다고 한다.


뼛속까지 얼어붙는 차가운 바람.

한 치 앞도 안보이는 설산에서, 산사태와 눈보라에 다수가 조난하며.

아무것도 못 한 채 퇴각하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허무하게 목숨을 잃고 살아남은 자들이 슬퍼할 때.

멀리서 조난되었던 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나타난 일화는 유명했다.


‘용이 나타나서 그들을 구해주었다고 말했지.’


이에 포를레이드 왕국은 탐사를 정식으로 포기했고.

되려 설산의 몬스터를 두둔하는 바람에 남부에선 신전의 입장이 난감해졌다고 한다.


‘확실히 인간에게 호의적으로 보이긴 하네.’



그것만 믿고 안심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이전에 만난 둘과는 다르다고 말할 수 있었다.


‘공기가 무겁군.’


남부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일까.

신전 안에는 얼굴에 근심 가득한 성직자들이 눈에 띄었다.


‘빨리 끝내고 나가자.’


리안은 즉시 계승관으로 향했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패널을 작동시켰다.


[당신의 캐릭터를 확인하시겠습니까?]

[정보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리안 #3123’의 보유 캐릭터 : 3]

[Lv.20 격투가 - 포를레이드 왕국의 도시 엘함]*접속 중.

[Lv.156 도적 – 북부의 금역, 흐르는 사막]

[Lv.15 마법사 - 튜토리얼 미완료]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다른 서버의 캐릭터는 계승할 수 없습니다.]

[Tip. 아이템 샵의 서버 이동권으로 캐릭터의 서버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그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바로 로그아웃한 리안은 아이템 샵으로 들어가 서버 이동권을 확인했다.

“10만 크리스탈···.”


골드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15만 골드.

내심 아까웠지만 안 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서버 이동 비용 결제하고 계승을 완료했다.


[리안] Lv.156

직업 : 격투가

가호 : 고대 거인의 체술(B) 거인의 주먹(B) 패싸움 달인(C)

특성 : 컨디션관리(C) 피해보정(A) 강인한 육체(B) 눈썰미(C) 악의 씨앗(S)

능력치 : <상세히 보기>

종합 평가 : 골드 (Gold)

.

.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악의 씨앗을 제외해도 준수하다고 부를만할 상태창이었으나.

그의 다소 거슬리는 점이 있었다.


‘저번에 실수하지만 않았어도···.’


괜스레 기분이 나빠진 그는 상태창을 닫고.

아까부터 자꾸 보이는 독촉 문자에 답장해주었다.


- 할 일이 끝났다. 만나자고 했지?


- 어디 있어? 내가 갈게!


* * *


만나자고 정하자마자 성훈은 리안을 직접 찾아오겠다고 전했다.

리안은 그가 때마침 가까운 곳에 있었다고 여겼지만.

실상은 텔레포트를 사용하면서 찾아왔다.


‘거의 4개월 만인가.’


리안은 그와의 재회를 많이 기대했다.

악연이었던 주노조차 반가웠었으니, 성훈과는 더 반갑게 느껴질 테니까.

하지만 그의 예상과 매우 달랐다.


“와, 진짜 리안 맞아?!”


처음 분위기는 무척이나 좋았다.

성훈이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환영하는 게 눈에 보였으니까.


소탈하게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성훈이 슬슬 그의 눈치를 보면서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혹시 행운 토템이라고 알아?”


“처음 들어본다.”


성훈은 침을 튀겨가며 열성적으로 행운 토템에 관해 설명했고.

리안은 얼추 그 뜻을 이해했다.


“요컨대 운이 좋아지는 아이템, 비스무리 한 거군. 그게 왜?”


“난 네게 그런 특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 맞아?”


“글쎄. 내게 그런 특성은···.”


없다고 말하려는 찰나.

리안은 튜토리얼에서 가호를 받을 때 했던 의심이 가슴 속에서 피어올랐다.


“...아니 그럴지도 모르겠네.”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애매한 답변이었지만, 성훈은 로또라도 당첨된 것처럼 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리안에게 간청했다.


“친구로서 부탁 하나만 할게!”


“뭔데?”


리안은 살짝 웃으며 물었다.

친구의 부탁이라니. 어감이 좋았다.

웬만한 건 들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성훈의 부탁을 들은 리안은 표정이 굳었다.


“...지금 뭐라고?”


“나랑 튜토리얼 두 번, 아니! 세 번만 해줘!”


성훈은 시간을 정하고 자신과 튜토리얼에서 만날 때까지 초기화를 반복하자고 말했다.

리안은 그의 발언이 어처구니가 없는 걸 넘어서 불쾌하게 느껴졌다.


성훈은 초기화가 시킬 때마다 그가 죽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딴 말을 지껄이는군.’


선을 넘는 발언이고, 정말 요구해서는 안 될 부탁이었다.

하지만 성훈은 이미 높은 등급의 가호에 눈이 돌아가 있었다.


‘S급 가호로 도배할 수 있어!’


성훈은 친구끼린데 이 정도는 가능하다고 가볍게 생각했고.

그건 리안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탁이었다.


리안은 폭발하지 않고 참았다.


“친구니까 해줄 수 있지.”


성훈이 유저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정말?! 고마워!”


성훈은 그의 대답에 순수하게 기뻐했으나.

리안의 이어지는 말로 기쁨을 미루어둬야 했다.


“대신 네가 날 이긴다면.”


리안은 친구로서 성훈을 정신 차리게 해줄 생각이었다.

리안의 비장한 얼굴에 성훈이 한순간 멈칫했지만.


“그래! 한번 해보자!”


흔쾌히 받아들였다.

오히려 그 반응에 리안이 당혹스러웠다.


‘진심인가?’


성훈은 고인물이 아니다.

스펙이 높긴 하지만 골드를 못 찍은 실버 유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리안은 어떻게 저런 식으로 반응하는지 고민하다가 이내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아, 나한테 한 번도 안 맞아봤구나?’


대화를 나누면서 성훈은 계승한 적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부캐를 키운 적 없을 테고.

하드 상태는커녕 일반 상태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저기 저 사람들 결투하나 보네?”

“시비 붙은 건 아니고. 친선전인가 봐.”


음식점에서 나오자 구경꾼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오, 저 꼬맹이는 저지먼트 길드원이잖아? 재밌겠다.”

“누가 이기는지 내기할 사람!”


성훈이 속한 길드가 유명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리안’ 님과 ‘성후니’ 님의 결투가 시작됩니다.]


“살살 부탁해.”


성훈이 향해 웃으며 말한다.

그와 리안은 친구였으니까. 말을 저리해도 내심 봐주리라 생각했는데···.


‘죽인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리안이 큼직한 걸음으로 성큼성큼 접근했다.


언뜻 보기엔 무방비한 모습.

성훈이 앞으로 창을 내질렀다.


“신중하게 찔렀어야지.”


매우 정직한 공격, 리안은 간단히 허리를 틀어 피했다.


리안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창의 봉대 부분에 손을 가져갔고.

성훈은 황급히 창을 잡아당겼다.

가호의 보정을 받은 창이 미끄러지듯이 빠져나가려 한다.


“어딜.”


리안은 손의 경로를 비틀어 창을 붙잡아냈다.


“어?!”


잡힐 걸 예상 못 했는지 성훈은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리안이 거칠게 잡아당기자 성훈의 몸이 딸려왔다.


“우악-!”


후웅.

콰직!


리안은 면상에 주먹을 박아넣었다.

성훈이 창을 놓치며 뒷걸음질 치는데.

리안은 빼앗은 창을 뒤쪽으로 던졌다.


“...으, 아파라. 리안 잠깐, 잠깐만!”


성훈은 현재 무기를 분실한 상태.

투척 무기가 아니었으니, 자동 회수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창을 잃어버린 그는 해보나 마나라고 생각했는지 전의를 상실해버렸고.

성훈의 항복으로 결투는 싱겁게 리안의 승리로 끝났다.


“뭐야, x밥이었네.”

“저거 길드 사칭 아니야?”

“그건 아닐걸.”

“저지먼트 전력은 지금 서부 외곽에 있잖아.”

“아, 합류하지 못한 길드원인가 보네.”


구경꾼들이 시원찮다는 반응을 보였고.

리안의 심정도 그들과 같았다.


‘도끼는 쓸 필요 없었네.’


예상보다 저항이 거세고 위험하다면, 조금 치사하더라도 멀리서 도끼를 투척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했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구경꾼들은 흩어지고 리안과 성훈 둘만 남겨진 거리.

성훈은 충격받은 듯한 얼굴로 물었다.


“거짓말이지? 안 해주겠다고?”


“졌잖아. 다신 그 말 꺼내지 마라.”


“어···. 진짜 안 해줄 거야?”


성훈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3 오해 23.09.07 114 3 12쪽
92 끼워 맞춰진 존재 23.09.05 113 3 12쪽
91 좋지 않은 느낌 23.09.04 115 3 12쪽
90 진상손님 23.09.01 108 3 12쪽
» 한 번도 안 맞아봤구나? 23.08.31 108 3 12쪽
88 읽지 않은 메시지 23.08.30 111 2 11쪽
87 안개산의 히든 몬스터 23.08.29 113 2 12쪽
86 하나같이 정상인이 없군. 23.08.28 113 3 12쪽
85 당신은 어느 편입니까? 23.08.25 121 3 12쪽
84 모든 걸 설명해주었다. 23.08.24 125 3 12쪽
83 특별히 당신들에게 속죄의 기회를 드리죠. 23.08.23 123 3 13쪽
82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23.08.22 124 3 11쪽
81 시나리오의 주역 23.08.21 128 2 12쪽
80 강제 패배 이벤트 23.08.18 123 4 13쪽
79 똑바로 기억해주고 있었네 23.08.17 123 3 13쪽
78 경박한 목소리가 앞쪽에서 들려왔다. +1 23.08.16 124 3 11쪽
77 그보다 방향이 이상하지 않아? 23.08.15 126 4 13쪽
76 밥은 먹고 가자고 23.08.14 123 3 11쪽
75 패기는 좋네 23.08.11 130 5 11쪽
74 직접 메시지로 물어보았다. +1 23.08.10 129 3 12쪽
73 그놈들이 억수로 운이 좋았던 거군. 23.08.09 125 5 11쪽
72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23.08.08 130 5 13쪽
71 대체 왜 그런 정보가 필요한 거지? 23.08.07 131 4 12쪽
70 뭐가 좋다고 저리 웃어? 23.08.04 128 5 12쪽
69 그냥 내버려 두세요. +1 23.08.03 132 4 11쪽
68 정신 차려라. 넌 모험가가 아니다. 23.08.02 136 5 12쪽
67 누가 그렇다고 했나? 23.08.01 135 4 13쪽
66 너 다녀와서 보자. 23.07.28 138 4 12쪽
65 저 안 잤습니다! 23.07.27 138 4 11쪽
64 용병은 계약을 지켜야 하는 법이다 23.07.26 137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